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파는 사람들
윌리엄 A 서든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욕망을 파는 사람들
윌리엄 A. 서든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12월 / 477쪽 / 25,000원1. 전문가라는 이름의 '새빨간 거짓말들'
미래를 알고 싶은 열망은 인간의 뿌리 깊은 심리적 욕구이다. 이러한 욕구는 인류가 의식을 갖고 생각하게 된 이후로 생겨난 거의 모든 종교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미래를 알고 싶은 열망이 엄청난 이유는 물질적 이로움 때문이기도 하다. 경제가 어느 시점에서 확장 및 축소되는지 안다면, 어떤 기업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가져다줄지를 안다면, 월스트리트에서 순식간에 수백만 달러를 버는 일은 식은 죽 먹기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직업은 변호사도 컨설턴트도 아닌 예언자이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점쟁이들을 열심히 믿으려는 사람들 덕분에 그들(예언자)은 굉장한 권력을 가질 수 있었으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대중에게 감사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예측 사업을 꼽으라면 델포이 신탁을 들 수 있다. 신탁은 기원 전 약 700년부터 기원 후 300년까지 고대의 통치자들을 위해 전쟁을 벌일지, 동맹을 맺을지 등 나라의 중요한 문제를 예언했다. 예측 사업이 잘되는 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예측사업은 엄청난 규모로 수십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 영역은 과학 분야부터 일반 사무직, 초자연적 연구현상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다.
매년 예측산업은 2천 억 달러 규모의 정보를 퍼붓는다.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예측 성적은 예외 없이 저조하다. 경제학자나 인구 통계학자, 기상학자, 지진학자 등 과학적 방법을 사용한다고 하는 전문가뿐 아니라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한 심령술사, 점성술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이런 전문가들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해가며 조언을 얻지만, 이들은 매번 세상이 만들어가는 주요 사건들은커녕, 현 상태에서 새로운 상태로 바뀌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조차 예측하지 못했다. 경제나 증권시장, 날씨나 신기술 등 어떤 분야이건 마찬가지이다.
어째서 전문가들의 예측은 잘 틀리는 것일까? 예측산업은 당대 가장 우수한 최고의 지성인들을 끌어들일 뿐 아니라 최신 기술의 지원을 받는데도 말이다. 최근까지도 과학자들은 세계를 불변의 자연법칙이 지배하는 질서정연한 곳으로 바라봤다. 따라서 이런 법칙을 발견하기만 하면 과거의 양상과 주기를 근거로 미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결정론이라 불리는 이 사고방식은 미래의 사건들이 그 진행방향을 결정짓는 법칙과 패턴에 따라 전개된다는 믿음을 기초로 한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이 결정론적 세계관이 순진한 발상임을 증명한다. 카오스와 복잡성에 관한 이론들은 미래가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것임을 밝히고 있는데, 이 점은 경제, 증시, 물가, 날씨, 인구 등 상당히 많은 영역에 적용된다. 과거의 그 어떤 패턴도 미래와 관련된 뚜렷한 실마리를 남기지 않는다.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으며, 미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존재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해서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보고 그에 맞춰 계획을 조정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직업적, 개인적 성공은 우리가 미래의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을 믿고 따르기로 하는가에 상당 부분 좌우된다. 수없이 쏟아지는 오류투성이의 예측 가운데서 어떻게 하면 위험의 신호나 깊이의 단서 등의 값진 조언을 뽑아낼 수 있는가를 깨달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이다.
