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로피, 기술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바꾸는가
김상윤 지음 | 비즈니스북스
엑스트로피, 기술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바꾸는가
김상윤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24년 9월 / 280쪽 / 18,000원
제1장. 미래의 질서를 바로잡는 사람들
인류가 디스토피아에 빠져드는 이유지금껏 미래를 그린 수많은 영화나 소설은 결국 세상이 기술에 지배당하게 될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 관점을 보여왔다. 영국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는 극단적인 디스토피아 묘사로 유명하다.
작품 속 배경은 2540년이다. 소설 속 미래 세상은 전 세계가 하나로 통일된 정부의 통제하에 있으며, 모든 것이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자동 생산된다. 심지어 인간들도 인공부화소에서 생산되어 병 속에서 길러진다. 체격이나 키 같은 외모도 이미 정해져 있는 계급과 신분에 맞춰 설정된다.
작가는 당시의 세 가지 시대적 상황에서 영감을 받아 소설을 쓴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1908년 포드 자동차에서 시작된 컨베이어 기반의 자동화된 '대량 생산 제조업', 둘째는 1931년 대량해고와 경제 침체를 야기한 '대공황'이다. 셋째는 국가와 이념을 개인보다 우위에 두는 '전체주의 정치체제'다. 작가는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극단적인 정치 체제만 공고하게 만들 것이라는 암울함을 바탕에 깔고 있다.
당신에게 주어진 빨간 약과 파란약2000년대에 디스토피아를 다룬 영화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매트릭스〉다. <매트릭스> 전반에 깔려 있는 미래에 대한 묘사는 섬뜩할 정도다. 영화는 22세기 말 인간이 AI에 의해 양육되고 관리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속 인간들은 뇌만 활성화된 채 기계에 의해 생성된 가상 세계 속에 살고 있는데, 인간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영화는 인간이 만든 가상 세계가 결국 인간의 자유와 실존을 위협하고, 가상 속에 현실을 가두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주인공 네오(키아누 리브스 분)는 가상 세계의 진실을 깨닫고 인류를 해방시키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네오는 빨간 약과 파란 약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빨간 약을 먹으면 이 세계의 진실을 깨닫게 되고, 파란 약을 먹으면 기억을 잊고 진실을 모른 채 보이는 것만 믿으며 살게 된다는 설정이다. 마치 앞으로 인류가 맞게 될 AI 시대'의 부정적 단면과 인간 선택의 문제를 예견이라도 한 것 같다.
<매트릭스> 1편의 엔딩 장면은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선택할 것을 묻는 것처럼 느껴졌다. “당신은 빨간 약을 먹고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빠져나오겠습니까? 아니면 파란 약을 먹고 기계가 주는 혜택을 행복으로 여기며 영원히 그 안에서 살겠습니까?" 그래서일까. 주인공 네오가 읊었던 독백과 같은 대사는 인류에게 던지는 메시지와도 같다."너는 변화가 두려운 거야."
유토피아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인가?다행히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20년대는 영화 속 세상과 다르다. 발달한 기술은 세상을 편리하게 바꿨을 뿐만 아니라 영화나 소설이 묘사한 것처럼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미래학자들은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고 우리 인류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담론을 자주 펼친다. 디스토피아적 영화나 소설처럼 부정적인 미래를 예견할 때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선택을 좌우할 긍정적인 미래도 제시한다. 인간이 머리를 맞대고 조정해 나가면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술의 진화를 이끌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이 그리는 미래, 즉 유토피아를 향해 나아가는 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유토피아는 모두가 만족하는 세상이 된다는 뜻이다. 모두가 만족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인류가 공감할만한 철학을 가진 사람들, 다시 말해 엑스트로피안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당신이 기술 발전을 두려워하는 이유기술을 활용해 사회 문제와 인간의 한계를 선한 방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엑스트로피 철학을 창시한 미국의 철학자 맥스 모어는 기술 철학자이자 기술문화 창조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창시한 엑스트로피 철학의 근간은 ‘트랜스 휴머니즘(Transhumanism)’에 있다. 트랜스 휴머니즘은 과학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정신적·육체적 성질과 능력을 개선하려는 지적·문화적 운동이다. 트랜스 휴머니즘은 기술과 인간의 조화, 기술을 통한 진보를 강조한다. 엑스트로피는 이러한 트랜스 휴머니즘을 계승한 여러 기술자와 철학자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기술철학'이다.
맥스 모어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실제로 우리는 신체적으로나 인지적으로 우리 자신을 확장해왔습니다. 임플란트를 삽입하거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 또한 우리 자신을 외부 물질로 강화하는 것입니다.” 기술 철학의 관점에서 보면 현대인들에게는 매우 일상적이고 흔한 렌즈 착용조차도 진보한 기술을 통해 우리 자신을 강화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기술은 인간의 의도와 욕망을 먹고 진화한다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된 것만큼이나 놀라운 것이 가격의 하락이다. 컴퓨터의 가격 대비 성능은 지난 반세기 동안 몇억 배 증가했다. 일례로 1960년대 미국의 우주선 아폴로에 탑재된 각종 컴퓨터는 1980년대 닌텐도에서 출시한 가정용 게임기만도 못한 성능을 가졌다. 하지만 한 대의 우주선 전체에 탑재된 컴퓨터의 가격을 합치면 지금 돈으로 수십억 원에 육박한다.
