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손진석, 홍준기 지음 | 플랜비디자인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손진석, 홍준기 지음
플랜비디자인 / 2023년 12월 / 344쪽 / 19,000원
1부 경제력
미국 깡시골 수준으로 전락한 유럽 경제 우리는 서유럽 국가들의 수준이 대체로 미국과 엇비슷하다고 여겨왔지만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가 1인당 GDP를 통해 미국과 유럽을 비교해 보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ECIPE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기준 EU의 1인당 GDP는 4만 4,138달러로 미국 50개 주와 비교하면 아이다호(4만 4,048달러)와 미시시피(4만 1,633달러) 단 두 곳보다 높을 뿐이다. EU의 1인당 GDP가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수준인 두 개 주만 빼고 나머지 48개 주보다 적다는 점은 꽤나 놀라운 사실이다. ECIPE의 보고서가 나오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 사람들은 가난해지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이 미국에 뒤처졌고, 그 차이는 커지고 있다’고 썼다.
중요한 건 유럽의 1인당 GDP 수준은 미국과 비교해 계속 하락하는 중이라는 점이다. EU를 하나의 나라로 보고 미국 50개 주와 비교해 1위부터 51위까지 순위를 만들면 EU의 순위는 꾸준히 내려갔다. 2000년에는 45위에서 2010년에는 48위가 됐고, 2021년에는 49위가 됐다. 같은 방식의 비교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도 추락 중이다. 1인당 GDP로 미국 50개 주와 프랑스를 넣어 순위를 매기면 프랑스는 2000년은 37위였다가 2010년에는 43위가 됐고, 2021년에는 49위까지 밀렸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경우는 2000년 32위, 2021년에는 39위가 됐다.
물론 룩셈부르크(11만 5,684달러)와 아일랜드(10만 2,496달러)의 1인당 GDP는 미국 내 1~2위인 뉴욕주(9만 2,115달러)와 매사추세츠주(8만 4,257달러)를 넘어선다. 그러나 두 나라는 크기가 작다는 점을 별개로 하더라도 룩셈부르크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고 이웃 나라에 살면서 국경을 넘어와 일하는 근로자의 비중이 높다. 또한 아일랜드 GDP는 다국적 제약, IT 기업의 생산 활동에 기댄 부분이 크다. 아일랜드는 법인세가 유럽 최저 수준인 나라라서 글로벌 기업들이 유럽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중간 경유지이다. 아일랜드중앙은행은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이 가져가는 수익을 배제하고 계산하면 아일랜드의 1인당 GDP가 EU 국가 중에서 8~12위 사이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이 두 나라를 빼면 덴마크(5만 5,963달러)와 네덜란드(5만 6,617달러)의 1인당 GDP가 눈에 들어온다. 두 나라가 잘사는 건 맞지만 인구가 덴마크는 585만 명, 네덜란드는 1750만 명으로 크지 않다. 또한 1인당 GDP로 미국 50개 주와 비교했을 때 덴마크는 29위, 네덜란드는 34위다. 즉, 유럽에서 손꼽히게 잘 사는 나라라고 하더라도 1인당 GDP가 미국 주 가운데 중간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선진국의 덫을 피한 ‘별종 국가’ 미국: 일반적으로 유럽 같은 성숙한 경제는 성장률의 둔화를 피해 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본도 결국 버블 붕괴 이후 ‘일본화’라는 말을 탄생시킬 정도로 저성장을 경험했다. 고도성장을 계속 이어가는 건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료와 이러한 잠재성장률의 둔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제법 잘 살게 돼 성숙한 경제 구조가 되면 임금이 오르고 고령화로 복지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성장보다는 분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개발도상국일 때처럼 성장에 대한 열망이 희미해진다. 그 공무원은 “이런 측면에서 미국은 별종”이라고 했다. 성숙한 경제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게 자연스럽지만, 미국만큼은 ‘선진국 경제의 성숙’이라는 일반적인 흐름을 벗어난다는 것이다.
반면 유럽은 ICT(정보기술과 통신기술)산업에서 미국은 물론 동아시아보다도 처지고 있다. 또한 미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 코로나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자유무역이 축소되는 국면을 맞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더 크다. 2021년 기준 상품·서비스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유럽연합은 50.4%였지만, 미국은 10.9%로 차이가 크다.
이 같은 경제 성장의 일반 원칙을 벗어나 미국 경제가 거대한 덩치가 된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이유는 글로벌 ICT 산업을 선점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메타) 같은 혁신기업이 등장해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경제가 강한 분야는 명품, 관광 등이다. 주요 고객인 중국인이 지갑을 열어줘야 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국 경제가 팬데믹 이후 생각만큼 빠르게 살아나지 못하면서 유럽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부 산업
ICT 독식한 미국, 20세기보다 질주 속도 빨라졌다21세기는 모바일과 온라인 비즈니스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 이 새로운 산업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가 국제 질서 속 각국의 경제력과 국가의 위상을 좌우한다. 이 산업이 창출해내는 부가가치가 엄청날 뿐 아니라 미래 가치 선점의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행운의 여신은 미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ICT산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미국의 헤게모니가 압도적으로 높다.
