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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털장갑

카렌 킹스베리 지음 | 예지
기드온의 선물

그 선물은 그들 모두를 바꿔놓았고, 크리스마스의 결혼식으로까지 이어졌다. 기드온은 천사였다. 교회 뒤편에 자리를 잡고 앉은 얼의 지치고 나이든 두 눈은 젖어 있었다. 크리스마스의 결혼식은 기드온에게 딱 맞는 일이었다. 천사가 빛을 내기에 12월만한 달은 없다. 얼은 기드온이 자기 아버지를 쳐다보며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이제 막 여인이 되려는 소녀의 빛나는 미소. 아버지와 딸은 팔짱을 끼고 우아하게 식장에 걸어 들어왔다. 가족과 친구들이 가득 모인 소박한 결혼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결혼식을 하는 기드온을 보며 얼은 감격에 겨웠다. 그 순간 얼에게는 그동안 잘 떠오르지 않았던 기억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처럼 찾아와, 그를 과거로 끌고 갔다. 13년 전, 하늘이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기적적인 사건을 지휘했던 놀라운 순간으로. 시간은 흘러 얼이 처음 기드온을 만났던 그 겨울로 되돌아간다.



빨간 털장갑 한 켤레

그에겐 빨간 털장갑만이 소중했다. 한때 누렸던 삶, 결코 되찾을 수 없는 그 삶을 다시 살게 해 주는 열쇠. 아, 손가락을 감싸는 그 보드라운 털실의 감촉. 털장갑을 끼고 있는 동안만큼은 그에게는 아직도 가족이 있는 것이다. 무료급식소로 향하는 길에 비가 내렸다. 얼음처럼 차가운 빗방울이 얼의 얼굴에 떨어져 내렸지만, 비 맞는 일이라면 이력이 나 있었고 그에겐 비가 잘 어울렸다. 급식소의 문이 열려 있다. 뒤섞여 있는 사람들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갔다. 음식이 담긴 접시를 들고 구석진 곳에 있는 2인용 식탁으로 갔다. 거기는 그의 자리였다. "이봐요, 얼." 고개를 들자 20여 년 동안 급식소 소장을 맡아 온 디제이의 파란 눈이 보였다. 그의 눈은 사람을 꿰뚫어보는 것 같았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듯한 눈빛이었다. 디제이는 언제나처럼 하나님이 어쩌구 저쩌구 하며 말을 걸지만, 얼은 상관 말라며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디제이는 "마음이 변하면 내게 알려줘요"라고 말한 뒤 연신 웃는 얼굴을 하고 다음 자리로 옮겼다. 얼의 앞에는 빈 의자가 하나 더 있었지만 아무도 그 자리에 앉지 않는다. 그의 차갑게 죽은 눈빛은 거리의 고참 노숙자들조차 거리를 두게 했다.

얼은 접시를 비우고 자리를 떠나 뚜벅뚜벅 걸어서 비 오는 어두운 거리로 나섰다. 전보다 더 추워진 게 걱정되었다. 몇 년 동안 첫 추위가 올 때면 다른 노숙자들이 얼의 잠자리를 훔쳐가거나 텐트 천을 벗겨가 버리곤 했었다. 그는 미간을 좁히고 걸음을 빨리 했다. 세상과 그 세상의 모든 나쁜 것을 피해 잠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빨간 털장갑이 그리웠다. 모퉁이를 돌아서자 젖은 어둠 사이로 자신의 거처가 보였다. 버려진 골목 한가운데에는 오래된 주물 계단 아래 자리 잡은 그의 거처가 있다. 얼은 하루종일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낡은 파카 안 주머니에 있는 털장갑의 부드러운 털실에 손이 닿자마자 그의 가슴속에 겹겹이 쌓여 있던 막이 벗겨져 내린다. 조심스럽게 털장갑을 꺼내어 한 번에 한 손가락씩 밀어 넣는다. 장갑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하다 오래 전 그것을 뜨고 있던 손을 기억해 냈다. 담요 더미 아래 묻힌 몸의 온기가 잠자리를 충분히 데울 때쯤, 그는 털장갑 낀 두 손을 깍지를 끼고 잠 속으로 빠져든다.