2. 경제예측, 우울한 '경제학자들의 오류들'
경제예측을 하는데 있어 사람과 기계 중 어느 것이 정확할까? 어떤 경제학자들은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하여 예측을 하는 반면, 어떤 이들은 컴퓨터 모델을 사용한다. 대규모 경제예측 회사들은 수천 개의 방정식으로 짜인 복잡한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사용한다. 그런데 경제학의 컴퓨터 모델은 매우 잘못된 예측을 도출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인간의 개입이 상당히 필요하다. 컴퓨터 모델을 사용하든 주관적으로 판단하든 경제예측가들은 그들이 어떤 경제적 종교를 믿는지, 다시 말해 경제의 원리에 관해 어떤 전제와 신념 체계를 갖고 있는지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케인즈주의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정부 지출의 규모에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 반면 통화주의 경제학자들은 통화 공급량이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요인이라 생각한다. 신고전주의 학자들은 자유방임주의 상거래와 정부 역할의 최소화를 최선으로 믿는 반면 마르크스주의 학자들은 정부가 통제하는 경제를 최선으로 생각한다. 경제적 신념들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학자 대부분은 소위 '일반균형이론'에 대한 공통적인 믿음이 있다. 이것은 본래 국가의 경제는 안정적이며 외부 충격에 의해 경제적 변동이 있더라도, 원래의 안정 상태(균형점)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반균형이론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경제는 예측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경제예측가들의 능력은 얼마나 뛰어날까? 경제학자들이 경제의 급격한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변동했던 1970~1980년까지의 예측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시카고 대학 교수 빅터 자노위츠는 유명 경제연구소들이 1970~1974년에 걸친 4번의 주요 경제 변화기 안에서 이들이 예측한 8분기 동안의 실질국민총생산 증가율과 인플레이션 수치의 오차율을 분석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48건의 예측 중 46건은 경제의 전환점을 예측하지 못했다. 경제학자들이 경제의 전환점을 내다볼 수 없다는 점은 무엇보다 비판받아야 할 사실로 경제예측의 가치에 관해서도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경제예측의 정확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며, 경제예측의 대부분은 어림짐작이나 마찬가지이다. 경제학자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을 것이다"식의 단순예측을 내세워 그들의 예측기술을 입증한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단순예측은 기간별로 불규칙하게 달라지는 사건들의 통계상 변화를 예측하는 데 있어 이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또한 뛰어난 예측 정확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경제학자는 없으며, 꾸준히 뛰어난 경제예측을 내는 경제학파도 없다. 정교함의 상승이 정확도의 상승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컴퓨터 모델을 사용하는 예측가나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에만 의존하는 전문가나 예측의 정확도에는 큰 차이가 없다.
뛰어난 학력이나 전문성도 경제예측 능력과는 관계가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1985년 직접 주최한 대회 결과를 1995년 발표했다. 목적은 다양한 전문가들 가운데 누가 10년 후 영국의 경제상황을 가장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이었다. 그 결과 환경미화원 그룹이 다국적기업 회장으로 구성된 위원회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코노미스트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쓰레기통에 든 것들이 어쩌면 경기의 선행지표로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다."
3. 경영예측, 과학보다 복잡한 '기업의 카오스'
1970년대 초 등장한 경영과학은 당시 기업과 정부가 겪고 있는 복잡한 경영문제들을 모두 해결해줄 것만 같았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사내에 최정예 기획 부서를 두었고, 경제예측가들과 미래학자, 전략기획가들은 온갖 유형의 기업 경영 모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획 열풍은 1980년 대 초반 무너지기 시작했다. 당시 서구 기업들은 정교한 전략기획에 엄청난 노력을 쏟았음에도 격화된 국제 경쟁에 대응하지 못했으며,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무기로 서구 시장에 적극 진입한 일본에게 속수무책이었다. 이로써 서구 기업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던 전략기획은 쓸모가 없어졌다.
