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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

이재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

이재준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24년 11월 / 320쪽 / 18,500원





세계는 정치에서 시작해 경제로 끝난다



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인가? 탈냉전 시대의 복잡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강대국 간의 전쟁 가능성은 낮아졌다. 역설적이게도 핵무기의 등장으로 국제정치 차원에서 평화가 유지된 것이다. 이른바 공포의 균형이다. 이는 국제경제가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 또한 낮아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냉전 시대에는 군사력을 사용하는 데 한계가 생기면서 반대급부로 경제 제재와 같은 수단들이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국가에 주로 적용되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 진영 내에서는 국제경제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졌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다시 말해 소련에 대한 미국의 봉쇄 정책이 자유 진영 내 국가들의 경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치와 경제의 분리 구조는 탈냉전 이후 세계화가 본격화된 1990년대 이후에도 유지되었다.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와 그 동맹 파트너들을 중심으로 했던 자유 국제시장 질서가 이제는 전 세계로 확대된 것이다.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자유무역질서를 구축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무역질서의 확대는 세계적 차원에서 생산 분업화를 가져왔다.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여러 국가의 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히게 된 것이다.

완성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공정을 여러 국가에 나눠 주었고, 분업화를 바탕으로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이러한 국제적 분업구조를 ‘전 지구적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이라 한다. 탈냉전 이후 세계화와 자유무역질서를 바탕으로 형성된 전 지구적 가치사슬은 세계 경제를 안보적 위협에 노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계기는 바로 ‘미중 전략 경쟁’이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풍부하고 값싼 인력을 바탕으로 전 지구적 가치사슬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이 제품을 기획·개발·설계하면 중국에서 이를 생산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업 구조가 미국과 중국의 ‘커플’ 관계를 만들어내며 시너지를 창출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 기업은 아웃소싱, 오프쇼어링 등을 활용해 중국을 중심으로 무분별한 가치사슬을 만들었다. 중국의 공장들은 값싼 인건비, 물류비를 바탕으로 의약품부터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을 생산했다. 급격히 쇠퇴하는 미국의 제조 역량을 중국이 메꿔준 셈이다. 이는 결국 미국의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결과를 낳았다.

기업이든 국가든 동업자의 관계가 좋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갈등이 생겨나면 생각지 못한 문제들이 발목을 잡는다. 동업자들이 갈라서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익을 나누는 데서 문제가 생기거나 서로 분담했던 역할과 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도 점점 갈등이 쌓이면서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를 탈동조화, ‘디커플링(Decoupling)’이라 부른다.

미국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기획해왔는데, 중국이 자신의 역할을 넘어 첨단기술 영역까지 진출하려 한 것이다. 중국이 선을 넘어 미국의 영역을 탐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고, 이는 미국과 중국의 가치사슬 구조에 변동을 가져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상당한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이 돈으로 무기를 개발하면서 군비 증강에 나섰다.

중국은 항공모함을 순차적으로 건조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역량까지 갖추었다. 미국 입장에서 이를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패권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고, 중국의 첨단기술 획득을 막아야만 했다. 먼저 미국은 중국의 첨단기술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산 상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치사슬 혹은 공급망에 교란이 나타나게 되었다.

국가 간의 갈등이 불거진 것은 미중 전략 경쟁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공급망을 위협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2021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미국은 이를 막고자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했으며, 서방 국가들은 물론 한국과 일본 역시 동참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중지되었고 러시아와의 무역에 전면적인 차질을 빚게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전면전 양상으로 펼쳐졌다. 이 전쟁이 지옥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후 국제적 갈등이 속속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먼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력 동원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시진핑은 대만과 통일하기 위해 군사적 수단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후원하는 무장단체 간의 군사적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러한 국제정치적 위험 요소는 탈냉전 이후 구축해온 가치사슬을 교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세계 제일 패권국이 사라진다는 두려움 _ 미국 대선 리스크



더 강력해질 미국 우선주의, 위기와 기회는?


