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지음 | 비즈니스북스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3년 11월 / 312쪽 / 15,000원
제1장 격변의 출발점, 인구와 소비의 변화
늙어 가는 세계
헤어날 수 없는 저출산 고령화의 늪: 급변할 미래 5년의 한가운데에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있다. 저출산 고령화는 다른 문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문제이지만,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높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50년에는 20억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어 2050년에는 노인 인구의 80%가 개발도상국에 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 200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3%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이고, 오는 2030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어 노인 인구 비율이 무려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저출산은 노동력 감소 등을 불러와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이미 저출산의 함정에 빠져든 우리나라는 노동인구 감소 추세를 돌이키기 어렵다. 앞으로 30~40년 동안 나타날 문제들은 과거의 저출산으로 야기되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 출산율을 높인다 해도 그 효과는 40~50년 후에나 나타날 것이므로 이제 와서 고령화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어리석은 이야기이다.
고령화로 줄어드는 식욕: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소비시장이 침체되고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은 일본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한편 인구 구조가 바뀌면 소비 구조도 바뀐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소비재, 식료품, 의류, 생필품 등에 대한 소비가 가장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것은 의료비와 통신비 등이고, 저출산 영향을 받겠지만 전반적으로 소득이 증가하는 탓에 교육비 또한 늘어날 것이다.
고령화의 암초를 넘어라: 고령화 문제는 여러 분야에 영향을 주지만, 가장 큰 악영향을 받는 분야는 국가재정이다. 심지어 고령화로 인한 재정 파탄을 걱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민간은 균형을 크게 잃지 않을 수 있지만, 스스로 조정을 하기 어려운 정부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정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연금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면, 지출이 급증하면서 재정이 무너질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한 가장 주요한 대책은 출산율 제고다.
그러나 출산율 제고는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년 전 어느 정치인의 선거 슬로건이었던 ‘저녁이 있는 삶’이 답이 될 수 있다. 한 가족이 저녁에 모두 모여 밥을 먹으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엄마가 저녁 식탁에 앉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보장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출산과 보육에 대한 공공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아빠가 저녁식사 시간에 집에 있으려면 근로시간이 단축되어야 한다. 또 직장문화도 달라져야 하며 음주문화가 사라지고 여가생활이 가족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세 번째로 아이를 위한 교육 개혁이 이루어져야 학생들이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다 같이 변해야 사회가 변하고 출산율이 올라갈 수 있다.
소비시장의 새 주인, 신흥국
신흥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소비시장: 2018년 글로벌 시장에서 연소득 1만 달러 이상의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는 무려 30억 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같은 확대는 신흥 시장의 부상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신흥국 국민들이 선진국 소비 제품의 최종 생산을 맡았다면, 2018년에는 이들이 글로벌 시장의 주도적 소비자층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의 G8 국가(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들과 프런티어(Frontier) 12개 국가(F12=한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터키)의 중산층 규모 확대가 이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지출은 젊은 노동 인력을 중심으로 구매력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활력이 다르다고 하겠다.
혁신하는 마케팅 패러다임
소비의 새로운 기준, 가치: 2018년까지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의 소비 기반은 크게 확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고도의 절약 정신을 근간으로 가치소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듯하다. 따라서 기업들이 선진국 시장을 돌파하려면 제품, 유통,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혁신 제품이 아닌 경우라면 불필요한 부가 기능보다 기본 기능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 혁신 제품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라면 ‘이종산업’과 적극적인 융합에 나서 창의성을 기반으로 제품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고객 유통 채널은 당연히 온ㆍ오프라인을 융합한 멀티 채널이 되어야 하며, 채널을 혼합하는 등 유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위축된 구매 심리를 자극할 만한 스토리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유의 스토리로 소통하는 SNS 마케팅: SNS가 크게 발달함에 따라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커넥티드(connected)’의 시대가 열렸다. 앞으로 5년쯤 뒤에는 언어의 장벽까지도 실시간으로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비록 선진국 시장과 프런티어 시장 간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상당 부분 형성되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SNS 마케팅을 위해선 그 기업만의 고유한 스토리가 필요하다. 참고로 SNS 마케팅 전문가 릭 드래곤은 기업을 가장 잘 아는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스토리를 하나씩 만들어 가라고 충고한다.
