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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스토리

레인 캐러더스 지음 | 미래사


다이슨 스토리

레인 캐러더스 지음

미래사 / 2011년 6월 / 230쪽 / 13,500원



1. 집안에서 찾은 공학




다이슨이라는 회사가 멋진 이유는 우리로 하여금 중요한 주제들을 살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사업의 성장, 제품 디자인의 역할, 혁신이 어떤 때 성공하고 또 실패하는가 하는 문제들이다. 그리하여 각각의 요소는 어떻게 맞아들어가는지를 살피고 현대 비즈니스를 이해하고자 한다. 다이슨 이야기의 요점을 익히기 위한 몇 가지 포인트를 살펴보자.

어떤 회사인가? 다이슨은 영국 회사로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한다. 생산 거점은 말레이시아에 있다. 주 생산품은 진공청소기이며 세탁기도 만든다. 동사는 영국, 호주, 서유럽과 미국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제임스 다이슨은 누구인가? 산업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이다. 그는 진공청소기로 성공했지만 처음에는 진공청소기를 만들거나 팔 생각이 없었다. 그냥 자신이 개발한 사이클론 기술(cyclone technology)을 다른 사람에게 팔고 계속 디자인을 할 생각이었다. 싸이클론 기술이란? 이 기술은 기존 청소기와는 달리 진공 청소기를 몇 번 쓴 뒤에도 잘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이슨에서는 ‘흡입력을 잃지 않는 no loss of suction’이라고 부른다. 다이슨 청소기가 공기를 빨아들이는 방식은 기존 제품과 똑같다. 다이슨은 그저 빨아들인 공기에서 먼지를 뽑아냄으로써 청소기가 계속 작동하게 하는 똑똑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1978년 비 내리던 어느 오후, 제임스 다이슨이라는 발명가이자 기업인은 아주 짜증이 나 있었다. 후버사에서 만든 진공청소기 때문이었다. 몇 번이고 청소기를 분해하길 반복한 끝에 그는 먼지가 먼지봉투의 미세한 구멍을 막으면서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얼마 뒤 그는 우연히 마치 태풍과 같은 회전력으로 먼지를 제거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먼지봉투가 들어있는 청소기 때문에 애를 먹었던 경험을 떠올렸고, 집에 있는 청소기와는 완전히 다른 먼지 제거 방식을 택한 청소기를 발명하기로 했다. 그의 집 뒷마당 창고에서 3년을 실험한 끝에 사이클론 방식으로 불리는 진공청소기가 탄생했다.

기업이나 조직에는 신화가 있게 마련이다. 신화는 단지 거창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기업이나 조직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전달하는 스토리이다. 휴렛과 패커드는 좁은 창고에서 전자 장비를 만들면서 HP를 일으켰고, 혼다 소이치로는 판잣집에서 자전거에 엔진을 붙이는 일로 자신의 제국을 세웠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런 신화를 의식적으로 반복하면서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런 신화는 직원과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신화를 통해 왜 그 회사에서 일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는다. 이런 신화는 흥미와 신뢰를 형성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다이슨의 이야기가 강력한 이유는 바로 거기에 브랜드의 세계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다이슨 제품을 사면 그들의 세계관을 함께 구매하게 된다. 모든 물건은 더 개선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세계관 말이다. 다이슨의 이야기는 진보에 관한 멋진 이야기이다. 작은 불편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경험하게 될 무기력과 무관심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서사다.

