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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비즈니스 트렌드

권기대 지음 | 베가북스


2027 비즈니스 트렌드

권기대 지음

베가북스 / 2026년 9월 / 448쪽 / 25,000원





제1부 거시경제 _ 나무를 세기 전에 숲을 음미하라



한 달에 1,000억 달러 넘게 수출하는 나라


독일·중국·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간 수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년 같은 달보다 70.9% 증가했고, 월간 무역수지는 361억 5,000만 달러 흑자였다. 2026년 6월에 한국이 기록한 수출의 새 역사다. 상반기 전체로는 4,967억 달러로 2026년 총수출이 1조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커졌다. 주인공은 역시 6월 한 달에만 448억 2,000만 달러어치가 팔린 반도체였다. 상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25년 연간 실적을 넘어버렸다. 실적 폭등은 물량이 아니라 가격 덕분이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이 상반기 내내 무섭게 올랐던 것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수출도 28% 증가했고,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8개의 수출이 늘어났다. 자동차만 해도 내연차 수출은 줄었지만, 전기차·친환경차 수출은 늘었다. 질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얘기다.

그럼, 성장률을 3%로 올려야 하나: IMF는 한국의 2026년 성장률을 1.9%에서 발표 대상 30개국 중 최고인 2.6%로 끌어올렸다. 6월 말엔 8개 주요 투자은행이 평균 3.0%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런 낙관을 맛본 건 8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년 1.85%에서 2026년 1.66%, 2027년 1.52%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2년 3.62% 이후 해마다 하락해왔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투자 둔화, 생산성 정체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단기 성장률이 반도체 호황 덕분에 높아지긴 했지만,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잠재력까지 좋아진 건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은행도 반도체 부문이 다른 부문의 인력과 투자를 흡수해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네덜란드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의 고견을 빌자면, 노동시장을 개혁하고 규제를 완화하며 생산성 중심으로 구조를 개혁하는 게 답이다. 반도체로 창출되는 초과이익을 일회성으로 분배할 게 아니라, R&D와 설비투자로 이어지게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얘기다. 정부의 해답은 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경쟁력 강화, 피지컬 AI 8대 분야 현장 실증, AI 데이터센터 산업생태계 조성이라는 ‘3대 메가 프로젝트’로, ‘2027년 예산안’에 담겼다.

2027년도 마찬가지, 신기술을 눈여겨보라


“트렌드를 읽고 싶으면 삶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에 주목하라.”:
나는 2024년부터 항상 그렇게 강조했다. 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는 건 우리 일상을 혁신하는 기술이며, 투자 수익의 극대화를 원한다면 그런 첨단기술의 발전에 항상 민감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업계·학계는 어떤 새 기술을 주목하고, 투자하고, 지원하는가? 그 방향으로 눈을 부릅떠야 한다. 바로 거기에 성장동력이 있고, 바로 거기서 혁신이 이루어지고, 바로 거기서 거대한 수익이 창출되니까.

우리 정부의 7개 미래 성장동력과 그 핵심 과제:
반도체에 버금가는 경쟁력과 과학기술력을 원하는 우리 정부는 2026년 8월 소위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컴퓨터, 우주 항공, 첨단 바이오, 핵심광물 이 7개 분야 첨단기술을 핵심 전략자산으로 키우겠다는 뜻이다. 일견 내 일상과 다소 거리가 느껴질지 모르나, 이런 분야의 혁신은 장기적으로 내 업무와 경제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부가 선정한 7대 성장동력은 모두 첨단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K-반도체가 마련해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해 미리미리 AI 이후의 먹거리를 찾아놔야 한다. SEED는 ‘파괴적 혁신을 위한 새로운 전략적 엔진(strategic emerging engines for disruptive innovation)을 의미한다지만, 그 자체로 씨앗을 뿌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이런 씨앗을 뿌려야만 장차 거대하고 이로운 나무로 자랄 테다. 차세대 원전 SMR은 2027년에야 겨우 설계 착수,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기술의 상용화는 2040년대, 양자 칩 제조 역량이 세계 최고에 이르려면 적어도 10년,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목표도 2035년 등, 7대 프로젝트의 목표는 길게는 20년 후에야 달성된다.



