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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문화경제의 힘

최연구 지음 | 중앙경제평론사



4차 산업혁명시대 문화경제의 힘

최연구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 2017년 6월 / 236쪽 / 14,000원





1장 자본주의는 왜 문화에 주목하는가



문화가 부각되는 사회경제적 변화

바야흐로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할 만하다. 문화경제학, 문화콘텐츠, 문화산업, 문화마케팅 등 문화는 산업계, 학계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학문이건 산업이건 문화를 접두어로 갖다 붙이면 뭔가 뚝딱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진다. 그만큼 문화는 광범하고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또한 접미어로 붙여도 하나의 영역이 만들어진다. 기업의 문화는 기업문화이고, 정치판의 문화는 정치문화다. 대학의 문화는 캠퍼스문화 또는 대학문화이고 지역사회에는 저마다 고유한 지역문화가 있다.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글로벌 문화도 있고 음식물과 관련된 식문화, 반항적 히피문화 등도 문화의 다양한 모습이다.

근대 학문 발전사에서 사회과학의 꽃은 경제학이었다. 경제학은 분석적ㆍ논리적ㆍ수학적 사고로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통계를 활용해 경제 현상과 기제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자본주의적 근대화가 진행되 는 과정에서 경제는 사회체제의 근간이자 핵심문제였기 때문에 경제학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국가를 운영하는 정책의 근간도 경제정책이었다. 초창기 근대경제학을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이라 불렀던 것은 이 때문이다. 경제가 정치이고 정치는 곧 경제였던 것이다. 근대 사회과학사를 보면 이론적으로 양대 산맥이 있는데, 그 중심 인물은 칼 마르크스와 막스 베버다. 둘 다 독일인이고 유명하지만 그중 한 명은 금기시되는 인물이다. 사회과학자 칼 마르크스는 경제적 요인이 결정적이고 본질적이라 주장하면서 이른바 경제결정론적 사회과학 사조를 만든 사람이다.

한편 고전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마르크스주의적 경제결정론을 비판하며 이른바 ‘다원론’을 주창했다. 베버는 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는 훨씬 복잡다단하므로 경제자본(Property), 정치권력(Power), 문화적 위광(Prestige) 세 가지가 다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 세 가지 요인이 다원적, 중층적으로 사회의 본질을 결정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베버의 다원주의는 이후 근대 사회과학 발전에 있어서 결정적 모멘텀이 되었고, 특히 문화사회학이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같은 독일인이지만 마르크스는 좌파의 교주격이고, 막스 베버는 우파의 아버지라 할 수 있다. 막스 베버 이후 사회과학은 문화나 정치권력에 대해 점점 더 관심을 가졌다. 그래도 주류는 여전히 경제결정론적 관점이었다. 먹고 사는 문제야말로 인간에게 일차적 문제고, 의식주 문제는 우선은 경제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생산력이 높아지고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장 큰 변화는 노동시간이 줄고 여가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여가 시간에 무얼 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는 것도 여가 시간 증가의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장을 역임했던 오종남 새만금위원장은 자신의 저서 『은퇴 후 30년을 준비하라』에서 예전에는 ‘더블 30’ 인생을 살았지만 앞으로는 ‘트리플 30’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더블 30이란 ‘30년 + 30년의 인생’이다. 초반 30년은 부모의 보호 아래 자라서 교육받고 결혼해서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하는 30년이고, 후반 30년은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가르치며 보내는 30년이다. 그 이후 인생은 남은 자투리라는 의미에서 여생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몇 십여 년간 과학기술과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통계에 의하면, 1960년 52.4세였던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2008년에는 80.1세, 2014년에는 82.4세로 늘어났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제 곧 평균수명 90세 시대를 맞게 되면 더블 30 인생을 살고도 또 3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세상이 오게 된다. 이러니 세 번째 30년에는 얼마나 많은 여가 시간을 더 갖게 될 것인가. 게다가 요즘처럼 조기은퇴가 계속 늘어간다면 실버들의 여가 시간은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다. 고령화사회로 갈수록 늘어나는 여가 시간을 보낼 문화생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다

소프트파워가 중요한 시대

2015년 한국은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돌이켜보면 1945년 해방 직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게다가 전쟁을 겪으면서 한국은 폐허에서 일어서야 했다. 국제사회는 이른바 공적 개발원조(ODA)를 통해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을 도와주었다. 국제사회의 무상원조 덕분에 우리는 폐허 속에서도 경제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고, 국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 냈다. 급속한 경제성장 덕분에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원조를 주는 공여국으로 지위가 바뀐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이런 눈부신 성장과 빠른 발전의 일등공신은 바로 과학기술이다.

