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애덤 스미스 구하기

조나단 B. 와이트 지음 | 북스토리



애덤 스미스 구하기

조나단 B. 와이트 지음

북스토리 / 2017년 2월 / 519쪽 / 18,000원





Part 1 부(Wealth)



애덤 스미스의 목소리

그 남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질 때 찾아왔다. 콜리(영국 원산의 개 품종) 렉스가 짖어댔다. 밖을 보았더니 한 남자가 현관 앞에 서 있었다. 곧 그는 현관문을 두드렸고, 문을 열자 말했다. “리치먼드 교수님을 만나려고 왔습니다.” “제가 번스입니다만…….” “줄리아가 교수님 이름을 가르쳐주더군요. 도움을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저…… 오래된 어떤 경제학자를 잘 아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애덤 스미스라나 뭐라나 하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을 압니까?” “‘경제학의 아버지’인 그 애덤 스미스 말씀이신가요?” “예. 아마. 지난 몇 주 동안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난 4월로 돌아가야겠네요. 그때부터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거든요. 사실 꿈인지 아닌지도 정확하진 않아요.” 잠시 후 그는 말을 이었다.

“아무튼, 그 목소리가 밤에 내가 잠들었을 때만 들렸으니까……. 문제는 이제 그 목소리가 잠에서 깬 뒤에도 계속 들린다는 겁니다. 이 목소리는 그러니까…… 아무래도 나에게 하는 소리가 아닌 건 분명합니다. ‘세상을 바로잡을’ 어떤 얘기를 계속하는데, 난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말들뿐이에요. 번스 교수님, 나는 트럭 정비사입니다. 이런 내가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이 목소리는 계속, 계속, 계속 이어집니다. ‘해럴드, 자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네’라고요.” “해럴드?” “예, 내 이름이 해럴드거든요.” 듣고 보니 줄리아가 소개했든 누가 소개했든 더 시간을 끌 일이 아니었다.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어떤 처방도 해 드릴 수가 없네요.” “하지만 교수님이 나를 도와줘야 합니다!” 나는 현관문을 열었다. 남자는 나가기 싫은 발걸음을 억지로 떼는 듯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라티머, 당신은 사악한 악마야!”

애덤 스미스 경제학부 학과장인 로버트 앨런 라티머 교수는 식당에 나와 앉아 있었다. 라티머의 자투리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내게 주어진 임무였다. “교수님, 어젯밤 제게 있었던 일을 들으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어떤 사람이 현관문을 두드리지 뭡니까?” “이봐 번스, 그런 한가한 얘기는 다음에 듣기로 하고, 월드켐에 대해 뭘 좀 들은 건 없나?” 나에게 그는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사람이었다. 박사 논문 지도 교수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대학원 2학년 때부터 그를 지도 교수로 모시고 강의를 하거나 연구 조교로 일했다.

라티머는 탈냉전 시대의 세계경제를 설계한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제시한 저 유명한 개혁 슬로건인 ‘에스-엘-피(S-L-P, Stabilize! Liberate! Privatize!: 안정화하라! 자유화하라! 민영화하라!)’는 정부 예산 축소와 전 세계적인 차원의 탈규제가 진행되는 데 눈에 띄는 역할을 했다. 이런 정책적 처방 덕분에 라티머는 누구보다도 인기가 높은 인물이 되었다. 그런데 세계의 다른 쪽에서는 정반대 일이 벌어졌다. 리우데자네이루, 라고스, 자카르타 등지에서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라티머의 인형을 만들어 화형에 처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어느 날엔가 나는 강의를 마친 뒤 현재 내가 준비하고 있는 박사 논문의 토대를 형성하는 어떤 가설을 놓고 라티머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것은 급격한 구조조정을 겪는 나라에서 주식시장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동적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가설이었다. 라티머는 나의 이 아이디어에 고개를 끄덕이며 관심을 보였다. 그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경재학부 차원에서 연구비를 지원할 하계 연구과제 목록을 작성했는데, 거기에 내 이름이 들어 있었다. 라티머를 통해 적지 않은 다국적기업이 내가 진행하는 논문에 관심을 가졌다. 월드켐도 그런 기업들 가운데 하나였다.