다음 날 아침 잠이 덜 깨었을 때, 얼은 얼굴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뭐야? 물이 어디서 들어오는 거지? 텐트 천은 어떻게 된 거지?' 그는 손가락을 모아 손을 비볐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안돼! 안돼애애애!" 그는 일어나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다. 내장이 뒤틀리는 듯 고통스러운 외침이었다. 5년 전의 그 끔찍했던 오후 이후로 한 번도 터져 나오지 않았던 비명이었다. 머리가 빙빙 돌고 두피가 다 벗겨질 만큼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정말.' 얼은 강도를 당한 것이다. 강도는 그가 잠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가져갔다. 텐트, 천, 담요까지 몽땅 가져갔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에게 유일하게 삶의 의욕을 주던 빨간 털장갑을 훔쳐가 버린 것이다. 그가 거리로 나선 이래 이보다 더 나쁜 일은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는 손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몸이 떨렸다. 그 무엇보다 그를 두렵게 하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빨간 털장갑이 사라져 버렸다.



완벽한 크리스마스

기드온의 아버지 브라이언은 딸의 작은 손을 꼭 붙잡고 병원에 도착했다. 치료실로 가면서 브라이언은 온 마음을 다해 빌고 있었다. 자신의 소중한 여덟 살짜리 딸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를. 매번 병원에 왔을 때마다 기드온의 암은 더 진행되지도 후퇴하지도 않았었다. 치료를 받을 기드온을 위해 무언가 좋아할 만한 얘기를 해야했다. "기드온, 완벽한 크리스마스에 대해 얘기하자. 뭐부터 시작할까?" 신이 난 기드온은 마음껏 자신만의 크리스마스 상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음… 완벽한 크리스마스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는 진짜 나무가 있어야 해요. 크고 천장까지 닿는 것으로요. 전구와 장식품, 그리고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 꼭대기에 달 별도요. 그리고 큰 칠면조와 더스틴에게 줄 불자동차도 있어야 해요. 참, 새 인형도요. 예쁜 머리카락이 있고 눈이 깜빡거리고 하늘하늘한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를 입은 인형이요. 아빠의 완벽한 크리스마스는 뭐예요?" 브라이언은 딸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쉬운 거야. 완벽한 크리스마스에는 우리가 다시는 여기에 오지 않는 거야."

눈을 반짝이며 기드온이 말했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요. 크리스마스 기적은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 일어난대요." 그 말은 브라이언의 마음 속에서 몇 번이고 울려퍼졌다.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한 시간 뒤 브라이언은 자신에게 가장 기적 같은 대답을 들었다. 기드온이 회복되고 있었다! 기드온과 같은 백혈병을 앓는 환자들은 성공적인 골수이식을 받기 전까지는 확실히 치료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기드온은 회복되고 있었다. 그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딸을 안고 쓰다듬고 더 꼭 껴안았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드온은 잠이 들었다. '어떤 부모라도 아이를 잃는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겠지만, 기드온은….' 눈물이 다시 한번 그의 시야를 흐려놓았다. 만약 크리스마스 기적이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 정말 일어난다면 아마도 우리 가족에게 내려질 기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나 보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놀라운 일이 일어나려고 한다는 불가사의한 확신이 들었다. 기드온의 기도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과 같은.



집을 나간 아들

얼의 어머니 이디스는 아들이 사라진 날부터 지금까지 집 나간 아들 때문에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겪고 있었다. 생은 영원히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아들이 돌아왔을 때 자신과 남편 폴은 여기에 없을 수도 있다. 여든이 가까워진 지금 둘 다 건강한 편이 아니었다. 이디스는 가죽 표지의 일기장을 펼쳐 그 속에 끼워둔 푸른색 펜을 집어들었다. 몇 백 쪽에 이르는 일기장 대부분이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얼에게 쓴 편지로 메워져 있었다.



다시 12월이 돌아왔다. 그래서 네게 말해야겠구나. 애야. 1년 중 지금 내 희망은 가장 강렬해진단다. 어딘가에 있을 너를 그려본다. 네가 어디에 있든 이것만은 알아주길 바란다. 크리스마스에는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네가 어디에 있든 여전히 우리를 생각하고 있길 바란다. 우리는 언제나 너의 곁에 있어. 네 아버지와 나는 여전히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항상 문밖을 바라보며.

