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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시아 전략보고서

매일경제 국제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원아시아 전략보고서

매일경제 국제부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 2010년 04월 / 222쪽 / 14,000원




PART Ⅰ 원아시아를 향한 제언



원아시아, 이제는 액션플랜이다

전 세계 공산품 수출에서 한·중·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16.9%에 이르며 북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18.5%)에 근접했다. 한·중·일 교역은 북미 지역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유럽에 이어 제2의 시장이 될 전망이다. 이들 3국간 역내 교역 금액은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처럼 비중이 커졌지만 한·중·일은 여전히 관세 굴레에 얽혀 있는 실정이다. ‘가위 바위 보’도 두 사람이 할 경우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세 명이 한꺼번에 한다면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동시에 FTA를 체결한다면 문제의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역발상이다. 이런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한·중·일 동시 FTA 체결이다. 아시아 총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한·중·일 간 FTA가 돼야 진정한 ‘원아시아’의 길로 나가는 초석이 마련될 수 있다. 실제로 한·일, 한·중 간의 개별 FTA 체결보다 3국이 동시에 체결하는 것이 더 경제적 효과가 크다. 일본 미쓰비시 연구소의 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 FTA를 체결했을 때 한국의 국내총생산 성장률 증가분은 1.84%로 한·일 FTA체결 시보다 0.76%포인트 높았다.

사실 동아시아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 한·중·일이 지금처럼 공감대를 느끼고 있는 시기도 없었다. 사실 이들 간 경제교류는 어느 지역 공동체보다 활발하다. 3국의 대외무역 총액 중 3국 간 역내 무역비중이 58%에 이르러 북미자유무역협정의 55%를 이미 넘어섰고 유럽연합의 65.5%에 육박하고 있다. 3국 간 FTA만 성사돼도 한국과 중국은 각기 3.1%포인트, 일본은 0.5%포인트의 GDP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서도 발간됐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세계적 금융위기가 아시아에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한국의 탈 동조화가 환상에 불과했다는 점이다”라며 “중국이 내수를 키우겠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중국에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다”고 했다. 원아시아 구상을 통한 3국의 공동협력 방안이 한국이 나아갈 방향이라는 것이다.