컴퓨터 기반 기기를 작동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토양은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OS)다. 미국은 이를 초기부터 완벽하게 장악해왔다. 데스크톱, 모바일 기기, 태블릿을 모두 합쳐 미국 기업은 세계 OS 시장의 9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8월 기준으로 세계 OS 시장 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39.62%로 1위다. 뒤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29.75%로 바짝 뒤쫓고 있다. 3위는 애플의 iOS가 16.62%를 차지하고 있다. 4위는 애플의 맥북, 아이맥 등에 설치하는 macOS X로 8.7%였다. 5위가 구글의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인 크롬 OS로서 1.41%였다. 결론적으로 1~5위를 미국 기업이 독차지하고 있다. 미국 기업 소유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건 8위인 삼성 OS뿐인데, 점유율이 0.21%에 그친다.
또한 다양한 온라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운동장 격인 웹 브라우저 역시 미국이 독차지하고 있다. 2023년 8월 집계로 데스크톱, 모바일, 태블릿을 합친 브라우저의 세계시장 점유율 순위는 1위 구글 크롬(63.56%), 2위 애플 사파리(19.85%), 3위 마이크로소프트 에지(5.43%) 순으로 이들 3가지 미국산 브라우저의 점유율은 88.84%에 달한다. 4위는 미국 비영리단체인 모질라재단의 브라우저 파이어폭스(2.94%)이며, 5위는 1990년대 노르웨이에서 개발돼 2016년 중국계 투자자본이 인수한 오페라(2.74%)다. 삼성의 인터넷 브라우저는 2.33%로 6위였다. 결국 브라우저 시장의 1~4위를 미국이 독식하고 있다.
미국의 ICT 독주를 뒤집을 나라는 없다: 검색 시장 역시 미국이 독차지하고 있다. 2023년 8월 집계로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무려 91.85%를 구글이 차지하고 있다. 2위 마이크로소프트 ‘빙’의 점유율이 3.02%, 3위가 러시아의 ‘국민 IT 브랜드’ 얀덱스로서 1.49%를 점하고 있다. 이어서 4위 야후가 1.17%였고, 5위 중국 바이두(1.06%)까지가 점유율 1% 이상이다.
이처럼 컴퓨터 OS, 웹 브라우저, 검색 엔진에 걸쳐 미국 기업들이 ICT 분야를 압도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미국은 창의성을 존중해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 시스템, 거대한 자본시장과 투자자 이익 보호를 중시하는 경제 체계, ‘달러’라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 기축 통화와 가장 널리 사용하는 언어인 영어를 바탕으로 온라인 비즈니스를 선점했고 이후로도 계속 독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판도는 수십 년이 지나도 뒤집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위상이 21세기 들어 오히려 더 높아진 커다란 배경이다.
미국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OS, 브라우저, 검색 엔진보다도 더 높은 장악력을 갖고 있다. 2023년 8월 집계에 따르면, 트래픽 기준으로 세계 소셜 미디어 점유율은 페이스북(66.91%), 인스타그램(13.07%), X(옛 트위터, 8.39%), 핀터레스트(6.33%), 유튜브(3.96%), 레딧(0.63%)이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6위 직장인용 소셜 미디어 링크드인(0.4%), 7위 사진 위주의 텀블러(0.2%) 모두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그나마 21세기를 주름 잡는 신산업에서 미국이 독식하지 못하는 분야가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다. 물론 이런 산업들도 미국이 온라인 산업만큼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했을 뿐, 핵심 국가로서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달리 말하면 온라인·모바일 시장을 독식하면서 다른 핵심 산업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잃지 않으며 세계 산업계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반도체 분야는 파운드리에서 대만의 TSMC, 메모리 분야에서 한국의 삼성전자가 글로벌 강자로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세부 주력 사업이 조금씩 다른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력과 시장 장악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인텔, 엔비디아, 마이크론은 여전히 반도체 산업의 ‘키 플레이어’로 맹활약 중이다. 특히 AI(인공지능) 시대로 넘어가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더 제고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AI 반도체를 선두에서 끌고 가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2018년 9월에서 2023년 9월까지 5년 사이 492% 상승해 나스닥을 주도하는 종목이 됐다.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애플이 삼성전자와 세계 시장에서 선두 다툼을 하고 있지만, 브랜드 가치로는 애플이 월등히 앞서간다.
이상에서 살펴봤듯이 21세기를 맞아 산업계에 새로 열린 거대한 기회의 무대를 미국이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20세기에도 두드러졌던 미국의 지배력이 21세기 들어 한층 더 공고해진 것이다.
3부 자본시장
증시로 크는 미국, 대출에 의존하는 유럽맥킨지 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은 2014~2019년 미국 기업에 비해 R&D 분야에 40%가량 적은 돈을 썼다. 그만큼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ECIPE는 “(유럽의 소극적인 투자는) AI 기술처럼 원래 미국이 앞서 나가는 분야에서 미국이 더 많은 특허를 획득하게 만든 것은 물론이고, 친환경기술이나 소재 분야 등 원래 유럽이 앞서 있던 분야에서조차 미국 기업에 역전을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는 특히 선진국 경제가 침체로 빠지지 않고 새로운 활로를 찾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 분야에서도 유럽과 미국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셈이다. 단순히 투입되는 노동과 자본의 규모로만 좌우되는 경제가 아니라 기술 발전과 이를 견인하는 연구개발 노력이 경제를 이끌고 나간다.
