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하는 대폭락
소에지마 다카히코 지음 | 예문
연쇄하는 대폭락
소에지마 다카히코 지음
예문 / 2008년 10월 / 254쪽 / 12,000원
제1장 나의 예언들은 왜 적중했을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탄, 2007년 5월에 이미 예고되었던 일!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나기 석 달 전인 2007년 5월 미국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이 표면화되고 있었다. 신용평가 회사들은 이 시기에 미국의 각종 채권 등급을 급속도로 평가절하하고 있었다. 나는 이 사실을 알아차렸고 닥쳐올 사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3개월 후 일어날 주식 대폭락을 예측할 수 있었다.
세상은 그제야 난리법석을 떨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원인이었다. 진원지는 2급 채권시장 RMBS(주택담보대출증권)였다. 모노라인으로 알려진 채권보증회사들이 주택담보대출채권시장에서 산사태처럼 등급절하 판정을 받고 있었다. 그것보다 훨씬 열악한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이나 CDO(부채담보부증권)으로 불리던 주택담보대출채권 시장에서도 이상 사태가 발생하고 있었다. 채권 트레이더나 주식운용 책임자로서 그 때 전혀 수상한 낌새를 채지 못했다면, 현장을 누비는 전문가로서는 자격 미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앨런 그린스펀은 2005년에 이미 경고했다돌이켜보면 2005년 5월 연쇄 대폭락의 시작을 알리는 일련의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그린스펀 FRB 의장은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때 이미 미국은 거품이 낀 상태였다. 주택거품이었다. 사람들은 자기 수입 이상의 고가주택 대출을 받으면서 갚을 수도 없는 월 상환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집값은 계속 오르리라 믿고 흥청망청 호화로운 소비를 즐겼다. 마침내 정점에 달한 것이 2005년 5월이었다. 더 이상 미국은 버티지 못하고, 거품은 반드시 터질 것이다. 그린스펀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국민에게 경고를 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말해도 사람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저 "의장님도 참, 농담이 지나치시네요"라는 분위기였다.
악질 투기자 두 명이 모노라인을 폭락시켰다빌 애크만은 헤지펀드 업계의 승부사이다. 칼 아이칸은 기업사냥꾼이다. 두 사람이 몇 년 전부터 엄청난 도박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브프라임 채권을 편입한 모노라인이 발행하는 RMBS 채권시장에 공매도를 걸면서 지루하게 매도세를 유지했다. 언젠가는 서브프라임 주택담보 채권시장이 크게 무너질 것으로 예상하고 팔아치우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역전의 승부사가 가진 직감이었다.
공매도란 유가증권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가증권을 빌려서 파는 것이다. 없는 유가증권을 팔고 나서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유가증권을 구입해서 돌려주는 것이다. 이는 채권시장이나 주식시장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시세차익을 챙기는 방법이다. 빌 애크만이 노린 것은 MBIA라는 모노라인 최대기업으로, 그는 무서운 집념으로 2002년부터 매도세를 유지했다. 애크만은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감사에 걸려들어 '주가조작' 혹은 '허위사실 유포'라는 이유로 조사를 받았다. 그래도 그는 굴하지 않았다. 재판에서 싸우면서도 매도 포지션을 유지했다. 그리고 팔아서 승리했다. 지금 애크만은 미국의 금융투기꾼 사이에서는 영웅취급을 받는다. 거인에 맞선 영웅인 셈이다.
뉴욕다우지수도 앞으로 3개월마다 대폭락 행진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지기 대출 잔고는 1.7조 달러, 프라임 론 잔고는 9조 달러이다. 그 외에 '알트-A' 같은 신용도 낮은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전체 합계는 12조 달러이다. 그중 절반이 변제 불능, 즉 파산상태가 되면 5조 달러 정도가 부실채권으로 변해서 미국 경제를 덮칠 것이다. 이 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 위기가 2008년 1월 21일, 22일 주식 대폭락으로 변해 세계주식시장의 연쇄적인 동시 폭락을 일으켰다.