아시아 내수 확대의 첫걸음은 바로 한·중·일 FTA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야시 야스오 일본무역진흥기구 이사장은 “동아시아 역내 통합의 걸림돌은 한·중·일 관계”라며 “한·중·일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지금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보다 더 자유로운 무역 틀을 구축할 때라는 것이다. 이처럼 무역 관련 한·중·일 3국의 공동체 필요성이 무르익은 상황에서는 이제 동아시아 공동체를 향한 구체적 액션플랜이 필요하다. ‘공동체를 만들자’라는 선언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유럽 또한 통합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유럽 석탄철강공동체 출범(1952년)에서 유럽연합 탄생(1993년)까지 무려 40년이 넘게 걸렸다. 작지만 조금씩 의미 있는 변화를 이뤄내야 큰 저항 없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유럽연합이라는 거대한 공동체가 탄생되는 과정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빅뱅’보다 ‘미니 뱅’을 터뜨리는 전략이다. 구체적 미니 뱅으로는 아시아 보건기구, 아시안비즈니스스쿨, 아시안로스쿨, 청소년 교류, 리더십 프로그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교육, 법학, 의료 등의 소프트파워에서의 협력은 이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에 크게 뒤처져 있는 아시아 입장에서는 필수 불가결한 현안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2010년 벌어진 미국 언론과 정부의 도요타 때리기 사태나 미국 중국의 무역분쟁 등의 마찰들은 아시아가 강력한 미디어와 학계의 정교한 지성, 법률적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면 벌어지기 힘들었던 일들이다. 게다가 연쇄적 미니뱅을 통한 아시아의 협력은 ‘아시아평의회’를 설립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유럽연합이 유럽평의회에서 통합을 위한 의사결정을 마련했던 것처럼 말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합의 가능한 분야부터 3국간 공통분모를 찾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스파게티 볼’ 효과를 막기 위해서라도 단계적 협상 진행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스파게티 볼’ 효과란 다수의 국가가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체결해 원산지 규정, 통관절차, 표준 등을 확인하는 데 따른 시간, 비용으로 협정 체결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아시아 내에서 여러 개의 FTA가 체결되면서 스파게티 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중·일 3개국이 먼저 FTA를 추진하고 아세안과 FTA를 맺어 이런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원아시아 구상을 구체화한 다음 최종적으로 한·중·일이 도달할 지점은 하나는 통화 통합이다. 통화 통합은 단일경제권을 형성하는 데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통화 통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등락을 보이고 있는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이후부터 한·중·일을 비롯한 권역 내 통화 통합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역내 국가 간 정치․경제적 이질성이 심해 실제 통합이 이뤄지기까지는 가시밭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일통화를 위한 여러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위안화나 엔화의 통용이다. 하지만 이들을 중심으로 통화 통합을 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우선 엔화는 국제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위안화는 잠재력은 크지만 결제통화로서의 위상을 갖추기엔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가와이 마사히로 아시아개발은행 연구원장은 “위안화는 현재 태환성(다른 통화로 바꿔주는 성격)이 없으며 중국 금융시장은 금융감독 부실, 금융건전성 부족, 중앙은행 독립성 부족 등으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국제적 지위를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 2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 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원화 등 주요국 통화로 바스켓을 구성해 새로운 통화를 출범시키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큐(ACU)’로 불리는 단일통화 출범을 위해서는 여러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조건은 역내 국가들의 이질성 해소다. 경제적 측면에서 물가, 성장률, 재정적자, 1인당 국민소득 등 거시지표의 수렴이 중요한데 국가마다 각각 다르다. 가와이 원장은 “거시지표를 수렴해야 각국의 통화가치가 안정되고 결국 통합에 이를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일치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화 통합의 가장 큰 필요성은 권역 내 경제 규모에서 비롯된다.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한·중·일을 포함한 ‘아세안+3’의 경제 규모는 2014년 미국을 넘어서고 2020년 유럽연합을 넘어설 전망이다. 10년 뒤 세계 최대 경제권으로 부상하는 것이다. 가와이 원장은 “2020년 이후 아세안+3 경제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다른 경제권과 격차를 계속 벌려 갈 것”이라며 “이 같은 경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독자통화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통화 없이 경제 규모가 커질 경우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는 달러화와 비교해 만성적인 급등락 압력에 시달려야 한다. ACU가 출범하기까지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우선 환율정책 조율이 요구된다. 가와이 원장은 “역내 환율 안정을 위해 공동의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통화기금 출범, 채권거래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안정위원회 설립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역할 분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기금과 채권거래 시스템은 어느 정도 구체화 단계에 들어섰다. IMF와 비슷한 AMF를 설립해 외환위기를 겪는 아시아 국가를 지원하자는 것이 통화기금 설립의 구체화된 아이디어다. 1,200억 달러 재원을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이 분담하자는 데 합의가 모아졌다.

