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강했다
오태민 지음 | 케이디북스
비트코인은 강했다
오태민 지음
케이디북스 / 2014년 5월 / 256쪽 / 15,000원
Part 1 비트코인은 강했다
디지털 화폐의 꿈, 짓밟히다
2008년 11월, 더글러스 잭슨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죄명은 자금세탁 음모에 동조했다는 것과 정부 허가 없이 현금 송수금업을 했다는 것이다. 잭슨이 받은 판결은 36개월의 보호감찰과 6개월 동안의 자택감금 및 감시, 300시간의 봉사 처분이었다. 또 1천 2백만 달러의 자산 압수에 더해, 그의 두 회사 Gold and Silver Reserve와 E-Gold Limited는 30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95년 인터넷 붐과 함께 디지털 화폐의 개념이 등장할 무렵, 잘나가는 내과 의사 잭슨은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대공황 시절의 경제학자 베라 스미스의 주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베라 스미스는 중앙은행 시스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대공황의 원인은 국가의 통화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잭슨은 1971년 달러가 금과의 연계를 끊어버린 시점으로부터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다시 화폐를 금에 고정시킬 수 없을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한 듯 보였다.
그는 중앙은행이나 금융기관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금을 보유하고 이에 근거해서 지불수단을 갖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인터넷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금에 기초하면 각국의 통화관문을 지날 때마다 통행세(환율에 따른 거래비용과 금융기관의 수수료)를 생략할 수도 있고,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유발로부터도 안전해 가치 저장에도 유리했다. 또 직접 주고받을 필요 없이 고객이 구입한 금을 금고에 맡긴 상태에서 금 예치금을 인증받은 후 계좌를 통해서 거래가 가능했고, 금 1온스에 대한 계좌를 설정하고 그 계좌를 잘게 나누어 송금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소액결제도 할 수 있었다. 잭슨은 프로그래머를 고용해서 E-Gold를 시작했고, PayPal에 이어 전자결제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규모 2위까지 올랐다. 165개국에 걸쳐 계좌가 설정되었고 고객은 3천 5백만 명에 달했다. 뒤이어 e-Bullion, GoldMoney, OSGold 등 유사한 서비스와 회사들이 생겨났다.
미 연방정부는 뒤늦게 동유럽과 러시아의 갱들이 E-Gold에 계좌를 개설해서 자금세탁과 불법거래 지불에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한편 잭슨은 언론에 자신의 회사가 국제범죄조직들과 연결된 것 같다는 뉴스가 거론될 때마다 긴장했다. 이때부터 잭슨은 서버에서 이상한 계좌를 골라내기 시작했다. E-Gold에 계좌를 개설할 때는 아이디를 만들고, 계좌를 통해 송금할 때는 형식적이나마 거래 품목이나 이유를 적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접속한 몇몇 아이디들이 남미나 일본에 거액을 보내면서 꽃값이라거나 컴퓨터 구입이라고 적은 의심 가는 계좌들이 있었다. 잭슨은 비밀을 유지한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어기고 이런 자료들을 수사기관에 넘겨주었다.
그러나 잭슨의 노력과 호의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는 잭슨과 그의 사업을 끝장내려는 계획에 착수한 지 오래되었던 것으로 보였다. 마침내 2007년 4월 미 법무부는 4년 동안의 수사를 종료하면서 잭슨을 기소했다. 잭슨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는 오히려 E-Gold가 불법 조직의 거래수단이라는 혐의의 증거로 활용되었다. 이렇게 하여 10년 이상 유지하던 잭슨의 사업은 정부에 의해 강제로 청산되었다.
