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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코뿔소가 온다

미셸 부커 지음 | 비즈니스북스



회색 코뿔소가 온다



미셸 부커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6년 9월 / 440쪽 / 18,000원





회색 코뿔소를 만나다



규칙을 깼을 때 벌어지는 상황



아시아에서는 코뿔소의 뿔이 코카인이나 헤로인보다 더 비싼 값에 팔린다. 이로 인해 밀렵꾼들에 의해 코뿔소들의 씨가 말라 이제 지구상에서 코뿔소를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당신이 코뿔소가 영원히 사라지기 전에 코뿔소를 두 눈으로 보고 싶어서 친구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사파리여행을 떠났다고 하자. 마침내 멀리서 어미 코뿔소와 새끼가 눈에 들어온다. 순간 당신은 코뿔소에 절대로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는 가이드의 지침을 무시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아기 코뿔소에게 살금살금 다가간다. 순간 어미 코뿔소가 당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근처에 있던 수컷 코뿔소가 당신을 향해 뿔을 치켜세운 채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다. 시속 40마일로 돌진해오는 코뿔소를 저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코뿔소가 돌진해오면 당신의 몸은 얼어붙고 만다. 이때 당신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가이드가 알려준 한 가지 사항 중 명심해야 할 것은 절대로 가만히 서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돌진해오는 코뿔소를 피할 방도를 생각해 내야 하는 상황은 수많은 리더들이 코앞에 닥친 위기에서 벗어날 방도를 찾는 것과 흡사하다. 위기가 닥칠 때 리더는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선택의 기로에서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치러야 하는 대가도 커진다. 성난 코뿔소를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것이 좋은 선택이듯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일찌감치 올바른 선택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여러 차례 실수가 거듭되고 나면 남은 선택지는 줄어들어 결국 나쁜 선택과 더 나쁜 선택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선택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회색 코뿔소(Gray Rhino)’는 개연성이 높고, 그 충격이 엄청난 위험을 상징한다. 중량 2톤의 거대한 코뿔소가 우리를 향해 돌진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마땅히 그 존재를 알아차려야 한다. 회색 코뿔소는 그 덩치 때문에라도 알아볼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문제로 인정하려 들지 않거나 잘못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는 엄청난 위기를 예방하는 데 실패한다. 전혀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개는 수차례의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결과인 것이다. 결국 세상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 회색 코뿔소다. 동물의 세계에서 코뿔소 무리를 칭하는 말은 ‘크래시(crash)’다.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여기서 언급한 위기는 각각 그 자체로도 위협적이지만 그것들이 결합하면 그 위력은 엄청나다. 어느 문제부터 대처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도 녹록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 따라서 위기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가 중요하다.

위기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가 중요하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해마다 1,000여 명의 최고경영자와 정부, 언론, 비정부기관의 의사 결정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다음 해에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험 요인과 그로 인해 사회ㆍ경제에 미칠 충격을 토대로 우선순위를 정한다. 2013년 리스크 보고서에서는 금융시스템의 구조적인 위험이 1위를 차지했고, 온실가스의 확산과 기후변화 적응의 실패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빈부격차, 국가 부채, 유행성 질병, 사이버 공격, 급격한 도시화와 대응 실패, 물 부족, 식량 부족, 고령화에 따른 부작용, 종교적으로 광신도의 증가 문제도 발생 가능성이 높고 충격이 큰 리스크로 꼽았다.

문제에 빨리 대응할수록 해결하기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하지 않는가. 일찍이 히포크라테스 역시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고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원칙을 실천에 옮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인간의 마음을 속이는 여러 가지 법칙이 있는데, 특히 관성의 영향을 받으면 사람은 위기 앞에서도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 든다. 시험공부를 일찍 시작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코앞에 닥쳐야 밤을 새우며 공부하는 학생이 얼마나 많은가. 자동차 엔진을 수리하는 것보다 오일을 교환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일을 교환하지 않고 버티지 않는가. 중대한 의사 결정을 하는 리더들이 이런 식으로 차일피일 미루는 일이 쌓이면 그 파급력이 얼마나 클지 생각해 보자.

한스 브링커라는 네덜란드 소년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소년은 제방을 지나다가 물이 줄줄 새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소년이 제방에서 물이 조금씩 새다가 홍수가 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마을을 구조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미국의 소설가가 지어 낸 동화였다. 흙더미를 쌓아 올려 만든 제방은 이야기에 묘사한 대로 균열이 생기지도 않거니와 무너지기 직전의 제방을 엄지손가락으로 막을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 동화는 여전히 울림이 있다.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언, 즉 제때 올바른 결단을 내리면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왜 회색 코뿔소를 보고도 대응하지 않는가



늑장 대응의 대가



부시 행정부 때 미국 재무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폴 오닐은 1987년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를 맡았을 때 부임하자마자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그는 노동자가 다치고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계획을 담아 24시간 안에 보고하도록 했다. 오닐이 있는 13년 동안 알코아의 노동시간 손실률은 1.86에서 0.23으로 떨어졌고, 그가 떠나고도 이 수치는 꾸준히 감소해 2013년에는 0.085까지 떨어져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면에서 엄청난 이득을 올렸다. 그 같은 변화로 오닐이 있는 동안 알코아의 순이익은 다섯 배나 증가했다.

