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 웰스, 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
제프리 삭스 지음 | 21세기북스
커먼 웰스, 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
제프리 삭스 지음
21세기북스 / 2009년 9월 / 480쪽 / 25,000원1부 21세기의 새로운 경제학
인류 공동의 도전, 커먼 웰스
21세기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도전과제, 즉 환경을 보호하고 세계 인구를 안정시키고 빈부격차를 줄이고 극단적 빈곤을 종식시키는 과제가 중앙 무대를 차지할 것이다. 시장과 권력과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국민국가들이라는 개념 자체가 흘러간 옛말이 될 것이다. 가장 긴급한 과제는 인류가 ‘붐비는 지구상에서 공동의 운명’을 맞고 있는 현실에 대처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공동 운명에 맞서자면 새로운 형태의 전 지구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는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반드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단순명료한 기본 관점이다.
21세기 글로벌 사회는 우리가 일련의 공동 목적과 이를 달성할 실질적 수단에 관한 세계적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번영 또는 쇠망할 것이다. 부족한 에너지 자원의 압박, 점증하는 환경 스트레스, 치솟는 세계인구, 합법 또는 불법적인 대량 이주, 변동하는 경제권력 등은 벌거벗은 시장의 힘이나 고삐 풀린 국가 간 지정학적 경쟁에 맡겨두기에는 너무도 중차대하다. 이러한 난관들을 평화적으로 헤쳐 나가려면, 성공한 사회들이 자신들의 국경 안에서 조금씩 터득해 온 핵심 교훈들을 세계 차원에서 함께 알아가야만 한다.
세계는 분명 스스로를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인류가 다 같이 직면한 위험을 정확히 인식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세계가 현재 택하고 있는 생태, 인구, 경제의 궤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평소대로 영업을 계속할 경우 우리는 사회적, 생태적 위기를 맞을 것이고 그 결과는 비참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원을 보다 분별 있게 관리하고 과학기술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세계 구석구석까지 번영을 확산시킬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 협력만 잘한다면 우리는 다가오는 몇십 년 안에 다음 네 가지 목표를 확실하게 달성할 수 있다.
① 기후변화, 멸종, 생태계 파괴를 피해갈 수 있도록 에너지, 토지,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② 출산율의 자발적 감소를 통해 2050년까지 세계 인구를 80억 명 이하로 안정시키는 일 ③ 2025년까지 극단적 빈곤을 종식시키고 부자나라들 안에서도 경제를 보다 안정시키는 일
④ 국가 간 협력 및 비정부 부문의 역동성과 창조성을 기반으로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일
세계가 직면한 거대한 위험을 피하려면 세계 여러 나라들이 함께 참여하는 전 지구적 공공투자가 필요하다.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인구증가, 극단적 빈곤과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한 투자비용은 그리 큰 액수가 아니다. 세계 각국이 공정하게 비용을 나눌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난관은 재앙을 피하는 데 필요한 영웅적 노력의 부족이 아니라 세계가 지금 그러한 소박한 노력에 대한 합의조차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붐비는 지구
우리는 지구가 아주 붐비는 상태에서 21세기 초를 맞았다. 66억의 인구가 매년 60조 달러의 놀라운 생산을 해내고 있는 상호 연결된 세계 경제 속에 살고 있는 곳이다. 세계는 지금 몇 가지 변화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데, 우리가 전 지구 차원의 한 사회로서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느냐 파멸의 위기로 치닫느냐가 결정된다.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을 만큼 지구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여섯 가지 추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속적인 경제성장 과정이 이제 세계의 거의 모든 지역에 미치면서 평균적인 인류는 1인당 소득 기준으로 급속히 부유해지고 있다. 둘째,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그와 함께 세계 경제도 전체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다. 셋째, 소득증가는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크게 이루어질 것이다. 넷째,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농경기반에서 전 지구적 도시문명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 다섯째, 인간의 활동이 자연환경에 가하는 총체적인 충격이 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다종다양한 환경위기를 낳고 있다. 여섯째, 가장 부유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 사이의 격차가 상상하기 힘든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 위기의 중심지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다. 