사토시 나카모토, E-Gold에 답하다
2008년 8월, bitcoin.org라는 도메인이 등록되었는데 이를 주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10월에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비트코인 P2P전자결제시스템”이라는 논문이 올라왔다. 이 논문이 게재된 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정부관계자들은 국가 안보나 범죄라는 명분으로는 비트코인을 E-Gold처럼 간단하게 없애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설사 명분을 만들더라도 기술적으로 없애버리는 것은 또 다른 어려움임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이 생긴 바로 그때부터 이메일을 보내듯이 돈을 보내는 전자결제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전자결제가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한 기존의 해법은 제3자의 개입으로 압축된다고 설명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중복 결제다. 예로 100만 원밖에 없는 사람이 두 사람에게 100만 원을 중복해서 보내는 경우다. 현실이라면 한 번 준 돈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줄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지만, 파일을 여러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인터넷에서는 아주 근본적인 문제다.
E-Gold에서는 이 문제를 중앙의 서버로 해결했다. 그런데 사토시 나카모토는 ‘집단지성’을 생각해냈다. 모든 거래를 모두에게 공개해버리는 것이다. 만약 내가 갑돌이에게 a라는 금에 대해서 소유권을 이전했는데 이 사실이 공개되면 을순, 병돌, 정순도 알게 된다. 그래서 을순이나 병돌, 정순은 내가 a를 준다고 해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제임스에게 이전하려고 하면 제임스는 속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선의의 제3자인 제임스의 손실을 방지할 방법이 있다. 즉 모든 거래를 공시하는 원칙 때문에 내가 제임스에게 a의 소유권을 이전하려 한다는 사실도 공시된다. 따라서 을순, 병돌, 정순이 이 사실을 알고 거래를 막아버리면 제임스는 속지 않는다. 즉 을순, 병돌, 정순이 승인하는 거래만 진행되도록 만들어버리면 그만이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은 이런 내용을 암호와 기술,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 논증했다. 중앙의 서버를 거치지 않고도 개별적인 컴퓨터 간의 결제가 가능하더라도 결제가 정상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결제의 기록이 저장되어야 한다. 거래를 승인하고 저장하는 과정을 ‘블록체인(block chain)’이라고 하는데, 비트코인의 기술적 원리의 핵심이다.
블록체인 형성에 참여한 컴퓨터, 즉 거래의 공시에 참여해서 거래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했던 을순, 병돌, 정순은 자신의 자원을 소모한다. 이들의 컴퓨터는 이 과정을 암호화하고 저장하는데, 그사이 CPU와 전기를 소모한다. 거래가 증가하고 비트코인의 소유권이 분할될수록 이 과정은 복잡해지고, 당연히 CPU와 전기소모량도 증가한다.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새로운 비트코인을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형성되면 새로운 비트코인이 생성되어 여기에 참여했던 컴퓨터들에게 제공되는 과정을 ‘채굴(mining)’이라고 한다.
왜 사토시는 중앙서버를 배제하고 P2P방식에 집착했을까? E-Gold에 대한 유죄판결과 관련해서 보아야만 사토시의 의도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금이건 은이건 부동산이건 아니면 아예 현찰을 근거로 하건 디지털 화폐는 정부의 공격을 받게 되어 있다. 범죄와의 연계성은 부차적인 문제다. 범죄자들은 무슨 도구든지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고, 설사 디지털 화폐를 없앤다 해도 직접 만나서 현금을 주고받는 더 좋은 방법이 남아 있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정부의 통화독점권에 도전하고 통화관리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정부가 기를 쓰고 막으려고 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E-Gold의 자산을 압수하고 사장을 체포함으로써 이 서비스를 차단하고 달러독점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를 방치했더라면 금에 연동되지 않는 달러보다 E-Gold의 계좌가 더 신뢰받는 통화가 되었을 것이고, 연방준비제도가 양적 완화를 통해 달러를 풀어낼 때 국민들은 E-Gold로 자산을 대피시켰을 것이다. 자국 통화에 대한 완만한 평가절하는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이자율을 낮추어서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고 실업을 흡수한다는 거시경제의 원리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자국통화체제로 가두어놓아야 한다.
