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쇼크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강용운, 방현철 지음 | 비아북
토털 쇼크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강용운, 방현철 지음
비아북 / 2008년 12월 / 294쪽 / 13,000원
외환위기보다 더 큰 놈이 온다_ 한국경제의 불안한 징조들외환위기보다 더 위험한 세 가지 이유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현재의 위기가 외환위기보다 더 위험한 첫 번째 이유는 부실 규모가 명확히 확정되지 않아서이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때에는 부실의 규모를 명확하게 확정 지을 수 있었다. 퇴출 기업을 확정짓고 부실 금융기관을 솎아내고 새로 돈을 투입하는 데에는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당시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파생된 CDO, CDS와 같은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이 없었고, 덕분에 정부가 부실 규모를 파악하는 데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예컨대 파생상품인 CDS의 발행 잔액은 아무도 모른다. 파생상품의 손실은 장부에 바로 계상되지 않는다. 금융회사들이 쉬쉬하는 탓도 있지만 내부통제시스템의 미비로 어느 정도 포지션에 노출되어 있고 그에 따른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경우도 태반이다. 또 CDO나 CDS에 대한 공인된 거래소가 없어 시장가격을 알 수도 없다.
또 한 가지 차이점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쪽은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나 기업보다는 가계가 더욱 고통을 받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서울 강남, 경기 분당과 용인 등을 중심으로 아주 조금 꺼지고 있는데도 고통이 이 정도이다. 가계의 부실 규모는 외환위기 때보다 심한 상태이다. 가계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53퍼센트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높다. 가계가 위험하다는 사실은 정부가 개입해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기업에 대한 지원과는 달리 어느 가계에 어느 정도의 지원을 해줘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게다가 상당한 정치적 논란을 가져올 게 뻔하다.
마지막 차이점은 미국의 금융 시스템과 달러에 대한 신뢰가 상실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할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이후 세계시장은 미국의 금융 시스템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 대출 심사를 하지 않고 돈을 빌려준 대출 기관이나, 대출채권을 묶어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위험천만한 거래 관행을 보면 미국이 과연 금융 선진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미국 국민이 오바마를 선택한 것은 돈을 찍어서 경제를 되살리라는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 돈을 풀 경우 달러에 대한 신뢰는 더 추락할 게 뻔하다. 물론 미국이 국채를 발행해서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마당에 중국과 중동 국가들이 계속해서 미국의 국채를 사줄지는 의문이다. 설사 미국 국채가 성공적인 판로를 확보한다 하더라도 채권시장에 물량이 쏟아지면서 장기금리는 치솟을(채권 가격 급락) 게 뻔하고 최종적으론 돈이 풀리면서 폭발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가져올 것이다. 경기 침체에 인플레이션이 동반되는 것, 그게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주가지수500, 환율 1700원! 우울한 시대의 서막이 열린다_ 경제 붕괴의 메커니즘
1998년처럼 마이너스 성장으로 간다면, 2009년 주가는?만약 2009년 상황이 1998년보다 더 안 좋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 등 각국에서 재고 물량을 밀어내기 식으로 수출할 경우 할인 경쟁으로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퍼센트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 또 미국 정부가 자국의 자동차 빅3에 대해 구제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가뜩이나 미국 내 자동차 수요가 떨어진 마당에 대미 자동차 수출은 급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2009년도 예상 평균주가를 합리적으로 예측해줄 수익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로서는 주가지수가 500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 공포심과 2010년의 실적 때문이다. 전체 상장기업이 적자를 보는 바람에 PER가 산출되지 않은 1997년, 1998년과 현재 시점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 2년 동안 주가지수는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500포인트를 넘었다.
