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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6

김용섭 지음 | 부키


라이프 트렌드 2026

김용섭 지음

부키 / 2025년 10월 / 308쪽 / 19,800원





인간증명과 휴머니티 비즈니스 : 당신은 진짜 인간인가? 얼마나 인간적인가?


기술의 발달로 AI, 로봇, 자동화 기술, 가상 공간,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등이 산업과 사회, 우리의 일과 삶에 전방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은 점점 좁아지고 있고, 기계가 인간인 척 속일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가상 공간에선 상대가 진짜 사람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딥페이크로 인해 눈에 보이는 것을 다 믿을 수 없게 되었다. 현실 공간에서도 점점 상대가 진짜 인간인지 아닌지 의심하고, 불안해하는 상황이 가시화된다.

인간과 구별이 불가하거나 때론 인간보다 더 인간 같거나:
AI 모델 LLaDA는 ChatGPT를 비롯한 AI 모델들과 달리 글을 쓸 때 앞에서부터 한 단어씩 차례대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문장을 한 번에 보면서 빈칸을 채우는 방식으로 글을 쓴다. 고치고 다듬으며 완성도 높은 글을 쓰는데, 인간이 쓴 글의 특징을 아주 비슷하게 따라 한다. AI 글쓰기 탐지 프로그램으로도 이 모델로 작성한 글을 전혀 찾아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LLaDA로 쓴 글이 완벽하게 인간의 글이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중요한 건 ‘인간과 구별 불가’,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이 붙은 기사를 우린 앞으로 더 자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술의 진화로 AI가 점점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어휘도 다양하게 구사한다. 점점 더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이러다간 어떤 것이 인간의 특징인지, 인간의 글쓰기가 AI보다 더 나은 게 맞는지 의심스러워지는 시점이 올 것이다.

2025년 6월, 뉴욕타임스에 작문 과제에서 0점을 받은 대학생 얘기가 실렸다. 담당 교수는 학생들의 작문 과제를 AI 사용 감지 서비스 턴잇인(Turnitin)을 통해 사람이 쓴 것인지 AI로 작성한 것인지 확인하는데, 이 학생의 글이 생성형 AI가 작성한 것으로 판정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학생이 직접 쓴 글이었다. 이 학생은 자신이 과제 작성 과정에서 저장한 화면 스크린샷과 메모 등 직접 작성했다는 것을 드러낼 증거 자료를 15페이지 정도 제출한 후에 비로소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부터 이 학생은 모든 과제를 낼 때 자신이 글을 쓰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함께 제출한다고 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글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생긴 헤프닝이다.

인간증명의 필요성은 분야를 막론하고 요구되고 있다. 글쓰기든 작곡이든 그림 그리기든 AI가 인간을 완벽하게 흉내 낸다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AI가 우리 일상을 장악하는 건 더 이상 SF 영화 속 설정이 아니다.

당신의 인스타그램 친구가 진짜 사람일까?:
2025년 기준 페이스북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전 세계에 27억 명 정도로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가장 많은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 MAU가 20억 명 정도인데, 국내 MAU는 2,644만 정도다. 틱톡은 전 세계 MAU 15억 명 정도이고, 국내 MAU는 743만 명 정도다. 그런데 이들 사용자가 모두 진짜 사람일까? 당신이 친구로 여기는 그 계정이 진짜 사람이 아닌 봇일 수도 있다.

오늘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 소셜미디어는 심심풀이 여가 공간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다. 이들 소셜미디어에 가입된 계정 중 10~18퍼센트 정도가 가짜 계정, 봇 계정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가 소셜미디어에서 안부를 묻고,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이들 중에선 진짜 사람이 아닌 가짜가 꽤 있는 것이다. 딥페이크로 사진과 영상까지도 감쪽같이 만들어낼 수 있어 가짜 계정, 봇 계정이 얼마든지 당신의 연인인 척, 친구인 척, 가족인 척 굴면서 당신의 마음이나 돈을 뺏을 수도 있다. 로맨스 스캠에 속고, 보이스 피싱에 속는 건 바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때론 아주 똑똑한 사람들조차 피해자가 된다. 점점 사람을 속이는 기술은 정교해지고, AI를 악용하는 범죄도 더 기승을 부린다.