이곳은 빈곤의 덫에 갇혀 있으면서도 인구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전 세계가 공유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번영을 뜻한다. 실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우리 지구의 통상적인 궤도에 세 가지 근본적인 변화가 가해져야 한다. 첫째, 우리는 높은 수준의 번영과 낮은 수준의 환경영향을 결합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술을 전 지구적 차원에서, 그것도 짧은 기간 안에 개발하여 채택해야만 한다. 둘째, 우리는 경제적 번영과 지속가능한 환경을 결합시키기 위해 세계 인구, 특히 가장 가난한 나라들의 인구를 안정시켜야만 한다. 셋째, 우리는 최빈국들이 빈곤의 덫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야만 한다. 이 세 가지 기본 목표, 즉 지속가능한 환경, 인구 안정, 극단적 빈곤의 종식이야말로 밀레니엄 약속의 본질이다. 시장의 힘만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 지속가능한 기술 중에는 시장에서 이윤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들이 많고 시장의 힘만으로는 세계 차원의 적정한 인구변화 패턴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경악화, 인구증가, 극단적 빈곤이라는 긴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새로운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 21세기 전 지구적 협력은 어떤 한 나라가 이끌어갈 수 없다. 밀레니엄 약속(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1992년 리우 협약,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1994년 인구개발 행동 계획, 빈곤타파를 위한 2000년 밀레니엄개발 목표)을 구성하는 전 세계적 합의사항과 국제법을 토대로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 부자나라들뿐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신흥 열강 여러 곳에서 재정지원과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전략을 잘 세우려면 기후학, 환경공학, 에너지 공학, 경제학, 생태학, 육종학, 전염병학 등 모든 분야에서 적절한 정보가 나와야 한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면 빈곤을 구조화하는 수많은 요소들에 동시 대처하는 전략들, 즉 전염병 억제, 농업 현대화, 생태보전, 산아제한, 기반 시설 개선 등등이 필요하다. 정부도 그러한 21세기의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재편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전 지구적 협력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기업과 시민사회단체의 역할도 늘어나야 한다. 오늘날 다국적 기업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발달한 기술의 보고이자 재화와 서비스의 가장 정교한 대량 전달 관리 기법을 갖고 있다.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빈곤, 인구,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런데 이들의 일차 목표는 사회적 필요 충족이 아니라 이윤 획득이다. 기업, 정부, 비정부조직의 리더들을 한데 모아 민간 부문의 인센티브와 사회적 필요의 조화를 끌어내야 한다. 정부들이 각자 자기 국민들을 대표하여 행한 약속을 이행하게 하는 데는 세계 시민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많은 NGO가 지금 그러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면서, 원조와 환경관리, 청렴한 정부 운영, 전염병 억제, 빈곤퇴치 약속들에 대한 각국 정부의 이행실태를 감시한다. 근래 가동되기 시작한 탁월한 사회적 네트워킹 전략이 세계시민들의 이 중대한 역할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2부 지속가능한 환경
인간이 지배하는 지구
인간의 자연사는 지구 자연계를 인간의 용도에 맞게 전용해 온 역사였다. 그 과정에서 다른 생물종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커다란 희생을 안기기도 했고, 인간사회 자체의 장기적인 풍요에도 큰 짐을 떠안겼다. 현재의 기술로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경제활동을 계속한다고 할 경우 오늘날의 경제활동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환경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인구와 1인당 소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생태계에 미치는 압력은 강화되고 있고 지속가능한 기술의 보급과 개발 속도는 너무나도 느리다. 지금 우리의 소비 수준을 조금만 더 높이는 날에는 지구상의 다수 생태계와 수많은 생물종이 붕괴 지경으로 내몰리고 말 것이다.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금세기 안에 세계인구가 안정될 것이고 기술발전 속도가 더 가속된다는 것이다. 컴퓨터, 생태학, 소재 공학 같은 분야에서 일어나는 혁명들은 과학 기술이 인간과 지구를 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 토지, 물, 이산화탄소 등 생태계 서비스를 인간이 몽땅 독차지하면서 생태계의 심각한 압박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생물종의 서식지가 경작지, 환경오염, 과도한 수렵과 남획, 침입한 외래종, 새로운 해충과 병균들에 점령당하고 있으며, 이 모든 요인이 결합하여 상호작용을 하면서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생태계가 이전에는 전혀 경험한 적이 없는 수준의 복합적인 인간 강제력에 위협을 당하는 지금, 우리는 예기치 못한 심각한 결과가 일어날 수도 있음을 예상해야 한다. 기후 체계는 문턱을 넘어설 때의 급격한 조건 변화에 취약하다. 남극대륙의 거대한 대륙 빙하가 해체되는 경계치를 넘어서거나 말라리아나 댕기열 같은 전염병의 방아쇠를 당기는 때가 바로 그런 경우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우리가 AIDS나 SARS 같은 신종 전염병의 연속적인 폭발을 겪게 되리라는 것이다. 신종 전염병들은 몇 가지 원인이 상호 연결되어 발생하는데 모두 생태계에 대한 인간 활동의 압박 증대와 연관이 있다.
