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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디의 중국 고수들과 싸울 준비는 했는가

이병우 지음 | 멘토프레스
만만디의 중국 고수들과 싸울 준비는 했는가

이병우 지음

멘토프레스 / 2014년 7월 / 292쪽 / 14,000원





중국의 실전 관시 - 실전 관시를 시작하며



먼저 중국의 생활 관시를 이해하라

중국은 ‘관시’로 시작해서 관시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인의 모든 인간관계의 저변에는 관시라는 중요한 매개체가 존재한다. 한국인들이 처음에 중국에 와서 주재원 생활을 한다든지 사업을 할 경우 가장 먼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이 관시다. 물론 혹자는 관시가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중국도 이제 많은 부분에서 변화하는 중이다. 과거처럼 안 되는 일이 관시를 통해서 무조건 해결되는 사회가 아니다. 아무리 관시를 동원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정당한 절차를 거치면 관시를 통하지 않더라도 제때에 이루어지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물론 정답은 아니다. 이래서 중국에서의 모든 일이 아주 어렵다. 쉽게 말해서,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사회가 중국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절대로 될 수 없는 일이 오늘 아침에는 갑자기 가능한 상황으로 바뀌는 곳이 중국이다. 왜 이럴까? 바로 관시가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높은 사람의 부탁 내지는 담당실무자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 부탁할 경우 일이 쉽게 해결된다. 그렇다면 왜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을까?

중국은 사회주의국가다. 사회주의국가는 모든 일에서 규정을 아주 중시한다. 공무원과 국영기업체는 당과 중앙정부에서 내린 규정에 의해 움직인다. 그러나 중국의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가미한 소위 특색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중이다. 다시 말해서 어떤 특정한 규정이 있다 해도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직도 지방의 하급공무원들은 이런 발전적 사고가 미흡하다. 개방된 지 30년이 흘렀지만 공무원들의 사고방식과 일 처리 능력은 아직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사업체와 개인이 중국에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런 점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인이 중국에 집을 임대하여 살고자 할 경우, 반드시 해당 파출소에 신고를 해서 임시 거류허가를 받아야 한다. 계약서를 들고 사진을 준비하고 여권과 기타 필요한 서류를 지참하여 파출소에 간다. 파출소에는 민원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어디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안 되는 중국어로 여기저기 물어본 후에 간신히 서류를 접수하면 일단은 거절이 된다. 파출소담당자는 임대한 아파트주인과 함께 오라고 한다. 불행하게도 아파트주인은 광동지역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 당장 올 수가 없는 형편이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이런 사정을 말하고 아파트임대주의 전화번호가 있으니 직접 확인하면 안 되겠냐고 해도 파출소담당은 요지부동이다. 왜 그럴까? 외국인이 파출소에 거류신고를 할 때 반드시 주인이 확인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한국에서 받아온 비자 만기는 내일모레로 다가오는데 파출소에서는 안 된다 하고, 비자를 연장하려면 파출소의 임시거류증명서가 필요하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관시를 조금은 이해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대략 방법이 나온다. 우선은 주인에게 전화해야 한다. 비록 아파트주인이 광동에 내려가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자기 아파트가 있는 소재지의 본토사람일 확률이 높다. 주인도 이런 사정을 듣고 난감해할 것이다. 이때 그 주인에게 “혹시 여기에 아는 친구나 공안(경찰)이 없냐?”고 물어보면 된다. 90퍼센트는 그가 아는 친구를 찾게 된다. 공안친구이든 그냥 대학친구이든 찾다 보면 틀림없이 파출소에 근무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 중국에서 집을 한 채 소유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 관시는 다 있게 마련이다. 아마 다음 날 주인에게서 “파출소에 아는 사람과 이야기가 다 되었으니 다시 가보라”는 연락이 올 것이다. 파출소에 가보면 경찰관은 내미는 서류에 말없이 도장을 찍어준다. 이런 동네가 중국이다. 어제는 그렇게 사정을 해도 안 된다던 사람이 오늘 아침에는 일언반구도 없이 도장을 찍어준다.

