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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습관

이홍 지음 | 더숲
이홍 지음

더숲 / 2010년 4월 / 272쪽 / 13,500원

창조는 습관이다



창조습관을 가진 사람들


세계 최다 발명 국제상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 국제 발명대회에서의 수상이 무려 138회인 발명가. 일본 세계 천재회의에서 개최하는 '세계발명전시회'에서 연속 10회 금상을 받은 사람을 아는가? 그는 1990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품 전시회에서 '위조지폐 만능 감식기'로 금상을 받았다. 이 사람은 신석균 한국발명학회장이다. 또 다른 사람이 있다. 본업은 성형외과 의사인데 발명특허만 150여 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의 이름은 이희영이다. '인공지능 운전 시스템',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이용한 발전기', '편리하고 안전한 유아 요람기'…. 이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의사인지 발명가인지 헷갈린다. 발명 실력에 자신이 붙으면서 아예 의료기기 회사도 차렸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하나는 엄청나게 많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분출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다른 특징은 두 사람 모두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는 보통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 사람들이 이런 창조력을 발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학자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성격에서 답을 찾는다. 호기심이 그 중의 하나다. 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다. 무언가를 만져보고 뜯어보고 관찰하며 세상에 대하여 끊임없이 궁금해 한다. 개방성도 중요한 특성으로 지적되고 있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정보를 가려서 듣지 않는다. 누구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한번 작업에 몰입하면 끝장을 볼 때까지 끈기 있게 견뎌낸다. 이러한 지속성도 창조적 인물의 특성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떤 시각에서 보아야 하는 것일까? 라비Isidor Isaac Rabi라는 물리학자가 있다. 원자시계의 개념과 핵의 자기공명 현상을 발견한 학자다. 194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사람이기도 하다. 기자들이 어떻게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머니의 질문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는 항상 "오늘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무엇을 질문했니?"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물음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창조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창조란 개인의 특성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습관에 의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밴 습관이 창조적 물리학자를 키워낸 것이다.



일상습관 고리와 창조습관 고리

창조력의 원천을 개인의 특성이 아닌 습관으로 본다는 것은 창조를 일종의 행동적 관점에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습관이란 일련의 반복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누구나 습관만 바꾸면 창조적일 수 있다는 말과 통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습관 고리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서 습관으로 가득 찬 일상의 세계로 들어간다. 여느 날과 똑같이 세면과 아침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선다. 일이 끝나면 사람들과 항상 그랬던 방식으로 어울리며, 집으로 돌아와서는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고 내일을 맞는다. 이런 삶의 고리가 일상습관 고리다. 하지만 창조적인 사람들은 또 다른 삶의 고리를 하나 더 가지고 있다. 창조습관 고리라는 것이다. 창조습관 고리란 창조가 일상화되어 있는 습관 고리를 말한다. 이들에게는 창조행위가 습관의 일부이다. 그러니까 창조가 그렇게 쉬울 수가 없다. 그래서 늘 하던 일을 하는 것처럼 창조가 술술 이루어진다.



창조습관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창조'와 '창의'의 차이를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창조는 무엇이고 창의는 무엇이냐고 묻는다. 이것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용어에 혼란이 생기면 지식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 창조란 새롭고 유용한 그 무엇(제품, 서비스, 일하는 방식, 의사결정 등)을 만들어내는 활동이나 행위를 말하는 것이며, 창의는 이런 활동을 해내기 위한 역량을 말한다. 이것을 영어로 표현하자면 창조는 'creation'에 해당하고 창의는 'creativity'에 해당한다. 두 단어의 영어 형용사는 'creative'로 같다. 그래서 creative라는 단어를 '창조적'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창의적'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창조적이라고 쓰면 행위를 강조한 표현이고 창의적이라고 쓰면 역량을 강조한 표현이 된다.



