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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소 죽이기

데이비드 번스타인 외 지음 | 한스미디어
신성한 소 죽이기

데이비드 번스타인 외 2인 지음

한스미디어 / 2009년 7월 / 273쪽 / 13,000원



제1부 신성한 소란 무엇인가?



신성한 소란?


힌두교 4대 경전 가운데 하나인 리그베다에는 '소는 신성한 동물이다'라고 써있다. 그렇다면 신성한 소란 대체 뭔가? 힌두교 전통에 따르면 소는 대지의 은총, 모성애, 생명의 존엄성 등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존재다. 비즈니스 세계에 적용하면 '신성한 소'는 사업을 하는 방법에 관한 만고불변의 진리로 여겨지는 원칙이나 격언 같은 것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신성한 소는 바로 사람들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비즈니스 관련 원칙들을 말한다. 물론 이런 것들이 전혀 무가치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모두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상당히 일리가 있으며 가치 있는 격언이라는 평가를 받는 시기도 물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시기를 지나 이제 그 효용성이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원칙들이 비즈니스 문화 속에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문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이 절대 불변의 비즈니스 원리로 변해 마치 새우가 고래를 잡아먹는 형국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없애려는 신성한 소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만고의 진리처럼 떠받들려온 온갖 경구와 격언들이다. 살생부에 들어갈 대표적인 것이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말이다.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이 자명한 말에 감히 시비를 걸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낡은 소를 새 소로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말이 진부하니 소의 목을 과감히 베어버리고 '고객은 멍청하다'라는 신참 소를 데려다 키우자는 말은 더욱 아니다. 우리의 목적은 예전부터 죽 그래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항간에 떠도는 비즈니스 원칙을 무작정 따라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신성한 소 감별법

소위 최고 경영층에 있는 사람들은 신성한 소가 될 송아지를 많이 낳는다. 이들은 시가를 피우며 한 마디 던진다. "그러니까, 다른 곳에서는 보통 어떻게들 하냐고?" 그러면 다른 곳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그것이 '신성한 소'가 되는 식으로, 계속해서 소의 수가 늘어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경영 원칙은 시간이 흐르면서 이 임원에서 저 임원으로, 이 부장에서 저 부장으로 계속 새끼를 치며 자손을 퍼뜨린다.

신성한 소에 목을 매는 사람들을 찾아내기는 아주 쉽다. 대체로 이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누가 뭐라고 지적하지 않는 한 열심히 일하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포용하려 하기보다 일단 반대부터 하는 경향이 있다. 신성한 소를 계속 번식시키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배우거나 변화시켜 나가는 데 도통 관심이 없다. 이들은 현상 유지만을 바랄 뿐이다. 그것만이 유일한 존재의 이유다.

'사람은 절대 하늘을 날지 못한다'는 말은 만고의 진리였다. 이 원칙은 역사, 물리학, 일반 상식 등 쟁쟁한 지원자를 등에 업은 신성한 소의 지존이었다. 라이트 형제가 만약 얼간이 마케팅 부장 밑에서 일했다면 처음 실패했을 때 당장 집어치우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라이트 형제는 나름의 비전을 간직한 채 '인간은 날지 못한다'는 불변의 원칙을 영원히 날려 보냈다. 라이트 형제가 한 가지 원칙을 날려 보내고 나니 이제 그 자리에 다른 소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일반석은 죽어도 못 탄다. 그런데 비즈니스석은 값이 너무 비싼 것 아닌가'라고 하는 훨씬 신성한 소와 씨름해야 한다. 누군가 어떤 소를 죽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소가 나타난다. 그러니 우리는 소 한 마리 처리했다고 해서 유유자적할 여유가 없다.

신성한 소의 활약상

기원전 197년 로마 군대가 세상을 호령하던 때였다. 그런데 마케도니아 군대가 로마 군대의 코를 납작하게 눌렀다. 당시 마케도니아 군대는 전형적인 수비 형 전투 형태로서 16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크고 무거운 창을 들고 겹겹이 나열해 있는 전투 대형을 취했다.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항상 승리를 거두었다. 로마 군대가 평소와 같은 전투 방식으로 이들을 대한다면 또 다시 무릎을 꿇을 것이 뻔했다.

그때 로마군 사령관 한 명이 묘안을 짜냈다.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방법으로 전투에 임해보면 어떨까?" 지금까지는 방패로 무장하고 죽 늘어선 마케도니아군을 향해 정면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썼다. 그러나 이 방법 말고 후방 공격을 가한다면? 뒤에서 갑자기 적군이 나타나면 마케도니아 병사들은 허를 찔려 당황할 것이고 무거운 방패와 긴 창 때문에 쉽게 전열을 정비하지 못할 것이다. 로마군 사령관은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곧장 실행에 옮겼다. 결국 로마군은 전투에서 승리했고 마케도니아 땅을 로마 영토 내에 복속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의 신성한 소는 '적을 마주보며 싸우라'는 것이다. 마케도니아 인은 이 작전 원칙을 믿었고, 그러한 믿음의 결과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를 너무 신봉한 나머지 이러한 전투 원칙에 얽매이지 않는 '괴상한 적'을 만났을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의 과감한 도전을 통해 로마군은 전투에서 승리했을 뿐 아니라 전투 작전상의 신성한 소까지 무찔렀다. 그리고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신성한 소를 죽여야 하는 이유