담당경찰관은 이미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던 것이다. 평소 잘 아는 사람이 부탁을 하는데 안 들어줄 수가 없다. 부탁한 상대방의 체면을 고려해야 한다. 본인도 전에 그 친구에게 신세를 진 적이 있었기에 흔쾌히 신세를 갚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인들의 일상적인 관시다. 그런데 담당은 무슨 근거로 안 된다던 일을 쉽게 해준 걸까? 답은 간단하다. 아파트주인과 통화하여 확인 후 주인이 함께 동행한 것으로 하면 되는 것이다. 서류상에 주인이 동행했는지 안 했는지 검증하는 절차도 없다. 확인은 담당자의 의무이자 권한이 되기 때문이다.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어쩌겠는가. 여기는 중국이다. 중국에는 그들만의 규칙이 있고 습관이 있고 일 처리 방식이 있다. 그걸 알아야 한다. 하물며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중국적응과 업무상 애로는 얼마나 많겠는가? 중국생활, 중국에서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관시 습성을 파악, 기회를 잘 포착하라

어느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는 출입국 관리소의 책임자가 있었다. 우리 한국교민들의 애로를 듣고 싶어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바로 이 사람이 외국인들의 모든 비자문제를 관장하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외국인의 경우 비자가 얼마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알 것이다. 출입국 사무소에 갈 때마다 겪어야 하는 모멸감과 기다림 그리고 이유 없이 퇴짜를 맞아야 하는 고통(?)은 참으로 감당이 안 되는 일 중의 하나다. 그런데 이런 막강한 기관의 최고책임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관시는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모처럼 온 기회를 잘 활용하여 그 사람과 관시를 맺어야 한다. 더구나 외국인에게 그런 기회는 흔하지 않다.

술이 몇 잔 오가고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 찬찬히 분위기를 살펴보니 그 친구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담배도 피우지 않았다. 조금 어려운 상대를 만난 것이다. 관시의 기본이 밥 먹고 술 마시는 일에서 출발하는 것인데 이 친구는 일단 그게 안 되는 친구였다.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으니 다른 방법을 찾아서 관시를 맺어야 한다. 중국에서 관시를 맺는 일은 이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도 아니다. 시간이 걸리고 거래하는 가운데 신뢰와 믿음이 쌓여야 하는 일이다. 무조건 어떤 사람을 안다고 해서 관시가 생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인상회의 사무국을 책임진 나로서는 출입국 최고책임자와의 관시가 아주 절실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교민들의 민원 중 거의 80퍼센트 이상이 비자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인상회 사무국에서 이런 교민들의 애로를 모른 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관시도 없는 출입국 사무소에 가서 다짜고짜 부탁을 할 수도 없다. 창피만 당하고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출입국 관리소의 책임자와의 관계는 1차로 이런 선에서 상견례로 막을 내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그가 뜻밖의 말을 했다. 내용인즉 자기가 이번에 한국경찰학교로 한 달간 연수를 간다는 것이었다. 한국 총영사관에서 추천하여 뽑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중국공안 전체심사에서 자기가 선발되었다는 사실에 몹시 기뻐하며 흡족해했다. 한국에서 모든 경비를 대고 무료로 연수를 해주는데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중국의 고위간부들은 해외에 나가기가 아주 힘들다.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당과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허가받는 일이 쉽지 않다. 우선은 명분이 없다. 관광을 간다고 하자니 그렇고, 그 외에 다른 특별한 사유가 있을 수 없다. 이런 마당에 한국이라는 나라를 난생처음 해외연수 형식으로 가는데 얼마나 흥분이 되고 설레겠는가. 나는 이 친구의 한국연수가 모처럼 찾아온 기회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언제쯤 떠나느냐고 물어보았고, 얼마 후 드디어 그 친구가 한국으로 떠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수원은 충남 아산에 있는 경찰연수원이었다. 나는 한국의 후배에게 전화하여 그 친구의 수업 스케줄과 한국에서의 일정을 알아보도록 했다. 그런 다음 후배를 시켜서 연수원을 찾아가 식사를 대접하라고 했음은 물론이다.