실크로드 사건이 암시하는 비트코인과 지하경제
유럽발 재정위기 속에서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산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가격이 크게 올랐다. 급기야 2013년 8월에 독일 재무부는 비트코인을 법적인 화폐로 인정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계속 올라갔고 철학적 추종자들은 갑자기 부자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축제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해서 공포로 변했다. 2013년 10월 ‘실크로드’라는 사이트가 미국 검찰에 의해 폐쇄되었다. 마약류를 거래하며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이 사이트를 익명으로 운영한 사람은 로스 울브리히트라는 20대 청년으로 밝혀졌고, 그는 체포되어 자금세탁과 살인교사죄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사건은 E-Gold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는데, 이 사이트는 익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FBI는 비트코인 거래 기록이 공개되고 저장되는 특성을 이용해 실크로드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미국정부는 전자화폐에 민감하다. E-Gold와 Liberty reserve의 사례를 보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국가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Liberty reserve는 금이 아니라 달러와 유로에 기반을 둔 시스템이었으나 익명성과 소액결제 면에서 E-Gold와 유사한 편리성을 제공했다. 폐쇄 당시 사용자는 백만 명이 넘었다. Liberty reserve는 코스타리카에 위치해 있는 회사였지만, 미국정부는 설립자 아서 부도프스키 등 관계자들을 체포해서 7명이나 기소해 미국 법원에 세웠다. 역시 자금세탁이 이유였다.
실크로드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비트코인의 익명성은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거래를 손쉽게 만든다. 그러나 사토시 나카모토는 정부들의 이런 논리에 답이라도 하듯 비트코인에 아주 미묘한 특성을 부여해놓았다. 비트코인이 제공하는 익명성은 이중적이다. 비트코인은 신용카드 넘버를 기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다. 이런 속성 때문에 비트코인이 현금처럼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오해가 확산되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현금과 같은 익명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중 지불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서버나 제3자를 개입시키는 대신, 거래의 기록을 모두에게 공개하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즉 비트코인 거래는 이메일 주소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주소(발신자와 수신자)와 시간을 기록한다. 거래의 기록은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나도 거래를 추적할 수 있다. 이런 이중적인 특징 때문에 ‘유사익명성’이라고 부른다.
E-Gold의 CEO는 자신의 회사가 범죄자들에게 활용된다는 이유로 제재의 대상이 될까 두려워 서버에 남아 있는 의심스런 기록을 수사당국에 보고해야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그럴 필요가 없다. 범죄자로 의심 가는 주소를 열람하면, 그 주소로 거래한 모든 기록을 정확하게 뽑아낼 수 있다. 즉 IP 추적을 통해 범죄집단의 자금이동을 비교적 쉽게 찾아낼 수 있다. FBI도 비트코인의 이런 공개적 특성을 활용해 실크로드 운영자의 비트코인을 압수할 수 있었다.
실크로드 사건이 있고 나서 얼마 후 열린 미국 상원의회의 비트코인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반전이 이루어졌다. 청문회에 참석한 미틸리 레이먼 법무성 차관보 대변인은 “미국 법무부는 가상통화가 합법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국제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미국정부의 대응이 E-Gold와는 다를 수밖에 없음을 선언하는 말이기도 했다. 당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벤 버냉키도 상원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Fed(미국연방준비은행제도)는 가상화폐에 대한 권한이 없으나 장기적으로 혁신이 가속화될 경우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불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언론들은 이 발언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미 정부의 신중한 낙관론을 암시한다고 보도했고, 당일에만 비트코인의 달러 환율은 두 배로 올랐다. 1비트코인의 가치는 1,200달러까지 치솟았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마운트곡스 파산을 견뎌내다
후끈 달아올랐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해가 바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심으로 바뀌었다. 비트코인을 달러나 다른 국가의 통화로 바꾸는 거래소 중 가장 규모가 큰 마운트곡스가 해킹으로 무너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마운트곡스는 비트코인을 달러로 사고팔 수 있게 한 최초의 거래소다. 2014년 2월 말 일주일 넘게 마운트곡스의 서버는 접촉이 되지 않았다. 2월 28일 회사는 일본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다. 3월에는 미국 법원에도 파산신청을 한다. 고객들의 750,000비트코인과 회사 보유의 100,000비트코인을 해킹으로 잃어버렸기 때문인데 이는 비트코인 전체의 7%에 해당하며 당시 비트코인 시가로는 4억 8천만 달러에 해당한다.(2014년 4월에는 사용하지 않던 지갑에서 200,000비트코인을 찾았다고 보고해 손실액은 650,000비트코인으로 줄어들었다.)
