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리프레시
사티아 나델라 지음 | 흐름출판
히트 리프레시
사티아 나델라, 빌 게이츠 지음
흐름출판 / 2023년 12월 / 307쪽 / 19,000원
하이데라바드에서 레드먼드까지나는 1992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다. 이 회사에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가득했기 때문인데, 나는 이 26년 전의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혁명을 일으킨 주역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경쟁 상대가 없었던 탓에 결국 어떤 변화를 맞이해야 했다. 긍정적인 변화는 아니었다. 관료주의가 혁신을 대체했고, 사내 정치가 팀워크를 대신했다. 우리는 낙오했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한 만화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상황을 그렸다. 만화 속에서 직원들은 마치 이권 다툼을 하는 조직 폭력배처럼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베테랑 직원이자 순도 100퍼센트의 내부자였던 나는 만화를 보고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하지만 나를 더 괴롭게 한 건 직원들이 만화 내용을 순순히 받아들인다는 사실이었다.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면서 불협화음을 겪은 건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결코 해결하지 못할 문제라고 여긴 적은 없었다. 그래서 2014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세 번째 CEO로 지명됐을 때 회사 문화를 쇄신하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사명이라고 밝혔다. 나는 직원 모두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루고자 했던 목표, 즉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새로고침의 순간이 찾아온다이 책은 혁신에 관한 이야기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과 그들을 돕겠다는 열망을 원동력 삼아 현재 나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진행하는 변화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변화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이미 기술이 일으킨 큰 변화의 물결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인공지능과 혼합현실, 양자 컴퓨팅이 포함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새로운 에너지와 아이디어, 현대 사회의 문제와 우리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고, 혁신 속에서 사람과 조직, 사회가 어떻게 변화(새로고침)할 수 있는지, 변화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인간과 공감(이 자질은 기술이라는 급류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몇 가지 자극적인 질문을 탐구할 예정이다. 인간의 역할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불평등이 해소될 것인가 악화될 것인가? 정부가 어떤 식으로 도울 수 있는가? 다국적기업과 다국적기업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가? 어떻게 우리가 조화롭게 하나로 뭉쳐 새로고침을 실행할 수 있는가?
사람이든 조직이든 사회든 스스로 새로고침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 순간이 오면 다시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마음으로 목표를 재설정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웹브라우저에 있는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는 일만큼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상시 접속 기술 덕분에 직접 찾지 않아도 최신 정보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이 시대에 새로고침 버튼을 누른다고 하면 촌스럽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새로고침을 해낸다면, 사람과 문화가 다시 탄생한다면 르네상스가 찾아올 수 있다. 이것이 애플이 해낸 일이고, 디트로이트가 하고 있는 일이다. 페이스북같이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이 어느 날 성장을 멈춘다면 그들 역시 해야 할 일이다.
마르크스와 락슈미, 그리고 크리켓 영웅그래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 내 자신의 이야기를 말이다. 이 말은 이런 의미다. 존재에 관한, 이를테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같은 질문을 던지는 CEO는 어떤 인물일까? 문화와 생각, 공감 능력 같은 개념이 어째서 내게는 그토록 중요한가? 먼저 내 아버지는 마르크스의 가르침을 따르는 공무원이었고 어머니는 산스크리트어 학자였는데, 아버지는 지적 호기심과 역사에 대한 애정 등 많은 가르침을 주었고, 어머니는 내가 행복하고 자신만만하고 후회 없이 순간을 즐기기를 바라셨다.
한편 어머니는 가정에서든 대학 강단에서든 열심히 일했는데, 유년기의 기억 속에 어머니는 일과 결혼 생활을 병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그래서 돌이켜보면 나는 지적 활동을 향한 아버지의 열정과 균형 잡힌 삶을 향한 어머니의 바람으로부터 골고루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크리켓은 지금도 내가 즐기는 취미인데, 나는 학교에서 선수로 뽑힐 만큼 크리켓에 소질이 있었다. 그런데 나는 크리켓에 열정을 쏟아 붓기는 했지만, 컴퓨터도 그에 맞먹을 정도로 좋아했다.
목표를 잃지 말고 즐겁게 온 마음을 기울여라나는 인도 공과대학교(IIT) 입학시험에서 낙방했다. 하지만 내게는 공학 공부를 계속할 길이 2가지 남아 있었는데, 비를라 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나 마니팔 공과대학교 전기공학과에 진학하는 길이었다. 나는 전기공학을 계속한다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에 따라 마니팔 대학교를 선택했는데, 내 예감은 옳았다. 전기공학은 실리콘밸리로, 최종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어지는 학문적인 길을 열어주었다. 대학교 졸업 후에 나는 미국에 있는 몇몇 대학교에도 원서를 냈고, 위스콘신 대학교 컴퓨터 과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 석사 과정을 마친 후에는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independent software vendor, ISV)에서 일을 했다.