상황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투매가 나올 경우 통상적인 주가 전망은 틀어지게 된다. 2010년의 실적 전망은 더 어두울 수 있다. 2010년의 경제성장률이 2009년과 비슷한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2010년의 영업이익률은 2퍼센트대나 1퍼센트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다. 덩달아 상장기업의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설지 모른다. 이렇게 되면 모든 주가 전망이 무의미해진다. 수익이 나지 않는데 수익에 기반한 PER를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비관적인 증권업계의 일부 전문가는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09년보다 2010년이 더 위기라며 주가가 몇 년 동안 500선과 1,200선을 오르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폭도 폭이지만 그 속도도 문제이다. 현재 주식시장은 주가가 임계점 밑으로 하락할 경우 매물이 매물을 부를 수 있는 구조이다. 소비를 하기에도 가처분소득이 부족한 상황에서 펀드 자산은 1차적인 정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부동산의 본격적인 붕괴와 함께 주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전반적인 자산가치의 하락이 일상화될 것이다. 이는 중산층의 붕괴와 함께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강남 부동산이 위기의 뇌관서브프라임 사태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파생상품을 비롯한 최첨단 금융상품의 위기이다. RMBS, CDO라는 파생상품이 부동산 가격의 급락으로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처하자 현금 등 유동성이 부족해진 각국 금융기관, 헤지펀드 등이 금융 자산과 실물부동산자산을 최우선적으로 매각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전 세계적인 돈 가뭄의 여파가 국내에까지 미치면서 은행들이 돈줄을 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돈줄을 죌 경우 과다한 부동산대출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다. 국내 부동산시장은 구조적으로 현재 서브프라임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미국보다 더욱 취약하다. 한국의 명목 GDP는 9,700억 달러 정도인데 부동산시가총액은 그 5배가 넘는 5조 달러에 달한다는 추정이 있다. 전 국민이 5년 동안 아무 데도 돈을 쓰지 않고 모아야 우리나라 전체의 부동산을 겨우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경우 부동산시가총액은 10조 달러로 GDP(5조 달러)의 2배에 불과하다. 미국의 부동산시가총액이 GDP(13조 달러)의 123퍼센트인 16조 달러이다. 한국 부동산이 얼마나 고평가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일본은 부동산시가총액이 GDP의 4배에 달했을 때 거품이 터졌다.
현재 부동산시가총액의 25퍼센트 정도를 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중 최고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강남권의 아파트 단지이다. 서울 송파구에 이어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이 재건축 아파트를 필두로 무너진다면 주식, 환율, 그리고 자금시장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쯤 강남권 중심부에 본격적인 한파가 불어닥칠까? '강남 불패론'이 가능한 것이 교육과 의료 시설 때문이라면 교육 지출이 줄어드는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 강남권 브랜드에 산다는 삶의 프리미엄도 주목해야 한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영어유치원, 사립초등학교, 명문중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중산층이 강남권 아파트에 산다. 이들 고비용 교육기관에 대한 지출만 잘 살피면 강남권 아파트 값의 붕괴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 또 고급 피트니스 클럽의 회원권도 주목 대상이다. 서울 강남권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밀집한 고급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병원의 매출액도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개입 효과, 언제쯤 나타날 것인가?한국은행은 최근 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정부는 미분양 아파트 대책을 연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백방으로 노력함에도 시장은 냉담하다. 정부의 필사적인 경제 위기 진정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안정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경제 위기가 현재 진행형이고, 그 끝을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한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외국인의 의심, 이로 인해 급등하는 환율, 환율 급등으로 해결이 어려워진 키코 문제, 미분양 아파트로 인한 건설사의 부실화,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부실, 가계의 재무구조 악화, 소비 여력 축소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 등 버거운 문제들이 난마처럼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그것도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이 가능할까? 현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국민의 위기의식을 진정시키고 신속히 돈을 푸는 것이다. 또 부실한 금융업체, 건설사를 도려내어 상대적으로 건전한 경제주체를 확보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이 효과적으로 기능하려면 부실 규모가 먼저 확정되어야 한다. 키코 문제의 경우 의혹만 있을 뿐 속 시원히 부실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 환율에 따라 연동되기 때문이라는 변명만이 있을 뿐이다. 전 세계의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안정세를 나타내는 강남권 부동산이 추가 하락하면 건설업체와 연계된 금융기관의 부실 규모는 더 확대될 것이다.