“내 말 듣고 있나, 번스?” “아, 예……. 근데 저기 있는 저 사람…… 혹시 교수님이 아시는 사람입니까?” 라티머가 그 남자를 슬쩍 보고는 말했다. “맥스 헤스야.” 맥스 헤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에게 다가왔다. “오, 위대하신 라티머 교수님!” 라티머는 헤스를 무시했지만, 그는 우리 테이블 옆에 서서 말을 했다. “에스…… 엘…… 피……. 가난한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굶어 죽는데, 당신은 이것을 ‘안정화’라고 말하지! 생필품값이 미친 듯이 인상되는데, 이것은 ‘자유화’라고 말하지! 소수 엘리트층이 국가의 돈을 훔치는데, 이것을 당신은 ‘민영화’라고 말하지!” 매니저가 와서 헤스를 끌고 갔다.

“제자입니까?” “20년 전에는 그랬지. 정상적인 친구였어, 처음에는. 그런데 여름방학 때 볼리비아 현장 실습을 다녀오더니 체 게바라 얘기만 하더군.” “그럼 논문은요?” “계급 간의 전쟁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내용이었는데, 도무지 말이 안 되는 것이었지. 그러니 어떻게 논문을 통과시켜주겠나. 우리 얘기나 하자고. 월드켐은 자네가 쓰는 논문의 마지막 절이 마음에 드나 봐. 그런데 마지막 장(章)은 언제 완성되나?” “거의 다 끝나갑니다.” “월드켐이 러시아 알루미늄 산업에 뛰어들어 입찰하려고 해. 아마 세계 최대 규모의 민영화가 될 거야” “그래서 그 사람들이 제 논문에 관심을 가지는 거군요?” “빙고! 자네가 개발하는 동적 모델은 월드켐이 그 사업을 따내는 데 상당히 유리한 무기가 될 거야.”

“9월 8일. 할 수 있지?” “예,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에디에게 물어봐.” 내 연구실로 돌아와서 라티머 교수 연구실로 전화했다. 에디는 잘 지내는지 물었다. 나는 순조롭다고 말하며, 9월 8일로 예정된 수수께끼의 어떤 회의 일정에 대해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답했다. “9월 8일이요? 잠깐만요……. 그날은 월드켐의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날이네요. 아 참, 당신이 이사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한다고 하시던데요?” 마지막 장의 마감 기한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순간 화가 치밀었다.

위험한 대화

2주 후, 나는 줄리아를 만났다. 그녀가 먼저 말했다. “이 일에 당신을 끌어들여서 미안해요! 목사님과 내가 아는 경제학자라고는 당신이 유일한 사람이라서요.” “아무래도 그 사람을 도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그분은 당신과 얘기를 나눠야 해요. 해럴드 아저씨가 목사님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고, 목사님이 제게 부탁을 하셨죠. 아저씨의 입을 빌려 말하는 누군가는 선량하고도 친절한 사람이에요.” “요즘 정말 바쁩니다.”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나를 바라보는 줄리아의 시선이 톡 쏘듯 반짝거렸다. 그 순간, 내 말이 경솔했음을 깨달았다.

며칠 뒤 줄리아와 해럴드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줄리아의 집 거실에 앉아 있었다. 내가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해럴드와 함께 있게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물론 그즈음 줄리아에게 새롭게 끌리고 있긴 했지만……. 해럴드와 나는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소형 녹음기가 놓여 있었다. 줄리아는 우리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었다. “우선…… 당신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스미스 박사님!” “스미스로 하게.”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합니까?” “그건 나에게 맡기게. 우선 그동안의 오해를 풀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나를 아주 끔찍한 존재로 여기고 있어. 우리의 자유 세계가 지금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얘기네. 우리의 상거래 체계가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배를 불리는 일에만 눈이 시뻘겋단 말이네! 나는 이 문제를 특히 경제학자들에게 말해주고 싶네.” 나는 스미스의 말을 반박했다. “경제학자들은 자유시장의 불을 지피고 있고,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촉진하고 있습니다.” “자네는 반만 알고 있네. 경제 체계가 자유 시장 쪽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기쁘게 생각하네. 그런데 내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자네 같은 경제학자들이 한결같이 모두 놓쳐버렸기 때문이지.” “놓치고 있는 게 뭡니까?” “그건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이네. 이것이 발휘하는 힘이 도덕적인 행동의 토대가 되는 어떤 ‘동류의식’을 만들어내지.” “그래서 요지가 뭡니까?” “넓은 안목으로 바라보면 사람의 감정이 중요한 문제라는 거지. 설령 시장 메커니즘이 비인간적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럴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는 말이야.” 우리 둘 사이의 대화가 감정적인 차원으로 비화할 참이었다. 그때 줄리아가 끼어들어 중재를 시도했다. 줄리아는 내 마음을 읽은 듯했다. “리치, 아저씨를 돕고 싶어요. 당신도 돕겠다고 약속해주세요, 네?”