이후 나는 첫 직장인 실리콘밸리의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이하 ‘선’)에서 일하기 위해 1990년 밀워키를 떠났다. 당시 선은 워크스테이션 업계의 최강자였다. 한편 내가 선에서 보낸 2년간 컴퓨터 업계는 엄청난 과도기를 겪고 있었다. 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간절하게 바라보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선이 개발한 아름답고 강력한 32비트 워크스테이션과 운영 체제를 애타게 쳐다보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선에서 내게 이메일 프로그램 같은 데스크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몇 달 동안 나는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로 파견돼 로터스 직원들과 함께 로터스의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인 로터스 123을 선 워크스테이션에서 동작하도록 변환했다.
그리고 1992년 나는 또다시 인생의 갈림길에 섰다. 세상을 바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기도 했고, 대학원에서 MBA를 따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마니팔에서 있는 아누와 결혼해서 그를 미국으로 데려오고 싶었다. 그런데 이전에도 그랬듯이 내게 세부적인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레드먼드에서 걸려온 전화가 예상하지 못한 새 기회를 주었다. 또다시 내가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는 순간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하이파이브 /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다당시는 윈도우 3.1이 막 공개돼 윈도우 95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었고 가장 중요한 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소니가 시디롬을 발표했고 최초의 웹사이트가 등장했지만 인터넷이 거대한 물결을 일으키기까지는 2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PC 판매량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어느 때보다 적절한 시기에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다른 기업과 경쟁하고 업계를 이끌 자원과 재능, 그리고 비전이 있었다. 나는 내 앞에 놓인 길을 따라 인도의 집에서 위스콘신의 대학원과 실리콘밸리의 선을 거쳐서 레드먼드로 향했다. 여름 내내 채용 과정을 단계적으로 거친 끝에 나는 윈도우 NT 담당자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보내는 시간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나는 스티브 발머를 처음 만났다. 내 사무실에 들른 스티브는 마이크로소프트 입사를 축하하는 의미로 나와 뜨겁게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그것이 이후 수십 년간 스티브와 수없이 나눈 흥미롭고 즐거운 대화 가운데 첫 번째 대화였다. 그때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진정한 사명감과 에너지가 존재했다. 한계란 없었다.
윈도우 NT 팀에서 몇 년을 보낸 뒤에 네이선 마이어볼드가 꾸린 신기술 그룹에 합류했는데, 타이거 서버(Tiger Server)라는 암호명으로 불린 프로젝트에 제품 관리자로 합류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나는 겸허해졌다. 타이거 서버는 VOD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 프로젝트였다. 케이블 회사가 VOD 제공에 필요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넷플릭스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대세로 정착시키기 몇 년 전이었다. 그러나 우리 팀이 ATM(비동기 전송 방식) 네트워크를 이용해 타이거 서버를 출시하려던 바로 그 순간 인터넷이 탄생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타이거 서버는 퇴물로 전락했다. 한편 아누는 시애틀로 날아와 나와 하나가 됐다. 우리는 시애틀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통찰하다
크리켓이 가르쳐준 리더십의 원칙크리켓은 내가 CEO로 일하는 지금까지도 리더십 원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 번째 원칙은 불확실하고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열정적이고 씩씩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나 평판보다는 팀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원칙은 공감 능력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며, 그 이유는 자신이 이끄는 구성원들의 자신감을 키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1996년 8월, 아들 자인이 태어난 순간은 아누와 내 인생에서 분수령이 됐다. 자인이 신생아가사를 겪으면서 우리 인생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대응 방법을 배워야 했다. 자인이 집중치료실(ICU)에서 나와 집으로 왔을 때 아누는 이런 깨달음을 바로 체득했다. 매일 자인에게 다양한 치료가 실시됐다. 물론 자인은 부모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ICU 시절을 보낸 뒤에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다음에 아누는 매일 사랑이 어린 손길로 자인을 신생아용 카시트에 눕히고는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가서 몇 시간 동안 치료를 받게 했다. 정말 사람을 지치게 하는 과정이었다. 시애틀 아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문이 닳도록 드나들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CEO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고 난 후 자인이 입원한 집중치료실을 둘러보았다. 의료 기기들이 부드럽게 웅웅대고 삑삑대는 소리가 가득한 방이었다. 내 눈에 사물들이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보였다. 나는 얼마나 많은 기기가 윈도우 위에서 동작하는지, 어떤 식으로 기기가 클라우드와 연결되는지 알아차렸다.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하는 일이 상업적 행위를 뛰어넘어 연약한 젊은이가 삶을 이어나가게 도와주었다는 날카로운 깨달음이었다. 내 깨달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및 윈도우 10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자인 덕분에 나는 부모님에게서 배웠던 아이디어와 공감 능력을 매일 끌어내야 했다. 