토털 쇼크에 대비하라1_ 가계와 기업의 생존전략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꿈을 버려라한국 투자자의 가장 큰 고질병은 투자의 목적을 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의 위험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대박'만 노린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투자(投資)는 말 그대로 자본을 던지는 것이다. 리스크가 없을 수가 없다. 돈이 돌아오기 전에는 그 결과를 모른다. 그래서 투자자는 제일 먼저 투자 목적과 리스크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연간 수익률을 은행 금리에 맞추는 게 현명하다. 그리고 여윳돈이 없으면 투자를 안 하는 게 상책이다. 많은 손해를 입은 투자자는 위험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주식을 적당한 수준에서 정리해야 한다. 펀드 투자자도 마찬가지이다. 무위험자산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나면 펀드 투자의 길이 보인다.
여유로운 생활을 포기하고 여윳돈을 준비하라지금은 앞으로 있을 유동성 부족에 대비해 가계나 개인 차원에서 여윳돈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체면 유지비용이라는 말 자체를 없애야 한다. 투자자도 마찬가지이다. 변동성이 극심한 이때에 혹시 있을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도 여윳돈을 마련해놓아야 한다. 외환위기 때에는 은행 대출이 전면적으로 끊긴 상황에서 예금을 갖고 있는 가계만이 살아남았다. 여윳돈이 있었던 중산층만이 아파트를 싸게 잡아 큰 위험 없이 재산증식을 이룰 수 있었다. 앞으로 마치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시장이 펼쳐질 것이다. 그러므로 미리부터 들어가서 현금을 소진하지 말고 최대한 버티다 역버블(과다한 저평가)이 올 때 투자 또는 사업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시장이 붕괴되기 전에 빠져나와야 한다. 이 모든 게 여윳돈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다. 주택담보대출을 갚느라 허덕이다가는 눈앞에 있는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제발 여유로운 생활은 포기하고 여윳돈을 마련하기 바란다.
신용위축의 시대, 빚은 시한폭탄과 같다신용팽창의 시기는 저물고 신용위축의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춰가며 돈을 풀고 있지만 시장에 돈은 돌지 않고 오히려 돈 가뭄이 심해지고 있다. 시중 금리는 오르고 있다. 이런 때에 감당 못할 빚을 지고 있다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짊어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일정 기간 이자만 내다가 거치 기간이 끝나면 원리금을 나눠 갚는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금리 상승뿐만 아니라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진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집값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들 때문에 터졌듯이 한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주가 폭락으로 자산의 절반을 잃고 실직까지 당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때문에 감당 못할 빚을 지고 있다면 당장 갚아야 한다. 아파트 거래가 거의 끊겨 대출금을 갚는 게 불가능하다면 각종 세금 규제가 완화되면서 부동산시장이 해빙될 조짐을 보일 때를 노려라.
큰손의 투자 습관을 배워라금융시장에서 항상 승자는 큰 자본을 가진 투자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윳돈으로 투자를 하다 보니 생각 이상의 수익을 올리면 미련 없이 철수한다. 자산 규모가 크면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항상 투자 리스크를 꼼꼼히 따지게 된다. 자산 규모가 작은 투자자일수록 무리를 한다. 전체 현금흐름 중 상당 부분을 펀드에 넣고 보유 주식의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이다. 특히 투자 정보를 맹신하고 증권 방송을 보거나 인터넷의 증권 정보 사이트를 뒤지면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이들은 객관적인 정보를 얻는 게 아니라 자기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찾아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종목 정보를 구하지 말고 투자 습관을 바꿔야 한다. 큰손처럼 여유있게 자산의 아주 일부만을 위험 투자에 배분하고 기대 투자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큰손이 몇 억을 벌었다고 하면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나는 몇 십만 원을 벌었으니 됐다고 생각하라. 이런 투자 습관이 여유를 만들어줄 것이고 결국에는 꾸준한 자산 증식을 가져다줄 것이다.
