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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최전선

애덤 브로트먼, 앤디 색 지음 | 윌북
AI 최전선

애덤 브로트먼, 앤디 색 지음

윌북 / 2026년 4월 / 224쪽 / 17,800원



들어가며 - 전율의 순간


2023년 10월의 어느 날,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을 만났다. 올트먼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 일반 지능)’를 AI가 혼자 힘으로 과학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시점이라 정의했다. 그는 앞으로 5년 안에 AI가 마케터들이 대행사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업무의 95퍼센트를 비용 없이 순식간에, 그리고 완벽하게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우리는 이 만남에서 AI가 몰고 올 파장을 실감하며 이른바 전율의 순간을 경험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기존에 추진하던 웹3.0 중심의 사업 방향을 모든 역량을 AI에 집중하는 AI 퍼스트로 수정했다.

우리는 스타벅스의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재직하거나 스타벅스의 웹3.0 기반 로열티 프로그램인 스타벅스 오디세이를 구축하며 디지털 전환(DX)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챗GPT와 미드저니의 등장을 목격하며 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일반 고객들이 미드저니를 활용해 전문가 수준의 스타벅스 팬아트를 직접 만드는 것을 보고, AI가 창작과 전략의 장벽을 완전히 허물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제 마케팅과 브랜드 구축 방식은 뿌리째 바뀔 것이며, AI가 곧 미래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AGI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임계점이 아니라 0단계부터 5단계까지 발전하는 스펙트럼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단계 구분에 따르면 AGI는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하며 매일 조금씩 다음 단계를 향해 발전하고 있다. 다가오는 변화 앞에 기업은 세 가지 선택지에 놓인다. 변화에 얼어붙어 가만히 있거나, 단순 효율성만 추구하거나, 혹은 지금 당장 실험하며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세 번째 길을 강조하며 과거 기술 전환기의 승자들을 사례로 들었다.

델은 1990년대 말 인터넷 시대가 열리자마자 모든 패키지에 Dell.com 주소를 새기고 전자상거래 채널을 구축했다. 당시에는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세상이 오기 전이었지만, 델은 10년 뒤의 미래가 이미 현실인 것처럼 행동했다. 그 결과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매출이 12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성장하며 시장을 지배했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역시 모바일 인프라와 광대역 인터넷이 미비하던 시절부터 주문형 스트리밍 모델을 준비해 업계 리더가 되었다. 스타벅스 또한 모바일 결제가 생소하던 시절 디지털 생태계를 설계한 결과, 현재 미국 내 결제의 60퍼센트 이상이 모바일로 이뤄지고 있다.



1부 비즈니스의 판이 뒤집히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1장 도구를 넘어 동료가 된 AI


샘 올트먼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지 두 달쯤 지났을 무렵, 우리는 그레이록파트너스에서 리드 호프먼을 만났다. 그는 교황청 관계자들이 AI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도록 돕느라 조금 늦게 나타났다. 호프먼은 그들에게 AI가 언젠가 인류를 공격할 것이라는 자극적인 뉴스보다, AI가 지금 당장 인류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AI와 대화하며 수준 높은 의료 지원을 무료로 받는 사례를 들며, AI가 인류의 경쟁 상대가 아닌 협업의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통해 의료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았다.

호프먼은 AGI가 3년에서 7년 안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GI를 두 가지 관점으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AI가 인간만이 가능했던 방대한 인지 작업을 보조하는 코파일럿이 되어 업무 속도와 결과물의 수준을 5배에서 10배까지 향상시키는 단계다. 두 번째는 AI가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주체성을 갖추고 스스로 행동하며 학습하는 단계다. 비즈니스 리더들에게는 첫 번째 관점이 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철강업처럼 언어와 무관해 보이는 산업도 영업, 마케팅, 사업 분석에는 언어가 필요하므로, AI 코파일럿은 모든 업무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는 AI를 인간 지성을 위한 증기기관에 비유했다. 1800년대 초 증기기관이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였듯, AI는 기업의 핵심 기능을 증폭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답을 제공하는 비서 모델을 넘어선다. 예를 들어 GPT-4에게 디즈니랜드 여행 일정을 짜달라고 하면 훌륭한 계획을 내놓는 데 그치지만,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결제 정보와 마일리지 정보를 활용해 항공권을 구매하고 호텔과 식당을 직접 예약한다. 호프먼은 또한 기업이 내부 업무용과 외부 고객 서비스용 에이전트를 도처에서 활용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 보았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 내장된 에이전트가 회의록을 작성하고 후속 조치를 정리하는 기능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이러한 변화는 일자리의 단순한 소멸보다 변화와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자동차가 등장하며 마부 대신 엔지니어가 생겨났듯, AI는 수작업 기술보다 창의적 연출 능력을 더 중요하게 만들 것이다. 리더들은 생성형 AI를 업무 과정에 통합해 시장 우위를 점하는 공격 전략과 경쟁사의 AI 활용에 대비하는 방어 전략을 동시에 세워야 한다.