그 친구는 뜻하지 않은 방문객에 아주 놀랐다고 한다. 후배가 내 부탁으로 찾아왔다고 하니 엄청 기뻐하고 고마워했다. 아무리 직위가 높은 경찰간부라도 자기 나라에서나 통하는 이야기지 남의 나라에서는 단지 교육생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말이 통하나, 친구가 있나! 이런 갑갑한 상황에서 3주가 흘렀으니 그 친구가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내 후배가 찾아가서 그 친구를 만나는 순간, 나와 그의 관계에 반전이 이루어진 것이라면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 어쨌든 갑과 을의 상황이 반전된 것은 맞는 것 같다. 중국의 중요한 사람과 나의 관계가 이렇게 묘한 입장으로 뒤바뀐 것이다.

후배는 그 친구와 그의 룸메이트인 다른 외국경관들에게 저녁을 잘 대접했고, 이로써 중국친구는 본인뿐 아니라 함께 연수를 받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체면이 섰던 것이다. 중국사람들은 이렇게 체면 차리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힘을 보여주고 싶은 과시욕이 있다. 그러나 아무 데서나 그럴 수는 없다. 이런 찰나에 한국의 친구가 서울에서 연수원까지 찾아와 자기 체면을 살려주었으니 얼마나 감동했을까? 더구나 중국으로 떠나는 날에는 서울에서 내 아들이 다시 그 친구를 만나 식사를 대접하고 동대문시장을 안내하고 화장품 선물까지 주었다. 마침 아들이 중국어가 능통했기에 가능했던 마지막 반전이었다.

그 친구가 중국으로 돌아와 내게 전화를 하여 고맙다고 한 것은 물론이다. 중국사람들은 신세를 지면 반드시 갚으려는 습성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그냥 넘어가질 않는다. 이런 습관을 반대로 생각하면 관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가 쉬울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먼저 주라는 의미다. 대접받으려 하지 말고 먼저 접근하여 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안타깝게도 이 점이 아주 약하다. 그 중국친구와는 지금도 아주 편하게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출입국 사무소에 가면 나를 위해서 커피도 준비해놓고 비싼 담배도 준다.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아래 실무자가 만들어주는 비자를 받으면 되는 것이다. 관시의 힘이 이렇게 크다. 그렇다고 내가 ‘한국에서의 접대’를 마냥 써먹는 것은 아니다. 한 번 맺은 관시는 관리를 잘 해야 하는 법이다. 그 친구를 찾아갈 때마다 빈손으로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한국에서의 접대는 내가 당신에게 당연히 친구로서 해야 할 일인 것이고, 중국에서 당신이 이렇게 도와주는 것은 정말로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중국인은 자존심이 강하다. 직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한국에서 밥 한 번 먹었다는 사실 때문에 상대 한국인이 자꾸 본전을 뽑으려고 하면 결국 그 관계는 끝장이 난다. 이 점을 늘 유념해야 한다. 왜냐하면 여기는 중국 땅이고 그는 나에게 아주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갑과 을이 분명한 이방의 땅이다.

‘큰 관시’와 ‘작은 관시’

지금까지 내가 말한 관시는 어쩌면 중국고위층과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그야말로 별 볼 일 없는 우스운 관시로 보일 수도 있다. 아주 근접하기 어려운 고위층 또는 성장이나 시장 정도의 관시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별것도 아닌 관시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고위층과의 관시가 과연 얼마나 실제적이고, 정말로 우리가 필요할 때 적절히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결론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중국에 살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높은 사람과의 관시가 아무에게나 가능한 일인가. 설사 아는 사이라 해도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나서서 도움을 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이미 국가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직책에 있는 사람들이다. 늘 몸조심해야 하고 구설수에 휘말려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다.

시장은 성장이 되고 싶고 성장은 당서기가 되고 싶은 것이 벼슬을 하는 사람들의 욕심이다. 당과 인민을 위하는 사회주의국가에서 시장과 당서기는 외국인의 부탁을 받아서 민원이나 처리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주요임무는 중국인민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물론 대그룹 차원에서 엄청난 투자를 한다든지, 아니면 한중 양국이 합작하는 프로젝트 같은 일에는 서로 만나서 의논하고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그래서 나는 중국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 높고 커다란 관시를 자랑하는 사람은 잘 믿질 않는다. 거의 사실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중국에서 우리 한국인에게 필요한 관시는 실전 관시다. 일상생활에서 또는 회사업무를 하면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관시가 필요하다. 아파트경비와 친하게 지내고 회사의 수위아저씨와 관계가 좋고 중국직원들과 사이좋은 사람들은 이미 중국 관시의 기본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들은 그런 기본적인 관시를 바탕으로 조금씩 스스로 관시를 만들어나갈 줄 아는 사람들이다.