월스트리트 위기는 진정될까?_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과 한국으로의 유입 과정
수수료 따먹기의 비극, 서브프라임 모기지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시한폭탄이 어떻게 해서 미국 경제에 심어진 것일까? 왜 선진 금융기법을 가졌다는 미국의 금융회사가 갚을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하게 된 걸까? 여기에는 금융회사의 수수료 비즈니스가 잘못될 경우 어떻게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 현재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부분은 모기지 브로커(중개인)가 알선해서 계약을 중개한 것이다. 모기지 브로커는 돈을 빌릴 사람을 은행이나 모기지전문회사에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모기지 브로커들은 건당 수수료를 받고, 금융회사의 기본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서브프라임 고객에게 제시한 경우에 그 금리 차이를 인센티브로 받았다. 모기지 브로커들이 모기지를 받을 사람을 모아 오면 금융회사들은 예전과 달리 세밀한 검토를 하지 않고 대출 승인을 해줬다. 은행, 모기지전문회사 등 금융회사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실행한 후에 관련 대출 채권을 투자은행에 팔아넘길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손이 많이 가는 엄격한 대출 심사를 할 유인이 없었다. 자기가 떼일 위험을 진다면 대출받는 사람이 갚을 능력이 있는지 자세히 검토했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모기지 브로커도 마찬가지였다. 모기지 브로커들은 건수만 많이 올리면 됐기 때문에 누구를 금융회사에 알선해줄지는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없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사들여 CDO를 만들었던 투자은행들도 다시 투자자들에게 되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대출 심사가 됐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받을 사람을 모아온 브로커, 모기지를 실행한 은행이나 모기지전문회사, 다양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섞어 신종 금융상품을 만든 투자은행 모두 수수료만 챙기면 됐기 때문에 대출의 기본인 대출 심사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첨단 금융 기법의 발달이 '어차피 남에게 팔아넘기면 되니 돈을 안 갚아도 상관없는 대출'을 남발하게 만들었고, 문제 해결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렸다.
누구를 살려야 하는가?_ 미국 구제금융의 한계2008년 11월 26일 현재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쓰겠다고 약속한 금액이 7조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금리 인하도 동시에 시행되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 금리 인하로 작은 버블을 만들어 대형 버블의 붕괴 속도를 늦추려는 게 미국 정부의 전략이다. 하지만 효과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 주식시장의 지표인 다우지수는 여전히 8,000대 후반이다. 30년 모기지 금리도 1년 전과 같은 연 5~6퍼센트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시장의 심리를 개선하는 데도 실패하고 있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되지 않고 있고, 여전히 돈 가뭄 현상이 시장에 만연해 있다. 현재 미국은 CDS와 같은 파생금융상품들로 인해 대출업체의 부실이 얼마나 큰지 어디까지 치료를 해야 하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리고 부실을 분담하려면 책임이 명확해야 하는데 대출을 알선한 모기지 브로커들은 자취를 감췄고, 은행, 모기지전문회사, 투자은행들은 자신의 책임을 CDO로 팔아넘겼다. 몇 단계를 거쳐 CDO를 산 헤지펀드, 외국인 투자자들과 모기지 대출자들이 협상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를 넘어 문제의 근본 원인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받았던 대출자들의 문제를 해결하자니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우선 어떤 주택 소유자를 구제할 것이냐의 문제에 부딪힌다. 실제 거주자만 대상으로 할지, 월세를 준 주인도 대상으로 할지, 휴가용 별장이나 두 채의 집을 가진 사람도 포함시킬지, 모두 논란의 대상이다. 현재 이자를 갚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지, 원리금을 못 갚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 경우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고, 너무 지원 범위가 넓으면 지원이 필요 없는 경우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도 있다. 요점은 기업의 구조조정과는 달리 가계의 구조조정은 다양한 케이스가 생기기 때문에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힘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