누가 가짜 사람과 데이트하고 싶을까?:
아무리 AI가 발달하고 로봇이 일상에 속속 들어오고, 챗봇이 기가 막히게 우리와 재미있게 대화를 해준다고 해도, 우린 진짜 사람과 현실에서의 진짜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같이 밥을 먹고 데이트를 하는 경험을 원한다. 다만 진짜 사람을 만나는 경로로는 온라인이자 가상 공간이 주류가 되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일상과 욕망을 흡수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방향은 정해졌다. 분명한 건 학교에서 만나거나 대학이나 직장에서(일하다가) 만나거나, 가족을 통해 소개받거나 이웃, 교회에서 만나는 건 점점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 와중에 가짜 사람과 데이트하겠다는 이들이 있다. 2025년 4월 1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438회 ‘나의 완벽한 애인 - AI와 사랑해도 될까요?’ 편이 방송되었다. AI 챗봇과 연애하는 실제 사례를 다뤘는데, 일부는 AI와 결혼하고 가상의 아이까지 키우고 있다고 했다. 영화 가 현실이 된 것이다. 제작진은 참가자 8명(남녀 각 4명)을 데리고 상대 얼굴 없이 대화만 나눈 뒤 가장 끌리는 이성을 찾아보는 블라인드 소개팅을 진행했는데, 사실 이들이 대화를 나눈 건 사람만이 아니다. AI 챗봇도 섞여 있었다. 결과적으로 남자는 2명, 여자는 3명이 AI를 선택했다.

참가자가 이상한 게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AI 챗봇과 대화하면서 실제 인격체와 대화한다는 착각에 쉽게 빠질 수 있다. 프롬프터로 캐릭터를 부여하고, 페르소나를 만들어내기에 AI 언어 모델이 자신의 이상형에 맞게 학습되어 친구처럼 말하고 연애의 감정을 가질 수도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 LLM이 AI와 사람 같은 대화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사랑이고 연애, 결혼, 출산, 가족 등인데, 이걸 가상에서 AI와 해결하려 한다면 과연 인간답다는 의미는 어떻게 될까? 더 나아가 이렇게 AI와 연애할 정도로 몰입할 수 있다는 건, AI를 이용해 인간이 가진 숨겨진 욕망을 해소하는 반사회적, 반인간적 행동도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누가, 어떻게 당신이 인간인 걸 증명할까?:
인간증명(PoH; Proof of Humanity)은 디지털 환경에서 사람인지 사람이 아닌지 (자동화된 봇으로 만들어진 가짜 계정)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인간증명은 개인당 하나의 고유 참여자로 인정받도록 해서 가짜 계정, 중복 계정으로 사기, 스팸, 여론조작 등 악용하는 것을 방지한다. 인간증명 기술로는 지문, 얼굴, 홍채, 음성, 손바닥 정맥 등으로 신원을 인증하는 생체인식 방식과 타이핑 리듬이나 걷는 움직임 등 개인 고유의 패턴을 이용하는 행동 기반 인증 방식, 생체와 행동을 결합하는 방식, 디지털 신분증이나 토큰 기반 인증 방식 등이 있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온라인 공간이자 가상환경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도 커지면서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일은 더 많아지고,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인간증명 기술이 일상이 되면서, 우린 문화적, 사회적으로도 인간증명에 대한 욕망을 키워가게 된다. 그렇기에 인간증명이 라이프스타일에 미칠 영향, 휴머니티 비즈니스에서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만 한다.

지식보다 인간력, 결국 누가 살아남을지 정해졌다:
오늘날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인간력이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거나 인간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핵심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AI는 인간에게 스스로 인간임을 자각시키고, 인간다움을 더욱 욕망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인간증명은 기술적 방법에서 그치지 않고 교육, 사회, 철학, 심지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소비 욕망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더 이상 기술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지금 시대 사람들에겐 스마트폰이 문화이자 라이프스타일이자 소비다. 우리의 욕망과 필요도 모두 담아내고, 일과 놀이 모두에서 필수 도구가 되었다. 소셜미디어도 공유경제도 엄밀히 스마트폰의 산물이다. 마찬가지로 AI와 로봇도 시작은 기술이었지만, 이제 문화가 되고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있다.

