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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빅 히스토리

마크 코야마, 재러드 루빈 지음 | 윌북


부의 빅 히스토리

마크 코야마, 재러드 루빈 지음

윌북 / 2023년 3월 / 408쪽 / 24,800원





부유해지는 세계에 관한 이야기들



세계는 왜, 언제, 어떻게 부유해졌는가?


세계는 지금만큼 부유한 적이 없었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빈곤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부유하며, 하루하루 계속해서 부유해지고 있다. 현재나 역사를 기준으로 세계 전체가 부유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세계에는 여전히 엄청나게 많은 극빈층이 존재한다. 하지만 극빈층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부유해지는 세계에서 점차 줄어드는 것은 절대빈곤뿐만이 아니다. 지난 세기에는 세계의 더 많은 사람이 최저생활의 경계선에서 벗어났다.

세계는 어떻게 부유해진 걸까? 왜 어떤 나라는 그토록 부유하고 다른 나라는 가난한가? 이 책에서 우리는 이 물음들에 대해 몇 가지 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아직 완벽한 답을 구하진 못했지만, “세계는 어떻게 부유해졌는가?”라는 질문에 다각도로 접근하여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할 수는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경제성장이란 무엇인가?:
지난 두 세기 동안 우리는 나머지 인류 역사 전체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경제성장을 목도했다. 경제성장이란 경제에서 생산된 전체 상품과 서비스의 양으로 측정한 경제 번영의 지속적인 증가를 가리키는데, 보통 국내총생산(GDP)으로 표시한다. 우리가 경제성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그것이 1800년 이전에 살았던 거의 모든 사람이 경험한 것과 같은 빈곤을 누그러뜨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경제성장의 일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이곳저곳에서 경제가 용솟음치듯 발전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골드스톤은 이런 현상을 ‘성장의 개화’라고 지칭한다. 중요한 것은 성장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가의 여부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이란 19세기 중반 이래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들이 경험해온 것, 즉 성장률이 계속 양수를 유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요점을 말하자면, 지난 두 세기 동안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가 경험한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19세기 이전에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현상이었다. 이보다 흔한 현상은 성장기가 수축기로 상쇄되는 것, 즉 2011년에서 2021년 사이에 베네수엘라가 경험한 현상이다. 브로드베리와 월리스는 이를 ‘위축(shrinkage)’이라고 부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부국과 빈국의 주요한 차이는 성장의 빠른 속도가 아니다. 부국이란 경제가 쪼그라드는 시기를 더 적게 경험한 나라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
이 책의 목표는 근대에 이루어진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기원에 관한 여러 사회과학 이론을 한데 모으는 것인데,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지속적 경제성장의 기원에 대한 주요 문헌들의 흐름을 분류하고 살펴본다. 지리, 정치, 제도, 시장과 국가, 문화, 인적 자본, 인구 변동, 식민화 등이 그것이다. 2부에서는 여러 연구의 상대적인 강점과 약점을 평가하면서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을 가려낼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이론에는 중요한 통찰이 담겨 있다. 부의 기원에 관한 단 하나의 명쾌한 답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어떤 요인이 더 중요한지 혹은 중요하지 않은지에 대해 따져보게 될 것이다. 세계가 부유해진 원인은 여러 가지다. 주목해야 할 것은 지리, 제도 같은 하나의 요인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 조건은 무엇이며, 작용하지 않는 조건은 무엇인지 가려내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그 조건들을 제대로 이해하면 좋겠다.

지리 - 부자 나라는 지리 복권에 당첨된 걸까?


기후, 천연자원, 토질, 대양 접근성 같은 요인들에 따라 부국의 운명이 미리 정해지는 걸까? 지리의 힘에 관한 이론은 오래전부터 자신이 사는 사회가 앞서나가는 이유를 찾던 사상가들의 단골 메뉴였다. 현대 학자들 또한 지리와 기후가 경제 발전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아마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통찰이 가장 유명한 것일 텐데, 그는 대륙 축의 상대적 길이, 질병 환경, 적도 근접성, 해안과 강 접근성 같은 요인들이 장기적인 경제 번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산업화 이전 세계의 양상을 설명할 때 지리의 힘을 부정하기란 불가능하다. 지리적 특성 덕분에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는 농업과 도시 생활이 등장했다. 그리고 강이나 해안과의 접근성이나 양질의 농토 같은 지리적 특징은 산업화 이전에 나타난 상대적 발전의 양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리가 경제 발전의 차이라는 수수께끼에 완전한 답을 제공하는 건 아니다. 18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생산성 면에서 좋은 조건을 갖춘 지역이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더 부유하지 않았다. 그저 인구밀도가 더 높은 경향이 있었다. 지리적 특성은 경제활동에서 나타나는 많은 변이를 설명해주지만, 완벽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는 않는다.

