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원앤원북스 / 2023년 11월 / 296쪽 / 19,000원
저성장 시대, 가격을 웃도는 가치를 전달하다‘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장이 멈춘 30년을 보낸 일본에서는 물가와 월급이 오르지 않는 저성장이 당연시되어 자연스럽게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 행동이 정착되었다. 저성장 시대에 소비자들은 당연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 하지만 과연 ‘절약’만을 외치는 것이 지금 소비자들의 모습일까? 소비자들의 취향은 분명해졌고 그들은 어느 때보다 똑똑해졌다.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먼저 습득한다. 단지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 즉 내가 지불하는 1원에 해당하는 가치를 꼼꼼하게 계산한다.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가성비’라는 단어는 이러한 소비자 행동을 대변한다.
실제로 ‘가성비’를 뜻하는 일본어인 ‘코스파(가격 대비 성능, Cost-Performance)’라는 단어는 1990년대부터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코스파를 의식하며 살아온 일본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코스파를 넘어 시간을 중시하는 ‘타이파(가격 대비 시간, Time-Performance)’, 공간을 중시하는 ‘스페파(가격 대비 공간, Space-Performance)’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축에서 성능을 따지며 소비자들은 점점 더 영리하게 행동한다. 가격, 시간, 공간 등에 있어 사용한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 모든 소비자가 절약만을 외치는 것은 아니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지만 동시에 고가 상품의 판매도 늘어나는 양극화된 소비 패턴이 보인다. 특히 2022년 각종 상품 가격이 인상된 후 저소득층의 소비는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의 소비에는 변화가 없었다. 또한 동일한 소비자가 양극화된 소비행동을 보이는 점도 흥미롭다. 2천 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몇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에 주저 없이 지갑을 연다. 가성비를 추구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화된 소비자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이 얻는 만족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질문한다. ‘내가 지불하는 가격만큼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이 가치는 소비자마다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 금전적인 가치, 심리적인 가치, 시간의 가치 등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성장이 멈춘 시대를 사는 소비자들은 라면 한 봉지를 살 때도 꼼꼼하게 따진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일본 기업들은 분투하고 있다. 가격 대비 가치를 까다롭게 계산하는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기업들은 어떠한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가격을 웃도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기능을 더하다, 기능성 제품과 저가 프리미엄 시장최근 일본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은 바로 ‘기능성 시장’이다. 기존의 제품에 특정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들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제품의 차별화가 쉽지 않은 소비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기능성 식품, 기능성 의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기업들의 제품 개발이 활발한 분야는 기능성 식품 시장이다. 그 배경에는 2015년부터 시작된 ‘기능성 표시 식품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국가가 아닌 사업자가 식품의 기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면 건강 효과를 제품의 표면에 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면, 녹차에 지방을 분해하는 특정 성분을 넣어 ‘지방을 분해해주는 녹차’, 요구르트에 미백에 좋은 성분을 첨가해 ‘피부를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요구르트’와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초기에는 음료를 중심으로 시작해 지금은 과자, 요구르트, 간장, 된장 등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로 확대되며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왜 기능성 식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일까? 우선 인구 감소로 인해 소비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전체 소비자의 수가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시장 규모가 축소하거나 정체되고 기업들은 필사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즉 일본의 기능성 식품 시장을 살펴보면 인구 감소, 고령화로 인해 성장이 정체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한 일본 기업들의 치열한 마케팅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그럼 소비자 입장에서는 왜 기능성 음료와 식품을 선택하는 것일까? 가장 먼저 고령화로 인해 건강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요인이다. 100세까지 사는 것이 당연시되는 시대가 되면서 ‘건강 수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소비자들 또한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을 찾고 있다. 게다가 지난 3년간 코로나19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욱 높였다. 운동시설이 문을 닫아 운동 부족에 고민하던 소비자들이 먹고 마시는 것이라도 몸에 좋은 제품을 섭취하자는 심리가 강해졌다. 또한 기능성 식품은 가성비 면에서도 좋은 선택지다. 일반 식품에 비해서는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건강을 손쉽게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 소비자들의 인식,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맞물리면서 다양한 기능성 식품이 탄생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능성 식품을 통해 추가적인 가치를 제안하는 제품의 포지셔닝 전략 및 신제품 개발 전략에 관해 힌트를 얻어보자.