창조습관을 가져야 하는 이유



창조습관이 필요한 이유


창조습관을 왜 가져야 하는가? 창조가 필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이들에게 칭찬받기 위해서도 아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미래에 자신의 사회적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 사회는 시간이 갈수록 창조 압력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의 선택으로 그런 것이 아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탓에 그렇게 휩쓸려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식으로 바뀌면 창조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도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사회에서 창조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크게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창조력 없이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이른바 국민 1인당 2만 달러의 소득을 넘기 위한 필수조건이 창조력이라는 말이다. 둘째,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네비게이터 성장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아무도 우리에게 가르쳐주지 않는 세상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하는 환경이 다가왔다. 셋째, 한국 사회가 지독히도 까다로워지기 시작했음도 창조가 필요한 중요한 이유로 등장한다. 마지막으로는 국제적으로 게임의 종류가 변화했음을 들 수 있다. 조정경기 방식에서 래프팅 경기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선도국가로의 진입

오늘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라면을 일본인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러지는 칼인 커터는 누가 만들었을까? 이 역시 일본인이다. 조미료의 세계를 연 나라도 일본이다. 아지노모토가 그 시초다. 소니의 워크맨은 전 세계를 호령했던 걸작품이다. 최근 LED TV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 TV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청색 LED Lighting Emission Diode(발광다이오드)라는 새로운 광원이 필요한데 이것을 발명한 사람도 일본인이다. 주름이 있는 구부러지는 빨대, 고무지우개, 샤프펜슬을 만든 사람도 일본인이다.



일본이 2만 달러의 벽을 넘어선 이유를 이들 창조물들이 쉽게 설명해준다. 이 창조력을 중심으로 일본은 국제적인 선도국가first mover 위치에 올라선다. 일본도 처음에는 다른 나라를 열심히 쫓아가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비록 최근 부진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본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초일류 선도국가다. 우리가 가야 할 위치가 바로 여기다. 우리 자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선도국가 반열에 올라서야 초 고부가가치 국가로 진입할 수 있다. 남을 아무리 빨리 쫓아가더라도 쫓아가기만 하면 우리는 항상 남의 뒤에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 창조력을 키우는 것이다.



창조에 쉽게 다가가는 습관



창조동기 만들기


창조적인 사람들은 창조로 쉽게 다가가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런 습관을 외부적 압력이나 재미에 의해 습득한 사람들은 매우 행복한 경우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없다고 해서 창조에 다가서는 습관을 만들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습관은 담배를 의도적으로 배우는 것과 같은 원리로 만들 수 있다. 그 출발은 자신에게 창조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창조행위가 내 인생에 매우 의미 있는 행위임을 인식하는 것이 첫 출발이다. 창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신만의 절박한 이유를 만들어낼수록 좋다.

창조는 우리 인생이 꿈꾸는 그 무엇을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 수단적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습관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창조습관이다. WBA 여자 슈퍼플라이급 김하나 선수도 몸무게를 빼려다가 권투 챔피언이 되었다. 이들은 권투 자체에 목숨을 걸지 않았다. 권투는 그저 취미생활이나 몸무게 빼기의 수단일 뿐이었다. 창조도 유사하다. 창조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이유는 창조를 목적으로 인식하고 이 행위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창조는 인생에서 얻고자 하는 바를 이루게 해주는 수단일 뿐이다. 재미로 하든, 남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하든, 아니면 출세를 위해서 하든, 창조는 인생의 수단이다. 창조행위는 자신의 인생과 관련하여 의미가 있어야 한다. 국가와 민족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한 원대한 꿈을 창조를 통해 이룰 수도 있지만 일단은 자신의 인생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어두어야 창조에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지식에 대한 염려 덜기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라고 한다. 이 믿음이 약하면 창조에 다가서기 어렵다. 가장 큰 원인은 창조에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창조를 하려면 기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때로는 깊이 있는 지식까지도 필요하다. 이런 지식이 자신에게 당장 없다고 생각하니 창조에 마음은 있으되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그런데 창조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창조에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있든 없든 개의치 않는 습성이 있다.



2005년 한 공무원이 버튼만 누르면 아기 우유를 자동으로 타주는 '자동 아기우유기'를 발명했다. 외교통상부에 근무하던 하정규 서기관이다. 딸아이가 우유를 달라고 보챌 때 빨리 우유를 타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것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아이디어로 말레이시아 발명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였다. 이 사람의 직업 역시 기기 제작이나 설계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공무원이다. 전기장치나 기계장치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것들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통로원리Corridor Principle에 있다. 통로원리란 통로 밖에서는 통로 안을 잘 볼 수 없지만 일단 통로에 들어가 보면 속을 잘 볼 수 있다는 이론이다. 원래는 벤처기업들의 성공과 실패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사업 기회는 밖에서 보아서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사업에 뛰어 들어가 보면 예상치 못한 기회를 접할 수 있음을 이론화한 것이다.



