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 경제병리학
최용식 지음 | 새빛에듀넷
경제병리학
최용식 지음
새빛에듀넷 / 2009년 5월 / 296쪽 / 12,000원
1. 글로벌 금융위기 한국을 덮치다2009년 2월 1일 우리나라 1월 수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2008년 4/4분기 성장률은 연률 -20.6%를 기록했고, 산업생산율은 연률 -86.7%를 기록했다. 2009년 1월 소비자 물가는 3.7% 상승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기가 빠르게 후퇴했음에도 물가불안은 OECD 국가 중 최악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과감한 경기 부양 정책을 펼친 우리나라에서 왜 그런 처참한 결과가 벌어졌을까?
이에 대해 정부는 세계적으로 경기 후퇴가 심각하고 이에 따라 우리 수출이 그만큼 빠르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변명에 열중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달러 기준 수출은 줄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수출이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지난 4/4분기 성장률이 -20.6%를 기록한 것은 수출 때문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세계 경제 부진 때문에 우리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다. 경기가 갑자기 빠르게 후퇴한 근본 원인을 외면한 채 대증요법만 펼치다 보니 결과가 최악의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를 살리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내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이고, 수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키우지 않고 수출증가와 일자리 창출에만 매달리는 정책은 화초에 물과 거름은 주지 않고 뿌리를 뽑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경제라는 화초를 잘 키우려면 또 하나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병충해를 신속하게 잘 구제하는 일이다. 병충해를 잘 구제하려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적절한 약을 쓰거나 수술을 할 수 있다. 병충해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은 원인을 찾는 일이고, 화초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결과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 관료들은 목표와 수단도 구분할 줄 모르고 원인과 결과조차 구분할 줄 몰랐다. 화초의 뿌리를 뽑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고 그 바람에 국가 경제의 영양과 건강 상태를 악화시킴으로써 지금과 같은 경제난이라는 질병을 불렀다. 그렇다면 사후적으로라도 치료를 잘 해야 했는데 그저 대증요법에만 의존했다. 만약 그 질병이 감기{{{{
수준이라면 대증 요법으로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지만 폐렴이나 폐결핵 단계라면 이런 치료방법으로는 빠른 시일 안에 완쾌가 어렵다. 다행히 우리 경제의 질병은 폐렴 단계인 것으로 진단되므로 운이 좋으면 자연 치유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에는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훼손하는 짓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그럼 어떻게 해야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어떤 나라들이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상대적으로 더 높였는지를 살펴보면, 그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번영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개방화, 규제완화,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개방화, 규제완화, 민영화가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첩경인 셈이다.
2. 한국 경제의 위기, 경제병리학이 해법이다지금 세계 경제는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다. "현재 세계 경제는 어떤 경제 질병에 걸려있고, 그 증상은 어느 정도로 위험하며, 파장은 얼마나 심각할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병리학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경제병리학을 경제학에 도입하려면 경제 질병의 발생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주류 경제학의 이론체계 안에서는 경제 질병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 일반균형 이론에 입각하여 경제가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설령 외부 충격이 가해져서 일시적으로 균형에서 이탈하더라도 경제 주체의 합리적 행동이 균형의 이탈을 신속하게 회복시킨다는 것이 주류 경제학의 믿음이다. 여기에는 경제주체들이 항상 완벽한 정보를 신속하게 얻는다는 전제가 따른다. 그래야 합리적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 시장에서는 이 가설이 쉽게 부정된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에서는 사는 사람이든 파는 사람이든 어느 한 편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 편은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이런 현상은 합리적 행동 가설을 부정한다. 그렇다면 경제주체는 항상 합리적인 행동을 한다는 가설을 전면 부정해야 할까? 이 경우에는 지금까지 구축해 온 경제학 이론 체계 전체를 부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합리적 행동 가설과 경제현실은 어떻게 함께 존립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경제주체를 합리적인 행동을 추구하는 존재로 정의하면 의외로 쉽게 풀린다. 다만 "경제는 일반 균형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약간 수정을 가해야 한다. 