먹을수록 몸이 가벼워지는 식품: 현재 일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능성 식품들의 캐치프레이즈를 잠시 살펴보자. “뱃살이 줄어드는 맥주”, “혈당을 낮춰주는 차”, “미백 효과가 있는 요구르트”, “집중력이 높아지는 향수” 등 이렇게 단 한 줄의 설명만 들어도 먹어보거나 사용해보고 싶지 않은가? 게다가 기능성 제품은 일반 식품에 비해 조금 가격이 높더라도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에도 좋다. 이러한 캐치프레이즈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시장을 촘촘하게 세분화하고 뾰족하게 타깃해 타깃 그룹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저성장 시대의 새로운 블루오션, 저가 프리미엄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맨다. 하지만 누구나 가끔 사치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들어 탄생한 새로운 니치 시장이 ‘저가 프리미엄’ 시장이다. 저가 시장에 속하지만 기능을 더하거나 고급 재료를 사용해 가격을 올린, 즉 저가격 시장 내에서의 프리미엄 시장을 의미한다.
일본은 장기간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소비 시장이 고급 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양극화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평소에 저가 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도 가끔 사치하고 싶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절약하는 삶을 살지만 때로는 고급스러운 경험을 원할 경우, 이런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기업들에게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 동시에 최근 시작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들은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30년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 익숙해진 일본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감이 상당히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더한 ‘저가 프리미엄’ 제품 및 서비스로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도록 설득한다.
일본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소의 ‘스탠다드 프로덕트’도 좋은 저가 프리미엄 사례다. 우리에게 100엔숍으로 유명한 ‘다이소(DAISO)’를 운영하는 다이소산업은 2021년 ‘스탠다드 프로덕트 바이 다이소’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100엔이 아닌 300엔 가격대이며, 100엔 가격대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다이소의 상품보다 디자인이 예쁘고 품질이 좋은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무인양품의 제품들이 연상되는 깔끔한 디자인과 제품의 높은 퀄리티로 여성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시부야에 첫 점포를 연 이후 1년 만인 2023년 5월 말 기준, 57개까지 점포를 확장했다.
Z세대, 이유가 있어야 소비를 한다Z세대(Generation Z)는 1995~2010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말하며, 일본 인구에서 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약 1,700만 명)에 달한다. Z세대의 특징은 어릴 적부터 첨단 기술과 디지털을 접해왔기 때문에 인터넷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스마트폰 네이티브 세대라는 점이다. 최근 Z세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Z세대는 5년 후부터 앞으로 30년간 일본 소비의 주요 타깃이 될 세대라는 점이다. 둘째, Z세대는 SNS 이용률이 높고 압도적인 발신력과 정보 확산력을 가지고 있다. Z세대에서 유행한 물건이나 콘텐츠가 일본 전체 트렌드로 번진 사례도 많다.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나 한국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이유로 Z세대가 향후 구매 행동에 큰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존재이며, Z세대를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SNS 네이티브 세대인 Z세대는 온라인에서 연결되는 관계에 거부감이 없으며 다양한 사람과 연결되어 교류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가치관을 가졌다. 또한 SNS에서 자신의 취미와 취향을 드러내기를 즐긴다.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살아온 Z세대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어필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는 스몰 매스 시장(Small Mass Market: 대다수는 아니지만 일정한 규모의 시장)의 확산으로도 이어진다.
이는 전 세계 Z세대의 공통점이다. 다만 일본의 Z세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Z세대가 태어날 때부터 일본은 경기침체가 계속되었다. 세계 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GDP의 비중은 내려가고, 인구는 감소하는 한편 고령자의 비율은 증가했다. 비정규 고용의 비율이 증가하며 월급과 물가가 오르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장래를 불안하게 느끼는 젊은이들의 비율이 높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Z세대의 소비 패턴을 들여다보면 이들은 목적, 이유, 의미가 있을 때만 지갑을 연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기업은 어떻게 해야 Z세대가 소비를 할 ‘이유’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술자리는 가성비가 안 좋아, Z세대가 돈과 시간을 쓰는 법“술자리는 가성비가 좋지 않아 참가하지 않아요.” “오시카츠에는 월 2만 엔 정도를 사용하고 있어요.” Z세대에 해당하는 일본의 한 20대 초반 여성의 의견이다. 오시카츠는 아이돌, 애니메이션 캐릭터, 배우 등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을 응원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Z세대의 약 80%가 어떠한 형태로든 오시카츠를 할 정도로 Z세대에 있어 오시카츠는 빠질 수 없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해 오시카츠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 술자리는 가성비가 좋지 않다고 피하는 Z세대는 나름의 명확한 가치관과 기준을 가지고 소비를 하고 있다.
