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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3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트렌드 코리아 2013

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 2012년 11월 / 400쪽 / 16,000원





제1부 2012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2012, 대한민국 소비자 어떻게 살았나


『트렌드 코리아 2012』는 용의 해인 2012년에 대해 이무기가 여의주를 쟁취해 용으로 승천하듯 각자 원하는 소원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DRAGONBALL, 즉 "용의 여의주를 갖는 자, 세상을 얻을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제안했다. 그럼 올 한 해 사회 각 분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자.

첫째, 활력을 잃은 내수 경제, 스크루플레이션으로 진입. 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 역시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특히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최악이었다. 중산층의 임금 수준은 크게 오르지 않은 채 체감물가는 지속 상승하면서 쥐어짤 만큼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한 형편이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부진, 청년 실업의 심화,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문제가 한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의 상황이 완전히 비관적인 것은 아니었다. 2012년 우리나라는 인구 5천만 명을 돌파하면서 1인당 GDP 2만 달러와 인구 5천만 명을 달성한 20-50시대를 열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로 20-50그룹에 합류했다.

둘째, 디스토피아 대한민국. 2012년 한국 사회에서는 온갖 강력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아동 성범죄, 무차별 성폭력, 칼부림, 토막 살인 사건, 학교 폭력과 청소년 자살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인한 무차별적인 강력범죄가 판을 치는 대한민국은 디스토피아(유토피아의 반대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날씨도 우리를 힘들게 했다. 기상 이변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 태풍 등으로 온 나라가 재난 대비 총력전을 치렀다. 지난 9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가스 누출 사고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허술한 보호 장비를 입고 사고를 당한 근무자들의 근무 태도도 문제였지만, 위기 시의 대응 지침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셋째, 진정성을 의심하고 공정성에 목말랐던 한 해. 2012년 히트상품은 차량용 블랙박스를 들 수 있다. 블랙박스 열풍은 공권력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들의 회의와 이에 대응하는 자구적 노력을 반영한다. 눈 뜨고 코 베이는 살벌한 세상에서 나의 안전을 위해 객관적인 증거자료만이 살 길이라는 믿음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경찰이나 검찰의 공정성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객관적인 증거만을 제시할 뿐이다. 한편 2012년 3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K-컨슈머리포트」를 통해 제품의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소비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으나, 컨슈머리포트가 발간되면서 공정하고 진정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줄 중립적 정보원천을 가지게 되었다.

넷째, 치유가 필요한 우리 사회의 힐링 신드롬. 2012년은 힐링 신드롬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스토피아의 시대에 들어선 대한민국은 치유와 보살핌을 갈구했다. 승자독식의 극단적 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안정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서점가에서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방황해도 괜찮아』 같은 힐링 서적들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영화계와 연극계도 힐링 열풍에 동참하였다. TV에서도 힐링이 대세였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힐링캠프>에 출연한 연예인들은 자신의 아픈 과거를 여과 없이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다섯째, 웃음과 복고를 위한 회복의 시간. 불황일수록 개그 프로가 인기를 얻고 광고에 개그맨들이 많이 나온다는 속설이 있다. 또 불황에는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어려움을 견뎌내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겨냥하여 복고가 유행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속설이 맞는 것인지, 2012년은 한마디로 가벼운 웃음이 판을 치고 추억을 자극하는 복고 열풍이 온 국민을 울고 웃게 만든, 그야말로 웃음 코드가 대세인 한 해였다. 2012년의 가벼운 웃음을 논할 때 가장 먼저 싸이를 떠올릴 수 있다. 대놓고 사람들을 웃기고자 만든 <강남 스타일>은 이제 전 세계인을 하나로 만든 역사적인 예술이 되었다. 팍팍한 경제에 지친 국민들에게 가벼운 웃음을 준 개그 프로그램의 활약도 돋보였다. KBS <개그콘서트>는 사회 풍자 개그, 무의미 개그 등으로 압도적인 시청률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진지하고 묵직한 소재보다 가볍고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소재가 인기를 얻었다.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면서도 자칫 막장이 될 수 있는 상황을 풍자로 승화해 웃음을 배가시킴으로써 시청자들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

2012년 대한민국은 복고 열풍에도 흠뻑 빠져들었다. 지난해 영화 <써니>와 MBC의 '세시봉' 열풍으로 불기 시작한 복고 바람은 올해는 국민들을 '90년대'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상반기 영화 <건축학 개론>의 흥행으로 발아한 90년대 복고 열풍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만개하며, 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문화콘텐츠들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이러한 복고 열풍은 소비시장에도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었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2030세대를 대상으로 90년대 스타일의 추억 여행 상품을 내놓고, 90년대 대표 불량식품인 쫀드기, 강냉이, 달고나 등을 판매해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가전제품 영역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빈티지 냉장고, 미러리스 카메라, DDR 게임기, 이스트팩, 슬램덩크 등등 팍팍한 현실 속에서 좋았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각자의 소망이 복고형 소비로 이어졌다.