2. 작동하거나 말거나



소비자들이 왜 다이슨 제품에 끌리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영국, 독일, 미국에서 시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를 위해 우리는 진공청소기를 쓰고 있으며 다이슨 브랜드에 대해 들어본 18~64세 소비자를 뽑았다. 우리는 마인드 리더라는 기법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특정한 대상에 대한 연상되는 것을 3가지로 나누고, 각각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그럼 영국, 독일, 미국에서 다이슨하면 떠오르는 주요한 의미(연상)을 살펴보자. 영국에서는 50%의 사람들이 다이슨 제품의 주요 특징으로 ‘먼지봉투가 없다’를 꼽았다. 33%는 우수한 성능, 30%는 힘을 꼽았다. 독일에서도 먼지 봉투가 없다는 것과 ‘100% 흡입’ 같은 특징을 꼽았다. 세 나라 모두에서, 유일한 부정적 연상은 비싼 가격이었다. 특히 미국에서 ‘비싸다’라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다이슨에 대한 평가는 비슷했다. 성능이 좋다. 다른 청소기와는 다르다. 디자인이 뛰어나다. 그리고 비싸다. 솔직히 모든 영업맨이 꿈꾸는 조합이다.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기술 구조 핵심은 사이클론 식 구조에 있다. 이 구조는 빨아들인 공기 속에서 먼지를 제거함으로써 기존 먼지봉투 방식에 비해 흡입력이 강력하다. 조사에 따르면 이런 기술을 이해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이런 점은 다이슨 직원들을 좌절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들은 스스로 진보 DNA를 물려받았으며, 기술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이슨이라는 회사가 그저 먼지를 잘 빨아들이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충분하지 않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도 알길 원한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사이클론 방식이 어떻게 그리고 왜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중 사이클론, 헤파 필터, 회전 브러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다이슨은 엔지니어가 주도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다이슨은 두 가지 측면에서 통상적인 접근법과 다르다. 다이슨의 직원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첫째, 진공청소기와 가전제품 산업은 게으른 장사꾼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다. 그들은 먼지봉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새로운 기술과 창의성을 통한 진보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그런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문화 때문이다. 더 명확히 사고하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제대로 투자한다면 많은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

혁신의 동력은 그때까지 있는 것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된다. 맨디 하버만이란 발명가는 얼굴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기존 컵보다 쉽게 물을 마실 수 있는 하버만 피더(Haberman Feeder)라는 컵을 발명했다. 그녀가 이런 발명을 하게 된 계기는 딸 에밀리 때문이었다. 에밀리는 선천적으로 물을 마시기 어렵게 태어났고, 하버만은 자기 딸이 기존 컵으로는 물을 마시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하다 직접 혁신적인 발명을 하게 되었다.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멋진 제품을 만들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뭔가 개선이 필요한데, 아무도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없었죠. 제 발명의 힘은 분노에서 옵니다.” 그녀의 말은 기존 진공청소기의 성능에 좌절하고 분노했던 제임스 다이슨의 경우와 비슷하다.

중요한 점은 엔지니어들이 단지 좋은 성능을 내는 제품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분명히 논리적인 생각 없이 어떻게 무엇을 받아들이겠는가? 제임스 다이슨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하는 일 가운데 상당수는 아주 지겨워요. 하지만 알면 알수록 얼마나 멋진지에 빠져들 겁니다. 끊임없는 실험과, 제대로 작동할 때와 하지 않을 때의 차이가 우리에게 노하우를 얻게 해주고, 특허가 되고 우리의 기술이 됩니다." 다이슨사는 그들 스스로를 브랜드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누군가를 속이고 등쳐먹는 일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은 이념의 대변자들이다. 더 나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엔지니어의 이념 말이다.

3. 멋진 삶, 안식처와 가정용 무기



심리적으로 자기 결정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집을 들여다보며 가꾸고 있다. 이런 경향을 ‘안식처에 대한 추구’ 라고 부른다. 안식처에 대한 추구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공간을 디자인하기.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점점 더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새롭게 배치하길 원한다. 둘째, 공간을 청소하기. 이 경향은 좀 더 안전하길 바라는 욕구를 반영하는데, 청결함은 안전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셋째, 공간을 소유하기. 한 가정에서도 각자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각자 공간의 가치와 안전함을 되찾기를 원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앞에서 살펴 본 세 가지 현상의 교차점이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집안 공간과 그 유지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 먼지와 오물에 대한 거부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점점 환경이 영향을 미치는 알레르기, 천식, 피부질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브랜드를 만났다. 바로 다이슨이다. 다이슨이 훌륭한 이유는 제품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무너뜨린 데 있다. 다이슨의 진공 청소기 DC01은 기존 청소기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그 중 하나는 청소기는 여성들이 주로 쓰기 때문에 디자인이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러운 먼지나 오물이 여성 사용자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금기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DC01은 반대였다. DC01은 마치 런던에 있는 로이드 빌딩처럼 투명하게 빨아들인 내용물을 밖으로 보여준다.