제2부 K-반도체 _ 한국은 ‘반도체 나라’다



메모리 센트릭의 시대가 도래하다


1983년 2월 삼성전자가 ‘도쿄선언’으로 반도체 진출 의지를 밝히자, 일본 미쓰비시종합연구소 등은 다섯 가지 ‘불가론’을 들며 싸늘하게 비웃었다. 이후 40년, 오만한 예상은 완벽한 오판으로 증명됐고 일본 업체들은 대충 사라졌다. 이제 한국은 반도체 전략의 요충지이며, K-반도체는 엔비디아·TSMC 등과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한낱 ‘데이터 창고’였던 메모리는 AI 연산의 ‘핵심 엔진’으로 둔갑했고, 프로세서 속도를 못 따라가던 한계는 우리 HBM이 해결했다. 메모리 1~2위 기업 동시 보유, HBM 시장 80% 장악이 K-반도체의 위상이다.

한국 총수출의 36% 정도를 차지하는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심장이다. ‘삼전·닉스’의 이익이 한국 기업 총이익의 70%이며 시가총액 비중도 40%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설계, 파운드리, 제조를 모두 하는 세계 유일의 종합 반도체기업(IDM)이며, HBM 공정 기술력이 남다른 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시장을 단단히 그러잡았다. 다만 하나의 산업에 집중하느라 다른 산업은 경쟁력을 잃는 ‘네덜란드병’에 걸려서는 안 된다. K-반도체의 최다 수입국은 AI 관련 설비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29%)이다. 그다음은 홍콩(15.6%), TSMC가 있는 대만, 미국(13.8%) 순이다. K-반도체의 대만 수출은 결국 상당 부분 미국 수출인 셈이다.

AI 컴퓨팅의 중심에 선 메모리:
AI가 판을 뒤집는 바람에 고성능 D램인 HBM과 저장장치인 SSD가 중심에 섰다. 이처럼 AI 연산의 축이 프로세서에서 메모리로 옮겨가는 현상을 ‘메모리 중심 컴퓨팅(memory centric computing)’이라 부른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6년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전년보다 약 4배 성장한 1,500조 원, 2027년엔 약 6배 커진 2,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2026년엔 메모리 시장 덩치가 파운드리의 2.5배가 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서버(48%)이며, 모바일 기기(22%), PC(10%), HBM(9%) 순이다.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베라 루빈’의 총원가 중 메모리 반도체가 62%가량을 차지한다는 추산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2026년이 AI 인프라 확장의 황금 연도라면, 2027년은 AI가 온디바이스로 완전히 스며들어 반도체 시장 1조 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본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메모리의 절반 이상이 장기 계약(LTA)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

우리가 알던 예전의 메모리가 아니다: 메모리 비즈니스는 늘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사이클 비즈니스였으나, AI 시대를 맞아 주문형 계약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공급이 뜻대로 늘어날 수 없으니 수요자는 장기 계약을 맺자고 나서고, 계약기간이 길게는 5년이며 물량까지 못 박아 구속력도 강하다. 최근 LTA에 기반한 메모리 공급 부족은 2027년에 더욱 심해졌다가 적어도 2028년까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닥치고’ 생산능력을 키우라: 사상 초유의 공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 사업장 부지에 월 10만 개 안팎의 웨이퍼를 생산할 D램 공장을 조성한다. 이는 2026년 6월 발표한 400조 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는 별개 프로젝트다. 용인 신공장 건설 시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은 15%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6세대 HBM4용 D램 등을 만들어내고 있는 평택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낸드플래시, 우리도 반도체 랠리에 합류: AI와 자율주행의 시대가 펼쳐지면서 데이터 창고인 낸드 수요가 급증해 낸드 시장도 초호황 국면이다. AI 인프라 확대로 기업용 SSD 수요가 폭증하며 2026년 1분기 글로벌 5대 낸드플래시 업체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3.7% 급증했다. 2026년 5월 초 낸드 현물 가격은 27.04달러로, 8개월 만에 D램 가격을 넘어섰다.