그 후 오닐은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있는 앨리게이니 종합병원에서도 같은 정책을 채택해 시험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병원이 투자한 금액은 8만 5,607달러에 불과했지만, 많은 비용을 초래하던 3대 감염 사고가 거의 없어졌고, 2년 사이 병원 수익은 563만 4,269달러를 기록했다. 투자대비 엄청난 수익을 거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는 2004년부터 모든 병원에서 보고 체계를 개선한 결과, 의료 사고가 27% 감소했다. 오닐은 병원 내 감염과 의료 과실로 해마다 6,000억 달러의 비용이 초래된다고 추산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젯》과의 인터뷰에서 오닐은 “생명을 구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입증된 정책을 미국 전역의 의료기관에서 도입하는 일이 이토록 어렵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15년 동안 주장한 대로 하면 수익이 크게 향상될 뿐 아니라 해마다 수십 조 달러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2012년 오닐은 미국 정부에 건의해 전국의 보훈병원도 이 같은 보고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시 말해 병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감염 사고, 입원 환자의 낙상, 투약 오류, 간병 인력의 부상 등 사고가 발생한 지 24시간 내에 보고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보훈병원의 부실운영은 심각한 상태였다. 제대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고 문제가 터진 지 한참 지나서야 보고서가 작성되었다. 내부 감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12만 명이 넘는 재향 군인들이 진료도 받지 못하고 무한정 대기 중이었다. 그러나 보훈부는 이를 즉시 채택하지 않았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이미 그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방안을 채택하는 것에 관계당국이 왜 그토록 늑장을 부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앨리게이니 병원의 사례를 다룬 보고서는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200만 건의 병원 내 감염으로 연간 5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고, 감염률은 환자 열 명 가운데 한 명꼴이었다. 리처드 섀넌 박사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유해 환경이 보건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또 의료 종사자들이 유해 환경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렇게 전했다. “유해한 환경이라는 사실과 문제점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상황에서 관계자들의 책임 의식을 어떻게 고취하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지 체계적인 접근방법이 부재하다.” 또한 그는 어떤 이유로 그토록 변화를 거부했는지 그 이유를 탐구했다.

그는 먼저 문화적 장벽과 잘못된 유인책을 꼽았다 “첫째, 그들은 병원에서의 감염을 부수적인 피해라고 판단했다. 정교하고 복잡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불가피한 비용이라는 것이다. 둘째, 병원에서의 감염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셋째, 모든 정보가 공개된 시대에 병원의 목표는 평균치를 달성하는 것이지, 고도의 의료 서비스를 추구하는 게 아니었다. 넷째, 거의 다뤄지지 않은 사실인데, 병원에서의 감염이 복잡한 치료 과정에서 흔히 수반되며, 이 비용은 열외군 지불로 처리되기 때문에 감염으로 합병이 되면 병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결국 비뚤어진 유인책이 위험을 부추겼던 것이다. 우리가 미적거리며 결정을 유예하는 데에는 인간의 속성이나 문화적 장벽도 영향을 주지만, 더 큰 문제는 왜곡된 보상 체계에 있었다. 병원에서 올바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상이 따르는 게 아니다. 그들은 총수익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손실 비용이 엄청나게 발생해도 수익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고, 결국 크나큰 손실을 입게 된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는 다행히 오닐이라는 뛰어난 리더가 있었고, 그는 모든 병원이 왜곡된 유인책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이 사례는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문제의 양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수익뿐 아니라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또한 사람들이 안 좋은 관행과 습관에서 벗어나는 데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다.