그렇다면 유럽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미국만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 원인은 자금 조달 방식의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 기업은 자본 시장을 활용하는 반면, 유럽 기업은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다.
미국에서는 자본 시장이 큰 역할을 수행한다. 공모 주식시장도 있고, 사모펀드의 규모도 거대하다. 2023년 기준으로 보면 미국 GDP 대비 시가총액은 170%에 달했는데, GDP 대비 은행대출이 85%인 것을 고려하면 자본시장의 규모가 큰 편이다. 반면 유럽은 주식 시장 시총이 GDP의 68%이고, 은행 대출은 300% 정도다. 미래에셋증권 김성근 애널리스트는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신생 테크기업들 입장에서는 은행 대출보다는 자본시장에 기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했다. 신생 기업 입장에서는 하늘과 땅 차이다. 막대한 대출 이자를 물어야 하느냐 마느냐의 여부 때문이다.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기술 기업들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미국의 IT 기업과 바이오 기업, 자동차 기업은 세상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탄생시킨다. 필 맥킨토시 나스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 위클리비즈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랑하게 되면서 이들 기업들의 몸값은 수조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했다. 그런데 주식 시장이 없었다면 이런 기업의 존재는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구글이나 테슬라는 모두의 삶을 바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자금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상장한 이후 투자자들의 투자로 자본을 확보한 다음 사업을 키워나갔다.
유럽처럼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건 투자의 관점에서 안전하다. 반면 자본 시장을 통한 투자는 위험천만하다.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가 만든 말 중에 ‘텐 배거(ten bagger)’라는 단어가 있다. 배거는 야구의 1루타, 2루타를 칭하는 ‘루타’를 의미하는데, ‘텐 배거’는 10루타로 투자 원금의 10배 이상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종목을 말한다. 반대로 10배 이상 수익률을 가져준다는 것은 그만큼 손실을 볼 가능성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막대한 수익과 거대한 손실은 동전의 양면이다. 미국 신생 테크 기업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많다고 해서 미국 자본시장이 ‘투기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모험 자본의 과감한 투자가 없었다면 세상에는 스마트폰이나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는 시점이 훨씬 늦춰졌을 것이다.
미국에서 상장하는 유럽 기업이 늘고 있다: 유럽 증시에는 개인 투자자도 적어서 자금 흐름이 적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 보면 골칫거리다. 유럽 사람들은 미국인에 비해 주식 투자에 관심이 낮다. 대신 주택이나 다른 투자처에 자산을 묶어두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반면 미국인들은 개인 자산 중 주식의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노후자금인 연금에도 주식이 많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일부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의 자산, 특히 노후자금이 주식과 많이 연동돼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 노력한다”고 말한다.
유럽 증시가 규모 면에서 성장이 더디다 보니 유럽 기업들이 유럽 증시를 피해 미국에서 상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 백신을 화이자와 공동 개발한 독일의 바이오엔테크다. 이 회사는 2019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2023년 9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 밖에도 이미 많은 유럽 기업들은 투자를 이끌어내기에 미국 주식시장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영국의 반도체 디자인 기업 그래프코어를 창업한 나이젤 툰은 2023년 10월 블룸버그 테크놀로지 서밋에서 “신기술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으면 영국과 유럽은 ‘굴욕의 세기(Century of humiliation)’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직설적으로 “더 많은 투자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서양을 건너가서 (미국에서) 사업하는 게 낫다”고까지 말했다.
4부 경제 체질
한 달간의 휴가를 즐기는 유럽, 일은 누가 하나유럽에서는 7월 중순이 넘어가면 도무지 일을 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1~2분 만에 ‘00일까지 휴가를 떠납니다’라는 자동 답신이 날아오는 경우가 많다. 여름에 휴가가 집중되는 이유는 날씨와 연관이 깊다. 한국에서도 겨울에 해가 짧고 여름에 길지만 유럽은 그 차이가 극단적이다. 파리의 겨울은 오후 5시를 넘기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반면 여름에는 9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아 환하다. 영국은 가을부터 봄까지 우중충한 날씨가 오래 지속된다. 해가 긴 여름에 길게 휴가를 가는 문화가 생길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일주일에 49시간 이상을 일하는 유럽의 경제 활동 인구가 7%에 그쳤다. 이 수치도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7%라는 건 자신의 가게를 책임지느라 오래 일해야 하는 자영업자를 포함해 산출한 수치이며, 월급 생활자로 범위를 좁히면 49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이 4%에 그친다. 또한 49시간 이상 일하는 이들을 업종별로 분류하면 조업 시간이 원래 길 수밖에 없는 농업, 임업, 어업 분야 종사자가 28%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