소비자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빅데이터 마케팅: SNS만큼 기업들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빅데이터가 꼽힌다. 현재까지는 제한적이지만, 빅데이터를 통한 마케팅은 5~10년 후 매우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에는 기업들이 지금보다 더욱 발달한 고급 분석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에서 읽어 낸 개개인의 니즈에 맞춰 단 1명의 소비자를 위한 ‘특별한 제안’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IT와 문화 인프라를 발판으로 한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이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만하다.
늙어 가는 소비자에 맞춰 달라지는 산업 구조
인구 고령화와 자동차 산업의 충격: 고령화 사회는 많은 문제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산업의 출현과 성장을 가능케 할 수도 있다. 상세히 살펴보자. 유망 실버산업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의식주 중 먹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이 증가하고 1~2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식품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이다. 이와 관련된 식생활 제품은 고령층들이 필요로 하고 섭취하기 쉬운 제품이어야 하며, 맛에 관해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노인 가구는 가계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제품 포장 단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에서도 이러한 환경 변화를 인식해 상품 패키지를 작게 바꾸거나 소용량 제품을 늘리는 등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물론 타격을 받는 산업도 있는데,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 산업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10~2012년 전체 승용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0%로 130만 대 규모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성장 정체 원인 중 하나로 인구 구조의 고령화를 꼽고 있다. 고령화는 자동차 구매뿐 아니라 생산에도 문제가 된다. 제조업을 이끌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최근 젊은 층의 제조업 취업 기피가 맞물려 숙련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생산 확대와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시대가 주도하는 경제 정책의 변화: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가와 사회 전체의 노인복지 패러다임부터 전환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노인복지가 돈이나 서비스를 주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노인들의 잠재력을 활용해 자활ㆍ자립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 시대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고령자 고용 촉진과 평생교육 확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사회안전망 구축, 연구개발 투자 강화, 기술혁신 지속 추진 등이 향후 과제다.
제2장 세계 시장을 재편할 새로운 기술
산업 구조에 들이닥친 혁신의 시작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소비시장 위축에 따른 공급 과잉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이는 5년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산업 구조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IBM, 오라클, HP 등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존 주력 산업에 대한 감산, 설비투자 억제, 공장 폐쇄, 통합 등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또 앞으로 5년간 구조조정과 함께 글로벌 산업별로 2~3개의 ‘빅 메이저(Big Major)’를 중심으로 한 업계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5년 후에는 부품 소재, 제조 공정, 삶의 질과 환경 측면에서 글로벌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가 주목해야 할 기술들
기술이 바꿔 놓을 일상과 사회 구조: 과학기술의 발전이 개인의 삶과 사회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전자정부 시스템의 확산은 민주주의, 사회 정의, 창의성 교육이 효과적으로 구현되는 데 일조할 것이다. 또 이메일, 휴대폰, 메신저, 협업 소프트웨어가 지금보다 더 보편화된다면 봉사, 과학, 사업 등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에 전 세계인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부작용도 불가피하다. 인터넷 주소는 곧 포화될 것이고,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국제적인 사이버 범죄, 불법 복제도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인류는 언제나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 왔다. 1930년 세계 대공황 이후에도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항상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이루어 왔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제는 정보통신 기술, 생명공학 기술, 나노 기술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한편 과학기술 혁신의 가속화와 나노, 바이오, 정보통신, 인지과학 간의 융합도 인류의 문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미 염색체 합성이나 광자 텔레포트 시도가 실험실 수준에서 성공한 상태다. 새로운 생물체의 창조와 사물의 순간이동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눈부신 과학기술 혁신과 학제 간 융합이 새로운 위협과 윤리적 이슈를 낳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인체에 대한 나노 기술의 부작용 가능성이나 바이오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 존엄성 위협 문제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의 모임인 ‘밀레니엄 프로젝트(Millenium Project)’를 이끄는 제롬 글렌 회장은 우리가 기술과 인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며, 바로 여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40년간 미래를 연구한 전문가로서 정보기술이 주도하는 시대가 지나가면 인식기술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는데, 이는 정보기술의 바탕 위에 인식기술이 또 다른 성장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이다.