2012년 대한민국에 나타난 의미 있는 변화는 무엇일까? 먼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남성상과 여성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012년은 당당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여성과 지고지순한 순정남이 시대적 상징이 된 한 해였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이나 <도둑들>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자기중심적이고 쿨한 여성의 전형을 보여준다. 반면 남성의 모습은 달라지고 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 <착한 남자>의 송중기, <메이퀸>의 김재원 모두 한 여자만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순정남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한 인식에 있어 보다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수많은 소셜엔터테이너의 등장도 의미심장하다. 섹시 아이콘에서 이제는 대한민국 대표 동물보호 운동가가 된 이효리, 개념 패션을 선보이며 화제가 된 공효진, 독도 지킴이 김장훈, 개념 연예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김제동 등 많은 소셜테이너들이 행동 하나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연예인이 선도하는 사회참여라는 점에서 그들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어디까지일지, 이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아름답게 변할지 기대가 된다. 자그마한 변화가 모여 혁신을 이루고, 그 혁신이 모여 긍정 에너지로 충만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여의주를 쟁취하기 위해 분주했던 2012년이었다.



제2부 2013년 소비트렌드 전망



2013년은 계사년(癸巳年)으로 검은 뱀의 해다. 이에 이 책은 2013년 트렌드 키워드로 흑사띠에 맞춰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를 선정했다. ‘코브라 트위스트’는 프로레슬링과 격투기에서 치명적인 기술의 하나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사람들에게 승리의 ‘필살기’를 전수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 키워드이다.

City of hysterie 날 선 사람들의 도시


오늘날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히스테리의 모습은 세 가지이다. 첫째, 서로의 신경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충분한 완충거리를 확보하고(거리 개념의 변화) 둘째,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에 대해 신경을 잔뜩 곤두세운 채 문제를 개개인이 해결하려고 하는 한편(문제 해결 주체의 개인화) 셋째, 무엇인가 하나에 꽂히면 눈과 귀를 닫고 오로지 그것에 대한 정보만 강박적으로 수집하는(편향된 자기 확신) 극도의 예민함을 보이고 있다.

2012년 TV 드라마에서 가장 흔한 소재는 사적(私的) 복수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추적자>, <메이퀸> 등 복수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들이 쏟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정의감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람들은 서로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간주하여 매 순간 감시하는 한편,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와 같은 공적 기관에 호소하기보다는 자신의 결백을 스스로 증명하는 문제 해결 방식을 선호한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한 것은 나의 결백을 증명할 각종 보안 기술과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블랙박스나 휴대전화 위치 추적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진실이라 생각하는 객관적 정보를 확보하면서 극도로 편향성을 보인다. 눈과 귀를 닫고 오로지 지지하는 정보만을 수집한다. 문제는 소비자가 객관적이라고 믿는 정보가 진실이 아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스스로를 설득해 가는 자기 확신 과정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은 해외에 서버를 둔 블로거들이 미확인 정보를 바탕으로 루머성 자료를 작성하여 이를 국내 SNS에 배포하는 바람에 막대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에서 기업은 쉽게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의 검색의 순간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기업이 애써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는 악성루머에 휘말려 순식간에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억울함을 겪을지 모른다. SNS와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여론 형성 메커니즘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루머에 휘말려 그동안 쌓은 기업 이미지를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려면 외부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고압적이거나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소비자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경청해야 한다. 필요 이상의 강경한 법적 대응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객관적인 증거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며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OTL... Nonsense! 난센스의 시대


상식과 일반적인 논리가 통하던 시대는 가고 기발한 상상력과 톡톡 튀는 감성이 각광받는 시대가 온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예전에는 시사 개그가 대세였다. 하지만 지금은 허무 개그가 인기다. KBS 개그콘서트 <정여사> 코너는 브라우니라는 이름의 개 인형을 데리고 다니며 사람들을 향해 "물어! 물어!"를 연발한다. 사람들은 움직이지도 않는 인형일 뿐인 브라우니에 열광한다. 실제로 브라우니는 제일모직 모델로 발탁되면서 인기 상종가를 누리고 있다.

