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파워
마크 스쿠젠 지음 | 크레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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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스쿠젠 지음
크레듀 / 2008년 10월 / 323쪽 / 14,000원
1. 멘토 경제학, 생존의 법칙을 말하다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한 저축 비결은?_ 빚더미에 앉은 미국을 구한 리처드 탈러의 저축 플랜 수백만 미국인들이 은퇴나 투자, 혹은 다른 목적을 위해 열심히 저축을 한다. 그러나 최근 빚을 지는 사람이 저축하는 사람들 보다 훨씬 많아졌다. 이런 불균형은 어떻게 벌충되는가? 바로 외국 투자자들이 많은 자금을 미국 채권과 증권, 부동산 등에 쏟아 부음으로써 보완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격차를 메워주는 한 미국은 계속 생존과 번영을 누릴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러한 투자가 중단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잠재적 금융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6년 연금보호법령에 승인했다. 법의 핵심은 기업들로 하여금 직원들을 퇴직연금인 401(k) 계획에 자동 가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결과 저축이나 투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401(k)에 투자하게 되었다. 게다가 근로자들이 매년 투자하는 액수의 일정 부분에 맞춰 고용주들이 상응하는 금액을 덧붙여주도록 함으로써 저축액을 늘려가는 메커니즘이 마련되었다.
이 새로운 연금 아이디어는 행동경제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리처드 탈러의 창작물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의 기본 가설은 사람들이 항상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과소비로 신용을 잃고 노후에 대한 준비도 충분히 하지 않는다. 탈러는 무엇보다 평균 근로자들의 저축률이 안타까울 정도로 낮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많은 사람이 사회보장제도를 위해 거둬들이는 원천징수와 미국인들의 반저축 심리를 비난했지만, 탈러는 그러한 문제의 일부가 은퇴 프로그램이 관리되는 방식에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6년 법령 이전에는 대부분의 기업이 401(k)을 자발적인 프로그램으로 취급했고, 결과적으로 근로자 중 1/3만이 가입하곤 했다.
탈러의 저축 계획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401(k)의 가입자가 33%에서 86%로 늘었다. 또한 가입자의 저축률이 4배나 증가하였다. 높은 수준의 저축률 달성은 다음 3단계 효과(① 높은 저축률 장려 분위기 조성 ② 시간이 지나면 저축률이 자동 상승 ③ 저축이 투자로 연결)를 발휘한다. 은퇴 프로그램은 기금의 장기 투자를 기반으로 삼기 때문에 탈러의 계획은 이상적인 경제 성장책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모든 기업들이 이 계획을 채택한다면 세상은 혁명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근로자들은 안전한 노후 설계가 가능해지고, 사회는 높은 저축률과 투자율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동가입이 정부 간섭을 필요로 하지 않는 민간 영역의 이니셔티브(initiative, 국민발안제: 국민이 직접 헌법개정안이나 중요한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간단히 말해 혁신적 관리 기법과 교육을 통해 개개인들이 정부 도움 없이 자신의 재정 문제와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게 만든 모범사례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새로운 세대의 경제학자들은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출렁이는 증시 리스크 피할 수는 없을까?_ 리스크 관리와 배당 투자의 권위자 제러미 시겔금융경제학자들은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수익률을 최대화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왔다. 효율적 시장가설과 이 가설이 제안하는 전략, 즉 광범위한 지수 펀드에 투자하는 전략은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즉 보다 낮은 리스크로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에 관해 획기적인 발견을 한 경제학자가 제레미 시겔이다.
시겔은 S&P500 지수의 역사를 분석해 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느린 속도로 실적을 내는 오래된 기업 대신 새롭고 원기 왕성한 기업을 추가한 것이 S&P 500 지수의 견고한 장기 실적의 비결이라는 학설을 검증하려 했다. 그리고 깜짝 놀랄 결과를 소개했다. "S&P 최초 기업들의 주식이 평균적으로 반세기 동안 이 지수에 추가된 1,000개의 새 기업들을 능가하는 실적을 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유는 S&P가 너무 오래 기다렸다가 새로운 성장 기업들을 지수에 추가하는 성장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 성장 기업들의 주가가 과도하게 높아진 시점에서 S&P에 추가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S&P는 손실주는 너무 늦게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손실을 내는 기업들이 지수에서 빠질 즈음이 되면, 이들 기업들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곤 했다. 결론적으로 시겔은 S&P지수가 주가를 예상하기보다 뒤쫓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겔은 IBM의 1950~2003년 동안의 총 수익률과 스탠더드 오일의 총 수익률을 비교함으로써 성장의 함정을 보여준다. 그는 이것을 새로운 기업 대 오래된 기업의 전형적인 사례라 칭한다. 증권 분석가들이 이용하는 성장 매트릭스를 기준으로 IBM은 수익, 매출액, 현금흐름, 장부가치 등에서 스탠더드 오일을 능가했다. 하지만 수치의 이면에는 놀라운 사실이 숨겨져 있다. IBM이 기업 내부 측면의 통계에서는 스탠더드 오일을 능가했지만,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수익을 되돌려준 것은 스탠더드 오일이었던 것이다. 모든 배당금을 재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IBM에 투자한 1천 달러는 53년 후 96만 1천 달러가 되었으나, 스탠더드 오일에 투자한 1천 달러는 31% 더 많은 126만 달러에 이르렀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이유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IBM 주식에는 너무 많이 지불했고, 스탠더드 오일에는 충분하지 않게 지불했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현상의 원인은 건전한 투자를 위한 핵심요소인 주가수익률(PER)에서 찾아봐야 한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arning per share)으로 나눈 값이다. 