당신이 애덤 스미스인 걸 믿으라고요?

“그러니까…… 세상에 전해야 할 긴급한 메시지가 뭡니까?” “사람들이 부를 축적하려고 안달이지만, 과연 그것이 인생의 최종 목표인지를 자기 자신에게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네. 자네는 무엇을 기준으로 성공한 인생을 판단하나?” “행복 아닐까요?” “그렇지. 그런데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그것은 마음의 평화야. 그런데 자네는 행복한가?” “행복하냐고요? 경제학을 이야기하는데, 왜 철학적인 얘기로 빠집니까?” 내 말에 그가 움찔했다. “내가 40년 넘게 씨름하면서 다듬은 사상인데, 이것을 어떻게 단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겠나? 내가 쓴 저작이 이 모든 것을 다 설명해줄 걸세.” “『국부론』 말입니까?” “아냐! 『도덕감정론』 말일세!” 처음 들어보는 책이었다. 문득, 이 엉터리 같은 사람에게 쓸데없는 소리를 듣느라고 논문 작업도 팽개치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녹음기를 집어 들고 문 쪽으로 향했다. 이런 나의 기세에 줄리아도 어쩌지 못하고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학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그래도 되는가? 책을 좀 더 읽어보란 말이야!”

그 후, 나는 ‘스미스 교수’와의 대화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도덕감정론』을 빌려 제1장을 편 다음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생동감 넘치는 통찰과 신선한 필력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야말로 그 책에 푹 빠져버렸다.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어쩐지 분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다.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기름밥을 먹고사는 정비공 해럴드 팀스가 애덤 스미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저작 내용을 도대체 어떤 경로를 통해 알게 되었을까? 나야 그렇다 치더라도 경제학을 전공한 다른 교수들은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읽었을까?

한 시간 후, 해럴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아침에는 미안했습니다! 아저씨가 하는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제게 하신 말씀이 틀린 말은 아니더군요.” “내가 한 말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난 당신과 스미스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전혀 몰라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자동차 엔진 하나를 완전히 분해했다 조립하고 났을 때처럼 땀으로 흠뻑 젖어 있더군. 그게 다요.” “그럼, 그 사람을 불러주시겠습니까?” “일단 자리에나 좀 앉고…….” 그리고 얼마 뒤……. “여보세요?” 해럴드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스미스 박사님?” “맞네. 아침에 하던 얘기를 계속 이어서 하자면, 그때 내가…….” “잠깐만요! 질문 열 개를 준비했습니다. 하나씩 질문할 때마다 5초 안에 대답해주세요. 5초 안에 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말하면, 당신이 애덤 스미스 박사가 아니라고 결론 내릴 겁니다.” 그러고 나서 나는 애덤 스미스만이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열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정확했다.

경제학자와 사회학자의 논쟁

한 주 뒤, 해럴드와 교수회관에서 점심을 같이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교수 두 명도 초대했다. 함께한 사람들은 사회학자인 캐럴 노튼 박사와 국제관계학부 교수인 웨인 브라운 박사였다. 식사와 함께 술도 주문했다. 캐럴와 웨인은 와인을, 나는 맥주를, 스미스는 스카치를 각각 주문했다. 식사를 한 후 야외 파티오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대화 도중 스미스가 숨을 헐떡거리더니, 탁자 위로 풀썩 쓰러졌다.

논문 초고를 도둑맞다

줄리아가 거실에서 나를 맞았다. 내가 물었다. “아저씨 좀 어때요?” “좀 나아지셨어요. 당신을 찾더군요.” 해럴드가 교수회관에서 쓰러진 뒤 줄리아는 그를 자기 집으로 들이고 손님방을 내주었다. 줄리아가 물었다. “해럴드가 하는 영적 대화를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음에 듭니다. 근데…… 나는 몇 주 후 태평양 연안 쪽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근처에 오두막집을 하나 빌렸어요. 방학 동안 거기에서 일하려고요. 집을 떠나 있으면 글이 잘 써지거든요.”

