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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세상을 바꾸는가

프랜시스 웨슬리 외 지음 | 에이지21
누가 세상을 바꾸는가

프랜시스 웨슬리, 브렌다 짐머맨, 마이클 패턴 지음

에이지21 / 2009년 12월 / 323쪽 / 15,000원



저녁 첫 불빛


1984년부터 1985년 가을 사이 아일랜드 록밴드 붐타운 랫츠의 리드싱어 밥 겔도프는 에티오피아의 기아 원조를 위해 8,5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모았다. 그는 영국의 록 스타들과 함께 밴드 에이드Band Aid를 결성하고 라이브 에이드Live Aid라는 대규모 공연을 조직하여 아메리카 대륙과 영국에 17시간 동안 방송을 내보내 이 일을 해냈다. 겔포드가 굶주리는 에티오피아를 돕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기아에 관한 BBC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이다. 라이브 에이드가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그러한 배후에 있는 이상理想은 겔도프의 것이었다.

라이브 에이드는 하나의 기적이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있어 위대한 개인, 즉 영웅이 활약해 얻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밥 겔도프는 어떻게 이 일을 혼자서 해냈을까? 그러한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데는 겔도프 자신과 그 주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겔도프는 이렇게 말했다. "한 주 전만 해도 도대체 요지부동이던 문이 저절로 확 열렸다." 우리가 품은 좋은 계획의 상당수는 채 깨어나기도 전에 질식당해서 사라지는 것 같은데, 겔도프는 어떻게 그 운동을 확대하고 키웠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해야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이루어내는지 설명한다. 이 책은 그 '저녁 첫 불빛'이고자 하며, 궁극의 선을 상상하고 창조할 수 있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사회혁신에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이 있게 마련이며, 그러려면 세상에서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는 믿음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이 책은 가정한다. 또한 행동할 태세와 준비를 갖춘 개인 또는 집단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요소의 상호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요령이다.

인류가 당면한 몇몇 과제는 케이크 굽기처럼 간단한 일도 있다. 조리법에 따라 재료를 잘 가늠해서 섞은 다음 온도를 맞춘 오븐에 넣고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만 둔다면, 우리는 바람직한 결과를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로켓을 달까지 보내는 일이라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며 전문가들의 합동작업을 조직하는 것 자체도 전문가 영역이다. 로켓의 궤도와 경로를 정확히 예측하려면 최신 과학의 뒷받침과 이론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복합문제이다. 하지만 아이 키우기는 복잡한 일이다. 케이크 굽기나 달에 로켓 보내기와 달리, 아이 키우기는 성공을 보장하는 확실한 방침 같은 것이 없다. 첫 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다고 해서 둘째나 셋째 아이를 잘 키우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은 웬만한 부모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가 아이에게 개입하는 일은 늘 상호작용이 되게 마련이다.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여러 결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성공한 사회혁신에는 언제나 단순성, 복합성, 복잡성이라는 세 요소가 있게 마련인데, 이중 가장 이해가 덜된 측면은 복잡성이다. 그럼에도 사회혁신이 일어나는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복잡성에 대한 이해가 가장 기본이다. 라이브 에이드의 기적은 복잡한 상호작용의 산물이다. 각 개인과 그들의 개별 행동, 각각의 조직들이 제몫을 했겠지만, 그들의 생활에 동기를 부여한 실질적 힘은 위의 세 요소 사이 또는 그 안에서의 미묘한 결합이다. 달리 말하면 복잡계가 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과학계는 사물 사이에 존재한다. 그 사물 자체는 쉽게 파악되지만, 관계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관계를 파악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러스티 프리처드와 그의 아내는 첫아이가 생기고 나서 특이한 결심을 했다. 안전한 거리와 잔디가 있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 교외로 이주하지 않고, 마약상과 창녀들이 우글거리는 도심 슬럼가에 산 것이다. 러스티는 인근 에모리대학 교수였는데, 그는 학문적 탐구를 위해 그곳에 산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모험을 통해 그와 아내 조아나가 동네를 변화시키는 데 작은 보탬이 될까 해서였다. 러스티는 돌이켜보면서 말한다. "우리(같은 동네에 살던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는 공동체를 재건하는 문제에 전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시민센터에서 조직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물론 우범자들이 모여드는 술집 뒤에 사는 것에 안주하는 장기 세입자나 건물 소유자들과의 간극은 남아 있지만, 그들도 이제는 과거에서 벗어나 강한 공동체라는 불을 다시 지피는 일에 기초적인 연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러스티와 조아나,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거기서 제2의 연료가 되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선한 사회적 자본이라는 불을 다시 피우는 의도된 불꽃이 되려고 한다.

