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의 경제학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4인 지음 | 시대의창
이단의 경제학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4인 지음
시대의창 / 2010년 5월 / 453쪽 / 18,000원
1부 개관
1. 핵심 문제들경제성장과 경제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문제이지만, 그만큼 논란도 많다. 유럽이 경제통합을 이룬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EU 안정 협약과 유럽 중앙은행의 정책을 놓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어떤가? 부시 정권 때 공화당은 케인주의자 행세를 하면서 적자로 경기 부양을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재정적자가 장기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도국에서는 경제성장과 안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하지만 보수파 경제학자들은 수많은 개도국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정책을 추진했다. 전반적으로 1990년대 추진된 보수파 정책들은 물가안정, 자유화, 민영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정책은 방향을 잘못 잡았을 뿐 아니라 장기 성장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모든 경제정책에는 상충관계가 있다. 정책을 선택할 때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그에 따라 혜택을 누리는 쪽과 피해를 입는 쪽이 생긴다. 모든 분야의 경제적 의사결정과 마찬가지로, 거시경제정책에서도 정치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 하나의 접근방식이 모두에게 최선이라면 경제전문가나 관료들이 경제정책을 수립하도록 내버려두어도 된다. 하지만 대안은 언제나 존재하며 어떤 정책이든 장단점이 있다. 선택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의 목표는 거시경제운용에 있어 일상적인 거시관리 등 위기 대응이든 대안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90년대 말 말레이시아는 동아시아 경제 위기에 대응하여 자본통제를 실시했지만 태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는 태국보다 경기 하강 기간이 짧고 하락폭도 작았으며 부채를 덜 지고도 위기에서 벗어났다. 말레이시아가 더 뛰어난 성과를 낸 데는 자본통제를 실시하고 정통적인 처방을 따르지 않은 것이 한몫했다.
이 책에서 우리는 거시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들을 살펴볼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같은 현상을 놓고 판이한 처방을 내리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정책적 관점들을 살펴볼 것이다. 전통적인 케인스학파 관점, 보수적 관점, 여러 대안적 관점을 통합하는 '비정통파 관점'이라는 세 가지 관점을 이용하여 복잡한 거시경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할 것이다.
2. 목표
가장 보편적인 차원에서 경제정책의 목표는 장기적인 사회적 후생을 공평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극대화하는 것이다. 후생에 초점을 맞춘다면 현재의 경제정책이 장기성장과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공평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정책이 소득분배, 고용창출, 빈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맞추면 현재의 성장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거나 천연자원을 고갈시키면 안 된다.
경제정책을 둘러싼 최근 논의들은 상당수가 매개 변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매개 변수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경제학자와 정책입안자는 대개 물가안정을 목표로 삼지만, 물가안정은 효율성 증대와 장기성장 같은 다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실질 거시경제이다. 이 책에서는 생산능력의 이용과 성장이 논의의 중심이다. 한 나라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 것은 자원을 허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제 정책에서 즐겨 제시되는 목표로는 경제 안정의 증대, 실업 축소, 인플레이션 하락, 성장률 하락, 대외 무역균형 유지, 빈곤타파, 사회적 평등 고양 등이 있다.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경제 정책에서 목표들 간의 상충 관계가 없다면 경제 정책을 세우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고용을 늘리고 성장률을 높이고 불안정과 빈곤을 없애자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하지만 경제학에서 상충관계는 피할 수 없다. 모든 문제는 포괄적인 하나의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경제학에서는 사회후생 함수를 이용하여 다양한 목표의 균형을 맞추었다. 사회후생 함수는 사회의 후생을 결정하는 모든 변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지난 25년 동안 밝혀진 사실은 불평등이나 불안으로 인한 후생 저하가 사람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회와 개인은 불안과 위험을 줄일 수만 있다면 소득의 상당 부분까지도 기꺼이 포기한다.
2부 거시경제학
3. 정책을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첫째, 정통 케인즈학파의 접근법. 이 접근법은 정부 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내리고 금리를 낮추어 경기를 부양한다. 장기 성장을 추구하는 개도국에 대한 처방으로는 투자를 강조한다. 금리를 내리거나 투자 세액을 공제하여 민간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보수파의 접근법. 보수파 경제학자들은 케인즈 학파 정책이 효과가 없거나 현실적이지 않거나 부작용을 낳는다고 비판한다. 보수파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효력을 믿지 않는다. 이들은 정부에 대해 비관적인 반면 시장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며, 정부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정부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라고 본다. 정부는 그저 경제를 왜곡하는 원인을 찾고, 규제완화와 감세 같은 방법을 통해 그러한 왜곡을 해소하면 된다.
셋째, 비정통파의 접근법. 우리는 정통 케인즈학파와 보수파 관점에 대한 대안접 접근법들을 뭉뚱그려 '비정통파의 접근법'이라 부른다. 비정통파는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케인즈학파와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이들은 공급 측면 효과, 경제 구조, 기대의 역할, 현금흐름과 신용에 대한 제약, 다양한 대차대조표 효과, 정책이 소득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이 접근법은 지난 30년 동안 쌓인 경제학의 이론적 성과를 반영하고 있으며, 불완전성으로 인한 시장의 한계, 특히 위험 시장의 부재와 주식시장의 한계로 인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강조한다.