창조에서 통로원리가 작동되는 이유는 인간의 기본 심성 때문이다. 당구를 치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처음 당구를 배우면 집의 천장이 당구대로 보인단다. 그리고 오늘 헤맸던 부분이 상기되면서 머릿속에서 당구공을 이리저리 굴리며 연습을 한다. 다음날이 되면 당구장으로 뛰어가서 새롭게 도전해본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당구 실력이 늘어나게 된다.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실력은 늘어나게 되어 있다. 이것을 시행착오 학습trial and error learning이라고 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일단 발부터 들여놓는 습관이 있다. 수많은 발명을 한 사람들도 처음에는 필요한 모든 지식을 다 가지고 있지 않았다.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지식이란 하면서 쌓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사람들은 안다. 창조를 하고 싶으면 일단 발부터 들여놓는 이들의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 한 발만 담가도 좋다. 이것을 통해 창조에 두려움을 갖는 자신을 일단 설득해보자. 창조를 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지식을 갖추고 창조를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하면서 지식이 늘어난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지만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문제해결력도 생긴다. 일단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일단 저질러보는 습성이 강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습관



창조와 상상


창조는 창조기회를 포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단순한 기회의 포착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도저히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것이 가능할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상상을 이용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현상을 다르게 이해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은 깊이 있게 관찰하는 마음의 기술이다.



쥘 베른Jules Verne이라는 프랑스의 소설가가 있다. 『기구를 타고 5주일』(1863), 『지구 속 여행』(1864), 『지구에서 달까지』(1865), 『해저 2만 리』(1869),『 80일간의 세계 일주』(1872), 『신비의 섬』(1874) 등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품들을 썼다.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과학 공상소설이라는 점이다. 놀라운 것은 이 상상들의 상당 부분이 시간이 흐르면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쥘 베른의 상상력은 대단하다. 이런 상상력을 통하여 그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세계를 볼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쥘 베른에게만 허락된 미래를 보는 눈이 있었을까?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상상력은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재능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해도 내심 자신은 상상력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이렇게 생각할까? 상상의 기술이 떨어져서 그렇다. 그리고 창조를 위한 상상을 습관적으로 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



상상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상상이란 자신을 가상의 상황 속으로 밀어 넣는 행위'다. 이것이 내가 상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상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상상할 필요가 있다. 의도적으로 구성된 상황 속에 자신을 처하게 해놓고 상상을 해야 얻고자 하는 창조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상상의 기술이란 인위적인 가상 상황을 설정하고 나를 이 속으로 집어넣는 것을 말한다.



창조의 3단계

상상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사고수단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상상이 현실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상이 갖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려면 현상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경험하는 일들이나 사물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사회의 욕구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창조기회로 삼는 방법이다. 현상은 상상과 더불어 우리에게 수많은 창조기회를 제공한다. 현상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따른 사회의 욕구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보다 실제적이다.



현상을 이용하여 창조기회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도쿄대학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의 예를 통해 알아보자. 1908년 이케다 교수는 조미료 '아지노모토'를 발명한다. 어느 날 저녁을 먹던 교수가 아내에게 물었다. "이 국물 맛 기가 막힌데 무슨 국물이오?" 아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이거요? 다시마 국물이에요. 맛이 괜찮아요?" 아내의 답변을 듣던 교수는 순간 머릿속에서 새로운 질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왜 다시마에서 이렇게 기가 막힌 맛이 나는 거지?" 이 두 가지 질문이 오늘날 인공조미료를 낳는 큰 발명으로 이어진다.



이케다 교수가 발명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 다음의 세 가지 요소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첫째는 관찰의 장, 둘째는 질문과 해결의 장, 셋째는 활용의 장이다. 창조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당연히 현상에 대한 관찰이 있어야 한다. 관찰을 했다고 아무나 창조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답에 이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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