이것은 끝나지 않은 하나의 이야기이고 진행 중인 변혁이며, 고정된 거점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혁신에서 하나의 중요한 국면이다. 우리가 어떤 곳에 도착하면 최종 목적지는 다시 변한다. 그래서 인내와 끈기가 있어야 한다. 러스티는 물론이거니와 아무도 자신의 행동이 사회혁신 그 자체라고 찬양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복잡계 시각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이다. 사회혁신에는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특정 상호작용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러스티와 조아나 부부는 참을성 있게 생각하고 행동했으며 기다렸다. 사회혁신은 이런 식으로 일어난다.

우리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변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아래에서 활동하며, 지금의 상태에서 행동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엄연한 제약이 사실상 우리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역량이다. 우리는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세계와 연대하면서 복잡계의 세계에 들어서게 되고 스스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위의 기존 생활방식을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사회혁신은 개인과 시스템이 만나는 곳에서 시작된다. 그런 사회혁신에 동참하고 참여를 계속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확실한 보장과 명백한 증거가 없음에도 행동에 나서는 것은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앞 단락에서 "우리가 이 책을 쓴 목적은……"으로 시작한 점을 주목하기 바란다. 사회혁신가들은 전과 다른 변혁을 이루기 위해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한다. 그런데 세계는 자체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모습을 바꾸며, 이것이 세계를 변화시키려 하는 사람들을 또한 변화시킨다. 복잡계 이론 덕에 우리는 이러한 상호작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통제는 모호함의 인용認容으로 대체되고,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예측이 불가능한 여러 사건의 전개에 대한 실시간의 미래지향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자세로 바뀐다. 성공적인 사회혁신가는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변혁의 역동성에 그 일부가 된 사람이지 모든 책임을 떠맡는 영웅적 인물이 결코 아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것(Getting to Maybe)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사회혁신이라는 말이 행동과 사고의 긴장을 나타내듯, 우리가 낱낱이 살펴볼 복잡계 이론은 계획성과 예측 불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가능성(Maybe: May- 가능성, 일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 특정 상황에서 특정 일이 벌어진다는 전망으로서 계획성의 본질. Be- 사물의 상태, 사물의 존재 방식, 현존, 실재)"이라는 말은 계획성과 예측 불가능성 이 둘을 결합하고 그 사이의 긴장을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에 참여하여 목적의식으로 행동하는 것, 그런 구체적인 행동을 결심하는 사람을 우리는 '사회혁신가'라고 부른다.

불만의 원인인 상황과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고, 관찰하고, 생각하고, 분석하고, 꼼꼼히 따져봄으로써 그들은 행동하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이며, 어디에 둥지를 찾을지 그리고 필요한 변화의 폭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유효적절하고 강력한 힘을 얻게 되고 그들이 바꾸고자 하는 기존 시스템에 단단히 자리 잡는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일직선이 아닌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과정이며 결코 부드럽게 전개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다가오는 상황을 예견하여 위협을 느끼는 세력들은 반발한다. 저항이 일어나는 것이다.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그러다가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행동이 갑자기 거대한 힘으로 뭉친다. 미처 계획하지도 않았고 합리적인 목표 설정도 없었으며 꼼꼼한 조치나 강력한 통제도 없었음에도 시의적절한 때에 기회가 온다. 역사적 순간은 준비된 자에게만 보이며, 목적의식은 역사적 힘과 결합하여 가능성이 되고 사회혁신이 성공한 것이다. 이것이 이 책에서 권하는 여행의 줄거리다.