예컨대 비행기를 타러 인천공항에 갔다면, 자신이 입고 있는 의류에 나노섬유질이 들어 있어 혈압이 측정되고, 항공사에서 아스피린 두 알을 먹기 전에는 탑승할 수 없다는 공지를 해올 수도 있다. 의류의 나노섬유질로 탑승객의 혈압을 미리 측정해 기내 사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보험회사가 스마트 의류를 활용해 신체 기능을 측정하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보험료를 인하해 주는 방식의 비즈니스도 가능해진다. 이 분야에서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는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의 지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넘쳐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5년 후 미래를 이끌 IT, 소재, 로보틱스 기술: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설문조사에서 빅데이터와 클라우딩 중심의 IT, 나노 중심의 소재기술, 로보틱스 등이 가까운 미래 산업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지목했다. 또한 이 기술들이 5년 내 기존 기술이나 산업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산업의 지형을 바꿀 파괴적인 혁신기술이 나타나고, 이를 통해 현재의 저성장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파괴적 혁신기술은 기존 산업의 경쟁 질서를 바꾸고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의 행동이나 사고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시장과 사업을 창출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이 기존 휴대폰 시장을 빠르게 추월한 것처럼, 파괴적 혁신기술은 기존 기술의 성과를 순식간에 넘어서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제3장 자본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을 대안적 세계
한계에 부딪힌 자본주의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2011년 9월 17일 토요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주코티 공원에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30여 명으로 시작해 해질 무렵이 되자 수백 명으로 불어난 젊은이들은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탐욕에 대해 성토하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격렬한 토론을 거친 젊은이들은 월요일이 되자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외친 구호는 바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였다. 미국을 경제위기에 빠뜨린 장본인이면서도 막대한 공적 자금을 지원받고,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와 퇴직금을 받아 챙기는 월가 사람들에 대한 분노였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미국의 다른 대도시를 비롯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2013년 가을, 이 시위는 잦아들었지만 전 세계 자본주의 체계에 적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간접적으로 이 시위에 동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구제금융을 받은 월가 금융사에 보너스 제한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미국 의회의 금융권 규제 강화 논의가 이 시위로 탄력을 받았다. 월가 점령 시위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한편 경제평론가 아나톨 칼레츠키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자본주의 4.0’이라는 표현을 제시하며 이를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자유방임식 고전자본주의’가 ‘자본주의 1.0’ 버전이라면, 1930년대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와 그를 따르는 케인지언 학파의 부상으로 탄생한 수정자본주의를 ‘자본주의 2.0’이라고 부르고, 또 1970년대 오일쇼크에 따른 전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에 정부와 케인지언 경제학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다시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탄생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를 ‘자본주의 3.0’으로 부른다. 그리고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계기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새롭게 떠오른 대안을 바로 ’자본주의 4.0‘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자본주의 4.0’에 대한 정확한 합의는 아직 없다. 다만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에 비해 정부 등 공공 부문의 역할을 강조하는 데는 대부분 동의한다. 특히 교육, 연구개발 등 장기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분야에 투자하고, 소득 재분배를 통해 양극화를 줄이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문제는 이미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상황에서 정부가 이런 역할을 혼자 수행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인데, 향후 정부를 도와 자본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사회적 경제’다.
‘정글 자본주의’의 대안, 사회적 기업
자본주의 한계를 뛰어넘을 해법은 있다: 정부를 대신한 민간의 해법으로 그동안 많은 대안들이 제시되어 왔는데, ‘기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기부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제 두 번째 대안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살펴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말 그대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가나 지역사회 등에 공헌하는 것을 말하는데, 기업의 자금을 복지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들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나 기업이 모든 분야의 복지 수요를 감당할 수는 없다. 또 기업은 그 속성상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하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기업들의 CSR 부문 지출은 해당 기업이나 오너의 윤리적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될 때 특히 늘어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정체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CSR 역시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