매년 스위스 로잔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은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한다. 2014년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60여 개 조사대상국 중에서 과학경쟁력은 6위, 기술경쟁력은 8위를 기록했다. 첨단과학기술을 성장동력으로 하여 우리나라는 정말 짧은 기간 안에 빠르게 경제강국이 될 수 있었다. 이제까지 성장의 중심은 경제였기에 한국사회는 오로지 경제만능론적인 관점이 지배하는 사회였다. 2012년 6월 우리나라는 경제강국의 상징인 ‘20-50 클럽’에 진입했다.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천만 명을 넘는 국가가 된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이제 어느 정도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빠른 성장에 비해 우리 사회의 문화도 그에 걸맞게 발전해 왔는가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거대한 체스판The grand Chessboard』이라는 책에서 오늘날의 미국은 유사 이래 최초의 진정한 세계제국이라고 역설했다. 역사적으로 넓은 영토와 강력한 헤게모니를 구가하던 세계제국은 이전에도 있었다. ‘팍스 로마나’라고 불리던 로마제국, ‘팍스 브리태니카’라고 불리던 대영제국 등이다. 로마제국이나 대영제국이 정치, 군사 경제를 압도하던 당대 최강의 세계제국이었다면, 미국은 여기에 더해 테크와 문화 영역에서도 강대국이다. 첨단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 맥도널드, 코카콜라, 할리우드 팝송 등 대중문화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정치제도, 경제체제, 군사기술은 짧은 기간에도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지만 문화는 그렇지 않다. 문화적 영향력은 생활방식이나 정신적 측면에 해당하기 때문에 변화가 더디고 근본적이다.

2004년 하버드대학교 조지프 나이(Joseph S, Nye)교수는 『소프트 파워』라는 책을 출간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소프트 파워란 군사력이나 경제체제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힘인 하드 파워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강제력보다는 매력을 통해 상대를 움직이며, 명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역사적으로 20세기까지 강대국의 힘이 군사력 위주의 하드 파워에서 나왔다면, 문화의 세기인 21세기는 소프트 파워가 주도하는 시대이다. 하드 파워는 부국강병을 지향하고, 소프트 파워는 문화강대국을 지향한다. 문화는 교육, 학문, 예술, 과학, 기술 등 인간의 이성적ㆍ감성적 능력에 기반하고 있는 창조적 산물과 관련한 모든 분야를 포함한다.

소프트 파워 개념은 이라크전쟁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제기되었다. 이라크전쟁에서 미국은 하드 파워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역사적으로 군사력에 의존했던 몽골제국이 피정복문화에 동화된 것이나 국제관계사에서 민간차원 교류나 문화협력으로 적성국가와의 관계를 개선했던 것 등은 소프트 파워의 우월한 힘을 보여준다.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는 물리적 힘보다는 보편적 문화나 공감 같은 것이 더 강력하다. 일찍이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문화강국이야 말로 진정 행복한 나라라고 피력한 바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국가 간 경쟁은 궁극적으로 국민행복과 삶의 질을 다투는 경쟁이기에 미래에는 문화강국이 세계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문화는 국가의 근간이 되는 기본적인 가치다. 국민행복, 경제성장, 사회통합, 국 격 제고 등은 모두 문화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해방 후 한국은 압축성장을 거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경제 규모면에서는 세계 10위권에 근접해 있다, 2014년 기준, 국가별 GDP 순위를 보면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1조 4,495억 달러로 세계 13위다. 미국이 17조 4,163억 달러로 1위, 중국이 10조 3,554억 달러로 2위, 일본이 4조 7,698억 달러로 3위이고 독일, 프랑스, 영국, 브라질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한국과 비슷한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는 호주(1조 4,825억 달러, 12위)와 스페인(1조 4,005억 달러, 14위)이 있다. 이처럼 한국은 경제규모면에서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다.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면, 한국은 짧은 기간 동안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세 가지의 기적을 이루어냈다. 첫 번째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의 기적이고, 두 번째는 1987년 민주항쟁을 계기로 폭발한 정치적 민주주의의 기적이다. 세 번째는 단시일에 기독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기독교의 기적이다. 경제적으로는 규모가 커졌고, 개개인의 삶은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에는 밝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성장은 양극화로 상징되는 성장의 모순을 동반한다. 다른 선진국의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도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소외계층이 양산되고 사회적 약자의 소외나 절대빈곤 및 상대빈곤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자본주의적 성장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이를 해결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나 장치들도 함께 나타난다. 이런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 수정자본주의다. 수정자본주의 또는 복지국가는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던 자본주의의 일방적 발전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만능론에서 벗어나 사회 전체가 문화적 가치에 주목하는 선진국다운 여유를 가져야 할 때다. 물질적 토대도 어느 정도 갖추었으니 이제 비물질적 가치에 눈을 돌려야 한다.