올바른 해결책과 잘못된 해결책



새롭게 태어나는 창조적 파괴



회색 코뿔소를 만났을 때 새롭게 거듭나든지 아니면 우아하게 역사에서 퇴장하는 것도 좋은 전략일 때가 있다. 기업이 창조적 파괴의 과정을 걷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코닥은 1975년에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지만, 필름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1990년대까지 혁신을 보류했다. 하지만 필름 사업이 쇠락하기 시작하면서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 코닥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1994년에 화학 사업부를 분사시켰고, 디지털 세계로 진입했다. 일단 디지털카메라를 수용하면서 코닥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디지털 산업을 이끌어 나갔다. 2005년에는 거의 6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디지털 카메라 생산업체 중에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등장한 저렴한 카메라들이 시장점유율을 갉아먹기 시작했고 디지털 카메라는 값비싼 기호품이 아니라 일용품이 되었다. 2007년경 코닥은 매출순위 4위로 떨어졌고, 이후로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디지털 사진이 핸드폰과 태블릿으로 옮겨가면서 코닥의 시장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코닥의 몰락에 대해서는 갖가지 분석이 있다. 임원들이 변화를 인식하지 못했고,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가 너무 더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원들이 변화를 인식했더라도 과연 그 운명을 바꿀 수 있었을까? 에릭 셔먼은 CBS의 《머니 워치》 보도에서 “이유야 어찌 되었든 왕년의 코닥은 사라질 운명이었다. 필름 사업은 의미나 효용성이 다했기 때문이다.”라고 논평했다. 셔먼은 《포춘》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겨우 40~50년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코닥은 평균 수명을 훌쩍 뛰어넘은 기업이었다. 조지 이스트먼과 헨리 스트롱은 1881년에 이스트먼 건판 필름 회사를 설립했고, 1888년에 코닥 카메라를 시장에 내놓으며 사진기의 탄생을 알렸다.

2012년 1월 코닥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코닥은 디지털 인쇄업으로 사업을 전환했고, 필름과 카메라 사업부를 매각하고 이미지 솔루션 산업으로 옮겨갔다. 2014년 코닥은 새로운 최고경영자와 새로운 비전, 새 종목명으로 변신하고 뉴욕증권시장에 재상장했다. 기업 홈페이지에는 두 문장으로 기업의 역사를 요약하고 있다. “코닥은 전 세계에 걸쳐 혁신적인 이미지 처리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이제 우리는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쓰고 있다.”

당신의 회사는 새로운 것에 밀려 사양길에 접어들 위기에 놓여 있는가? 그렇다면 회사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또 다른 사업을 모색할 역량이 있는가? 아니면 창조적 파괴의 물결이 너무 강력해 속수무책인가? 이 같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 기업은 전략을 선회하든지 아니면 퇴장할 수밖에 없다. 일부 회색 코뿔소는 너무 강력해서 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위기를 빨리 인식하면 할수록 불가피한 사태에 맞서 싸우는 비용이 줄어든다.



회색 코뿔소가 돌진해 올 때



최선의 선택과 최악의 선택



중압감이 매우 심할 때 리더는 자기 안에서 최선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최악을 끌어내기도 한다. 긴박한 순간에 몰두하다 보면 두뇌가 기민하게 움직이고, 감각이 예리해지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반면 이럴 때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나 비용과 편익을 철저히 따져보며 고려할 시간이 없다. 따라서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위기에 대비해 미리 구축한 시스템이다. 위협이 코앞에 닥쳤을 때 내리는 결정과 위협이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적절한 반응과 해결책을 고려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충분할 때 내리는 결정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이는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시스템 1(급박한 순간에 내리는 직관적이고, 무의식적이고, 빠른 결정)과 시스템 2(시간이 넉넉할 때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내리는 결정)라 부르는 사고방식의 차이다. 카너먼의 분석틀을 쓰자면, 위기가 임박했을 때 시스템 1의 판단을 무시할 방법을 찾아야 하고, 시스템2의 판단에 따라 구축한 시스템(이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면)을 시행해야 한다. 위기에 대처하는 조직의 능력은 미리 세워놓은 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회색 코뿔소를 조기에 감지하려면 집단 사고를 깨부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에 반응하는 데는 중앙집권적인 의사 결정 구조가 도움이 된다는 증거도 있다.

시러큐스 대학의 맥스웰 공공서비스 대학원 산하 모이니헨 국제문제연구소는 여러 나라에서 발생했던 위기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이 가운데 81건을 심층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들 사건을 예측 가능성과 위기 대응 시간에 따라 분류했다. 예측 가능했고 어느 정도 대응 시간이 길었다고 판단되는 39건의 사건으로는 1997년 태국의 통화 위기, 미국의 종교 단체인 다윗파 사건, 코소보 위기에 대한 나토의 대응 등이 해당한다. 예측 가능했고 대응 시간이 짧았다고 판단되는 7건의 사건으로는 엑손 발데즈의 원유 유출 사건과 1975년 캄보디아 연안에서 펼쳐진 마야게스 호 승무원 구출작전 등이 있다. 개연성이 희박한 ‘돌발 위기’에 해당하는 31건 중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실각과 1990년 걸프전은 대응 시간이 길었고, 워싱턴 D.C.에서 발생한 탄저균 테러 사건, 마드리드 열차폭탄 테러, 9ㆍ11 테러에 대한 미연방항공청의 대처 등은 대응 시간이 짧았다.

모이니헨 연구진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리더들은 시간이 넉넉해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내린 결정보다 긴박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내린 결정을 더 만족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 가능한’ 위기에서 대응 시간이 부족했던 정책 입안자들 가운데 55%가 자신의 결정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데 비해, 대응 시간이 넉넉했던 정책 입안자들 가운데 64%가 자신들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돌발 위기’ 상황에서는 정책 입안자들 가운데 53%가 대체로 혹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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