신성한 소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 그래야만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고 생명까지 구할 수 있다. 비즈니스를 하는데 생명의 위협을 받을 일이 있나? 언뜻 보면 이런 의구심을 갖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렇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신성한 소를 죽이면 밥이 나오지만 그렇지 못하면 내가 죽을 수도 있다. 계속해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되면 결국 파산을 할 것이다. 파산을 하면 가족들이 자신의 곁을 떠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체 뭘 위해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이쯤 되면 결론은 이미 난 것 아닌가? 기존의 원칙을 무작정 따르면 당분간은 편안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은 빈털터리가 되어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이런 종말은 비즈니스맨들이 꿈꾸던 해피엔딩은 분명 아니다.

제2부 비즈니스계의 신성한 소



조사 결과를 항상 믿어라


이 말은 오묘한 철학이 담긴 그럴듯한 말로 들린다. 하지만 이 달콤한 말에 속지 말라. 이제 약발이 다한 신성한 소일뿐이니까.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중국 사람에게 차는 생활필수품이다. 그래서 1997년 베이후아 음료 회사가 중국인에게 차가운 차(茶)를 팔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좋은 아이디어로 보였다. 문제는 베이후아가 시장 조사를 했는데, 조사 결과 중국인들은 차가운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회사는 미련 없이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그런데 다음 해에 다른 음료 회사에서 차가운 차를 시장에 내놓았고 대박을 터뜨렸다. 베이후아는 배가 아파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가슴을 쳤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아본 결과 시장 조사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베이후아는 한 겨울에 시음회를 한 것이다. 추운 겨울 차가운 차를 건넸으니 중국 사람들이 아무리 차를 좋아하더라도 당연히 싫어했을 것이다. 시장 조사는 중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조사를 통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때로는 조사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감을 믿고 신성한 소를 굴복시키는 것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숫자에 초점을 맞추어라

비즈니스에 숫자가 적용되는 한 애매함은 끼어들지 않는다. 사실 숫자는 두루뭉실한 인간적 요소를 배제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인간적 요소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 요소다. 개인과 회사에 각각의 개성과 독특함을 부여해 주는 인간적 요소가 전혀 없다면 이 회사나 저 회사 모두 똑같은 모습이 되어버릴 것이다.

1998년 중국 최대 기업 시노펙은 주유소 네트워크 확장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추진했다. 시노펙은 항상 숫자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과감하게 사세 확장에 돌입했다. 독점사업의 혜택을 누리고 있던 동사의 계획에 걸림돌은 없었다. 2004년이 되자 동사는 중국에서 주유소를 가장 많이 소유하게 되었고, 숫자의 짭짤한 맛(돈맛)도 보게 되었다. 하지만 곧 문제가 발생했다. 슬금슬금 수익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분석 결과 과잉 확장이 화근이었다. 주유소 수가 늘어나면서 주유소 당 판매량이 줄었고 결과적으로 확장 이전에 비해 수익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과도한 주유소 설립으로 인한 간접비가 증가하면서 회사 전체의 수익구조도 악화되었다. 이 회사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숫자에만 얽매이면 낭패를 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즈니스에서 숫자는 절대 목표가 될 수 없다.

개인이 아니라 팀이 해결책을 제시한다

팀에 대한 한정 없는 애정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잭 웰치는 팀별 조직을 강화하고 팀워크 구축을 지시했다. 생산성은 향상되고 수익은 증가했으며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신나는 일 아닌가?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자. 지난 20년간 GE를 이끈 사람은 누구인가? 웰치 팀? 아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 개인으로서의 잭 웰치이다.

방탄조끼를 발명한 스테파니 루이즈 퀄렉은 원래 듀폰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새로운 화학 소재를 개발하는 일을 했다. 그는 연구 작업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아라미드 중합체라고 불린 이 물질은 불투명한 유동성 물질이어서 그를 제외한 다른 팀원들은 모두 이 물질에 대해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대개 연구원들은 아무짝에도 못 쓸 것 같은 이런 물질은 바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다른 물질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혼자 연구를 계속했고 마침내 강도가 뛰어난 합성섬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밀도는 유리섬유의 절반밖에 안되지만 강도는 강철의 다섯 배나 되는 섬유 케블러(방탄조끼의 원료)를 만들어낸 것이다.