그 후 몇 주 동안은 여행 준비를 하면서 보냈다. 그리고 집에서 보낼 마지막 아침까지 학술지에 보낼 논문 수정 작업을 마쳤다. 그런 다음 거실을 죽 둘러보았다. 온통 논문들로 뒤덮인 세상이었다. 박사 학위 논문 초고, 그리고 진절머리가 나는 마지막 장 초고 등의 문건들이 뭉텅이로 쌓여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모두 밖에 있는 재활용품통으로 집어던졌다. 저녁에 몇몇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 마지막으로 내가 전화를 건 사람은 이웃인 프랜시스였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내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는지 프랜시스에게 물었더니 그녀가 말했다. “번스가 여행을 가서 집을 비우면 나는 무서워서 어쩌죠? 그러잖아도 동네 여기저기서 너구리들이 난폭하게 날뛰는데……. 그 집 쓰레기통을 한번 보세요. 한밤도 아닌데, 벌써 난리를 쳐놨더라고요.” 나는 “가서 치워야겠네요. 고마워요!” 말하고, 나가서 전등으로 재활용통을 비추어보았다. 반밖에 차지 않았다. 아까는 분명 가득 찼었는데……. 그 순간 어떤 깨달음이 뇌리를 스쳤다. 내가 버린 박사 학위 논문 초고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 논문 초고만 없어진 걸 보면 철저히 계획된 행동이었다. 갑자기 머리가 아뜩했다. 드람뷔를 한 모금 마시고 머리를 뒤로 젖혔다. 그러다가 깜박 잠이 든 모양이었다. 잠에서 깼을 때 기분 좋은 바람이 느껴졌다. 어느 순간, 거대한 인물이 나를 훔쳐보고 있음을 알았다. “자네를 따라서 함께 가야겠네.” “누, 누구요?” 그 형체는 해럴드였다. “오오, 해럴드, 놀랐잖아요!” “해럴드가 아니고 날세, 스미스.” 그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줄리아였다. “리치, 아저씨와 함께 가요, 네?” 그렇게 해서 다음 날 아침 일곱 시, 애덤 스미스의 영혼을 담은 덩치 큰 루마니아 출신의 삶에 지친 정비공 노인과 함께 여행길에 나섰다.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이었다.

부를 창출하는 방법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는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제 그의 입에서는 말들이 홍수가 되어 쏟아졌다. 나는 녹음기를 틀고 그의 말을 녹음했다. “부를 창출하는 방법은 개인이라면 기술과 손재주와 판단력을 좀 더 낫게 하려고 하겠지. 그런데 전체 사회 차원에서는 어떻게 할까? 그 비결은 바로 교환이네. 그런데 바로 이 교환 때문에 전문화가 가능해지지. 전문가는 비전문가에 비해 어떤 일을 좀 더 빠르게, 솜씨 좋게 수행하지. 따라서 노동 분업으로 생산성이 열 배 혹은 백 배나 높아진단 말이야. 그러면 그 사람은 자기가 추가로 만들어낸 잉여 부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자기가 필요로 하는 다른 부분들을 받는 거야.” 잠시 후 스미스가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만일 해럴드가 조그만 마을에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만 일한다면 어떻게 될까? 먹고살기에 충분할 정도로 고객을 모으려면 디젤 엔진만 다루어서는 안 되지. 머플러와 브레이크, 변속기까지 고쳐야 할 거야. 그러려면 또 얼마나 더 많은 도구가 필요하겠나? 따라서 시장이 한정되어 있을 때는 사람들이 가난해질 수밖에 없네.” 그때 갑자기 파란색 세단 한 대가 나타나더니 내 차 쪽으로 바싹 붙었고, 조수석에서 권총 하나가 쑥 나오면서 나를 겨누었다. 탕! 우리 차는 결국 도로로 떨어졌다. 곧 트럭 운전사가 달려와 문을 열고 나를 차에서 꺼냈다. 다행히 나도, 스미스도, 그리고 렉스도 모두 무사했다. 경찰관이 왔다. 그는 나와 트럭 운전사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면서 사건 상황을 받아 적었다. 그런 다음, 총탄 자국을 유심히 살펴보고는 상황 보고서 사본을 나에게 주며 말했다. “올 한 해에 일어난 운전 중 난동사건을 모두 합치면 제가 경찰복을 입고 10년 동안 경험했던 것보다 더 많습니다.” 얼마 후, 나는 다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제한속도를 철저하게 지켰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