주식 대폭락은 3개월마다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2009년 1월 15일 전후 다시 위기가 이어질 것이다. 이 주기성은 피할 수 없다. 또한 앞으로 3년간 세계경제는 대불황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왜 3개월마다 대폭락이 일어날까? 이것은 각종 펀드의 금융상품 해약 신청 마감일이 3개월마다 있기 때문이다. 해약기일은 크게 3월 말, 6월 말, 9월 말, 12월 말로 1년에 네 번 있다. 그리고 그 45일 이전이 해약신청 기한일이다. SQ(special quotation)라고 불리는 특별청산지수를 기준으로 한 움직임이다. SQ의 파도가 3개월에 한 번씩 덮쳐올 것이며 미국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 규모를 축소해 나갈 것이다. 전 세계 부자들은 지금까지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해서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실물자산으로 이동시키려 할 것이다. 투자자로서는 당연한 판단이다.
주식과 채권과 환율의 대폭락이 앞으로 3년은 계속된다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대량으로 긁어모아 증권으로 만들어 사고파는 금융시장이 ABCP라든지 CDO 같은 채권시장이다. 또 그들을 보증해주는 모노라인이 모여 있는 곳이 RMBS 채권시장이다. 이 신용력이 떨어지는 주택담보대출채권에 무디스, S&P, 피치라는 신용평가 3사가 AAA등급을 붙인 것이다. 그런데 이 주택담보대출 채권 합계 5조 달러가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다. 대형은행들의 자회사들이 투기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채권시장이 붕괴한 것이다.
이 연쇄 대폭락은 적어도 2011년까지는 계속될 것이다. 그때까지 뉴욕증시도 폭락세를 이어갈 것이다. 현재 1만 1천 포인트인 다우지수는 8천, 6천 포인트대로 폭락할 것이다. 불과 십 몇 년 전인 1994년에 3천 포인트였으므로 놀랄 것도 없지 않는가. 뉴욕주가가 극적으로 회복된다든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주가 회복은 없을 것이다. 2009년부터 오바마 대통령 정권의 강력한 경제정책으로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다시 한 번 뉴욕주가가 급등해서 미국의 강한 힘을 다시 세상에 알린다. 이런 시나리오는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제2장 대폭락이 앞으로 3개월마다 덮쳐온다
전문가 행세하는 사기꾼들의 금융 공모간단명료하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 구조를 설명해 보자. 지금까지 가짜 금융시장을 전문가끼리 만들어 왔다. 예를 들면 개당 10억 달러짜리 주택담보대출채권을 2차, 3차적으로 가공하는 것이다. 채권을 500~1,000개 단위로 긁어모아 증권으로 만든 뒤 2류 은행 간 거래로 매매하면 원본의 0.05% 정도가 수수료로 떨어진다. 거래 한 번에 수수료가 50만 달러다. 사고팔기를 반복하면서 수수료 벌이를 열심히 해 온 것이다. 애당초 그들에게는 원본이 상했다, 썩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모노라인으로 불리는 4개 대형 주택담보대출채권 보증회사는 2~3조 달러나 되는 거액을 보증할 능력 따위 처음부터 없었다. 그러다가 채권 자체를 마침내 교환(매매)할 수 없게 되면 원금 자체를 날리게 된다. 매매차액만큼 손해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금융선물 시장을 탄생시킨 금융공학 수법에서 비롯되었다.
서브프라임 손실은 5조 달러에 달한다미국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고는 12조 달러이다. 프라임 모기지론(우량 대출)이 9조 달러를 차지하고, 문제가 되는 서브프라임은 1.5조 달러이다. 이들 '비우량' 대출의 80%에 해당하는 1.2조 달러가 채무불이행(주택의 압류 및 집행)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신용경색이 일어난다. 또한 법인 대상의 대출이 총 50조 달러 있다. 이 중 10%만 날려도 5조 달러다. 이 숫자들이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예상되는 미국 붕괴의 총액이다.
