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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행복한 카시페로

그라시엘라 몬테스 지음 | 푸른숲
세상을 꿀꺽 삼키고 싶은 배고픔 / 천국으로 들어가려는 노력

모든 것이 부족한 엄마 젖 때문에 시작되었다. 우리 형제는 열 하나인데, 엄마 젖은 열 개뿐이어서, 내게 남아 있는 젖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형과 누나들이 딴 짓을 하고 있는 동안, 잠깐 엄마 젖을 빨아먹으며 주린 배를 채웠다. 한편 우리 동네에는 먹을 것이 적었지만, 농장에는 먹을 것이 넘쳤는데, 농장에서 음식을 얻는 방법은 동냥이 아니면 훔치는 것이었다. 참고로 순둥이라 불렸던 엄마는 간식거리를 농장 사람들에게서 자주 얻곤 했다. 하지만 엄마가 우리를 줄줄이 등에 업고 농장에 나타나거나 다른 개들과 함께 농장에 나타나면, 농장 사람들은 돌변하여 우리를 사정없이 쫓아 버렸다. 또 우리 형제들과 이웃 개들이 도둑질을 시작한 후로, 농장과의 우호 관계는 완전히 끝나고 말았다. 그 즈음 내 꼬리는 그들의 공기총에 잘려 나가고 말았다. 한마디로 천국의 문은 꽝 닫혔고, 우리는 심한 배고픔을 달래야만 했다. 바로 그 끔찍한 때에 우리 형제 몇몇은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빛 좋은 개살구, 애완견

평생 편하게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애완견의 삶은 사실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형과 누나들이 하나 둘 애완견이나 맹견으로 선택되어 가던 어느 날, 머리를 빠글빠글 볶은 여자 셋이 나를 선택했는데, 그 중 큰 파마머리가 수컷을 고집했기 때문에, 치욕적인 성별 검사를 거쳐, 내가 수컷임이 확인되자 나를 데리고 갔다. 내 원래 이름은 귀돌이었는데, 그들은 내 이름을 토토로 정했다. 그런데 토토로서의 내 삶은 만만치 않았다. 작은 파마머리들의 장난감 역할(피자박스 타고 욕조에서 항해하기, 롤러스케이트 타고 복도 질주하기 등)은 끔찍했지만, 나는 애완견이 되기 위해 모든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었는데, 그만 재앙이 닥치고 말았다. 그 당시 나는 이미 눈 밖에 날 짓을 차곡차곡 해 둔 상태였는데, 냉동실 햄 옆에 들어있던 돈 봉투를 물어뜯어 돈을 씹어 먹은 일을 결정적 계기로, 큰 파마머리는 나를 근처에 사는 개를 좋아하는 도라 이모네로 보내 버렸다.



귀 싸개와 인조 꼬리 / 자유의 냄새를 찾아서

도라 이모네 집에는 나 말고 개가 두 마리 더 있었는데, 푸들과 페니키즈였다. 내 이름은'로드'로 바뀌었고, 나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수습 애완견 시기가 시작되었다. 도라 이모는 맛 좋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이고, 낮잠을 푹 재우고, 마을을 산책하는 데 데리고 나가는 등, 내게 행복을 느끼게 했지만, 자기 개들에 대한 자부심(나를 보기 좋은 개로 바꾸어 놓으려는 허황된 생각을 가졌음)이 문제였다. 우선 도라 이모는 나를 개 미용실로 데리고 갔는데, 나는 입마개가 씌워지고, 팔다리가 묶이고, 강력 마취 주사까지 맞아야 했다. 더욱 참기 어려웠던 일은 귀 싸개와 인조 꼬리 사건(내 긴 귀를 가죽끈으로 동여매고, 동여 맨 부분에 모자 같은 것을 푹 씌워, 동네 놀림감으로 만들었고, 내 꼬리 위에 길고, 무겁고, 성가신 인조 꼬리를 끼웠음)이었다. 결국 나는 도망쳤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도라 이모는 페니키즈와 푸들을 양 쪽 팔에 안고, 나를 이모의 허리띠에 매어진 실크 끈에 묶은 채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톡 쏘는 새콤달콤한 썩은 잎 냄새가 신선한 겨자 냄새와 뒤섞여 내게 다가왔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냄새(흔히 사람들은 자유가 이념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냄새가 이념이라고 할 수 있음)를 따라 냅다 달렸다. 실크 끈을 매달고 달리는 동안, 내 이름이 점점 커지면서 로드에서 토토가 되고, 곧바로 귀돌이가 되는 것을 느꼈다. 안심해도 될 만한 곳에 이르렀을 때, 풀밭에 머리부터 비벼 댔더니, 끈과 함께 귀 싸개가 떨어져나갔다. 인조 꼬리는 아무리 애를 써도 떼어 내지 못했다. 땅 냄새를 맡고 있는데, 갑자기 배고픔이 느껴졌다.