4. 개발도상국의 거시경제학은 선진국과 다르다
개도국의 거시경제학은 선진국과 같을 수가 없다. 기업, 가계, 정부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우선 개도국은 정책 목표가 선진국과 다르다. 선진국은 거시경제 정책의 초점을 물가안정을 동반하는 완전고용에 맞춘다. 반면 개도국은 거시경제정책의 초점을 경제성장에 맞춘다. 개도국과 선진국은 목표의 중요도뿐 아니라 상충관계의 성격도 다르다. 예를 들어 단기거시관리와 장기 목표의 상충관계는 선진국보다 개도국에서 훨씬 중요하다. 개도국은 시장이 불완전하고 사회안전망이 부실하기 때문에 단기 실적을 쫓다가는 오래 후유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에 대한 제약도 다르다. 개도국은 국내 저축과 외화가 부족하기 때문에 성장을 지속시킬 만큼 투자할 수가 없다. 반면 선진국은 외화 제약이나 저축 제약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경제의 구조적 특징도 매우 다르다. 개도국은 대체로 농업 부문이 훨씬 크며, 공업 부문이 선진국보다 덜 분화되어 있으며 집중도가 더 높다. 개도국 경제는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1차 상품 수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변동성이 심하다. 성장 동력에도 차이가 있다. 선진국의 성장 동력은 신기술을 개발하여 경제에 도입하는 것인 반면 개도국은 물적 자본 투자, 개도국과 선진국의 지식 격차 해소, 선진국에서 발전시킨 경제활동과 기술혁신의 유치와 모방,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서 높은 부문으로의 자원이동을 통해 성장을 달성한다.
선진국과 개도국은 정책입안자들이 쓸 수 있는 거시경제 수단의 효과에서도 차이가 난다. 개도국은 간접세 비중이 높고 과세기반이 부족하여 조세를 통해 수입을 늘리기가 매우 힘들며 세금을 감면하여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범위도 작다. 또한 지출 면에서도 기반 시설에 대한 민간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공공지출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보다 높다. 통화정책의 범위에서는 차이가 더 크다. 개도국은 금융시장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효과가 낮다.
5.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 정책 수단: 재정정책과 통화 정책
재정정책 : 첫째, 보수파 관점. 보수파는 상쇄 행위(offsetting action)를 재정정책이 효과가 없는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민간부문의 대응이 재정정책의 효과를 상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소비진작을 위해 세금감면을 하더라도 가계는 세금감면이 재정적자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때문에 소비 대신 저축을 늘린다는 것이다. 결국 세금감면으로 경기를 부양할 수 없게 된다. 둘째, 케인즈 학파 관점. 정통 케인즈 학파는 정부지출(또는 세금 감면)이 GDP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중시한다. 정부가 지출하는 돈은 대부분 다시 지출되며, 다시 지출되는 금액이 클수록 승수도 커진다. 저축률이 낮은 빈국에서는 자금 중 상당수가 소비로 흘러가기 때문에 승수가 매우 크다. 따라서 공공지출이 매우 효과적이다. 셋째, 비정통파 관점. 비정통파는 개도국 기업은 현금제약이나 신용제약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재정정책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기업 이윤이 증가하고, 현금 및 신용제약을 받는 기업은 추가 소득의 거의 전부를 투자에 쓸 것이며, 이렇게 투자가 증가하면 GDP 또한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금융정책 : 첫째, 보수파 관점. 보수파는 통화정책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완전고용에 가깝게 작동하기 때문에, 총수요를 늘리면 산출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물가만 오른다는 것이다. 둘째 케인스학파 관점. 케인스학파는 통화정책이 거시경제를 관리하는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통화정책이 일반적으로 실업시기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생산능력이 넘쳐날 때는 통화정책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셋째, 비정통파 관점. 최근의 비정통파 접근 방식에서는 통화정책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이유로 신용을 들고 있다. 이들은 통화 공급이 아니라 신용이 경제 활동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또한 신용공급을 결정하는 데는 은행 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6. 개방경제의 복잡성
고용을 중시하는 케인스학파는 환율약세를 초래하는 정책에 더 우호적이다. 자국 상품의 외국 판매가격이 떨어져 수출이 늘고 외국 상품이 국내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져 수입품과 경쟁하는 국내산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수파는 환율 약세의 긍정적 효과에 회의적인데, 그 이유는 평가절하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보수파는 한발 더 나아가 통화를 긴축하지 않은 채 통화가치를 절하하려는 시도는 헛수고라고 주장한다.