DC01이 깬 또 다른 통념은 사람들이 먼지를 역겨워하면서 보기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DC01은 오히려 먼지를 다 보여줌으로써 이 기계가 더러움을 제거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청소기 몸체다. 이 몸체 구조 하나하나에는 목적이 있다. 높이 조절 장치, 페달, 전선 감개, 그리고 청소기에 달린 브러시와 노즐은 인체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 ‘해군 애완용 로봇’이라 불리는 DC08 모델도 마찬가지다. 8개의 작은 사이클론이 빨아들인 공기에서 먼지를 제거한다. 마치 잔 근육이 잘 발달한 운동선수 같은 모습이다. 다이슨 청소기는 가정의 영역을 활보하는 기계이자, 아주 멋진 자신만의 근육인 셈이다.

인간에게 물건이란 우리 자신과 세계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그렇다면 다이슨은 나와 세계 사이에서 어떤 대화를 일으키는가? 다이슨의 제품이 전달하는 가장 큰 것은 능력이다. 다이슨 제품을 통해 우리는 좀 더 효율적이고 만족도가 큰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 우리는 다이슨 청소기로 청소를 하면서 더 큰 만족감을 얻는다. 한 사용자는 이렇게 말했다. "다이슨을 쓰면 스스로 일을 아주 잘 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일본과 영국의 가정에서는 다이슨 청소기와 관련하여 이런 대화가 오간다. "정말 이상하게(외계 물체처럼) 멋지게 생겼어." "분홍색이잖아." "안에 든 먼지를 볼 수 있어." 처음 두 문장은 청소기 소유주에게 이런 생각을 하게 한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런 청소기를 살 수 없을 거야." 이들은 동료나 친구들보다 자기 자신을 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마지막 문장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다이슨 청소기를 산 사람들이 합리적인 이유로 그들이 지불한 비싼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기)안에 든 것을 좀 보라고. 믿을 수 없을 거야." 이런 대화는 다이슨 청소기를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 집의 청결도와 함께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걱정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재미없는 일을 보상해 줄 무엇이다. 동시에 우리의 사회적인 지위를 나타내면서 말이다.

4. 모험



제임스 다이슨의 이야기가 생명력이 있는 이유는 정의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진실되고 자신의 관점을 꺾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어려서 미술에 재능을 보인 다이슨은 1966년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이곳에서 다이슨은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을 공 모양으로 만들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당시 글로체스터셔에 있는 농가로 이사를 한 그는 직접 손수레를 밀면서 일을 했다. 무거운 짐을 실은 외발 손수레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조그만 균형을 잃으면 쓰러지기 일쑤였고, 뾰족한 몸체 때문에 다리와 몸에 상처가 나는 경우도 잦았다. 그 결과 태어난 것이 볼배로(ballbarrow)이다. 자전거 바퀴처럼 생긴 기존 수레의 바퀴를 플라스틱 공으로 바꾼 제품이다.

자신감을 얻은 다이슨은 회사에 사표를 내고 커크-다이슨이란 회사를 차렸다. 창업한지 2년도 안 되어 볼배로는 손수레 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판매는 늘었지만 커크-다이슨사는 재정적으로 어려웠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빚이 늘어났고,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다이슨의 지분이 줄었다. 이사회에서 창업자인 다이슨을 쫓아내면서, 다이슨은 볼배로에 대한 권리를 잃었고 공동 투자자였던 누나와의 관계에도 금이 갔다.