이러한 전 지구적 문제들은 세계 차원의 집단적 목표 설정, 과학적 증거에 대한 신뢰, 기술의 동원, 가장 중요하게는 앞을 내다보는 사고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생태학적 과제들은 ‘자기조절’ 방식으로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강조해 온 시장도 스스로 알아서 이 문제를 풀려 들지 않는다. 사회적 기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속가능한 환경은 선택되어야 한다. 앞을 내다보며 사고하고, 협력하고 행동하는 전 지구 사회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기후 변화 문제의 해결
우리가 지금과 같은 진로를 계속 유지할 경우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의 영향은 점점 커질 것이다. 그리고 전례 없이 위험한 변화를 불시에 유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구의 기온이 일정 온도 이상 상승하면, 그린란드와 남극의 대륙 빙하가 부서져 내릴 것이고, 그에 따라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해안 저지대에 사는 인구 수억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할 것이다. 씨앗이 더 이상 싹을 틔우지 못하면서 농작물 수확이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또한 토양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여 사막지대가 늘어나고 많은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기후 변화를 이대로 나둘 경우의 위험은 무시무시하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무리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방안이라도 저절로 시행될 가능성은 없다. 새로운 저탄소 기술이 고탄소 기술보다 비용이 더 든다면 개개의 이산화탄소 배출자들이 스스로 추가경비를 들여가면서 저탄소 기술을 채택할 인센티브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공공정책을 통해 시장 인센티브를 증진시켜야 한다.
첫째, 기초 기후학이다. 우리는 기후문제에 관한 학술 연구 평가 작업을 하는 과학계의 노력에 대해 공적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최빈국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최빈국들의 기후학 관련 자금지원도 늘릴 필요가 있다. 최빈국들이 삼림파괴 속도를 늦추고 경제발전 과정에서 저탄소전략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과학이 필요하다. 둘째, 탄소 배출을 대체할 수 있는 실현가능한 대안의 개발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Carbon Dioxide Capture & Storage) 기술을 검증하고, 성공할 경우 이 기술을 보급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이다. CCS 기술이 성공하면 대량의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태양에너지, 원자력, 바이오 원료, 지열, 풍력 등의 대안 에너지원 개발에도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각국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경감하기 위한 투자와 더불어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투자도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해안지방에서는 해수면 상승, 폭풍과 해일의 강도 증강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자면 물리적 기반시설도 구축해야 하고 방재대책도 세워야 한다. 세계 전역의 농부들에게는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된 새로운 씨앗이 필요하다. 물 부족으로 인해 환경난민이 발생하고 이들이 도시로 몰려들거나 국경선을 넘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나아가 앞으로 닥칠 변화와 혼란의 규모를 감안하여 기후변화 적응을 다룰 새로운 학문과 전문 직종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3부 인구학적 문제
세계 인구의 추이
세계 인구는 지금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주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정, 번영을 보장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취약한 지역의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우리는 인구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지구적 행동을 공개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한 내 의견은 이렇다. ① 세계 인구의 증가 속도는 여전히 너무 빠르다. ② 자원부족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다. 증가하는 인구가 지구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③ 최빈국의 인구급증은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계속해서 빈곤의 굴레를 씌우며, 세계의 정치적 안정을 위협한다.