2장 문화적 가치가 중요하다



경제, 사회, 문화의 관계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용어는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확한 의미나 상호간의 관계에 대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회과학은 정답이나 진리를 찾는 학문은 아니다. 사회과학에서는 보통 해답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정답은 없다. 물론 사회과학도 과학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은 다르다. 자연과학은 인간이 자연의 본질과 법칙을 탐구하고 밝히는 객관적 학문이지만 사회과학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기반하고 있는 사회현상을 탐구하는 학문이므로 주관성, 임의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적어도 사회과학적 개념이나 이론은 객관적 진리는 아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다음의 구절처럼 말이다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하게 푸른 것은 저 생명의 나무다.” 경제, 사회,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사전에 나와 있는 정의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경제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사회적 관계다. 사회는 가족, 마을, 조합, 교회, 계급, 국가, 정당, 회사 등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형태의 인간 집단이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문화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해 낸 물질적 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되어 있다. 쉽게 풀어본다면 경제는 먹고살기 위한 밥벌이 활동, 사회는 모여 있는 무리, 문화는 놀고 즐기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경제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만들고 소비하고 분배하는 활동이나 관계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고 사고팔고 유통하면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 경제다. 경제학은 사회 현상과 행태를 경제학의 틀에 맞춰 일관성 있게 다루겠다는 목적 아래 모든 사회 현상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한다. 여기에서 범죄경제, 종교경제, 결혼경제 등 개념이 탄생하는 것이다. 경제학은 사회 현상을 각자 취향대로 재구성하여 사회구성원들에게 단일한 사고방식을 강요한다. 결국 경제학이 사회현상이나 인간 감성까지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감성이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나 문화적 자본을 이해하는 데 경제학은 유용한 인식 틀이 될 수 없다.

다음으로는 사회와 문화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사실 경제와 사회ㆍ문화는 구분이 잘 되지만 사회와 문화의 구분은 모호하다. 보통 사회라 하면 인간 무리라는 외면적 틀을 가리키고, 문화는 인간의 역동적 삶속에서 나타나는 행위양식이나 가치를 아우르는 말이다. 한 마디로 사회와 문화는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다. 사회학 교재에는 보통 사회가 그릇이라면 문화는 그 그릇에 담겨 있는 내용물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사회가 형식이라면 문화는 콘텐츠나 내용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사회는 문화 없이 성립될 수 없고, 문화는 사회 속에서 성장 발전한다. 문화는 사회를 생활양식이라는 측면에서 들여다본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탈코트 파슨즈는 문화가 유형 유지의 측면에서 본 것이라면, 사회는 통합의 측면에서 본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또한 문화는 사회적 연대의 기초다.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에게는 서로 간에 동류의식이 싹튼다. 해외에 나가면 이런 사실을 피부로 절감할 수 있다. 문화가 달라 어려움을 겪는 해외 유학생이나 재외동포들이 한인촌을 이루고 모임을 가지면서 결속력이 강해지는 것이 좋은 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종교를 갖는 사람끼리는 친근감이 생기는데, 그 바탕에는 ‘문화적 연대의식’이 깔려 있다. 이렇게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각각의 개념 정의와 함께 서로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개념은 우리의 관념이나 인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일 뿐, 손에 잡히는 물건이나 사실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디까지가 경제 영역이고 사회와 문화의 영역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여전히 명확하지는 않다. 사회과학의 용어들은 대부분 추상적이고 비물질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회현상, 경제현상, 문화현상을 개념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인식론적 문제는 사상가나 철학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이제 문화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생각해보자.

문화는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동시에 갖는다

문화산업이 부각되면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문화상품은 일반적 재화나 상품과는 다른 가치체계와 인식이 필요하다는 관점이 제기되었다.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을 주창해온 데이비드 스로스비(David Throsby) 같은 학자가 대표적이다. 경제학자인 스로스비는 호주 맥쿼리대학의 석좌교수로 문화경제학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그의 대표 저작은 2001년 출간된 『문화경제학(Economics and Culture)』이다. 문화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스로스비는 우리나라에도 여러 차례 방문해 문화적 가치와 창조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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