가능성을 향한 도전

대다수의 사람들은 때때로 세상이 멋대로 돌아간다는 느낌에 충격을 받는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추운 거리를 걷다가, 신문을 읽거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런 경험을 한다. 1990년에서 1997년 사이 보스턴에서 살해당한 청소년의 수가 97명에서 15명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놀라운 추세에 2000년 3월 <뉴욕 타임스>는 청소년의 폭력을 없애는 보스턴의 놀라운 성공을 보고 '보스턴의 기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7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이야기는 여러 가지 환경 조건과 희망이 얽힌 복잡성의 일례다. 그 꿈의 실마리를 풀어 가다보면 변화를 이끄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사람들의 작은 모임을 발견하게 된다. 청소년들이 서로 죽이고 죽어가는 일에 무엇인가 해보고자 힘을 합친 목사 네 명의 활동이 기적의 핵심이었다. 그중 제프 브라운 목사의 이야기는 배울 점이 많다.

브라운은 설교를 통해 사람들을 감화시키려고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는 목사이었다. "나는 일요일마다 아주 감동적인 설교로 폭력에 맞서는 사람들을 독려했습니다. 그 당시 제 설교 실력이 나쁘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나 브라운의 설교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에서 쏜 총탄에 숨진 젊은 갱단의 친구 장례식이 모닝스타 침례교회에서 열렸다. 그런데 경쟁 갱단의 단원들이 따라 들어와서 상심한 유족들이 보는 앞에서 여러 차례 난자했다. '모닝스타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으로 종교계는 발칵 뒤집혔고 브라운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모든 종교단체가 모여 폭력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했다. 브라운은 300여 명의 성직자들 가운데서 동지를 찾았다. 브라운, 레이 하몬드, 유진 리버스를 포함하여 아홉 명의 성직자가 모여 '거리위원회'를 조직했다. 그들은 거리로 나가 갱과 직접 접촉하면서 폭력과 정면으로 마주하기로 했다. "우리는 거리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경험하기를 바랐습니다 .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직접 보고 그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거리의 아이들은 목사를, 목사는 아이들을 지켜봤다. 조금씩 서로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회원들이 거리를 걷던 어느 날 밤, 한 아이가 레이 하몬드를 옆으로 잡아끌었다. 아이는 하몬드에게 "영혼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몬드에게 영혼을 다시 찾게 도와달라고 했다.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브라운은 이곳 아이들이 신앙이 없고 물질주의적이라는 통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명백해지자, 브라운은 자신과 아이들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목사들은 금요일 밤마다 이곳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느낀 점을 토론했다. 목사들은 전화통을 붙잡고 전날 있었던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자신이 본 일에 대해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들은 마침내 경찰, 변호사, 소년부 법원과 같은 조직을 모임에 끌어들이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공동관심사를 연구하며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아냈다. 그들은 그것을 '텐 포인트 연대Ten Point Coalition'라고 부른다.

제프 브라운의 경우처럼 사회혁신가들은 종종 심각한 상황을 겪고 나서야 좋은 상황을 맞이한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강렬한 의욕, 전과 다른 변화를 만들라는 부름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여러 사건이 생기고 사람들이 결속하면서 몇 차례의 변화를 겪은 보스턴의 운동은 방향을 잡아나아 갔다. 그들이 줄기차게 일을 추진하고 신들린 듯 몰두한 것은, 자신들이 그 일에 적임자여서가 아니라 변화가 있어야 함을 먼저 깨달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상황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강렬한 느낌 때문이었다.