2050년 시점에 세계 인구가 어느 정도 될지를 결정할 중심 요인은 가난한 국가들의 TFR(합계 출산율: 여성이 가임기간 중에 갖는 아이 수의 평균치) 추이다. 현재 선진국의 TFR은 1.6인 데 반해 저발전국의 TFR은 약 4.6이다. 현재의 TFR이 2050년까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세계 인구는 117억 명으로 증가한다. 출산율이 현 추세를 유지한다면, 세계 인구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치솟아 맬서스가 이야기한 적극적 제어 수단(전쟁, 전염병, 기근)을 불러들일 것이 거의 틀림없다.
세계 인구 안정시키기
미래의 세계인구 추세는 운명이 아닌 선택의 문제이다. 미국을 비롯한 부국들이 빈국들의 가족계획과 출산 건강 투자 지원액을 조금만 더 늘린다면 세계 인구는 80억 명 선에서 안정될 수 있다. 현재 유엔의 중간 출산율 전망치로는 세계 인구가 2050년까지 92억 명으로 늘어났다가 이후 그 선에서 안정된다. 가능성 있는 대안은 발전도상국의 인구변천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유엔의 저출산율 전망이 바로 그것인데 이 시나리오는 중간 전망치보다 TFR이 0.5 낮은 상황을 가정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세계 인구는 약 80억 선에서 안정된다. 92억과 80억 인구 차의 절반이 인도와 아프리카 인구로 이 지역의 인구가 그만큼 덜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현재 높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아프리카와 여타 지역의 1인당 경제성장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며, 지구환경 보전도 훨씬 더 잘 될 것이다.
다음은 출산율의 빠르거나 원만한 하락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것으로 입증된 아홉 가지 요인들이다. 첫째, 아동 생존율 향상. 가난한 가정에서 출산율을 낮추도록 고무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동 사망률의 하락이다. 한 가정에서 자기 아이들이 살아남을 거라는 확신이 설 경우, 그들은 가족 전략에서 양보다는 질을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둘째, 여아 교육. 학교에 다니는 소녀들은 아예 학교에 가지 않는 여자아이들보다 아이를 갖는 시점이 훨씬 늦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어머니의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노동시장에서 그녀의 가치는 더 높아지고, 육아에 전념하는 시간의 기회비용도 더 커진다. 셋째, 여권 신장. 여권이 신장되면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기회가 더 많아진다. 그러면 육아 시간의 기회비용이 더 커지므로, 여성들이 자녀 양육을 양에서 질로 전환하게 된다.
넷째, 출산건강 서비스. 출산율을 낮추려는 희망을 현실로 전환하려면 가족계획과 피임기구를 비롯한 출산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녹색혁명. 농업생산성 향상은 농부(아프리카에서는 어머니)의 시간 가치를 높인다. 어머니의 시간 가치가 높아지면 그 가구는 아이를 덜 갖고 아이 하나당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여섯째, 도시화. 농촌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경제적 자산이다. 어릴 때부터 농사 허드렛일을 도우며 자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에서 아이들은 대체로 가내 생산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는 훨씬 더 순수한 비용이다. 도시화 자체는 정책 목표가 아니지만, 도시화 추세는 인구변천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