트럼프가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미국의 대외정책은 다시 고립주의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오바마, 트럼프, 바이든 정부를 관통하는 미국의 대외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중국에 대한 견제다. 미중 전략 경쟁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 집권기였지만, 사실 중국에 대한 견제는 오바마 이후 이어진 미국의 대외 정책 기조였다. 향후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견제를 더욱 강화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러스트 벨트를 겨냥한 리쇼어링 정책이다. 러스트 벨트는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결정적 승부처다. 트럼프, 바이든 모두 집권 시기 러스트 벨트에서 저학력 백인 노동자를 위한 제조업 일자리를 확보하고자 했다. 이것이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가는 요인 중 하나였다. 이는 기업이나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바로 미국에 위치한 제조업 공장을 확보한 기업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의 공급망이 위치한 지역 때문에 리스크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즉 투자 검토 대상 기업이 어디에 제조업 시설을 두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트럼프 2.0 시대 투자의 기회는 미국 제조업에서 찾을 수 있다.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에서 승기를 잡아 징검다리 집권에 성공했다.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약속이 먹혀든 것이다. 그의 메시지는 반복적이었고, 선명했으며, 매우 과격했다. 저학력의 백인 노동자는 물론 흑인, 히스패닉까지 트럼프를 지지했다. 미국 제조업 공장은 이들에게 생계의 터전이니 말이다. 미국 제조업이 어느 수준까지 날아오를지는 알 수 없지만,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의 부상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노믹스의 출발점은 미국 제조 산업 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미국 부의 원천은 실리콘밸리의 IT 기업,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가였다. 애플, 메타 등 급성장을 거듭해온 미국 기술 기업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었다. 문제는 이들 분야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좋은 대학을 나온 엘리트들로 제한되었다는 점이었다. 미국 기술 기업이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는 사이, 미국 제조업은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체와의 경쟁에 밀려 몰락했다. 저학력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고학력 엘리트와 저학력 노동자 사이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미국을 아프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이러한 정서를 파고들어, 다시 미국의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다.

따라서 트럼프 2.0 시대 미국의 주식 시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재정 확대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맞물려 미국 증시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주가지수와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 기회다. 트럼프 1기 집권기 거시경제 정책의 특징은 양적 완화였다. 당시 양적 완화로 풀린 달러화는 주식 시장에 유입되었다. 반면, 한국 등 아시아 제조업 국가들에게 트럼프는 기회보다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 높은 제조업 기업들은 미국 내에 제조시설을 확보하는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국 제조업과 함께 주목해야 할 분야가 있다. 바로 한국의 방위산업이다. 한국의 제조업이 트럼프 리스크를 안고 있는 반면, 한국 방위산업에는 트럼프 2.0 시대가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세계 각 국가들은 이제 스스로 자국의 안보를 지켜야 하게 되었다. 미국이 없는 세계에 대한 공포는 대규모 군비 증강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각 국가들은 탱크, 대포, 군함 등을 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국 방위산업이 세계 무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미국, 독일을 비롯한 군사기술 선진국으로부터 무기를 도입해왔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기술이전을 받았고 그렇게 축적한 재래식 무기 기술이 오랜 기간 축적되어 지금의 명품 무기를 만들어냈다. 미국으로부터 첨단무기를 직접 사기 어려운 다른 국가들 입장에서는 한국의 무기들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가격 경쟁력이다. 미국, 독일의 방위사업체에 비해 한국의 무기들은 ‘가성비’가 높다. 첨단 군사기술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비교적 싸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셋째, 기술이전과 수입국 현지 생산 등의 판매 옵션 역시 장점이다. 수입국은 한국의 무기를 대규모로 구매하면 추후 이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불확실성이라는 아우라를 두른 채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그의 재등장이 여러 리스크를 불러올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트럼프 공포에서 트럼프 기회론으로의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불확실성은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의미일 수 있으며 이는 상황 변화에 따른 기회 요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가 주도 혁신은 성공할 수 있을까 _ 중국 공산당 리스크