인간력이 새로운 무기라는 사실을 곧 자각하게 된다면 새로운 기회가 보일 것이다. 인간은 최초로 스스로가 인간인지 아닌지를 증명받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건 인간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인류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인간에게 인간임을 증명하라’는 요구는 기술적, 사회적 개념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가진 의식주와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휴먼터치의 시대, 휴머니티 비즈니스의 기회:
역설적으로 AI의 시대는 ‘사람다운’, ‘인간중심’을 비즈니스 화두로 만들었다. AI와 자동화, 로봇 등 기술이 효율을 극대화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나를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서비스와 함께, 효율의 대상이 아닌 특별한 개인으로서의 맞춤형, 개인화를 원한다. 특히 하이엔드럭셔리 제품의 경우 마케팅에선 비대면, 온라인이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지만, 결정적 상황에선 반드시 대면하며 휴먼터치가 제공된다. 기술은 결코 주인공이 아니다. 기술의 역할은 사람이 더 사람답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웰니스’와 행복에 대한 욕망이 더 커지고, 마음 관리, 인간성 회복, 진정성의 화두가 더 확산하는 클레임 처리에서는 AI 챗봇이 반복적이고 루틴한 업무를 맡고, 인간은 공감, 정서적 소통을 담당한다. 이런 게 인간과 기계의 최고 협업이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은 더 인간적인 모습을 지향한다. 오늘날의 휴먼터치는 단순한 친절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 되는 ‘인 리얼 라이프’:
이제 진짜 비싸고, 귀한 것은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리얼 라이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주목하자. 요즘 소셜미디어의 인플루언서들이 자랑하는 것도 결국 다 오프라인 경험이다. 그들은 디지털과 온라인 공간에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힘을 가지고, 비즈니스 기회를 얻었지만, 정작 그들이 드러내는 경험은 대부분 아날로그와 오프라인에 있다.

취미활동, 여행, 북클럽이나 사교클럽 등 사람들과 어울리며, 핫플레이스에서 밥을 먹고 쇼핑하는 모든 활동이 다 ‘인 리얼 라이프’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붙잡고, 컴퓨터 안에서만 살 것 같지만, 그들은 이미 오프라인에서 진짜 사람들과 이뤄지는 아날로그 활동의 재미와 가치를 알아버렸다. 그들에게 디지털은 흔하고 익숙하지만, 아날로그는 오히려 새롭다. 디지털 공간에서 (때론 봇일지도 모르는) 익명의 존재와 어울리고, 디지털 콘텐츠를 수시로 소비하며 살아간다고 해도, 정작 나를 멋지게 드러낼 경험과 소비는 오프라인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원래 아날로그와 오프라인으로 출발했지만, 21세기를 기점으로 디지털과 온라인이 마치 주류인 양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결코 아날로그와 오프라인을 버릴 수 없다. 아무리 디지털과 온라인이 커진다고 해도, 우리가 진짜 살아가는 세상은 오프라인에 존재한다. 당신이 인간이라는 증거는 당신의 라이프스타일, 당신의 사고방식, 당신의 욕망이 증명해줄 것이며, 이것이 모두 누군가에겐 새로운 기회가 된다. 소비와 욕망, 비즈니스의 리셋이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소비 스타일, 경험사치 : 럭셔리의 재정의, 소유에서 경험으로!


각자가 가진 취향과 개성, 정체성이 중요해진 시대가 되면서, 우린 경험을 통해 취향을 쌓고, 개성을 드러내며, 과시를 한다. 이제 내 몸, 내 기억에 경험을 쌓는 것이 소비의 핵심 욕망이다. 경험 소비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소비 트렌드 코드다. 이 트렌드가 확산하고, 보편화될수록 그중에서도 더 특별하고, 비싼 경험이 만들어내는 ‘경험사치(Experiential Luxury)’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 2026년, 우리는 경험 소비에서 ‘경험사치’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제 사치의 중심에는 ‘경험 소비’가 있다:
원래 사치에선 고가의 럭셔리 제품을 사는 큰 사치가 주류였다. 자동차, 명품 가방, 시계 등이 대표적 큰 사치 소비재다. 우리는 남들보다 돋보이고 싶은 심리로 사치를 소비한다. 자기만족은 물론, 비교우위를 드러내려는 욕망이 크다.