낸드 뜨자 장비업체도 ‘들썩’: 낸드는 수직으로 셀을 겹겹이 쌓는 구조여서 단수가 높아질수록 고난도 공정을 반복하게 되며 장비도 첨단화한다. 정밀 기술이 요구되는 박막 증착 장비 공급사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테스, 감광액 제거장비의 피에스케이, 3D 웨이퍼 검사 장비의 넥스틴 등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10세대 낸드(V10)’ 경쟁도 뜨겁다. 삼성전자는 430단 10세대 낸드를 2027년 양산할 예정이고, 하이닉스는 300단 대 중후반 낸드를 2026년 내 양산한다는 목표다. 두 회사는 칩 두 개를 돌기 없이 하나로 포개는 신공법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한다.

HBM, 전개 방향과 속도는 예측 불허


마냥 단순하지 않은 HBM과 D램 관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6년 HBM 시장 규모를 전년보다 58% 증가한 546억 달러로 추산하면서, 2030년엔 980억 달러(147조 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5세대 HBM3E까지 압도적 우세를 보여온 SK 하이닉스는 당분간 선두 자리를 지키긴 하겠지만, 점차 경쟁사들에 점유율을 내줄 수 있다. 2026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기대작 ‘베라 루빈’은 성능을 다섯 배 이상으로 높인 차세대 ‘괴물 AI 가속기’다. 그 흥행을 좌우할 부품이 HBM4인지라, 엔비디아는 엄청난 성능을 요구했고, 그런 성능과 수율을 맞춘 것은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뿐이다. HBM4 납품 전쟁의 승자가 됨으로써 K-반도체는 적어도 2년 더 HBM 패권을 지키게 됐다.

현재 HBM 가격은 비교적 낮은 수준에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D램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역설적이다. 하지만 2027년부터는 HBM 단가가 상승하며 가치를 더욱 입증할 것이다. 물론 HBM4에서도 엔비디아의 1차 공급사는 하이닉스이겠지만, 삼성전자는 HBM4와 HBM4E를 앞세워 엔비디아 외에 AMD, 구글, MS 등으로 고객을 다변화하며 점유율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GPU 업체와 주문형 반도체 기반 하이퍼스케일러로부터 HBM 공급 협력 요청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일부 시장조사업체들은 2027년 HBM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37~39%까지 오르는 대신 하이닉스는 38~40%로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양사의 대결은 한층 치열하면서도 재미있어질 것이다.



제3부 K-에너지 _ 세상의 모든 가능성, 에너지로부터



AI 시대의 승자, 구글도 엔비디아도 아니다


AI 시대의 승자는 누구일까? 그 모두가 승자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비즈니스도 전력 에너지 없이는 말짱 헛일이다. 에너지 인프라 없이는 AI도 없다. 하물며 ‘전기 먹는 하마’인 AI임에랴! 번지르르한 AI 기술 뒤에 진짜 돈을 버는 알짜기업들은 따로 있다. 발전 → 송전 → 변전·배전 → 저장 → 소비로 이어지는 전력 인프라 가치사슬에 AI의 미래가 걸려 있다. 전력 인프라의 주인공 HD현대·두산·효성·LS그룹이 재계 순위까지 뒤흔드는 이유다. 오죽하면 미국 AI 데이터센터 투자사들이 전력 발전 자산을 확보하겠다고 직접 나서고 있겠는가. 구글은 7조 3,000억 원을 들여 재생에너지 개발사를 사들였고, 셰브런도 MS의 AI 데이터센터에 20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장기계약을 맺었다.

K-에너지, 어느새 이렇게 촘촘히 준비했을까?: K-에너지 관련 주가는 반도체에 이은 증시의 새 유망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내수시장 건사하기도 벅차했던 K-에너지 기업들은 이제 전 세계 인프라 시장에서 환영받는 최고의 공급사로 변해 있다.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과시한 분야는 변압기, 차단기, 배전반 등의 전력기기 업체들 그리고 초고압 해저케이블 등을 공급하는 전선업체들이다. 3~5년 치 일감을 확보한 수주잔고에서 K-에너지의 긍정적인 2027년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 가장 많은 돈을 번 건 광부가 아니라 그들에게 청바지·곡괭이를 팔았던 상인이었다. 이처럼 어떤 산업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해주는 기본적인 도구, 기술, 또는 인프라에 투자하는 전략이 ‘픽 앤드 셔블(pick and shovel)’ 전략이다.