중국 경제에 도사린 공산당 리스크


중국 공산당의 사적 기업 침투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2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11호 문건, 그리고 2012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비국유기업에 대한 당 조직의 구현 발언 등을 한 데서 비롯되었다. 중국의 모든 민간 기업에 당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민간 기업 내에 당 조직을 건설하는 것은 지방정부 당국의 주요 과업으로 규정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기업은 중국 공산당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만일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거래를 하려면 중국 공산당의 방침을 고려해야 하는 위험 부담도 함께 안을 수밖에 없다.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망설여지는 이유는 중국 공산당의 기업과 시장에 대한 통제 강화라는 정치적 리스크 때문이다. 나아가 국유기업에 대한 과도한 산업 집중은 중국 경제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 국유기업은 민간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국유기업을 통해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이 추구하는 경제 방식은 시장에서 지나치게 정치적 리스크를 확대하는 동시에 경제적 비효율성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민간 기업, 특히 기술 기업은 중국의 산업 혁신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중국 공산당 중앙, 국유기업이 영도하는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중국의 고도성장을 희생하면서 비효율적인 국유기업 중심 정책을 취하는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공산당은 자신의 집권 정당성을 사회주의혁명이 아닌 급속한 경제 발전에서 찾았다. 다시 말해 인민들에게 경제적 부를 줄 테니 자신들을 지지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민간 기업이 늘어나고 시장이 자유로워지자 공산당의 통제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공산당은 더 이상 집권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였고, 이는 다시 민간 기업과 시장에 대한 통제력 강화로 이어졌다.

국유기업 중심 발전 모델은 국가가 산업의 혁신까지도 통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 공산당은 2021년 11월,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이하 19기 6중전회)에서 ‘중국 공산당 중앙의 당의 100년 분투와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이하 3차 역사결의)를 발표한 바 있다. 시진핑의 3연임을 정당화한 것으로 해석되는 ‘3차 역사결의’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경제 건설의 중심이 공산당이며, 핵심은 경제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 강화다. 3차 역사결의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국유기업 중심의 경제 발전 모델을 제시했다. 공산당이 경제 업무에 대한 전략 계획을 수립하고 통일적 지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당은 중국 특색 경제 제도에 따라 국유기업을 더욱 강력하고 우월하도록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국유기업이 혁신을 추동하며 경제에 대한 통제력과 영향력을 제고하기 위해 당이 더 깊이 개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에서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미국 경제지 《포천》이 발표한 2014년 세계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은 91개인데, 그중 83개가 국유기업이었다. 세계적인 중국 기업의 90퍼센트 이상이 국유기업인 셈이다. 특히 중국석유화공그룹(Sinopec), 페트로차이나, 중국건축 등 국유기업이 차례로 1, 2, 3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유독 국유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정부의 보호 아래 시장을 독점 혹은 과점해온 덕분이다. 특히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산업 핵심 분야는 대부분 국유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에는 국유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대신 민간기업의 점유율을 줄이는 ‘국민’ 정책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은 국유기업의 시장 독과점을 통해 국유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여왔다. 바로 이것이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중국 기업 대부분이 국유기업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치 논리로 비효율에 빠진 중국 경제


공산당이 영도하고 혁신을 추동하는 이 기이한 경제 모델 때문에 중국 경제는 언젠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WTO 가입 이후 시장을 개방했으나 국유기업 중심의 양적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왜 그런 것일까? 국유기업의 특성상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이 발휘되기 어려웠으며, 기술 혁신을 통한 국제경쟁력 면에서는 힘이 약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의 국유기업이 국제경쟁력 제고라는 성과를 거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양적인 성장을 거두었을 뿐 비효율이라는 고질적 문제는 심화되었고, 결국 그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1990년대 중국에서 개혁 조치가 취해진 이유 역시 국유기업의 비효율 때문이었다. 양적 성장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한계를 보였다. 국유기업의 경우 수익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예산을 집행하는 ‘연성 예산 제약’을 근간으로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적자가 심화된 상황에 처해도 위기 경영에 돌입해 빠르게 대응하는 역량이 부족하다. 국유기업인 중국 대형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정부 예산에서 보조금을 받으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이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파악하고 문제의식을 갖게 된 중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국유기업 개혁을 시작한다. 이 조치들로 대부분의 국유기업이 구조조정되거나 개혁이 이뤄졌다. 또한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 중 일부를 민영화하기도 했다.

시진핑 정부 출범 전인 2012년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는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중국의 개혁 과제를 다룬 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당시 부총리였던 리커창이 서명한 이 보고서에는 정부 부문과 국유기업을 축소해 중국 경제가 경쟁적 환경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개혁 방향이 담겨 있다. 리커창은 기업 부문에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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