'부름Calling'이란 말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는 '신의 부름에 대한 내면의 느낌 또는 확신, 선한 일을 하겠다고 어떤 방향으로 행동하려는 강렬한 충동'이라고 정의한다. 부름이란 말은 원래 종교적 소명을 떠오르게 하는데, 우리가 만난 사회혁신가 중에서도 신앙이 깊은 사람이 많았다. 가능성을 향한 도전은 분명 어떤 부름에 대한 화답이다. 부름은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온다. 그렇지만 부름을 받은 사람은 행동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부름에 화답하는 것은 자아 보존에 필수불가결하다. 어떤 경우에 부름은 오랜 시간에 걸친 헌신이 되어 스스로의 정체성과 운명을 뒤흔들기도 하고,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위해 가장 아끼고 믿는 것들을 내놓는 고난이 되기도 한다.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이렇게 썼다. "내 삶의 목표는 내 직업과 천명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것이오, 두 눈이 하나 되어 앞을 보듯이."

가능성에 이르는 길 사회혁신에 관여하는 사람은 보통 이상주의, 희망, 절박함과는 거리가 멀다.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갖는 사명감 때문에 세상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불완전함을 더욱더 참지 못한다. 그들에게 불완전함이 없었다면 그들이 우리를 고무하고 이끌었을 것이다. 사명감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부족함과 한계를 더욱 절실히 자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완전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거나 성공이 예정된 사회혁신에서 실패란 있을 수 없다는 법은 없다. 쇤펠트의 시처럼 "우주는 우리에게 기회를 남겨두기 때문"이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꿈이 끝내 실현되지 않았다면, 부모는 이제 또 다른 꿈을 꾼다. 민들레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자란다. 개인의 '완전함'과 '사회혁신' 사이에는 아무런 상호관련성이 없다. 사실 사회혁신가에게 완전함을 기대한다는 것은 현상 유지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사실은 복잡계 이론에서 제시한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 나타날 시스템은 상호의존성을 기반으로 번성한다. 최선을 다해 헌신하는 사람은 변화를 만들 수 있지만, 아무도 그에게 책임감을 요구하지 못한다. 게다가 어떤 순간에는 결점으로 보이는 것조차 시스템의 관점에서는 꼭 필요한 에너지를 끌어당겨 기대하지도 않았던 재결합과 새로운 상승효과, 새로운 모습의 흐름을 가져올지 모른다.

고요히 서서

고요히 서 있다는 것은 꼼꼼히 살핀다는 것이다. 잠깐이든 몇 달이든 사회혁신가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과연 내가 옳은 길을 가는 것일까? 우리가 하는 일이 옳다고 굳게 믿지만, 나의 신념이 정말로 참일까?" 사회혁신가와 그들을 후원하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그 해답을 찾을까? 사회혁신을 후원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평가제도에 의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혁신은 창의성이라는 원천에서 흘러나온다. 평가는 원래 중립에서 판단하는 비판적 입장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 사실 창의성과 비판적 분석은 반대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에 자주 병치된다. 평가가 제때에 올바른 방법으로 쓰이지 않으면 사회혁신에 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변화를 바라는 진지한 사회혁신가는 자신의 활동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판단할 방안을 필요로 한다. 올바른 평가 방법은 때때로 사회혁신가가 고요히 서서 상황을 꼼꼼히 살피는 데 도움이 되는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제때에 올바른 평가를 요구하고 사회혁신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평가에 있어 그런 창의적 접근법은 실제로 존재하며, 우리는 그것을 '발전적 평가Developmental Evaluation'라 부른다. 발전적 평가는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통합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혁신적 운동과 개발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평가사정인 사이에 장기적 제휴 협력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평가사정인의 역할은 혼돈 상태에 빠져서 잘못된 출발, 막다른 길, 시행착오라는 특징이 있는 사회혁신의 재조직 예비 국면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그들의 각종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어야 좀 더 정연하고 예측 가능한 개발 국면이 시작되며, 발명이 일어나고, 그 발명이 혁신으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그 아이디어가 발전하여 재조직 국면을 잉태하지 못하면 사실상 혁신은 물 건너간 셈이다. 발전적 평가는 탐구 조사 활동을 육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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