음악이 나오는 뼈를 가진 갈비씨 / 풋사랑의 맛

내가 자유와 배고픔 가운데에 있을 때, 너무 말라 뼈 밖에 없는 개, 갈비씨를 만났다. 갈비씨는 동정심을 불러일으켰지만, 갈비씨를 내 친구로 삼을지에 대해서는 주저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는 동시에 통통한 회색 쥐 한 마리를 발견했고, 오래된 사냥 패거리처럼 곧바로 멋진 사냥에 들어갔다. 즉 갈비씨는 뼈가 부딪히는 소리를 딱딱, 뚜두둑 내며 춤을 추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고 쥐가 넋이 나가 있는 틈을 타, 나는 펄쩍 뛰어 쥐를 덮쳐 갈비씨와 함께 나누어 먹었다. 그 후 갈비씨가 내 인조 꼬리를 물어뜯어 푸는 것을 도와주면서, 우리의 성공적인 동맹은 시작되었고, 나는 결국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 힘으로 배고픔을 해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합작해서 구한 먹이를 먹어 치우다 보니, 갈비씨 옆구리의 뼈가 점점 사라져서 갈비씨의 춤은 매력을 잃었고, 자연히 내가 먹이를 낚아채는 것도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배고픈 개들을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해 주는 다른 마을을 찾아 나섰고, 이틀을 걸어가다, 고삐에 묶여 있어 가죽 텐트처럼 보이는 창문 없는 집을 발견했다. 그 집 뒤에서 드럼통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맛있는 음식 쓰레기가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마을에 정착하기로 했다. 또 그 곳에서 나는 매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암캐를 만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대포알 개, 인사하는 개 / 참혹한 여행

우리는 배가 고프면 드럼통을 뒤졌고, 나는 이쁜이(나는 그 암캐를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와 함께 숲 속으로 종종 소풍도 다녔다. 고삐로 묶인 집은 서커스 공연장이었는데, 이쁜이는 강아지 쇼에 출연하고 있었다. 우리도 운 좋게, 대포알 개와 인사하는 개로, 서커스 사람들에게 고용되어, 훈련을 시작했다. 이쁜이가 줄타기를 하고 나면, 갈비씨가 황금빛 대포에서 발사되어 날아가 계단으로 곤두박질치면 막이 내렸으며, 음악 소리가 나면, 나는 두 발로 서서 해 그림이 그려진 깃발을 입에 물고 모래밭을 여러 번 돌았는데, 우리의 첫 무대는 대성공이었다. 한동안 모든 것이 문제없어 보였지만, 생각지도 않은 사고가 발생했다. 갈비씨가 너무 살이 쪄서, 대포에서 발사되자 비좁아진 황금빛 원통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대포에 다리 한쪽이 걸려 끝내 다리를 절게 되었고, 우리는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만 했다. 나는 이쁜이더러 같이 가자고 졸랐지만 이쁜이는 그러지 않았다.



갈비씨와 나는 기찻길을 따라, 수풀을 따라 걸어갔다. 하지만 갈비씨의 부상 때문에 사냥이 힘들어 몹시 굶주렸다. 그래서 우리는 또다시 인간들의 땅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우리가 도착한 동네에는 농장이 많았고, 주위에 우리말고는 굶주린 개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이번에는 갈비씨와 내가 성공한 듯 보였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흘러나오고 검은 빗장이 느슨하게 걸려 있는 근처의 집으로 다가갔고, 내가 발 한 짝과 주둥이를 구멍으로 채 밀어 넣기도 전에, 심한 아픔이 느껴졌고, 그것으로 내 환상도 끝장났다. 우리는 질긴 가죽 끈에 목이 묶인 채, 다른 떠돌이 개들과 함께 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가서, 따로따로 우리에 갇혔다. 곧 방문객들이 우리 안을 들여다보았고, 뚱뚱한 남자가 나를 골랐다. 나는 감방에서 나오자마자 갈비씨가 있는 쪽으로 힘껏 뛰어 들어갔지만, 뚱보가 나를 막고"트룩스, 가자."라고 말했다.