과거 디지털 전환 시대의 스타벅스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2008년 복귀한 하워드 슐츠는 회사를 혁신하기 위해 최고디지털책임자인 CDO라는 생소한 직책을 도입했다. 이 직책은 전략, 기술, 마케팅을 융합해 조직 전체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다. 스타벅스는 2010년 미국 내 모든 직영 매장에서 원클릭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결제 카드와 연동된 포인트 기반 로열티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2014년에는 모바일 선주문 기능을 시범 도입하며 독보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현재 미국 내 결제의 60퍼센트 이상이 모바일로 이뤄지며, 미국 내에서만 3,300만 명이 넘는 리워드 회원을 확보했다. CDO라는 직책은 단순한 한 명의 책임자를 넘어 회사가 택한 디지털 전략 그 자체를 상징했다.

결국 기업들은 최고AI책임자인 CAO와 같은 직책을 통해 AI 퍼스트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AI 시대는 이전의 디지털 시대만큼 혁명적이며, 리더들은 지금 당장 AI를 코파일럿으로 삼아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호프먼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조직과 리더들이 이 새로운 역량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2장 생산성을 재정의하다


1970년대 초 빌 게이츠는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PARC)에서 알토를 목격하며 개인용 컴퓨터의 미래를 보았다. 수십 년 뒤 그는 샘 올트먼이 보여준 챗GPT가 생물학 시험을 척척 풀고 해설까지 덧붙이며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는 모습에서 그때와 같은 전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당시의 컴퓨터는 난해한 명령어 입력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알토의 인터페이스는 마우스로 가리키고 클릭하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기계가 아닌 사용자의 언어로 소통했다. 이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말투로 대화하고 배우는 오늘날의 AI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게이츠는 챗GPT를 목격한 것이 알토를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중요하고 고무적인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평가하며, 우리가 얼마나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 서 있는지를 시사했다.

게이츠는 AI 시대의 생산성을 양과 질, 효율이라는 세 가지 변수의 함수로 정의했다. 단순히 적은 자원을 쓰는 것을 넘어, 어떤 일을 더 빨리 마치고 남는 시간과 자원을 결과물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는 디지털 조판 기술이 도입된 신문 산업을 사례로 들었다. 과거 신문 지면을 만드는 일은 고된 수작업이었으나 컴퓨터의 등장으로 이 과정이 쉽고 빨라졌고, 기자들은 기사의 질에 집중할 시간이 생겼으며 지면은 더 매력적인 형태로 구성되었다. 결과적으로 신문사들은 종이 신문 발행을 넘어 실시간 디지털 뉴스를 올리는 매체 자체의 혁신을 이루어냈다. 이처럼 AI는 지식 노동자가 조사나 연구, 판단 과정에 깊이를 더해 더 나은 결과물을 내도록 돕는 도구가 된다.

이러한 변화는 마케팅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도비의 파이어플라이는 사용자가 간단한 텍스트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이미지와 효과, 색상 팔레트까지 자동으로 생성하며 창작 과정 자체를 뒤바꾸고 있다. 메일침프(Mailchimp) 역시 AI 예측을 바탕으로 고객을 세분화하고 이메일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능을 도입해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또한 게이츠는 AI가 인간의 능력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패턴을 찾아내는 의료 분야의 사례를 강조했다. AI는 의료 영상에서 경험 많은 의사도 놓치기 쉬운 미세한 징후를 포착하는데, 이는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이전에는 정해진 시간과 자원으로 도저히 해낼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잠금 해제 장치 역할을 한다. 마케팅에서도 이와 같이 인간이 보지 못하는 고객 집단을 찾아내고 트렌드를 예측함으로써 가능한 일의 범위 자체를 바꾸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과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연구는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 증명했다. 생성형 AI 도입 시 업무 생산성은 25퍼센트, 결과물의 질은 40퍼센트까지 향상된다. 연구진은 이를 들쭉날쭉한 기술적 경계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AI가 특정 영역에서 인간의 노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만 모든 분야에 똑같이 효과가 있지는 않음을 의미한다. 특히 경력이 적은 노동자일수록 AI의 도움으로 조직 내 역량 격차를 해소하는 효과가 컸다. 연구는 인간과 AI가 역할을 명확히 나누는 켄타우로스 방식과 한 몸처럼 결합해 실시간으로 작업을 보완하는 사이보그 방식의 협업 모델을 제시하며, 비즈니스 리더들이 AI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이해하는 리터러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대다수 비즈니스 리더는 여전히 관망자에 머물러 있다. 조사에 따르면 임원의 90퍼센트가 기술 발전을 기다리며 실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상당수가 챗GPT를 단순한 검색이나 이메일 작성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다. 이는 연구 조교나 컨설턴트를 고용해놓고서 바깥 날씨가 어떠냐고 묻는 것과 같이 강력한 소프트웨어의 잠재력을 낭비하는 행위다. 우리는 기업들이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AI 퍼스트 시대로 건너가도록 돕는 다리가 되고자 한다. 기업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의사결정의 파트너이자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로 인식하고, 조직 전체의 역량을 재교육하여 새로운 성장 방식을 찾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게이츠의 경고처럼 AI 도입을 미루는 기업은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넘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에 처해 있다.