경제는 침체되고 사회는 불안해진 상황에서는 펀마케팅(fun marketing)이 인기를 끈다. 어떤 백화점에서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 말춤 경연 대회를 여는가 하면, LG전자는 QR 코드만 등장하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코드 아래에는 '요즘 웃을 일이 없다면 지금 여기를 스캔해 보라'는 메시지가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유머 동영상이 나온다. 이처럼 가볍고 편한 난센스 소재가 인기를 끄는 시대에 싸이의 인기몰이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끈 것은 난센스적 요소들이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A급 문화보다 B급 문화를 지향하는 이 노래는 별다른 의미를 내세우지 않는 유머와 허무한 감성이 먹히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보여준다. 난센스 시대에 기업은 상식이나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불황기에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깬 새롭고 창조적인 마인드가 절실하다. 기존의 것을 답습해서는 소비자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시장이 불확실해지고, 소비자가 포스트모던해질수록 기존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승부수가 필요하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입에 불나는 사탕'은 역발상 상품의 좋은 예다. 원래 사탕은 달콤한 것이 일반적인데 이 사탕은 매운맛 칠리소스를 발라서 매운맛을 낸 것이다. IBK 기업은행은 기존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한 현금지급기를 선보였다. 휴대전화 보급으로 퇴물이 되어버린 공중전화 부스가 역발상으로 새 생명을 얻은 경우이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이 바로 난센스를 이용한 마케팅 상품 전략의 바탕이 될 수 있다.

Bravo, Scandimom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지금 한국 엄마들의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는 북유럽 스타일이 대세다. 북유럽 가구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덴마크 스타일의 액세서리와 보석, 스웨덴 왕실 문양의 식기와 인테리어 소품까지, 한국 백화점 생활용품 코너는 북유럽 어느 백화점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이슈인 자녀교육이나 가정관리 영역에서도 스칸디나비아 방식에 관심을 갖는 30대 젊은 엄마들이 많아진다. 바로 스칸디맘의 등장이다.

스칸디맘은 자녀와의 정서적 교감을 중시하고 친환경적이면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교육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30대 엄마들을 가리킨다. 개성 넘치고 자기애가 강한 N세대 엄마에게 모성의 키워드는 더 이상 자녀에 대한 헌신과 희생이 아니다. 이들은 자식도 사랑하지만 내 자신도 사랑하는 시크하고 자기애가 넘치는 엄마들이다. 이들은 교육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자녀의 의견이 우선이며 부모는 어디까지나 조력자의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녀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키우기보다 자녀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 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라 여긴다. 장차 박지성이 될 아이에게 영어학원만 전전하게 만드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N세대 엄마들은 소비에 대한 죄책감도 없다. 자녀와 함께 하는 소비는 있을지언정 자녀를 위해 나의 소비를 줄이는 희생은 불가능하다. 자녀와 같이 할 수 있는 문화와 여가생활에 많은 지출을 하며, 필요하다면 사교육에 큰돈을 지출할 수도 있는 이들이 바로 스칸디맘이다.

스칸디맘 트렌드가 시장에 전달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사교육 시장이 재편될 것이다. 스칸디맘이 원하는 자녀교육은 정서적 교감을 통해 자녀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다. 다양한 예능교육, 감성교육, 체험교육 등의 분야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다. 이러한 상황변화에 대처하여 기업은 제품 철학에 스칸디맘이 추구하는 스타일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 북유럽 스타일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인 실용성, 심플함, 모던함, 친환경성, 사용자 배려 설계 등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또한 엄마와 자녀가 함께 쓰는 패션제품, 자녀와 함께 쓰는 화장품, 온 가족이 공유하는 디지털 제품 등 부모-자녀가 공유할 수 있는 다양성을 갖춘 제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Redefined ownership 소유냐 향유냐


그동안 한국 소비자들이 정주민(定住民)적인 소유에 집착했다면 이제는 유목민(遊牧民)적인 향유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향유경제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유목민처럼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상태를 원한다. 이를 위해 자발적 간소화를 실천하며, 소유상태를 최소화할 것이다. 필요한 물건은 빌려 쓰고, 함께 쓰고, 기여하는 협력적 소비를 실천하여 그 속에서 사회적 가치까지 증대시키는 유익한 삶을 맞이하려 할 것이다. '소유냐 향유냐' 트렌드는 매우 상반되고 역설적이다. 자신만 독차지하는 행복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함께 생각하는 이타적 동기를 추구한다. 더불어 자신도 더 많은 것을 받을 수 있다는 이기적 동기를 만나게 된다.

과거 세대는 돈이 없으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였다. 하지만 젊은 세대의 입장은 다르다. 어차피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이라면 무조건 아낄 것이 아니라 현재의 즐거움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미래 가치보다 현재 사용하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그들에게 소유와 동일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렌탈은 소비의 합리적 대안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렌탈이 가능한 제품은 비데나 정수기 등의 생활용품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제는 렌탈 대상이 생활용품을 넘어 미술 작품이나 고가의 수입차 같은 럭셔리 용품, 빠른 속도로 신제품이 출시되는 얼리 어댑터형 상품, 캠핑카나 고급 골프클럽과 같이 특정기간에만 사용하는 취미생활형 상품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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