훗날 기획은 기업의 수익성에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 밝혀졌다. 1984년 《비즈니스 위크》는 1979~1980년 사이에 소개되었던 33가지 전략을 분석한 뒤, "극히 소수의 전략만이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비즈니스 위크는 전략기획이 실패한 원인으로 예측에 너무 의존했다는 점을 들며, 이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하려고 하는 기획가들의 망상'이라고 표현했다. 기획가가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것들, 예컨대 날씨, 경제, 자본시장, 기술 개발, 사회 트렌드 등 거의 모든 것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직 그 자체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경제나 사회와 마찬가지로 조직 역시 복잡계이므로 그 움직임은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때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마틴 킴플과 스티븐 다킨은 「경영과 마술」이라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경영과학을 냉소적으로 바라보았다. "기업의 사장이 전략기획가들에게 미래의 시나리오를 묻는 것과 바빌로니아의 절대 군주가 점성가들에게 이와 비슷한 질문을 하는 것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을까? 우리는 차이가 없다고 본다."
조직 경영과 관련한 일관적이고 유효한 법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해결책을 찾는 경영진들의 욕망 때문에 컨설턴트와 전문가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차세대 경영 이념을 내놓는다. 그 결과 일시적인 경영 유행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들은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 최근 유행하는 경영방식은 어쩌다, 그것도 적절한 환경하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과대평가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유행이 지난 개념이 되어 쓰레기통에 버려질 것이다.
그동안 많은 경영 이념들의 부침이 있었는데 유행이 돌고 돌아 다시 전략기획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클 포터는 1996년 「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경영진들이 그동안 비용절감, 품질 개선, 운영 합리화에 집중한 나머지 너무 오랫동안 전략기획을 등한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다수 기업이 다시 1970년대 방식의 기획 부서를 조직하고 있다. 예측 역시 부활하고 있다. 게리 하멜과 C. K. 프라하랄드는 『미래를 위한 경쟁』이란 책에서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미래에 관해 가장 그럴듯한 예측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관련 산업의 미래를 전망함으로써 회사는 가장 먼저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다. 성공의 비결은 미래를 앞서 예측하는 것이다." 물론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면 이들의 조언은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답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하멜이 한 번도 말해주지 않은 것, 즉 어떻게 하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가이다.
4. 증시예측, 증권시장의 '전문 점성술사들'
예측이 적중했을 때 증권시장만큼 수익이 높은 분야는 없다. 증권시장이 생겨난 400년 전부터 이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끊이지 않았고, 시장 예측은 강력하고 수익성 높은 분야로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가 증권시장을 정확히 맞출 확률은 우연의 확률과 다를 바 없다. 증권시장은 경제의 일부이며 복잡계이기 때문이다. 사실 증권 시장은 경제보다 훨씬 심하고 복잡하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두 가지 우상을 숭배한다. 황소와 곰이다. 황소 숭배자는 시장이 자신에게 막대한 물질적 부를 선사할 것이라고 믿는 반면, 곰 숭배자는 시장이 자신들의 물질적 부를 빼앗을 거라고 믿는다. 월스트리트에는 숭배자 집단이 두 개 더 있다. 기본적 분석가와 기술적 분석가이다. 전자는 시장이 합리적이므로 그 행동 역시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 후자는 시장이 예민하고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미래의 움직임은 과거에 반복되었던 시장의 비합리적 행동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다양한 기법으로 시장을 예측하려 한다. 『랜덤위크 이론』의 저자 버튼 G. 멜케엘은 말한다. "과학적 시각으로 볼 때 차트 분석이나 연금술이나 기본적으로 다를 바 없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실험을 수행했다. 학생들에게 동전을 던져 주가 차트를 만들게 했고 그것을 월스트리트의 기술적 분석가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분석가는 말했다. "어떤 회사의 주식입니까? 그래프 패턴이 아주 전형적입니다. 다음 주가 되면 분명 주가가 15% 상승할 것입니다." 이 차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얘기하자 분석가는 무척 언짢아했다고 한다. 기술적 분석은 통계상 주가가 거의 불규칙적으로 변동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술적 분석은 여전히 월스트리트에 존재한다.