일본의 Z세대의 소비행동을 대변하는 말로 ‘메리하리 소비’를 자주 들을 수 있다. 메리하리는 느슨함과 팽팽함, 즉 늦춤과 당김을 한데 이르는 말이다. 즉 메리하리 소비란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는 지출을 하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데는 소비를 크게 줄이는 행태를 의미한다. 오늘날은 상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소비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휩쓸리기 마련이다. Z세대는 어디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지 확실하게 정한 후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Z세대가 가성비를 따지는 법, 일할 계산: 명품 브랜드와 SPA 브랜드를 섞어 입는 모습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원하는 브랜드의 가방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렴한 도시락을 먹는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들은 어떠한 잣대로 소비할 대상을 결정하는 것일까?’ ‘Z세대에게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리서치 센터인 ‘시부야 109 랩’의 조사 결과를 보면 Z세대에게 가성비란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한 번 사면 오래 쓸 수 있고 오래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결과가 흥미롭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이라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해요. 매일매일 소중하게 사용하는 물건이라면 그 편이 가성비가 좋거든요.”라는 의견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Z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일할 계산’이 있다. 이는 제품의 가격을 단지 비싸다 혹은 싸다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사용할 일수를 계산해 제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금 비싸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다면 가성비가 좋다고 판단한다. 심지어 원하는 물건은 대출을 받아서라도 그때그때 사겠다고 말하는 Z세대도 있었다. “돈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커요. 얼마 전 고가의 카메라를 대출을 받아 구입했는데, 나중에 미뤘다가 사는 것보다 지금 사는 것이 일할 계산으로 생각하면 더 싸다고 생각했어요.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사서 일찍부터 사용하는 편이 심리적으로 이익이에요.”
이들은 물건이 제공하는 효용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도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치를 느끼는 물건, 자신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물건이라면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손해라는 생각이다. 같은 맥락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경험 혹은 체험을 얻기 위한 소비는 단순히 돈을 쓰는 것이 아닌 투자라는 생각이 강하다. “생활비와 취미생활에 쓰는 돈은 따로 구분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식비나 미용실 비용 등 생활비는 철저하게 절약하지만 취미로 보는 연극은 추가 요금을 내고 좋은 좌석을 선택하는 등 아낌없이 투자합니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Z세대의 돈에 대한 가치관을 조사한 리포트들을 읽어보면 ‘소비의 지갑’과 ‘투자의 지갑’을 의식적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소비의 지갑은 단기적인 욕구를 해소할 때 사용하는 지갑으로 적극적으로 가성비 좋은 물건을 찾아 소비한다. 반면 투자의 지갑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신의 경험이나 라이프스타일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에 소비한다. 예를 들어 Z세대는 오시카츠도 소비의 지갑이 아닌 투자의 지갑으로 바라보고 있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공연 티켓값을 아끼기보다는 모처럼의 기회이니까 좋은 자리에 앉아서 만족감을 극대화하고 싶어요.”라든지 “오시카츠는 굳이 매달 가계부에 입력하지 않아요. 이건 투자니까요.”라고 말하는 Z세대도 있었다.
인간관계에서도 양보다는 질: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낭비를 피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난다. 많은 Z세대가 술자리에 참가하는 것은 가성비가 나쁘다는 의견을 전한다. 술자리 한 번에 약 5천 엔(약 5만 원)이나 드는데 어차피 취해서 잊어버리기 쉬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유다. 물론 이들이 말하는 술자리는 친한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어쩌다 열리는 얕은 관계의 술자리를 의미한다.
Z세대는 쓸데없이 모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반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관계에는 적극적으로 시간과 돈을 소비한다.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전화로 자주 대화를 나누고 감사의 표시로 디지털 선물을 주고받는다. 특히 Z세대는 ‘친구가 상담에 응해줬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디지털 선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친구가 몇 명인지 혹은 함께 어울리는 횟수 등 양적인 면이 아니라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한정된 친구들과의 관계의 ‘질’을 중시한다. Z세대의 돈의 쓰임새를 통해서도 인간관계에서 중시하는 가치관에도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