비트코인에 대한 해커들의 공격은 예견되어왔다. 그동안 마운트곡스는 몇 차례 해킹을 당했고 한 차례 거래정지를 한 전력도 가지고 있었다. 안전성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비트코인을 해킹했다는 사실 자체도 영광이지만, 금광과도 같은 거래소를 해킹하면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으니 거래소는 해커들의 공인된 타깃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비트코인 추종자들은 마운트곡스 사건이 비트코인 시스템 자체의 안전성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거래소 공격에 해커들이 몰리는 이유도 비트코인 시스템이 무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지탱하는 시스템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공격대상이 명확하지 않고 공격해도 실익이 없다. 그러나 거래소는 다르다.
마운트곡스 같은 거래소는 E-Gold처럼 중앙서버에서 고객들의 계좌를 관리한다. 이런 방식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는 노다지를 찾거나 명성을 찾는 해커들의 타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마운트곡스 사건은 비트코인이 지향하는 P2P 시스템의 안정성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면서, 동시에 기존의 인터넷 기반이 비트코인의 기술적ㆍ정신적 혁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도 보여준다. 보안문제나 정부 규제를 피하려면 중앙서버에서 거래하는 방식에서 P2P로 거래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마운트곡스 사건은 분산형 기술의 상품화를 더욱 촉진할 것이다. 왜냐하면 비트코인 플랫폼은 이런 기술을 지향하며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습, 통화주권을 사수하라
2014년 3월 중순부터 4월 15일까지 중국의 중앙은행이 중국 위안화와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시킨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중국 언론을 통해 유포되었다. 중국런민은행(PBOC)의 언론플레이와 압력으로 인해 30일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40% 이상 떨어졌고 1비트코인당 355달러에서 저점을 찍었다. 흥미로운 점은 4월 15일까지 웹상에서 이루어지는 위안화 거래를 모두 중단하라는 것이 중국 중앙은행의 의도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하고 나서 가격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반등했다는 사실이다.
중앙은행의 개입이 기정사실화되자 극단적인 개입이 예상된다는 보도만 나올 때보다 시장은 더 빠르게 안정되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었고 더 이상의 극단적인 규제는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장이 인식했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언론플레이 외에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했는지 중국런민은행은 4월 15일이 임박하자 다시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보냈다. 은행장 저우샤오촨은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금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중국정부의 압박에는 한계가 있음을 암시했다. 이 발언으로 비트코인은 단번에 5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정부는 비트코인에 대해 미국정부보다는 부정적이다. 중국은 비트코인이 위안화에 위협적이라 판단하고 조기에 움직이는 쪽으로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단호하게 움직이다가도 우호적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주춤하는 것으로 볼 때 정부 내 이견이 없지 않아 보인다. 비트코인의 속성상 불법화해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현실인식이 정책선택의 폭을 좁혔기 때문일 것이다.
비트코인은 개별 국가의 통화관리를 어렵게 한다. 통화관리는 국민들이 자국의 통화로만 거래한다는 전제에서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한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런민은행이 민감하게 대응한 이유도 바로 중앙은행의 통화관리 능력을 위협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태국과 베트남은 일찌감치 비트코인을 금지했다. 그리고 러시아 정부는 비트코인으로 거래하거나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도 불법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정부들의 입장이 한결같지는 않았다. 핀란드 정부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자화폐의 사용이 불법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캐나다나 네덜란드 정부도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 독일정부는 보유목적의 비트코인에 대해 비과세하겠다고 했으며, 2013년 8월에는 공식적인 화폐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입장이 비슷한데 과세당국은 자산으로 보고 자본이득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며, 비트코인 자체는 통화당국이 관리하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