눈물 한 방울이 종이 위에 떨어졌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가만히 눈 아래를 닦아냈다. 그 때 남편이 방안으로 들어와 조용히 곁에 앉았다. 폴은 아내를 바라보았다. 이디스가 남편의 눈에서 발견한 것은 그녀의 마음속에도 자리잡고 있는 것이었다. 얼이 없는 12월을 다섯 번이나 보내는 동안 소식도 없었고 어디 있는지조차 몰랐다. 폴은 포기한 것이다. 남편이 희망을 버렸다면 단 하나의 의미를 갖는다. 더 이상 얼이 집에 돌아오리라 기대하지 않는 것. 이번 크리스마스뿐 아니라 다음 번에도. 영원히.

만남

빨간 털장갑이 없어진지 5주가 지났다. 더 이상 얼은 자기 자신을 알아볼 수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내면 깊은 곳에는 작은 조각으로나마 얼이라는 한 인간의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그는 이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 어느 방법도 확실해 보이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아내와 딸을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는 사실뿐이었다. 그는 급식소를 휘 둘러보고는 구석의 자기 자리로 갔다. 접시를 바라보니 걸쭉한 고기 더미와 으깬 감자 옆에 딱딱한 빵 한 개가 있다. 빵을 한 개를 더 가져 오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거기, 식탁 옆에 한 어린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뭐 좀 갖다드릴까요?" 키가 작은 아이였다. 몸은 가냘팠고 털모자를 쓰고 있었다. 감정이 가득 담긴 그 아이의 눈 속에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천사 같은 그 무엇이. '얘야.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라.' 얼은 마음 속으로 그 말을 삼키며 다시 접시로 시선을 돌린다. 그는 아이가 가주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한 발짝 더 다가왔다. "아저씨, 제가 갖다드릴 게 뭐 없나요?" 얼은 빵을 갖다달라고 했다. 아이는 그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빵을 갖고 왔다. "제 이름은요, 기드온이에요. 아저씬 이름이 뭐예요?" 소리를 질러야 할지, 아니면 일어나 다른 자리로 가버려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대답을 해주면 돌아가겠지. "얼." "크리스마스까지 이제 삼 주밖에 안 남았어요. 얼 아저씨 그거 아세요? 우리 아빠와 나는 완벽한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멋있는 크리스마스가 되려면 천장까지 닿는 진짜 나무와 반짝이는 전구와 방안을 비춰주는 별이 있어야 돼요. 그리고요, 내 동생 더스틴에게 줄 불자동차랑, 나는 금발머리와 레이스 드레스를 입은 인형도요. 얼 아저씨는 어때요? 뭐가 있어야 완벽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아요?"



그 아이의 질문이 얼의 가슴에 예기치 않았던 반응을 일으켰다. 그는 아주 짧은 순간 가족들과 함께 했던 오래 전 그때를 떠올려 보았다. 그러나 끓어오르는 분노로 기억의 필름이 금방 끊겼다. 이 아이는 누구인가. 무슨 권리로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거지? "저리 꺼져, 이 꼬마야." 아이는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눈길을 멈춘 채 그대로 있었다. "우리 아빠와 나는 크리스마스 기적을 위해 기도해요. 우리 선생님은 크리스마스 기적은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 일어난다고 하셨거든요. 안 그래요?" 얼의 썩은 내 나는 비틀어진 입술 사이로 말이 새어 나왔다. "조용히 식사 좀 하자." 아이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굴엔 좀 전에 없던 슬픔이 배어있었다. 그것은 그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순식간에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죄책감은 또 순식간에 사라졌다. "믿기만 하면요, 꼭 크리스마스 기적이 일어날 거예요. 아저씨께도요." 그는 컵을 식탁에 꽝 하고 놓았다. "나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 다니까!! 제발 나 좀 혼자 있게 해줘."