서로 가까이 있는 기업들은 이득을 누린다.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도시가 다른 도시보다 나은 성과를 내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건 종종 지리적 기본 요인보다는 밀접한 근접성과 관련된 네트워크 효과와 규모의 경제다. 무엇보다 지리 자체만으로는 산업혁명의 시점이나 19세기에 나타난 근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시작, 역사에 기록된 다양한 행운의 반전을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는가? 지리는 분명 여러 사회가 서로 다른 성과를 만들게 된 원인 중 하나이지만, 모든 것의 답이 될 수는 없다. 지리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면, 우리의 운명은 수천 년 전에 이미 정해졌을 테고 인간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여지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다음 장들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사회의 경제적 궤적을 결정하는 데 얼마나 중대한 역할을 했는지 살펴볼 것이다. 행동의 유형은 가장 개인적인 것(아이를 얼마나 낳는가)부터 사회의 법률 체계와 정치 제도를 정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참고로 인간의 행동이 세계의 경제 분포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리 또한 일정한 역할을 했다. 예를 들면, 지리는 어느 정도 사회의 제도, 문화, 인구 변동, 식민화의 형성에 기여했다. 이런 상호작용을 고려하면서 이 책의 전반부를 헤쳐 나가고자 한다.

제도 - 모든 것이 제도 덕분일까?


제도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벌이는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데, 제도는 정치?경제?법률?사회?종교 등 여러 형태로 존재하며,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유인을 형성한다. 역사를 통틀어 제도는 사회마다 달리 나타나기 때문에, 제도를 살펴보면 각 사회가 서로 다른 경제 성과를 거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제도는 법치를 지탱하고 소유권을 보호함으로써 사회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각 사회의 정치 제도와 법률 제도가 결합한 결과에 따라 이러한 힘이 발휘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왜 어떤 사회에는 이렇게 결합된 제도들이 있고, 다른 사회에는 없는지는 본질적으로 역사에 달려 있다.

제도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는 경제적 자유를 허용하는 정도인데, 사회의 경제적 자유도가 높을수록 개인들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자원을 자유롭게 할당한다. 그리고 경제적 자유는 법의 지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회가 법의 지배를 따를 때, 법률은 동등하게 적용되고 모든 유형의 권리는 보호를 받는다. 여기에는 물론 경제적 권리도 포함된다.

한편 경제적 자유는 1인당 소득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 로드릭은 사회가 법의 지배를 따르는 정도를 1 표준편차 높이면 1인당 소득에서 6.4배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수치는 볼리비아와 한국의 제도 차이와 상응하는데, 우연히도 이는 볼리비아와 한국의 소득 격차와 맞먹는다. 하지만 이걸로 모든 경제성장을 설명할 수 있다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 각 나라의 차이에 따라 제도의 중요성을 산정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각 나라는 수많은 차원에서 다르며, 제도의 우수함에 따른 특정한 효과를 따로 분리하기는 어렵다.

제도는 왜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다르게 작동하는가? 민주주의가 으뜸가는 사례다. 민주적 제도는 몇몇 나라, 특히 유럽 나라들에서 사고의 자유로운 교환을 촉진하고, 폭넓은 시민 집단에 권한을 부여하며, 광범위한 경제적 요구를 다루는 데 대체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소련 몰락 이후의 여러 동구권 국가나 아랍의 봄 이후 중동 등에서는 실패했다. 비슷한 제도인데도 왜 어떤 곳에서는 작동하고 다른 곳에서는 작동하지 않을까? 문화는 제도의 효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더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한 사회의 문화는 경제적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독립적 요인인 걸까?

문화 - 우리를 부유하게 하는 문화, 가난하게 하는 문화


문화는 세계가 부유해지는 데 어떤 역할을 했을까? 질문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문화의 어떤 측면이 경제 발전을 가로막았을까? 우리가 문화를 통해 학습하는 규범과 믿음은 서서히 발전하기 때문에, 문화적 신념이 경제적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즉, 같은 문화라도 어떤 환경에서는 경제성장에 유익하지만, 다른 환경에서는 유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문화 규범은 느리게 변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가 유입된다고 해도 사회는 그것을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문화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문화는 제도가 기능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화적 신념은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이며, 나아가 왜 어떤 맥락에서는 제도가 사람들에게 특정 행동을 장려하고, 다른 맥락에서는 그러지 못하는지를 설명해준다. 가령 중동이 아랍의 봄을 겪은 뒤에도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떠올려보자. 책임감과 선거 결과 존중이라는 민주적 규범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으면, 민주적 제도는 원래 의도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문화가 경제성장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관한 연구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현대 경제학자들은 인류학의 방식으로 문화를 연구한다. 즉, 문화가 사람들의 세계관을 형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문화는 사람들이 어떤 인센티브에 반응하는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누구와 왜 결혼하는지, 얼마나 많은 자녀를 낳는지 등등을 결정한다. 현대 경제학의 문화 연구는 신뢰, 젠더 규범, 혼인 규범 등이 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문화는 사람들의 가치관 깊숙이 자리 잡아 오래도록 지속되며, 따라서 장기적인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먼 과거에 생겨난 것일지라도, 문화는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문화는 제도나 인구 변동 같은 장기적 경제 발전의 결정적 요인들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이런 상호작용이야말로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대다수 사회가 따르는 장기적인 경제 궤적의 핵심이다.

인구 - 아기를 적게 낳아서?