비정통파는 성장을 자극하기 위해 경쟁력있는 환율을 유지하는 쪽에 대체로 찬성하지만, 평가절하의 문제점 또한 지적한다. 문제의 초점은 대차대조표 효과다. 평가절하는 국가와 기업의 전체 대차대조표를 변화시킨다. 이를테면 아시아 위기시에 인도네시아는 대차대조표 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통화가 평가절하되어 자국 통화로 환산한 부채가치가 높아지자 많은 기업들은 외채를 상환할 수 없었다 이 효과 때문에 모든 분야에 걸친 파산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환율 정책에는 초기 조건이 중요하다. 통화의 평가절하는 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지만 대차대조표 효과 때문에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 문제는 평가절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하느냐이다. 오버슈팅이 발생하여 위기를 초래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평가 절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천히 평가절하를 하면 심각한 물가 충격도 피할 수 있다. 한편 평가절하를 막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든다. 통화가치를 유지하려고 금리를 올리다 보면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태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개방경제에서 나타나는 재정정책, 통화정책, 환율정책의 상호작용을 논의하려면 다음 세 가지 환율 제도를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고정환율제에서는 정책입안자들이 목표 환율을 정하며 통화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환율을 유지한다. 이러한 개입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추진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 둘째, 변동환율제에서 환율은 시장이 결정하는 내생변수이지만 정부당국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관리변동환율제는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채택하는 제도이다. 이 환율제에서 외환당국은 주기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효과는 완전 고정환율제보다 크고 완전 변동환율제보다 작다.
7. 환율 관리 그리고 거시 관리에 쓰이는 미시적 수단
이론상으로 정부는 대내 균형과 대외 균형을 함께 달성할 수 있다. 이렇게 하려면 통화정책, 재정정책, 환율정책을 긴밀하게 조율해야 한다. 정부가 완전고용, 대외균형, 예산균형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결정 요인인 금리, 환율, 정부지출의 수준을 올바르게 정해야 한다. 목표도 세 가지이고 수단도 세 가지이다. 완전고용 수준의 산출이 정해지면 이 수준에서 무역적자를 유지할 수 있는 환율을 수입함수와 수출함수에 따라 구할 수 있다. 이제 완전고용 수준의 산출과 기대에 따라 이 환율을 유지할 수 있는 금리가 정해진다. 이 금리는 투자 수준을 결정한다. 여기에 순수출 수준을 반영하면 완전고용 수준의 산출을 유지할 수 있는 정부지출 수준이 정해진다.
<미시적 수단의 예> 인플레이션 목표제
경제학자들은 완전고용 수준을 알려면 인플레이션이 증가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이 증가한다는 것은 총수요가 과도하다는 뜻이며 따라서 통화를 긴축하여 경기를 억제해야 한다. 여기서 비롯된 것이 통화체제(monetary regime)인 '인플레이션 목표제'이다. 정부가 목표 인플레이션을 발표하면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통화 당국의 몫이다. 이와 관련하여 근본적인 문제는 통화 당국이 인플레이션을 맡고 재정당국이 대외균형을 맡는 정책구조가 과연 완전고용과 대외균형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에 알맞은 방법인가 하는 것이다.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이 정책에 엇박자를 낸다면 경제가 오버슈팅과 언더슈팅을 반복하기 때문에 대내균형과 대외균형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대균형으로 수렴하기 어렵다. 반면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이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보조를 맞추어 긴밀하게 조율한다면 원하는 목표에 더 빨리 수렴할 수 있을 것이다.
8. 정책 틀
자신의 관점이 보수파이든, 케인스학파이든, 비정통파이든, 세 가지 주제(회계 틀, 위험과 불확실성, 정치 경제)는 정책입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책 틀에 포함되어야 한다.
첫째, 회계 틀은 경제 상태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정책입안자들에게 제공한다. 바람직한 회계 틀은 '예산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나 '경제의 생산 능력이 성장하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주 쓰이는 회계 틀 중 상당수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둘째, 위험, 불확실성, 정보 불완전성은 거시경제 분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불확실성이 없다면 경제를 관리하기란 식은 죽 먹기이다. 정책입안자들은 현재 경제 상황이 어떤지, 각각의 정책 수단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위험은 엄연히 존재하며 완전히 없앨 수 없다. 비정통파가 불확실성과 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치경제는 정책입안자들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현대 경제학자들은 정부와 국제 금융기구가 경제 주체로서 수행하는 행동을 분석하고 모형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관료들이 정책을 집행할 때 옳은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에 주목한다.
9. 형식적 접근
지난 수십 년 동안 제시된 수많은 거시경제 모형은 완전 경쟁 모형을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이를 테면 임금과 물가는 완벽하게 유연하다. 시장이 완벽하지 않다고 가정하는 경우에도 개인은 완벽한 시장을 가정하고 행동한다. 임금과 물가에 대해 개인이 지닌 합리적 기대는 미래로 무한히 확장된다. 하지만 이들 모형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모형의 가정은 비현실적이며 거시경제 공식으로는 미시경제적 행동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들 모형은 "비자발적 실업은 왜 존재하는가?" "노동수요 감소는 왜 노동시간 단축이 아니라 해고의 형태로 나타나는가?"라는 핵심적인 경제현상에 대한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