장난감으로서의 고약한 운명 / 여섯 번째 버튼, '트룩스 물기'

그 뚱뚱한 남자는 장난감 제조업자였는데, 장난감('내 사랑 애완견 트룩스'로 불릴 예정이었고, 몸에는'트룩스 재채기하기', '트룩스 쉬하기', '트룩스 뒷걸음질치기', '트룩스 무서워하기', '트룩스 죽는 척하기'라는 5개 명령 버튼이 있고, 각 버튼을 누르면 명령대로 반응하는 장난감)을 만들기 위한 실험 도구로 나를 활용했다. 즉 장난감 제조업자들은 내가 장난감 모델로서의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잔인하고 인위적인 여러 방법으로, 나를 재채기하게 하고, 쉬하게 하고, 뒷걸음질치게 하고, 무서워하게 하고, 거의 죽게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세상의 회전목마는 또 한 바퀴 돌았고, 나는 탈출과 복수의 기회를 잡았는데, 그것은 어느 날 저녁이었다. 장난감 제조업자가 바삐 공장 안으로 들어와 나를 보지 못한 채 내 옆을 지나갈 때, 나는 그의 다리를 송곳니로 사정없이 물어 버리고, 열려 있는 문으로 빠져 나왔다. 그 때 나는 나에게는 여섯 번째 버튼 '트룩스 물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돌기 시작한 회전목마 / 영원한 아름다움 연구소

나는 공장을 빠져 나와 달렸다. 이제 아무것도 내 관심을 끌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회전목마는 다시 돌았고 뭔가가 나를 사로잡았다. 바로 매력적인 까만 암캐 깜순이를 만난 것이었다. 나는 한 순간이나마 행복을 되찾을 준비를 했지만, 하얀 옷을 입은 두 남자가 우리를 잡아 자루 속에 집어넣고, 어딘가로 옮겼는데, 그 곳은'영원한 아름다움 연구소'였다. 그 연구소에서 나는 시간을 뒤로 돌리는 시간 늦추기 캡슐을 실험하는 데 쓰일 참이었다. 그들은 나를 깜순이와도 헤어지게 하여 보관소, 불편한 우리에서 묵게 했다. 다음 날, 덩치 큰 새와 내가 같은 탁자 위에 올려졌는데, 나는 시간 늦추기 캡슐이 장난감 모델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사실을 첫눈에 알게 되었다. 캡슐 속의 걸쭉하고 냄새가 독한 액체 형태의 내용물을 기술자들은 덩치 큰 새의 온 몸에 바르자, 그 가엾은 새는 처음에는 짹짹거리더니, 병아리처럼 삐악삐악 울어 대다가, 몸이 딱딱하고 둥그래지더니 탁자 위에 똑 떨어져 죽고 말았다. 놀란 기술자들은 뭔가 대화를 나누더니, 나를 다시 우리에 넣었다.



참을 수 없는 귀의 춤 / 두꺼비를 잃고

다음 날, 나는 탁자 위에 올려졌다. 기술자들은 내 귀에 액체를 부었고, 참을 수 없는 귀의 춤이 시작되었는데, 두 귀는 제각각 미친 듯이 움직였고, 고개는 이쪽저쪽으로 움직여졌으며, 세상은 흔들의자 같았다. 그러다가 귀는 결국 잠잠해졌고, 나도 지쳐서 탁자 위에 쓰러졌다. 그들이 나를 다시 우리에 집어넣고 보관소로 데려갔는데, 보관소로 가는 복도에서 어떤 냄새가 내 모든 슬픔을 지웠다. 깜순이었다. 하지만 깜순이의 모습은 여위고, 털 없는 엷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 그날 밤 나는 불빛 없이도 깜순이가 내 옆에 있다는 것, 나처럼 시간 늦추기 실험에 참여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다음 날은 나와 두꺼비가 실험 대상이었다. 기술자들은 약물을 부은 큰 플라스크에 두꺼비를 넣었다. 두꺼비는 올챙이 모양으로 변했고, 동그랗고 작아지더니, 마침내 점이 되어 사라졌다. 기술자들은 펄쩍펄쩍 뛰고 박수를 쳐 댔고, 고리도 걸지 않은 채, 내 우리를 보관소에 다시 갖다 놓았다. 나는 도망칠 방법을 곰곰이 생각했다. 연이어 보관소 문이 열리고 또 다른 우리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는데, 누군가가"다이어트실에서 오는 길이오. 이제 쓸모없어졌거든."라고 말하곤, 문이 닫혔다. 깜깜했다. 그런데 문득 귀에 익숙한 달그락거리는 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미친 듯이 짖어 댔고, 다른 쪽에서 깜순이의 울음소리가, 그리고 옆에서 갈비씨 특유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회전목마가 갑자기 반대쪽으로 돈 것이다. 나는 귀에 힘을 잔뜩 준 채 삶이 왜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었는지 생각하려고 애썼고, 우리 안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하지만 아무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해도 별로 상관없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둘이 아닌 셋이 도망쳐야 한다는 사실뿐이었다.