항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라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로 그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정말 해결해야 할 문제의 근원이 아닐 때가 있다.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그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정작 눈여겨봐야 할 전체 패러다임을 놓치기 쉽다. 나무는 보되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는 것이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1950년대 쿨 재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음악가이다. 하지만 당시 그는 트럼펫 연주자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실력가는 아니었다. 데이비스는 당시 클럽과 재즈 음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재즈 스타일에서는 자신이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고의 연주자가 되기보다 어떻게 하면 가장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결국 그는 스스로 연주단을 결성하고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복잡한 리듬과 멜로디로 이루어진 비밥에서 벗어나 긴 멜로디 라인과 모달 재즈 실험에 몰두했다. 그 결과 아주 독특하고, 기묘하고, 환상적이고, 감동적인 음반을 만들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라고 지적한 부분을 해결하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그곳에 자신의 재능과 창의력을 쏟아 부었고 마침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리더를 따라하라

성공을 하려면 무조건 리더를 따라하라! 이런 생각에는 일리가 있다.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에게 먹힌 방법이라면 자신에게도 먹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들이 지나온 길을 답습한다면 이들이 짜 놓은 판 위에서 논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이들을 넘어서는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구나 자기 자신만의 성공 철학을 견지하고 있어야 한다. 타인의 성공을 모방해서는 자신의 성공을 이루어낼 수 없다.

1990년대 중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대서양 연안 시장에 진출하자 다른 항공사들이 고전하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린 항공사들의 선택은 리더를 따라하는 것이었다. 컨티넨털 항공은 사우스웨스트와 경쟁하는 노선에 단거리 운항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간접비 규모가 사우스웨스트보다 훨씬 더 컸기 때문에 1년도 못 가서 큰 손실을 입었고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유에스 항공 역시 단거리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2년 만에 모방 전략을 포기했다. 이들 항공사들은 리더를 따라하라는 신성한 소에 끌려 다니는 오류를 범했다. 반면 알래스카 항공사는 절대 리더를 따라하지 않았다. 이 항공사는 업계 최고를 지향하지 않고 그냥 알래스카 지역을 지키겠다는 목표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동사는 명실상부한 이 지역의 맹주가 되었다.

성공은 성공을 부른다

성공은 정말 성공을 부르는 것일까? 누군가 혹은 어떤 일이 한 번 성공했다고 해서 다음번에도 당연히 성공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닐까? 스위스 시계가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것은 기계식 시계 분야였다. 수세기 동안 스위스는 가장 좋은 기계식 시계를 만들어 왔고 스위스의 시계 산업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한편 일본의 시계회사 세이코는 한동안 기계식 시계를 제조했다. 그러나 스위스 시계 회사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였다. 그런 세이코는 이에 굴하지 않고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기계식 시계 제조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저비용 고품질의 전자식 시계 제조에 몰두하기로 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이코는 엄청난 성공을 맛보았다. 동사의 시계 판매량은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그러나 스위스 시계업체들은 기계식 시계 제조를 포기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스위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스위스 업체들은 실패를 모르고 성공만을 거듭하다 보니 미래의 성공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케팅이 전략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

마케팅계의 첫 번째 신성한 소는 '마케팅은 기업 전략의 하위 개념이지 상위 개념이 아니다'라는 말이다. 이 소의 목을 치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서로 비슷한 제품에 차이를 부여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술의 예를 한 번 들어보겠다. 대량 생산 및 대량 생산 판매 체계 하의 미국 맥주는 맛, 가격, 품질 등 제 요소가 평준화되어 있다. 그렇다면 1990년대 중반 버드와이저의 판매량이 치솟았던 요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바로 개구리였다.

1995년 제29회 슈퍼볼 게임이 진행될 당시 버드와이저는 개구리를 등장시킨 상업 광고를 시작했다. 멍텅구리처럼 보이는 개구리가 등장하여 개골개골 대신 '버드' '와이저' '어'라는 세 마디를 읊어대는 광고는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광고를 수십 개 방송에서 다투어 다루었으며 인터넷을 후끈 달구었다. 거기에 각종 금주 단체들의 비난 여론까지 가세하는 등 개구리를 등장시킨 버드와이저 광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3박자를 갖추었다. 이처럼 마케팅은 비즈니스의 뒤꽁무니를 졸졸 좇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즈니스를 주도한다. 이 광고를 만든 사람들은 기업의 전사적 전략에 맞추어 광고 전략을 짜지 않았다. 누군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지 않고 의기투합하여 일을 낸 것이다.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아라

경력자를 뽑으면 장점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요령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해 적응하는 능력이 있어서 회사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처럼 안전한 고용 방식이 과연 가장 바람직한 방식일까? 경험이라는 것이 창의력이나 독창성보다 훨씬 가치 있는 것일까?

벤 슬리니는 미국연방항공관리국(FAA)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는 변호사였다. 이런 경력의 슬리니가 FAA 운용 관리자로 채용된 것은 의외였다. 슬리니는 전에 그런 일을 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새 직장에 출근한 첫날 온 세계가 경악한 9.11 테러가 터졌다. 항공기가 피랍되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통에 업무가 마비되고 통제가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당시 그가 한 일은 미 항공 관리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들이었다. 그는 비행 중에 있는 모든 항공기에 즉시 착륙을 지시했고 항공로를 완전히 봉쇄했다. 역사상 그런 조치를 취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운용 관리자 경력이 있었던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그런 지시를 내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슬리니는 처음 운용관리 업무를 해보는 것이고 FAA라는 조직문화에 익숙해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본능과 직관에 따라 행동했다. 그는 항공기에 대한 신속한 착륙 조치를 취했고 승객 수천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FAA는 초짜를 고용했던 것이 큰 행운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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