커크-다이슨과의 관계가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을 때 실의에 빠진 다이슨은 진공청소기로 집안을 청소하며 시간을 보냈다. 볼배로의 탄생에서 보듯, 새로운 시도는 필요와 관찰,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이런 요소들은 기존 제품에 품고 있었던 좌절감과 만나 혁신이 된다. 진공청소기의 경우 그 좌절이란, 점점 떨어지는 흡입력이었다. 다이슨은 진공청소기를 손수 뜯어보고, 청소기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가 먼지가 먼지봉투의 미세한 구멍을 막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다이슨은 제조업체들의 못된 마음과 무관심, 잘 속아 넘어가는 소비자들, 그리고 기술 진보에 대한 기본적인 모욕에 분노를 느꼈다.

다이슨이 진공청소기의 문제 해결에 대한 힌트를 얻은 것은 우연이었다. 볼배로 제조 과정에서 에폭시 가루를 뿌리는 작업이 있는데, 상당수의 에폭시 가루는 제품 표면에서 빗나가고, 이런 가루를 공기로 빨아 올려야 한다. 제조업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뿔형의 구조물을 만들고 그 곳으로 가루가 섞인 공기를 회전시켜, 가루만 원뿔 아래쪽에 모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다이슨은 우연히 제재소에 갔다가 이 장치를 보고 집안에서 쓰는 진공청소기의 문제를 연결시킨 것이다.

빈털털이지만 열정이 되살아난 다이슨은 땅을 팔고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3년 동안 창고에서 시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다이슨식 청소기가 완성되었다. 다이슨이 새 진공청소기의 생산권을 다른 회사에 팔수만 있다면 두둑한 수수료를 챙기고, 제품이 팔릴 때마다 로열티를 받을 수 있었다. 다이슨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팔기 위해 유럽과 미국의 많은 기업들을 찾아 다녔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다이슨을 받아들인 사람이 있었다. 에이펙스라는 일본의 명품 수입업체가 잡지에 실린 다이슨의 시제품을 보고 연락을 해 온 것이다. 다이슨은 1년을 도쿄에 머물면서 생산과 디자인을 직접 감독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청소기가 지-포스(G-Force)이다.

다이슨은 에이펙스와 계약을 맺은 후 3년 후인 1990년이 되어서야 재정적인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다시 결정의 순간이 찾아왔다. 다이슨이 엔지니어이자 디자이너에서 제조업자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대기업들과의 특허 소송으로 악전고투하면서도 그는 영국 치펜햄에 공장을 짓고 신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DC01은 다른 진공청소기보다 2배나 비쌌지만 출시와 함께 주문이 밀려들었다. "DC01은 저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디자인했습니다. 혁신에 혁신을 더해서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 올라섰죠." 그렇게 해서 여러분들 집에 다이슨 청소기가 놓이게 된 것이다.

5. 기업가 이야기



인간은 우리가 어떻게 이 자리에 왔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앞으로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설명하고 싶은 간절한 욕구를 갖고 있다. 서양에서 그런 대표적인 이야기는 조셉 캠벨의 책 『천 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다. 캠벨은 세대와 지역, 문화를 가로지르는 수천 가지 이야기와 신화를 하나로 묶고, 거기에서 패턴을 찾아내었다. 여기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야기가 ‘평범한 세계’에서 벗어나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모든 사회는 사람들에게 각자 자기 버전으로 영웅의 모험을 권한다. 군사 중심 문화권에서는 이런 영웅으로 전사를 등장시킨다. 전사는 적과 싸워 이기고 고향으로 땅과 명예를 가져온다. 종교에서는 극단의 상황에서 자신의 신념을 실천해 불멸의 존재로 기억되는 개인의 이야기를 강조한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성공한 회사와 기업가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기업가의 모험은 자본주의식 영웅 신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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