기회란 하루만 피는 꽃 /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깜순이

'영원한 아름다움 연구소'사람들은 우리 셋을 한꺼번에 연구소로 데리고 갔다. 깜순이는 얼룩덜룩하긴 해도 다시 까매지기 시작했고, 갈비씨는 다시 뼈만 남아 있었다. 우리 셋은 서로 꼬리를 흔들어 주었다. 기술자들은 구역질이 나는 기름을 비커에 쏟아 부었는데, 기적 같이 갈비씨가 춤을 추기 시작했고, 기술자들은 리듬을 좇아 머리를 흔들었다. 우리 셋은 동시에 펄쩍 뛰었는데 비커가 흔들려서, 깜순이 혼자 약물에 흠뻑 젖고 말았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뛰어올라, 열려 있는 창문 가까이로 가서, 울타리에 나 있는 구멍을 빠져 나와 계속해서 달리고, 또 달렸다. 제법 멀리 갔을 때, 깜순이가 보이지 않아 돌아보았더니, 깜순이는 매우 멀리 있었고, 뒤집어 쓴 약물 때문에 어린 강아지로 변해 있었다. 우리는 철둑 울타리에 도착해서야 살았다고 느꼈다.



천국의 물이 담긴 정강이 뼈 / 순대의 기적

우리의 배고프고 불안한 떠돌이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는데, 둘 중의 하나는 계속해서 어린 깜순이를 돌봐야 하므로, 혼자서 음식을 훔치자니 둘이 하던 때보다 더 위험하고 힘들었다. 하루는 순대를 실은 트럭 주인이 다른 사람과 싸우는 바람에, 순대 상자들이 내 코앞 바닥에 반쯤 기울어졌다. 나는 힘닿는 데까지 순대 꾸러미를 날랐고, 우리 셋은 오랜만에 배가 터지게 먹는 기적을 맛보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순대는 곧 바닥이 났고, 그렇게 기적은 끝이 났다. 다행히 깜순이는 그새 조금 더 자라고 털도 제법 복슬복슬해졌다. 하지만 배고픔과 추위는 점점 더 거세게 우리를 괴롭혔다. 나는 이게 인생의 마지막 회전이구나 생각하며 짖기 시작했다. 깜순이와 갈비씨도 짖어 댔다.



머리 없이 오는 인간

우리가 목청껏 짖고 있을 때, 얼굴 없는 자가 인간들의 옷을 입고, 큰 냄비 하나와, 봉지 두 개, 깡통 세 개를 허리춤에 매달고 나타났다. 그는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을 붙이고, 덮어쓰고 있던 옷을 벌려 그 사이로 얼굴을 드러냈는데, 사람이었다. 깜순이는 무의식적으로 배신자처럼 그자에게 정신없이 뛰어가면서 꼬리를 흔들어 댔다. 그러자 그 자는 깜순이를 팔에 끼고는, 개울물로 가 냄비에 물을 가득 담아서 불 위에 올려놓았다. 가져온 꾸러미 속에서 뭔가를 꺼내 냄비에 쏟아 붓고, 계속해서 저었다. 그리고 땅바닥에 깡통 세 개를 내려놓더니, 냄비에 있던 것을 거기에 조금씩 쏟아 붓고는, 옷 속에서 수저를 꺼내 냄새 좋은 혼합약물을 먹기 시작했고, 깜순이한테도 먹여 주었다.



그런 다음 그 사람은 내가 있는 곳 가까이에 깡통 하나를 놓으며 말했다. "드시지요. 맘에 드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사람이 정중하게 나를 대해 줘서 참 좋았고, 수프 맛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갈비씨가 다가오자, 그 사람은 다른 깡통을 주었다. 그리고 우리 셋이 불 주위에 둘러앉자, 그 남자가"괜찮으시다면 제가 여러분께 이름을 지어 드리고 싶은데요."라고 말하며, 깜순이에게는 '도가머리 공주, 어여쁜 깜순이 아가씨', 갈비씨에게는 '골격 음악가, 모자란 다리 예술가', 나에게는 '귀돌이 신사, 배고픈 카시페로 공작'이라는 완벽하고 분에 넘치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나는 수프가 아닌 이름 때문에 인간들에게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주기로 마음먹었다.





에필로그 - 그 누가천국이 영원하다고 했던가

우리를 늘 예의 바르게 대하는 그 사람이 마음에 들었다. 한편 깜순이는 제법 자라서 내 기억 속의 매력적인 암캐의 모습과 많이 비슷해졌고, 모자란 다리 예술가 갈비씨는 자주 우리에게 새로운 야단법석 춤을 선물했다. 그리고 나, 귀돌이 신사 배고픈 카시페로 공작은 삶의 게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으며, 지금 이 순간 회전목마가 가장 멋지게 돌고 있고, 그게 바로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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