그런데 이젠 경험사치가 새로운 주류로 부상했다. ‘무엇을 소유할 것인가?’에서 ‘무엇을 경험할 것인가?’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 것이다. 이미 물건은 충분히 소유했고,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는 소셜미디어도 누구나 갖고 있다. 과거엔 부자들만 누렸던 경험사치가 모든 사람에게 확산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건은 가격이 명확하다. 벤츠든 현대차든 누가 사도 구매가는 비슷하다. 상대가 어떤 브랜드의 차를 샀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릿속으로 상대가 경제적 여력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긴 설명 필요 없이 비싼 차를 타고 있는 모습만 보여줘도 사람들은 그가 부자일 거라 짐작한다. 하지만 이제 큰 사치는 흔해졌다. 벤츠, BMW의 국가별 판매 순위로 보면 우리나라가 5위 정도다. 샤넬 백, 롤렉스 시계도 이미 흔해졌다. 큰 사치가 보편화되니 벤츠를 타고 샤넬 백을 들고 롤렉스 시계를 차도 부자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러니 물질 소비 중심의 큰 사치를 시시하게 느끼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글로벌 럭셔리 소비재 시장은 정체 상태다.

그런데 경험은 다르다. 경험은 선택지가 무한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물건은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없지만, 경험은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타고 가는 비행기 좌석도 다르고, 자는 곳, 먹는 것도 다르고, 만나는 사람도, 접하는 문화도, 이동 동선도 다 다르다. 같은 2주간의 여행이라도 누군 수천만 원을 쓰고, 누군 수백만 원으로 해결한다. 과연 수백만 원으로 갈 스리랑카를 수천만 원을 써 여행한 사람은 쓸데없이 과소비한 걸까?

이건 돈의 차이가 핵심이 아니다. 경험의 차이가 핵심이다. 같은 스리랑카를 다녀왔어도 스리랑카에서 누린 경험의 디테일이 크게 다르다. 관광으로만 간 사람과 문화적, 경험적 여행을 간 사람이 다를 수밖에 없다. 스리랑카를 갔다 왔다는 사실만 같을 뿐, 경험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같은 공연을 봐도 관객석에서 보기만 하고 끝나는 사람과 가장 좋은 좌석에서 보고, 공연 후 무대 뒤에서 인사를 나누고, 애프터파티에도 가는 사람은 다르다. 경험에도 럭셔리가 부여되면, 경험 자체의 차이가 생기고, 사람들에게 이것이 새로운 과시이자 럭셔리가 된다.

당신도 작은 사치를 하고 있는가?:
작은 사치(Small Luxuries)는 불황형 소비 행태로 주목받았다. ‘사치’라는 말이 들어가지만 사실 절대적 금액이 아주 비싼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다. 미식에서부터 시작해, 향수, 그릇, 액세서리, 일상 소비재, 굿즈 등 자신에게 선물이 될 ‘상대적 고급’을 누리는, 일종의 자기 위안형 소비다. 샤넬 재킷은 못 사도 샤넬 향수를 사고, 평소에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최대한 자주 이용하며 식비를 아끼지만, 가끔 특별한 날에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가는 식이다.

20세기가 큰 사치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작은 사치의 시대다. 그만큼 사치의 보편화가 이뤄졌다. 매일, 모든 것을 힘줘서 소비할 순 없지만, 아주 가끔, 아주 일부에서만큼은 힘줘서 비싼 소비를 하고 싶은 욕망은 작은 사치로 달래진다. 누구든 자신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드러내고, 서로 비교하며 과시하고 부러워하는 환경에서 작은 사치는 합리적 소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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