대기자 줄 가까이서 일하던 브라이언은 기드온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기드온은 이 자리에서 저 자리로 옮겨가며 지치고 힘든 노숙자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 늙은이는 아니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저 아이에게 저럴 수 있단 말인가? 오로지 도와주려고만 하는 아이에게. 브라이언이 따지러 막 그쪽으로 가려고 했을 때 디제이가 옆으로 왔다. 둘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 디제이가 그 늙은이 쪽을 가리키며 그의 이름이 얼이라는 걸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기드온이 그들에게 왔다. "노력을 해 보았어요. 그런데 얼 아저씨를 웃게 만들 수는 없었어요." 브라이언은 이를 악물고 화가 사그라지기를 기다렸다. "저 아저씨는 잊어버려라, 기드온. 웃는 사람들만 쳐다보렴. 넌 정말 잘했어. 여기 사람들은 한 끼 음식을 먹으러 와서 행복을 한 아름 안고 가는 거야." 기드온의 얼굴에선 슬픔이 솟아 나왔다. "얼 아저씨에게는 행복이 한 양동이 가득 필요한 걸요." 디제이가 한 걸음 다가와 말했다. "그 아저씨는 신경 쓰지 마라, 기드온. 우리도 갖은 애를 써서 저 늙은이를 가까이 해보려고 했지만 그 아저씨는 행복해 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그 아저씨를 웃게 하려면 아마 기적이 일어나야 할거야." 뭔가를 곰곰이 생각한 기드온은 손바닥을 마주치며 말했다 "기적이요? 맞아요! 바로 내가 생각한 게 그거에요." 기드온은 반짝이는 눈으로 얼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얼은 접시를 설거지통에 떨어뜨리고는 춥고 어두운 밤거리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기드온은 동생이 자는 것을 확인한 후 자신의 계획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디제이 아저씨가 말한 기적에 대해 생각했다. "얼 아저씨를 웃게 하려면 기적이 일어나야 할거야. 그래, 바로 그거야. 기적이 일어나야지." 기드온은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했다. 이번 기도는 지금껏 했던 기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조금 크게 속삭이듯 말하려면 동생이 잠들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사랑하는 하나님, 안녕하세요. 저예요. 기드온이에요. 하나님. 제가 뭘 찾았거든요? 아시겠지만요. 급식소에 얼이라는 아저씨가 있어요. 그 아저씨는 나이도 많고 불쌍하게도 정신이 이상해서 웃는 것을 잊어버렸답니다. 더 불행한 것은 어떻게 믿는지도 잊어버린 거예요. 우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크리스마스 기적은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 일어난다고 하셨어요. 그게 사실이라면 제발 얼 아저씨가 다시 믿게 해주세요. 꼭 그렇게 해 주셔야 해요. 그렇게만 해주시면 이건 정말 최고의 크리스마스 기적이 될 거예요."



엇갈린 마음

기드온은 그 날 이후 2주 동안 이웃집 존스 부인의 심부름을 하면서 돈을 받고 있었다. 우편물을 가져다 드릴 때마다 25센트를 받았고, 신문지를 정리해 주거나 먼지를 떨어주면 50센트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번 돈이 모두 5달러 15센트였다. 기드온은 얼이 믿음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고, 선물이 필요할 거라고 말했다. 브라이언은 알았다고는 했지만 망설였다. 그 영감은 기드온의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다. 하지만 딸에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기드온이 가진 돈은 겨우 5달러 15센트여서 기껏해야 카드나 겨우 한 장 살 수 있을 뿐이었지만, 브라이언은 기드온은 끌어안고 중고품 상점으로 향했다. 선물을 사고 집에 돌아 오자마다 기드온은 엄마에게 자기를 도와달라고 했다. 선물 안쪽에 수도 놓고 또 30분을 더 들여서 그림도 그렸다. 그러고는 갈색 종이봉투에 선물과 그림을 함께 넣고 실로 묶어 봉했다. 봉투 겉에 크리스마스트리와 천사 그림을 그리고 가운데에 얼의 이름을 적었다. 엄마와 아빠는 완성된 선물을 보고 감탄했다. "아저씨가 이걸 맘에 들어할까요?" 간절한 눈빛으로 기드온이 물었다. "맘에 들어하겠냐고? 아마 홀딱 반할 거야"



드디어 다음날 저녁, 급식소에서 저녁 배식이 끝난 후 기드온은 얼의 앞으로 다가갔다. 기드온은 갈색 종이봉투를 내밀며 얼의 앞에 가서 앉았다. "얼 아저씨, 메리 크리스마스!" 기드온을 바라보며 브라이언은 빌었다. '제발 저 노인네가 웃게 해 주세요.' 얼은 음식을 입에 가져가다 말고 기드온을 쳐다보았다. "꺼져." 기드온은 힘없는 표정으로 아빠와 엄마를 바라봤지만 그들은 계속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기드온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더 가까이 다가갔다. "아저씨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져왔어요." 얼은 냉정하게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믿음이란 가장 좋은 선물이에요. 제 선물 열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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