어제 저녁에 부시장, 상무청장과 술 한잔했다는 것을 아주 큰 관시로 생각하고 세무서직원과의 만남과 소방서직원과의 저녁식사 자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작은 관시도 없고 큰 관시도 없는 사람이다. 높은 사람을 만나서 술 한잔할 수는 있다. 그들과 친분을 쌓아서 손해될 일은 없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여간해서 외국사람들과 친밀한 관시를 맺으려 하지 않는다. 또한 하루아침에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런 관시를 믿고 중국에 투자했다가 망해서 돌아간 사람들을 나는 많이 보았다. 이래서 나 혼자만 생각하는 큰 관시를 자랑해서는 안 된다. 문제가 터졌을 때 실제로 동원이 안 되는 큰 관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관시가 사실은 큰 관시인 것이다.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중국 실전 관시의 원리다.

다시 말하자면 중국에서 개인이 또는 주재원 대표가 중국의 고위층과 관시를 맺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아주 큰 세계적인 기업의 대표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경우는 될 일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중국에 와서 살면서 우리 한국사람들의 인지도가 높으리라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자부심일 수도 있다.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의 국민과 고위층을 대하는 자세가 아주 거만하고 교만하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의 지도자와 고위층 그리고 중국의 상위그룹 부자들은 사실 한국과 한국인 알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비록 중국 지방정부의 부시장과 청장이라고 해도 그들의 입지와 업무는 한국의 기업 대표가 생각하는 차원이 아니다. 우리나라 총영사관에서 초청하는 행사참석 요청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일개 기업 주재원 대표와 무슨 친구가 되고 친밀한 관시를 만든단 말인가? 그들은 당과 인민을 위한 국가정책을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이다. 어떤 경우에도 중국인민들의 안위와 안전 그리고 국가이익 앞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과 몇 번에 걸쳐 술자리를 가졌다고 해서, 설사 그 자리에서 호형호제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무슨 대단한 관시를 맺은 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중국 부자들과의 관시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이것도 아주 실현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중국의 부자들은 정말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소비생활을 한다. 우리는 쉽게 그들에게 접근할 수도 없다. 그 사람들이 뭐가 아쉬워서 우리와 친구가 되겠는가? 언젠가 중국친구를 따라 가까운 지방 도시로 상가임대를 알아보러 간 적이 있다. 나와 함께 간 중국친구는 프랑스에서 유학한 엘리트청년인데 포도주를 수입하여 도매하는 사업을 하는 친구다. 이 친구는 나를 태우고 가다가 잠시 들를 곳이 있다면서 차를 세우더니 전화를 한 통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어떤 사람이 차를 타고 오더니 둘이서 아주 짧게 대화를 마치고 내 친구가 자기 차 트렁크에서 나무로 포장된 12개짜리 포도주 한 박스를 꺼내 그 사람에게 주는 것이었다. 나중에 달리는 차 안에서 들어보니 그 포도주 한 병 값이 우리 돈으로 320만 원이라고 했다. 한 박스면 대략 4천만 원 정도가 된다.

이런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북경과 상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중국친구와 함께 간 도시는 아주 작은 시골동네였다. 이런 지방의 작은 도시에 사는 부자들도 한 병에 3백만 원짜리 포도주를 마신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부자들의 삶은 어떻겠는가? 이런 사람들이 우리와 왜 관시를 맺고 싶어 하겠는가? 중국의 부자파트너를 만났으면 그냥 속으로 그런가 하면서 실속을 챙기면 된다. 그들 역시 같은 생각으로 우리를 상대하고 있을 것이다. 공연히 좀 더 친밀한 형제(?) 같은 관시를 만들어서 더 큰 이익을 보겠다는 생각은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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