전 세계 은행 간 신용거래 총 잔고는 2008년 현재 500조 달러라는 설이 있다. 이것의 10%가 50조 달러다. 이 중 1/4인 12조 달러가 미국 주택담보대출 총액이다. 그중 20% 정도가 채무불능 사태가 일어나면 2조 달러 정도, 많게는 3조 달러 정도를 돌려받을 수 없게 된다. 거대한 규모의 부채를 국민이 떠안게 되는 것이다. 파생금융상품 총 500조 달러 중 10%가 날아가 버리면 50조 달러가 부실채권이 되어 지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20%가 날아가면 100조 달러가 사라진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신용경색 규모가 이 정도이다. 세계의 1년간 GDP가 55조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액의 신용붕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마치 핵폭탄이 폭발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미국은 앞뒤 볼 여유 없이 달러를 국내로 투입한다미국 경제는 이미 붕괴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대출금 파산에 따른 주택저당을 어떻게든 일시적으로나마 막아보려 애쓸 것이다. 정부계열 금융회사에 공적 자금을 몇 조 달러라도 쏟아 부을 것이다. 이들 금융회사는 주택 대출 이외에도 학비 대출, 자동차 대출, 일반인을 상대로 한 생활비 대출도 관리한다. 그곳에 공적 자금을 제한 없이 투입해서 자국민을 도우려 들 것이다. 구제에 필요한 금액은 5조 달러를 넘을 것이다. 세계는 불황 정도가 아니라 대불황에 돌입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허황된 금융 상품의 미친 게임 때문에 공황이 닥친다. 실물 경제 쪽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말이다. 20조 달러 정도의 과잉 유동성은 원래 가짜 수요로 태어난 환상의 자금이다. 이것들이 폭발해서 사라진다고 해도 실수요, 실물, 실체인 우리의 생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버블 붕괴와 같은 사태가 미국에서 일어난다 지난 18년 동안 일본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미국을 덮칠 것이다. 지금 미국 상황은 일본의 버블 붕괴 후 2년째에 해당한다. 인류 역사는 전쟁과 평화의 장대한 버블, 환상과 꿈이 교차하며 이어져 나간다. 부풀어올랐던 미국 금융버블이 터지기 시작하여 주택시장이 붕괴되었다. 다음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될 것이다. 각종 신용화폐가 부도나고 그만큼 신용 창조된 돈들이 소멸된다. 그리고 대공황이 세계를 덮칠 것이다. 자산가들은 똑바로 정신 차리지 않으면 자산을 모두 날리든지 아니면 1/3로 줄어들 것이다. 보유한 주식은 계속 하락한다. 그래도 우리의 생활은 이어진다. 다만 젊은이를 중심으로 취직을 못하거나, 일자리를 잃고 생활이 곤란한 사람들의 무리가 세상에 떠돌게 되면 곤란하다. 이것만은 정부가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앞으로 3개월마다 주식, 채권, 환율이 대 변동한다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펀드 해약 신청기간은 4월 15일, 7월 15일, 10월 15일 등 3개월마다 다가온다. 이 시기를 기준으로 앞으로도 주식과 채권의 폭락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환율도 크게 요동친다. 3개월에 한 번 꼴로 아수라장이 벌어진다. 펀드를 한 사람들이 손절매하고 원금을 10~20% 손해 보고라도 해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든 대형 은행이든 개인이든 모든 투자에서 손절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손절매를 할 수 없다면 주식이나 환율시장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
제3장 가라앉는 달러제국, 미국에서 돈을 빼내라
미국은 일본을 3대 기둥으로 억눌렀다 - 제로금리, 엔고, 재정적자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미국 재무성과 FRB는 때로는 강제적으로 때로는 부드럽게 일본(대장성과 일본 은행)에게 부자연스러운 초저금리를 강요했다. 그 결과 현재 일본 단기금리(정책금리, 오버나이트 콜금리)는 겨우 0.5%이다. 이에 반해 미국의 정책금리는 3%대로 일본과 2.5% 차이 난다. 장기금리(10년물 국채)는 어떤가? 일본은 1.3%인데 반해, 미국은 3.45%이다. 역시 2.15% 차이가 있다. 이 정도 자금이면 일본 국내로 자금이 돌아올 일이 없다.