경제사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출생 및 사망과 관련된 단순한 수치들이다. 역사학자들은 거시적 수준에서 산업화 이전 역사의 흥망성쇠는 인구 변천에 좌우되었다고 보았다.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흑사병이다. 흑사병은 유럽의 인구를 솎아냈고, 그 결과 노동자의 평균 임금이 인상되었다. 하지만 인구학적 요인들은 따로따로 작동하지 않았다. 출생률은 대체로 결혼과 가구 형성 양상(즉 제도적, 문화적 관행)에 따라 결정됐다.

고대 로마에서 여성은 성적으로 성숙하는 즉시 결혼했다. 그로 인해 출생률이 높아졌고, 이것이 로마 제국에서 미숙련 노동자들이 받는 평균 소득이 낮아진 한 가지 이유였다. 흑사병 이후 중세 후기 유럽에서는 초혼 연령이 높아졌다. 이러한 유럽적 결혼 양상은 인구 압력을 완화하고, 임금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이것이 장기적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산업혁명에 이어 인구 변천이 나타났다. 인구와 국내총생산이 나란히 증가함에 따라 산업혁명 시기의 1인당 소득은 증가했다. 그런데 1인당 소득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인구 변천과 더불어 인구 증가 속도가 느려졌을 때였다. 인구 변천은 지속적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한 핵심 동력 중 하나다. 통합적 성장 이론에 따르면, 기술 진보가 가속화됨에 따라 인적 자본 증대로 얻는 수익은 늘어나고, 부모들은 대가족과 자녀의 낮은 교육 수준보다는 핵가족과 자녀의 높은 교육 수준을 선택한다. 이것이 세계의 일부 지역이 인구학적 요인으로 인해 부유해진 이유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을까? 인구는 제도와 문화 같은 다른 요인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했을까?

식민주의 - 식민화와 착취가 문제였을까?


서유럽이 식민화로 어떻게 부유해졌는가에 대한 가장 흔한 설명은 착취다. 식민 열강은 식민지의 천연자원을 착취했다. 귀금속(남아메리카), 고무(콩고), 향료와 설탕(인도네시아), 석유(중동), 노예 등이었다. 이런 착취는 두 가지 결과를 불러왔다. 먼저 서유럽은 식민지에서 나오는 저렴한 원료와 노동력 덕분에 극적인 경제 팽창이 가능해졌다. 유럽의 산업화는 거대한 식민 제국이 없었다면 아예 불가능했을 것이다. 반대로 식민지가 된 나라들은 천연자원을 착취당한 탓에 가난해졌다. 아프리카나 남아시아 등을 포함해 세계의 많은 지역이 식민지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형편이 좋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식민화를 강조하는 이론들은 유럽이 세계 경제를 선도한 이유와 나머지 지역들이 뒤따른 이유 모두를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식민화가 근대적 경제성장의 원인일까?

식민화는 근대 세계를 만드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일부 유럽 국가에 거대한 부를 안겨주었으며, 과거 식민지였던 많은 지역에는 지금까지 지속되는 다양한 여파를 남겼다. 과연 식민화는 세계가 부유해지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했을까? 이에 대한 증거는 복합적이다. 하지만 식민화가 식민 지배를 경험한 나라들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 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세계 많은 지역에 남아 있는 식민주의의 유산과 그것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경로를 살펴보면, 제도의 발전, 신뢰 규범, 인적 자본 축적, 공공재 공급 등이 그것인데, 이 모든 것은 경제성장을 촉진하거나 방해하는 핵심적 요인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식민주의의 유산은 실로 암울하다고 할 수 있다.



선도와 추격의 역사, 그리고 성장과 빈곤의 미래



왜 북서유럽이 먼저 부유해졌을까?


지금까지 우리는 “세계는 어떻게 부유해졌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지리, 제도, 인구, 문화, 식민주의의 역할을 검토해보았다. 이 중 근대적 경제성장이 시작된 시점과 위치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요인은 무엇일까? 쟁점을 정확히 정리해보자. 19세기에 서유럽과 그 후예들(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는 일본과 러시아, 이후에는 동아시아의 나라들이 뒤를 이었다. 매클로스키는 이를 위대한 풍요(Great Enrichment)라고 부른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1700년의 어떤 나라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조짐을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위대한 축적은 경제구조 변동과 함께 일어났다. 농업에서 벗어나 산업과 서비스업이 중심이 되었으며, 월등히 높은 수준의 도시화를 동반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낮은 출생률과 사망률로 인한 인구 변화가 도움이 되었으며, 혁신의 속도가 대대적으로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18~19세기 북서유럽에서는 이러한 양상들이 합쳐졌고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근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왜 다른 시간대가 아닌 그때, 다른 곳이 아닌 그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18세기에 이르자 북서유럽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조건들을 갖춰나갔다. 산업화 이전 기준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1인당 소득과 실질 임금도 높았다. 시장은 비교적 순조롭게 발전하고 광범위하게 퍼졌으며, 제도는 국내 상업의 팽창을 유도했다. 정치체제도 안정되었고 법률 역시 평화를 유지할 만큼 강력했다. 하지만 이런 요인들만으로는 근대적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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