컴퓨터의 성능 향상과 가격 하락은 대중화로 이어졌다. 그리고 현재 컴퓨터는 디지털 시대의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현재의 컴퓨터 관련 기술 수준과 확대된 용도는 여러 영역의 기술이 동시다발적으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결과다.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시장이 원하는 수준과 목적에 부합하는 쪽으로 기술 발전이 유도되어왔기 때문임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많은 기술이 사라지고 등장하고 대체되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하나의 기술이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고, 해당 영역의 발전 속도가 느려지거나 빨라지고, 기술의 개발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대부분 기계적인 예측이나 수학적 계산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그 모든 것이 인간의 의도나 욕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술은 기술에 의해서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서 진화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해결을 낳고 해결은 문제를 낳는다커즈와일이 얘기하는 기술에 의한 인류의 진화 과정은 문제의 발생과 해결의 반복 과정이다. 기술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이 발명되고, 그것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기술은 또 이를 해결한다. 결국 이 흐름이 인류 진화의 과정이다. 최초 등장한 기술은 초기에는 느리게 진화하다가 특정 시점이 되면 발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그리고 적당한 시간이 흐른 후 다시금 발전 속도가 지지부진해지는 시점을 맞는다. 이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경우 보통 새로운 기술이 이를 대체하고 또다시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커즈와일의 주장처럼 수학적 계산으로는 인류의 미래를 예견하고 사회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 그럼 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 인간의 욕망과 의도 그리고 합의를 담을 수 있는 스토리에 그 답이 있다. 커즈와일은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철학과 기술에 대한 지식을 총체적으로 연결하며 인류의 미래를 예견했다. 인류가 진화를 거듭할수록 산업혁명과 같은 거대한 변화가 등장하는 시간 간격은 줄어들 것이므로, 변화에 대한 대비도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2000년대에 펼쳐지고 있는 AI, 나노, 유전공학 등과 같은 특이점은 아주 짧은 기간 내에 인류를 거대한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것이며 이후의 변화는 예측하기 힘들 정도라고 묘사했다. 여러분은 2040년까지 남은 15년의 시대 변화를 통해 커즈와일의 예견들이 실제로 현실이 되는지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장. 비트코인 : 세계관 혁명
2008년 10월 31일, 화폐 개혁의 시작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에서 과학혁명을 인류 역사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중대 사건으로 언급했다. 하라리는 코페르니쿠스가 《천체의 회전에 관해》를 출판한 1543년부터 뉴턴이 <프린키피아》를 출판한 1687년까지를 과학혁명의 시기로 보았다.
이 시기의 유럽은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1517년 10월 31일,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다.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루터는 교회 부패 등을 비판하면서 당시 절대적이었던 종교 시스템에 반기를 들고 개혁을 주도한다. 이는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의 절대적 권위가 약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흐름을 이어 자연 현상에 대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을 모색하는 학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시대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16세기 초반에 이르러서는 르네상스 혁명이 절정에 달하며 문화, 예술, 과학이 꽃을 피웠고, 이는 유럽의 근대화를 이끌었다.
이러한 배경하에 일어난 과학혁명은 단순히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넘어 인간 사고와 사회체제의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왔다. 또한 사회적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자는 르네상스의 인본주의적 관점이 근본 동력으로 자리한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백서>를 발표한 10월 31일이라는 날짜는 단순한 우연을 넘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비트코인의 등장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과 마찬가지로 중앙집중화된 기존의 금융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종교개혁은 교회의 왜곡된 권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은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이 독점해온 화폐 발행과 관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에 대한 뜻밖의 결론비트코인을 만든 이와 그 의도를 알면 비트코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사실 우리는 그가 누구인지 아직 모른다. 필명을 사용했을 뿐, 그가 이름처럼 일본인인지 혹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가 직접 남긴 신상 정보는 1975년생이며 일본에 거주한다는 것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다.
나는 그간 사토시 나카모토에 대해 알려진 모든 내용을 토대로 사토시 나카모토는 한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로 봤을 때 사토시 나카모토를 누구 한 명으로 특정하긴 어렵다. 익명성을 추구하는 비트코인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비트코인 창시자는 본인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기로 사전에 각오하고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비트코인 창시자라면 비트코인이 초대형 프로젝트가 되길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추해보면 지식을 공유할 수 있으며 마음이 맞는 여러 명과 충분한 의견 교환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명으로 구성된 집단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을 내세워 비트코인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이다. 자신들이 드러나면 비트코인의 익명성, 탈중앙성, 희소성의 가치가 퇴색한다. 그뿐 아니다. 중앙화된 권력 기관들의 표적이 되어 자신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비트코인이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나리오를 세웠을 것이다. 그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한 계획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그 집단은 앞서 언급한 사이퍼펑크, 엑스트로피안일 가능성이 높다.