3장 AX 대전환의 변곡점


빌 게이츠와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 과학자 제이미 티번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생성형 AI 기업의 리더들뿐만 아니라 현장의 임원과 전문가들이 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022년 여름, 티번은 GPT-4 비공개 시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차를 길가에 세우고 비명을 질렀다. 평소 이성적이고 감정 기복이 적은 그녀가 그토록 흥분한 이유는 GPT-4가 이전의 AI들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간의 AI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과 달리, GPT-4는 인간의 말을 완벽히 이해하고 질문에 반박하며 스스로 답을 바로잡는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티번은 그 순간 자신의 일과 세상의 모든 것이 뒤바뀔 것임을 직감했다.

우리는 이 여정 속에서 기술 발전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이라는 사실을 거듭 깨달았다. 마케팅 AI 인스티튜트의 창립자인 폴 로처가 제시한 시간표에 따르면 2024년 GPT-5의 등장을 시작으로 2028년에서 2030년 사이에는 인간 수준의 지능인 AGI가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AI 연구와 상용화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AI가 거의 모든 과제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인공 역량 지능(ACI) 단계가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세대 모델에 현재보다 100배 많은 연산 자원이 투입될 것이라 설명하며, 1년 안에 AI 인플루언서가 실제 인물과 맞먹는 인기를 누리는 현실이 올 것이라 예시했다. 빌 게이츠와 샘 올트먼 역시 변화의 속도가 과거의 어떤 기술 혁명보다 빠르다는 점에 주목하며, 인류가 이에 맞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에 두려움과 확신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러한 기술 발전과 시장의 활용 능력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현장에서 AI 중심의 디지털 전환(AX)을 추진하는 리더들을 만났다. 이그나이트테크의 에릭 본은 매우 공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그는 2023년 초 챗GPT 출시 직후 조직 문화를 AI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매주 월요일을 AI 월요일로 지정해 전 직원이 AI 교육과 제품 개발에만 전념하게 했으며, 이날만큼은 고객 미팅조차 금지했다. 또한 점수 제도를 도입해 AI 활용 팁이나 아이디어를 제출하게 했고, 해커톤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제품 개발에 반영했다. 본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들을 조직에서 내보내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그 결과 1,186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되어 수백만 달러의 사업 가치가 창출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티시먼스파이어의 얼리샤 파커는 보다 전략적이고 신중한 접근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마케팅팀 전체를 집중 교육 과정인 부트캠프에 참여시켜 실습 중심의 공동 학습을 진행했다. 파커는 AI가 반복적인 작업을 줄여줌으로써 마케터들이 고객과의 관계 형성이라는 본질적인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마케팅의 투자수익률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고 있었다.

폴 로처는 리더들이 AI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사고방식의 전환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육과 훈련을 최우선으로 삼아 조직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많은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기술의 실체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AI 협의체를 구성하고 책임 있는 사용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그는 명확한 책임자와 평가 기준을 갖춘 90일 기한의 시범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제 기업은 생성형 AI를 조직 전반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에 직면했다. 우리는 GPT-4와 미래의 AGI 사이를 잇는 이 거대한 전환점에서 비즈니스 리더들이 AX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일을 더는 미룰 수 없음을 확인했다. 리더와 조직이 함께 교육을 받고, 전담 직책을 만들며, 명확한 목표를 가진 시범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만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는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는 유일한 길이다.



2부 AX 혁명: 무엇을 해야 하는가?



4장 고객 경험의 재발명


이제 잠시 숨을 고를 때다. 우리가 지금까지 무엇을 배웠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 여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급격히 발전하는 생성형 AI 분야의 리더들을 만나며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AI가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 마케팅이 어떻게 변화할지 전망해보고자 한다. 마케팅이나 크리에이티브 직무의 본질적 목적은 변하지 않겠으나 이를 수행하는 방식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며, 그 변화는 창의성, 생산성, 개인화라는 세 영역에서 두드러질 것이다.

먼저 창의성 영역에서 AI는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2016년 딥러닝 기반의 AI 시스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에서 나온 장면은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렸다. 역사적인 대국의 두 번째 판에서 알파고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수를 두었는데, 오늘날 이 수는 2국 37수라고 불린다. 이는 이전까지 누구도 보거나 떠올린 적 없는 수였지만 결국 AI 시스템에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이를 실수라고 생각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AI가 인간 고유의 능력으로 여겨지던 창의성과 직관을 지닐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널리 알려졌다. 오늘날의 AI는 이를 넘어 인간보다 높은 창의적 사고 점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과 BCG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과 AI가 상호작용하며 함께 일하는 사이보그 방식은 결과물의 질을 40퍼센트, 양을 25퍼센트 개선했다. 마케터는 이제 AI를 사고의 파트너로 삼아 전략을 도출하고 무드보드나 시안을 빠르게 제작하며 이전보다 훨씬 많은 아이디어를 확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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