발전, 전력 에너지 생태계의 출발점


K-원전,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도구:
전기 에너지가 모자란다. 절대적으로 모자란다. 우리 정부는 2040년 국내 전력 수요가 원전 6기를 추가로 지어야 할 정도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주도하면 으레 반대와 비판을 만나지만, 대개는 시간이 지나면 꼭 필요한 결정이었음이 드러난다. 국부의 기초는 멋들어진 비전이 아니라 숨어 있는 기반 시설이다. 원자력발전은 ‘기저 전원’ 역할에서 출력을 간단히 조정하는 ‘유연성 전원’으로 변하고 있다. 1,000만 명이 고강도 AI를 매일 활용한다면 원전 10기 이상 추가 전력이 필요하다. 제약도 많고 변덕도 심한 재생에너지로는 어림 턱도 없다. 이제 원전은 AI의 토대이고, 산업의 보험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공급망 정책의 초석이다.

원전, ‘닥치고’ 짓는다: ‘탈원전’을 외쳤던 우리 정부가 다행히도 기조를 바꾸었다. 전력 수요 급증과 중동 전쟁이 가져온 에너지 안보 위기가 ‘원전 불가피론’의 명분이 됐다. 3대 메가 프로젝트, 호남권 반도체 팹 4기와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능하다면 다 짓자’로 분위기가 잡혔다. 탄소 중립 목표도 원전 확대에 힘을 싣는다.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제때 대체할 수 없다면, 현실적 대안은 무탄소 전원인 원전의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것뿐이다. 발전에너지 대비 가성비도 원전이 월등히 앞선다. 탈원전을 외쳤던 나라들이 예외 없이 다시 원전으로 돌아선 이유다.

2026년 6월 정부는 대형 원전 2기를 경북 영덕군에, SMR 1기를 부산 기장군에 신규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걸림돌이 많은데도 두 프로젝트 모두 주민의 압도적인 찬성을 등에 업고 뜨거운 유치전까지 벌어졌다. 설계수명 40년을 채운 고리 2호기는 2033년 4월 8일까지 ‘계속 운전 허가’를 받았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이뤄진 대형 원전의 수명 연장 사례다. 새울 3호기는 2026년 하반기, 새울 4호기는 2027년 하반기부터 상업 운전에 돌입한다. 설계 핵심 코드와 주요 장치까지 우리 기술로 개발된 첫 차세대 원전이다.

K-전력기기, 어렵사리 지켜온 제조업의 뿌리


변압기, 호황의 끝은 아직 멀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전기가 만들어졌다고 하자. 그 전기를 어떻게 해야 최종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게 될까? ‘발전 → 변전 → 송전 → 변전 → 배전’의 단계를 거친다. 원래 생산된 전기는 저전압이어서(10~24kV), 그걸 154kV, 345kV, 765kV 등 초고압으로 높이고 전력 손실을 줄인 다음 멀리 보낸다. 반대로 소비자에게 초고압 전기는 위험하므로 전압을 다시 낮춘다. 이처럼 전압을 올리고 낮추는 것이 ‘변압기’로, 초고압 변압기는 발전소 옆이나 도시 외곽의 변전소에 설치된다. 변압기는 송전용과 배전·산업용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일진전기가 송전 변압기를, LS일렉트릭과 산일전기 등은 배전·산업용 변압기를 공급한다. 약 40년인 대형 변압기의 평균 수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도래해 대체 수요도 급증했으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병목 때문에 납기는 최대 5년까지 늘어났다. 송전이 전력의 고속도로라면 배전은 전기 에너지의 ‘마지막 1마일’이다.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지금 스마트 배전망은 필수이며, 차단기·변압기·스위치 등 전력기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분산전원, ESS까지 더해지며 복잡성과 기술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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