사이퍼펑크(cypherpunk)는 1990년대 기술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회 혁신 운동'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사이퍼펑크는 암호를 뜻하는 사이퍼(Cypher)에 저항을 의미하는 펑크(Punk)를 붙인 합성어다. 위키리크스 운영자이자 스스로를 사이퍼펑크라 밝혔던 줄리언 어산지는 자신의 책 『사이퍼펑크』에서 "사이퍼펑크란 감시와 검열에 맞서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강력한 암호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들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1990년대부터 확대된 사이퍼펑크 암호학자들은 익명화된 탈중앙화화폐에 대한 진화적 시도를 시작했다. 여기에 기술을 통한 사회 문제 해결과 인간 능력 증강을 주창하는 엑스트로피안들의 기술 철학이 합쳐져 비트코인이라는 인류 최고의 화폐가 창조됐다. 현재의 디지털 시대에 그 누구도 사토시 나카모토가 누구인지 16년간이나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은 그가 결코 한 명의 개인이 아님을 반증한다. 그렇다면 이 사이퍼펑크 집단이 비트코인을 통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누군가와의 ‘거래’에서 ‘결속’으로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백서>에서 소개한 비트코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금융과 화폐 영역에서의 중앙집중화 문제를 풀어보자는 것이었다. 바로 그것이 비트코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탈중앙화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전 세계에 분산된 수많은 컴퓨터(노드)에 의해 운영되며, 이들 각각이 거래 기록의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특정 세력이 네트워크를 통제하거나 조작하는 것이 극히 어렵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의 거래 기록(블록)은 대략 10분마다 참여 컴퓨터 모두에 분산 저장되고, 이는 암호화와 검증 메커니즘을 통해 안전하게 관리(체인)된다. 이것이 바로 블록체인의 개념이다.
블록체인이란 정보(블록)를 체인으로 연결해둔다는 의미로 명명된 정보의 저장, 관리 기술이다. 현재 통용되는 정보 저장 및 관리 방식과 비교해보자. 현재 우리는 플랫폼 기업, 중앙기관, 은행 등 우리가 신뢰하는 '누군가(중앙)'에 내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통제와 책임 아래 내모든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보호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가끔 내가 신뢰하던 '누군가'에 해킹 사건이 터지거나 그 '누군가'가 사업을 종료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그가 관리하던 내 정보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만다.
'누군가'가 모든 정보를 보유하고 관리하고 책임지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통용되는 정보의 중앙 관리와 효율 추구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모든 면에서 이롭지만은 않다는 데 있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한다. 참여하고 있는 모든 컴퓨터(노드)에 분산 저장하는 방식을 취한다. 참여자 모두에게 정보를 똑같이 공유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매우 안전하다. 무엇보다 특정 대상(중앙)에게 과도한 책임과 권한을 주는 중앙화 방식의 정보 관리가 지닌 취약점을 해소한다. 해커가 침입해 정보를 위조, 변조하려 해도 전체 네트워크 참여자가 조각조각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동시에 건드려야 하기 때문에 위조나 변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중지불 문제를 세계 최초로 해결하다다만 디지털의 특성상 같은 데이터의 무한 복제와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의 경우 이중지불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중지불이란 하나의 자산(화폐)을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B에게 돈을 보내면서 똑같은 금액을 C에게도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과 같은 중개인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들이 숫자를 관리하고 책임지기 때문에 굳이 이중지불의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P2P를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의 경우엔 다르다. 특정인이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같은 전자화폐 구현을 위해서는 이중지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비트코인은 이중지불의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전자화폐이자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은 이중지불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합의 메커니즘을 사용한다. 합의 메커니즘이란 거래 기록에 대해 비트코인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서 동의를 얻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대표가 되어 새로운 거래 기록을 작성해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야 한다. 이처럼 거래 기록의 대표 작성자를 정하는 과정을 작업증명(proof of Work)이라 하며, 흔히 채굴이라고 한다.
채굴자들은 고성능 컴퓨터인 '채굴기'를 돌려 평균 10여분마다 제시되는 매우 어려운 수학 문제를 가장 빨리 풀기 위해 노력한다. 수학 문제를 내서 풀게 하는 이유는 거래 기록 작성 자체를 어렵게(에너지를 소모하도록 만들어 악의적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가장 먼저 답을 찾은 채굴자가 이번 턴의 거래 기록(블록)을 작성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채굴자는 자신이 작성한 새로운 블록을 전체 네트워크에 추가하고, 그 대가로 몇 개의 비트코인을 받는다. 나머지 참여자들은 새로운 블록에 대해 검증(수학 문제의 답이 맞는지)하고, 과반의 검증이 끝나면 새로운 블록을 모든 블록체인에 추가한다. 결국 모두가 새로운 거래에 대해 동일한 기록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