PART Ⅱ 각국의 원아시아 전략



원아시아를 이끄는 사람들 - 케빈 러드 호주 총리

2009년 6월 21일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매일경제신문 기고를 통해 아시아 ․ 태평양공동체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이 공동체 설립을 위해 각국의 정부 인사, 학자, 여론 관계자 등을 초청해 아시아․태평양 구조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아시아 구상에서 강력한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세계 정상 중 한 명이다. 러드 총리는 APC(아시아태평양공동체)와 관련해 “이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군사․안보 협력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21세기는 평화(Peace)와 번영(Prosperity)이라는 2P로 상징되는 시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아시아 지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국가가 되고 있다”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그리고 G20(주요 20개국) 내부에서 훌륭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매일경제신문은 이 기고문 이후 그가 갖고 있는 원아시아 구상에 대한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인터뷰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매일경제신문 특별취재팀이 러드 총리 지역구 행사를 위한 브리즈번 방문에 맞춰 현지로 날아가 2009년 11월 5일 오후 3시(현지 시간)에 인터뷰가 이뤄졌다. 러드 총리는 인터뷰 중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하고 한국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친한파’임을 숨기지 않았다. 50여 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러드 총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공조와 G20정상회의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호주는 한국이 함께 원아시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동반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러드 총리는 한국과 관계에 대해 “굳건한 동맹이자 오리지널 파트너로서 흔들리지 않는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그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이 내린 결정을 자주 바꾼다”고 지적하며 “이 대통령이 균형감각을 갖고 잘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어온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평가했다. 협상을 진행중인 한․호주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한국이 호주의 석탄과 LNG 등을 수입하는 반면 호주는 한국의 자동차와 가전을 수입하는 등 서로를 필요로 한다”며 “수출입 불균형을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양국은 좋은 무역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러드 총리는 세계위기 후 새로운 국제 질서 재편과 관련해 “무역의 세계화가 중요하고 청정에너지 전환 등 기술혁명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고령화 현상을 신성장동력으로 전환하는 지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아시아를 이끄는 사람들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2009년 10월 베이징과 베트남에서 한·중·일 3국과 아시아 경제통합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 있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매일경제신문이 만났다. 그는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 아시아 통합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아시아’로 가는 길에 대해 김 본부장은 “아시아 통합의 큰 꿈은 그동안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는 너무 다양하고 서로간의 차이가 커서 통합이 어렵다’는 생각의 틀에 갇혀 기대만큼 진전을 보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다양성과 차이는 통합의 걸림돌이 아닌 출발점일 뿐”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전 세계 GDP의 3분의 1, 그리고 교역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위상을 갖게 된 아시아는 특히 이번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큰 힘을 발휘하면서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는 ‘서론’은 이미 식상한 얘기가 돼버렸다. 그는 “바로 이런 때, 아시아가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 등과 같은 단기적인 과제뿐만 아니라 더 크고 거시적인 아시아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하나가 되느냐, 마느냐 여부는 아시아인의 동질성 정도가 아니라 차이를 뛰어 넘는 아시아인의 생각의 크기, 통합에 대한 열망의 크기에 달려있다”면서 “우리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할 것은 ‘우리가 얼마나 같은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꿈을 공유하고 있는가’”라고 얘기했다. 아시아인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 세계에 더 큰 기여를 하는 데 확고한 뜻을 같이 한다면 역내 안정과 번영을 가져올 통합 가속화에도 추동력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수년 전부터 한·중·일 사이에도 FTA를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면서 “그렇다고 아세안이 동아시아 통합의 중심세력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아세안이 통합 중심세력을 자처하고 있지만 1조 달러가 조금 넘는 경제 규모로 10조 달러 덩치의 한·중·일을 이끌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결국 한·중·일 3국이 더욱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60여 년 전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가 국경 지역 석탄과 철강을 공동 관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유럽공동체가 태동했던 사례를 들어 그는 “굳이 무역과 투자가 아니더라도 에너지나 환경보호, 녹색성장 등 공통의 이슈를 심화시키면서 통합을 도모하는 게 하나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PART Ⅲ 한·일 관계 재정립부터 시작하자



원아시아 한 ․ 일 협력 - 한 ․ 일 기업 연합군이 경제영토 넓힌다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380km 떨어진 기후현에 위치한 오가키정공 1층 서관 견습실에는 ‘일본과 한국이 손잡고 중국으로’라는 구호가 게시판에 걸려 있다. 주물형 부품소재 전문업체인 이 회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한·일 합작기업으로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오가키정공은 1987년 한국 중소기업인 신한기술과 대구달성공단에 한국성산(현 MB성산)이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14년 만인 2001년에는 한국성산이 55억 원을 투자하는 형태로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중성전기유한공사 지분 55.8%를 인수했다. 우에다 가쓰히로 오가키정공 회장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손잡고 제3국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한·일 양국 기업은 기술력과 영업력 등 각자 장점을 살리면 글로벌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제휴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가키정공은 3억엔을 투자(지분 65%)해 한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2010년 현재도 삼성전기 등 한국 대기업에 전자코일, 알루미늄선 등을 현지 납품하고 있다. 매년 10~15명씩 2009년 말까지 총 270명의 한국 견습생을 3개월 일정으로 교육했다. 이곳에서 일본 부품소재 원천기술을 습득한 한국인 견습생들은 기후현 본사 공장에 취업하거나 한국 또는 중국 합작회사에 입사해 일급 기술공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1970~1980년대 일본산 부품․소재 수입과 원천기술 제공 등에 머물러 왔던 한․일 양국 기업 간 제휴가 글로벌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 제3국 공동진출이라는 새로운 제휴 관계로 확대되고 있다. 마쓰시타 다카미쓰 일본환경경영 연구소장은 “한·일 기업은 2000년대 이후 활발했던 상호 출자와 IT 부문 제휴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는 친환경 ․ 에너지 등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도 제3국 시장에 합작 진출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9년 말 한국은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라는 경사를 맞았다. 한국이 일본과 프랑스 연합군을 꺾은 국가적인 쾌거로 기록됐지만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 최대 원전업체인 도시바가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를 통해 200억 엔대 계약료를 받고 두산중공업 등 한국 기업에 원자로와 증기발생펌프 등 핵심기술을 제공하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소장은 “글로벌시장에서 대형 수주 경쟁은 국가 대항전이 아니라 기업 간 합종연횡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UAE원전 수주를 통해 한국이 단숨에 원전 수출국가로 입지를 구축함에 따라 원천기술력을 보유 중인 일본 기업들에서 ‘러브콜’이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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