나는 라틴아메리카 출신을 만나든, 중동 출신을 만나든, 미국 내의 다른 도시 출신을 만나든 늘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각, 그리고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에게 공감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열망, 그리고 상대방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은 덕분에 나는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매일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본다면 공감하는 리더가 절대 되지 못한다. 공감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으로 나가 현실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의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적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야 한다. 이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선 기술과 클라우드 기술의 도움을 받는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는 경우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막연한 추측이나 짐작을 합리적인 예측으로 바꾸어 현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지식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클라우드 컴퓨팅에는 삶과 기업,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클라우드 혁명에 동참하다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위로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자금 공급원인 PC 출하량이 상승세가 꺾이고 잠잠해졌다. 그사이 애플과 구글이 출시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검색과 온라인 광고 분야의 수익을 늘려갔다. 이 기간에 아마존은 조용히 아마존 웹서비스(AWS)를 시작해 수익성이 뛰어난 고속 성장 산업인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이후 몇 년간 최강자로 자리 잡을 기반을 닦았다.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이미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한편 2008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클라우드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는 명성에 걸맞게 경쟁 무대를 폭넓게 바라보는 시각과 전략을 갖추고 있었다. 항상 대담하고 용감하며 열정적인 리더로 유명한 스티브가 어느 날 내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스티브는 내가 훗날 빙(Bing)이라는 이름으로 재출범한 온라인 검색 및 광고 부문을 이끄는 기술 책임자가 되기를 바랐다(마이크로소프트가 최초로 진출한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였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검색 엔진은 경매라고 불리는 광고로 수익을 올린다. 광고주는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어울리는 검색 키워드에 입찰을 하고, 키워드를 낙찰 받은 광고주는 검색 결과창에 관련 광고를 게재할 기회를 얻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 분야에서 낮은 시장점유율 때문에 고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티브는 검색 사업에 투자했다. 그래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와 오피스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경쟁하고 최고의 기술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에 맞설 답을 내놓으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엄청나게 압박했는데, 그 답이 스티브가 나를 합류시킨 그 사업이었다. 스티브의 제안은 흥미롭게 들렸다. 당시 나는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나믹스(마이크로소프트의 CRM, ERP용 기업 솔루션)에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훗날 노스다코타 주지사로 선출된 더그 버검에게서 물려받은 일이었다. 참고로 더그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리더로서 내가 더 완벽한 리더가 되도록 가르쳤다. 더그는 사업과 일을 별개로 생각하는 대신 사회라는 더 큰 구조의 일부로,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했는데, 그에게 배운 몇 가지 가르침은 CEO인 지금의 나를 이루는 중요한 한 축이다.
참고로 다이나믹스를 이끄는 것은 꿈같이 멋진 일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한 사업 부문을 운영할 기회를 얻었고, 나는 이를 위해 5년에 가까운 준비 기간을 보냈으며, 내가 마이크로소프트 안팎에서 맺은 모든 관계는 다이나믹스 사업을 전진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스티브의 제안이 나를 안락한 공간 밖으로 밀어냈다. 나는 소비자와 대면하는 사업 부문에서 일한 적이 없었고 실제로 검색 엔진이나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 동참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밤, 회사에서 기나긴 하루를 보낸 나는 차를 몰고 88번 건물로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 검색 기술 팀이 자리 잡은 곳이었다.
나는 복도를 따라 걸으며 어떤 사람들이 이 팀에서 일하는지 보기로 했다. 이런 방법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으로 회사가 내게 맡긴 팀과 공감할 수 있겠는가? 저녁 9시경이었다. 하지만 주차장은 꽉 차 있었다. 나는 지친 몸으로 일과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과 마주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모든 팀원이 책상 앞에 앉아 식당에서 포장해 온 음식을 먹으며 일하고 있었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본 광경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 때문에 저렇게 일하는 거지? 88번 건물에서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날 밤 나는 인터넷 검색 기술 팀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스티브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