미국으로 강제로 흘러나간 일본 자금은 미국의 국채 매수에 사용되었다. 단 총액은 절대 공표되지 않는다. 미국 재무성이 하는 이야기는 뻔하다. 연 3.45%의 고금리를 지불하고 있으니 일본은 참으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일본에서 이미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플라자 합의 이후 ① 제로 금리 강요 ② "초 엔고로 만들어버리겠다. 그게 싫으면 미국 말을 들어라"라는 엔고 협박 ③ "일본에 재정적자를 산처럼 떠안기겠다"라는 대일 경제 정책의 세 기둥이 지속되고 있다. 제로금리, 엔고, 재정적자의 세 기둥으로 일본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하자는 대로 일본의 자금을 갖다 바친 정치가들의 책임은 무겁다. 현재 일본 금리는 0.5%에 발목을 잡힌 채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빨리 1%, 최저 2%까지는 올려야 한다.
미국 달러 가치는 64년에 걸쳐 30분의 1가치로 떨어졌다1944년 미국이 주도한 브레튼우즈 체제는 적어도 각국 정부 사이에서 35달러짜리 지폐를 가지고 가면 반드시 1온스의 순금 덩어리와 교환해 준다는 약속 아래 성립한 체제였다. 금 1온스에 35달러라는 것은 금 1그램이 미국의 1달러라는 이야기와 같다. "금 1그램이 1달러와 같다"는 내용의 정부 간 국제조약(IMF와 세계은행 조약)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2008년 3월 현재 금 1온스는 984달러, 곧 1천 달러가 될 것이다. 얼마 안 가 2천 달러가 된다. 앞으로 수년 내에 1온스 당 2,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다. 이렇게 해서 금 1그램이 지금은 32달러가 되어 버렸다. 64년 전과 비교해 미국 지폐의 위력은 1/30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아직 '달러의 힘은 강하다'라고 뻗대고 있다. 아무리 미국이 센 척을 해도 현실적으로는 1/30으로 국력이 떨어져 버렸다. 그럼에도 IMF체제라는 현행의 세계체제를 정치, 외교적으로 바꾸려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일어날 일은 역시 달러 폭락이다.
침몰하는 미국에서 돈을 빼내라2005년 미국인들은 그린스펀을 거장이라고 떠받들며 미국 대 번영 한 복판에서 고급 와인에 한껏 취했다. 반면 일하는 개미 일본인은 어땠는가? 대다수 서민은 가난과 실업의 공포를 견디며 살았다. 2005년 5월은 미국 제국의 절정기였다. 이후 꼭대기까지 올라간 미국은 내리막길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남은 것은 침몰뿐이다. 그러므로 지금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에서 도망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도망쳐라, 도망쳐라!'고 외칠 뿐이다. 이 책의 저자로서 나는 투자자들에게 침몰하는 미국에서 "도망치시오, 달아나시오" 하고 말할 뿐이다.
이만큼의 위기에도 안정된 듯 보이는 것은 싼 금리 때문앞으로 미국은 하이퍼인플레이션(hyperinflation: 단기간에 발생하는 심한 인플레이션)이 된다. 미국은 이제부터 불황에 돌입하지만 동시에 물가도 오르는 인플레 경제가 된다. 직접적인 원인은 에너지 원료인 원유가 급등하기 때문이다.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면 자동차 휘발유 값과 난방비가 치솟아 서민 생활에 악영향을 끼친다. 현재로서는 그나마 소비자 물가가 안정되어 있어 불행 중 다행이다.
소비자 물가가 안정된 원인은 싼 금리 때문이다. 단기 금리, 장기 금리 모두 싸기 때문에 세계는 아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위기로 2007년 8월 주가가 폭락한 이후 9~11월의 큰 특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