이런 수정이 가해지더라도 경제의 균형성과 안정성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이는 경제의 불균형 또는 병리적 현상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거나 후유증과 부작용이 심각한 것이 질병이라고 한다면 경제병리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경제 질병이라고 불러도 좋은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경제공황, 금융위기 및 외환위기, 초 인플레이션, 장기 경기침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경제 질병들은 밖으로 나타난 증상은 서로 다르지만 그 근원은 모두 같은 것으로 보인다. 즉 금융위기 혹은 외환위기가 발생하여 경제공황으로 발전하고, 경제공황을 피하기 위한 정책이 1980년대 중남미 경제에서처럼 초 인플레이션을 부르거나, 1990년대 이래 일본 경제에서처럼 장기 경제침체를 부른다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현 경제학이 생산에 있어서 자본 축적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소비에 있어서는 과거 소득의 축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현재의 소득에 의해 소비가 주로 이루어지는 재화도 존재하고, 과거부터 축적한 소득에 의해 소비가 주로 이루어지는 재화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주식 같은 금융 상품을 들 수 있다. 이런 재화들은 소득을 일정 기간 축적해야 비로소 소비될 수 있는 것들이며, 재산 증식의 중요 수단이기도 하다. 이들 재화들은 통화의 기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시장이 호조를 지속할 때에는 예금보다 훨씬 용이하게 거래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고, 평상시에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주식의 이런 특성은 경제병리적 현상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곤 한다. 경기가 호조이거나 통화량이 늘어나는 경우, 일반 재화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소득 축적이 이루어져야 소비가 활발해지는 재화의 가격은 경제적 성과에 상대적으로 지체하여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뒤늦게 일어난 가격상승의 반응이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 낸다. 부동산의 경우 경기가 호조를 지속하면 일정 기간 후에 그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뒤늦은 상승을 시작한 만큼 상승의 폭은 짧은 기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향후 3~5년 더 저축해야 집을 살 능력이 생기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유혹이 나타난다. 가격이 폭등하면 3~5년 동안 더 저축하더라도 집을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빚을 내거나 부모의 도움을 받아서 집을 사려고 한다. 한 마디로 미래의 수요가 현재로 이동해 오는 것이다. 이렇게 이동해 온 미래의 수요는 현재의 수요에 가세하여 부동산 가격을 더욱 폭등시킨다. 부동산 투기는 이렇게 벌어진다.
이런 부동산 투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 미래의 수요가 현재로 이동해 왔기 때문이다. 미래 어느 시점에 가면 수요가 공동화한 때가 반드시 닥칠 것이고, 이 경우 수요 부족으로 인해 가격은 하락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격 폭등이 하락으로 전환하면 현재의 수요까지 미래로 이동해가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난다. 그러면 부동산 가격 폭락 사태가 벌어진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는 이렇게 발생했다. 이런 현상은 부동산에만 국한하여 일어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서도 일어난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서 동시에 수요의 시간이동이 벌어지는 경우에는 심각한 금융위기가 벌어진다.
수요의 시간이동은 패닉과 붕괴가 일어나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다른 어떤 논리보다 효과적이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어떻게 벌어지기에 금융시스템 붕괴의 위기로까지 발전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역부족이다. 또 다른 경제 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신용창조의 역과정인 '신용수렴의 원리'이다. 이 신용수렴 원리가 본격 작동하면 금융시스템 위기로 발전하고 뒤이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곤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기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돈이 넘쳐났다. 넘쳐나는 돈이 주식시장에 흘러들어가 주가지수를 2년 만에 500대에서 900대로 끌어 올렸고, 부동산 시장도 투기조짐까지 일어날 정도로 활황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풍부했던 돈이 외환위기를 맞는 일순간에 바짝 말라 버렸다. 이유는 바로 돈이 신용수렴을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신용창조의 역과정인 신용수렴의 원리는 현재 경제학계도 아직 충분히 모르고 있다. 그렇지만 금융 시스템이 신용창조를 한다면 신용수렴도 당연히 한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신용수렴 원리의 작동을 정책적으로 차단하면 금융시스템 위기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 2000년 미국 주식시장 붕괴는 이런 유형에 속하는 예외적인 경우이다. 당시 어떤 정책적 대응이 훌륭한 성과를 거두게 했을까? 미국 FRB 전 의장인 그린스펀의 자서전을 살펴보자. "2001년 1월 3일 우리는 연방기금금리를 0.5% 인하해서 6%로 하향 조정했다. 적시경제는 적시 통화정책을 필요로 한다. 이후 우리는 4, 5, 6월에 금리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여 3.75%까지 낮추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2001년 9.11사태 이후 모든 불확실성에 대한 FRB의 반응은 단기금리를 적극 낮추는 계획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9.11 사태 이후 우리는 금리를 네 번 이상 인하했고, 그해 10월에는 연방기금 금리가 1.25%까지 낮아졌다. 10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낮은 수치였다." 한 마디로, 선제적이고 점진적인 금리 인하가 신용수렴 원리의 작동을 완화시켰던 것이다.