증권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자신들이 중요한 일을 하며 단일 주식 종목을 고르는 일은 능력 없는 사람이나 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 중 몇 몇은 시장의 권위자가 된다. 그들의 예측을 확신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부문의 주식을 사고팔며 예견된 방향으로 시장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1929년 증시 대폭락을 예측했던 로저 밥슨도 초기 시장 권위자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수없이 해 왔는데 그것은 증시 자체가 이따금 급격히 하락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언젠가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그가 대폭락을 예측한 것이 아니라 조장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증시 예측가가 수천 명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그들 중 하나는 우연의 일치로 제대로 적중한 듯 보이는 예측을 해서 시장의 권위자라는 위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연이 연속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떤 해이든 뛰어난 예측을 할 확률은 1천분의 1이며, 두 번 맞힐 확률은 100만 분의 1, 세 번 연속 적중할 확률은 10억 분의 1이다. 결국 시장의 권위자는 명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
대다수의 금융경제학자와 투자전문가들은 증시를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뮤추얼펀드 뱅가드의 회장 존 보글은 이렇게 말했다. "통계적으로 시장의 고점이나 저점을 예측할 확률은 10분의 1이다. 돈을 벌려면 두 번을 예측해야 하는데, 한 번은 저점에서 사기 위해, 다른 한 번은 고점에서 팔기 위해서이다. 즉 매매에서 성공할 확률은 100만 분의 1이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는 "시장 예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마켓 타이머들이 증시를 예측하는 것에 대해 "마치 내장을 보고 점을 치는 사람들이 로마 황제에게 언제 훈족이 쳐들어올지를 말해주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했다.
5. 기술예측 '상상인가? 현실인가?"
오늘날 꾸준히 진보를 거듭하는 기술혁신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와 국가의 번영 및 안보를 담보로 하는 위험한 도박판이 되었다. 일본이 가전제품 같은 첨단 기술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자 미국의 회사와 관련 산업은 모두 몰락했다. 미국의 첨단기술회사 주위에는 시장에서 그들의 위치를 뺏으려는 경쟁자들로 넘쳐난다. 인텔처럼 막대한 성공을 거둔 회사라 할지라도 시장에서의 우위를 한 번이라도 놓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기술 개발에 따르는 엄청난 위험을 감안할 때 기술예측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지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 과학자, 공학자, 증권 분석가, 미래학자, 싱크탱크, 컨설턴트 등 수많은 곳에서 기술이 예측된다. 이들의 고객으로는 기업, 투자자, 정부, 재단 등이 있다. 기업은 자신들의 연구 개발 예산안 분배를 위해, 투자자는 돈을 벌 목적으로, 정부와 재단은 연구 보조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판단할 목적으로 기술예측을 이용한다.
기술예측에 많은 사회적 자원이 투입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예측가들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장기 기술예측은 약 80%가 빗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미래전망: 그 허상과 진실』의 저자인 스티븐 슈나즈가 1959~1989년 사이 미국 주요 언론에 실린 예측내용을 분석한 결과이다. 기술예측에 있어 흥미로운 점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기술에 관한 예측이 상당수 빗나갔다는 점이다. 지난 50년 동안 달 유인 기지, 개인용 수직 이착륙 항공기, 플라스틱으로 만든 주택, 핵융합 실용화, 화성과 금성 탐사, 로봇의 광범위한 실용화 등이 예측되었지만 이중 상당수가 실현되지 않았다.
빗나간 예측보다 더 나쁜 점은 우리의 삶을 바꿀 중요하고 획기적인 기술을 전문가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전기와 전화, 전구, 무선전신, 비행기, TV, 레이더 등이 그렇다. 이런 주요 기술혁신은 갑자기 등장한 것처럼 보인다. 공상과학소설에 나온 것을 제외하면 이러한 기술을 예측한 연구보고서는 전혀 없다. 1986년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인 영국의 레일리는 "나는 열기구를 제외하고는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에 눈곱만큼의 믿음도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 후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최초의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1956년 영국의 왕립 천문학자 리처드 울리는 "우주여행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년 후 소련은 세계 최초의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이를 신호탄으로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