경기 후퇴는 본질적으로 악순환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논리적으로는 경기 후퇴가 나타나면 '생산과 투자의 감소 고용감소 소득감소 소비감소 생산과 투자의 감소'라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현실 경제에서는 경기 후퇴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머지않아 상승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생산과 소비가 반응하는 데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기 후퇴가 지속되면 생산이 소비에 비해 더 빠르게 감소하고, 이에 따라 소비가 계속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생산보다는 그 감소속도가 더 느린 것이 경기를 상승 반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공황 때 미국의 경기는 1935~1936년 잠시 반짝했다가 다시 하강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당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보호무역 정책이다. 미국의 경제 악화가 보호무역을 부름으로써 유럽의 경제 악화를 촉진하였고, 유럽의 경제악화가 다시 미국의 경제악화를 촉진하는 악순환을 일으켰던 것이다. 경제란 이처럼 스스로 회복력을 보일 때에도 경기를 후퇴시키는 경제정책을 펼치면 다시 악순환 과정에 접어든다. 다시 말해, 경제정책이란 경제 질병을 이겨내기 위한 중요한 처방임에도 불구하고 그 처방이 경제 질병을 오히려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경제병리학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경제병리학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최소한 경제를 악 순환시킬 정책의 선택은 피할 수 있다. 또한 경제병리학의 임상경험을 축적시키면 경제정책의 후유증과 부작용에 대한 검토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간혹 발생하곤 하는 경제질병을 최소의 비용과 고통으로 이겨내는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3. 글로벌 금융위기는 왜 반복될까?금융위기는 화폐 경제가 정착한 이래 간헐적으로 반복되었다. 1907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에는 중앙은행이 없었기 때문에 민간 은행이 직접 나서서 위기를 해결해야 했다. 그 중심인물이 J.P. 모건이다. 그는 다른 신탁회사와 은행들을 모아 금융위기 사태에 공동 대응함으로써 경제를 정상화시켰다. 1907년 미국 금융위기는 경제 전반에 파국을 불러오는 금융 시스템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 사례였다.
한편 1930년 대공황 때에는 금융위기가 발생하여 은행 파산이 줄을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모건과 같은 지도력을 발휘하려 하지 않음으로써 극심한 경기 침체가 10년 동안 계속되었다. 경제병리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경제 질병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데 후유증과 부작용 등 그 결과는 처방이 얼마나 신속하고 강력한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1907년 미국 금융위기와 1930년대 대공황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신뢰가 없으면 시장경제란 성립할 수 없다. 생산자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없으면 시장경제는 무너진다. 소비자에 대한 생산자의 신뢰가 없어도 생산 활동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금융권은 고객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대출이나 투자를 하지 못한다. 금융기관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무너지면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고 금융시장은 붕괴한다. 그러므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정책당국은 신뢰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그래야 정책이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래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정상이며 차츰 더 호전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며칠 후 재무장관이 "서너 달 후에는 산업 활동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며칠 후에는 산업장관이 "기업 경영은 3개월 후부터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3개월이 지난 뒤에도 경제가 풀리지 않자 대통령이 다시 말했다. "60일 이내 실업 문제는 끝날 것." 그러나 국민은 이 말을 믿지 않았다. 며칠 뒤 대통령이 또 나섰다. "우리는 이미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 언론까지 경제회복에 의구심을 보이자 대통령은 한 달 뒤 "경기가 가을까지는 정상화되리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상의 발언들은 1929년 연말부터 다음 해 5월 사이에 실제 이루어진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경제가 살아나기는커녕 세계 대공황으로 발전하고 말았다. 정책당국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고, 비관적인 분위기는 더욱 짙어졌다. 비관적인 분위기가 짙어지자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였고 생산자는 고용과 투자를 줄였으며 이에 따라 경기 하강은 더욱 가속화된 것이다. 신뢰란 정책 당국의 구호나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아무리 외쳐봐야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신뢰는 결국 무너진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친다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경제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신뢰가 굳건해질 수 있도록 경제를 진짜로 살려낼 정책으로 충분히 뒷받침해야 한다.
4. 일본의 경제정책이 실패한 이유일본경제는 1991년 경기하강을 시작한 이후 4반세기가 넘도록 경기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1991~1995년 주식과 토지 시가총액이 약 1천조 엔 줄었다. 일본 국민소득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이 사라진 것이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채무자의 대출상환이 어렵게 되었고 부실 채권은 눈덩이처럼 커졌으며, 금융기관이 보유 중인 주식과 부동산의 자산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이후 신용수렴의 운동원리가 본격 작용하면서, 통화량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고, 일본 국내 경기도 침체국면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해외투자의 급격한 증가까지 경기후퇴에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