시겔의 연구는 투자자들이 보이는 행동 방식의 약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시종일관 PER가 높은 주식을 쫓고 PER가 낮은 주식을 피하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결국 필연적으로 평균으로의 회귀가 일어난다. 돈을 버는 최상의 방식은 바로 주가수익률이 낮은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신경제 주식은 세계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번번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킨다. 시겔은 성장에 대한 집착은 함정이라고 말하면서 특히 PER가 100이 넘는 주식은 매수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런 주식은 반드시 하락한다는 것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린 상위 20개 종목 리스트에서 기술주나 통신주는 찾아볼 수 없다. 흥미롭게도 피터 린치 역시 시겔과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린치는 "나는 투자한 종목 중에서 가장 일관되게 손실을 낸 종목들이 기술주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많이 벌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_ 돈과 행복의 관계를 연구한 경제학자들요즘 신세대 경제학자 사이에는 행복경제학 분야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부루노 프레이와 알로이스 스터처가 쓴 『경제학, 행복을 말하다』가 있다. 저자들은 "전반적으로 행복과 소득은 실제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듯이 보인다"고 결론짓는다. 달리 말하면 돈으로 직접 행복을 살 수 없을지 몰라도, 여행이나 더 나은 식생활, 주거 생활, 건강관리,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사회적 지위 등 많은 혜택을 살 수 있다는 얘기이다. 돈은 고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하나의 수단이 되는 셈이다.
프레이와 스터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부유한 나라 사람들보다 만족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주된 이유는 가난한 나라에서 대개 폭력과 불확실성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돈에 기인하는 행복감은 수확체감의 법칙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관적인 만족감은 소득과 함께 상승하지만, 일단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은 행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이 수확체감의 법칙을 경험하고 있으며, 행복 정도가 중산층에 비해 별반 나을 게 없다. 프레이와 스터처는 "물질적인 것들로 인한 상대적인 행복감은 점점 약해지고 결국에는 사라진다"고 결론 내렸다.
몇 년 전 나는 행복의 네 가지 원천이라는 주제에 관한 설교를 읽은 적이 있다. 설교를 쓴 목사가 말하는 행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는 보람되고 정직한 일을 해야 한다. 둘째, 여가 활동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셋째, 사랑과 우정은 행복의 핵심 요소이다. 넷째, 영적인 면을 개발하는 것도 행복에 필수적이다. 돈의 역할을 매우 적절한 시각으로 바라본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 입센의 글을 옮기며 이 장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돈은 많은 것들의 껍데기일 뿐 알맹이는 아니다. 돈은 음식은 가져다주지만, 식욕은 가져다주지 못한다. 돈은 약은 가져다주지만, 건강은 가져다주지 못한다. 돈은 지인을 만들어주지만, 친구는 만들지 못한다. 돈은 쾌락을 안겨주지만, 행복은 가져다주지 못한다."
2. 기업 경영에 뛰어든 경제학자들
숨어 있는 알짜기업 어떻게 찾아낼까?_ 기업의 성과와 가치를 측정해낸 경제학자들수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인 회계 방식에서 수익 보고서와 대차대조표에 보통주 가치를 지불 계정으로 기입하지 않음으로써 기업의 진정한 경제 상태를 왜곡한다고 비판해 왔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회계 원칙에서는 주식의 순가를 공짜인 것처럼 취급한다. 상장기업들은 상당한 수익을 보여주는 분기별 보고서를 발표하지만 실상 손실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 때문에 최근 기업의 가치와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경영 지표인 EVA(경제적 부가가치)가 각광받고 있다.
본질적으로 EVA는 자본의 기회비용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산출한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부채와 주식 순가에 대한 적절한 자본비용을 차감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부채를 발생시키면, 기회비용은 국채 이자율과 해당 기업의 신용 리스크에 연계된다. 기업이 주식을 발행하면 기회비용은 주식시장의 장기 연간 수익률(대략 10~12%)로 측정된다. 요컨대 EVA는 투자자들이 그들의 투자자본 리스크를 상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많이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개념이다.
기업이 기회비용보다 많이 번다면 주주들에게 가치를 더해 주고 세계 경제에 부를 창출해주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하고 주주들의 자금은 재무부 증권이나 지수 펀드에 투자되어야 한다. EVA 분석은 기업 경영에 있어 잠재적 인수, 확장 계획, 부실 자산을 평가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 코카콜라 등 300여 주요 기업들은 이미 EVA를 자본 책무성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EVA를 통해 진정한 수익은 투자자의 정상적 회수에 대한 지불금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개념을 강화하고 있다.
EVA에도 단점은 있다. EVA는 기업 경영진에게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평균 이상의 이익 센터를 끊임없이 창출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을 부여하다. 어떤 기업이 지난해 다우존스지수를 능가하지 못해 실질적인 수익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상상해 보라. 실로 부담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훗날 다음 번 경제 침체기에 기업 EVA가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궁금하다. 최악의 경우 많은 사람을 해고하는 악마 같은 존재로 변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3. 정부, 경제학자의 아이디어를 훔치다교통체증은 통행료가 무료라서 발생한다?_ 차를 운전할 때마다 돈을 지불하라, 로버트 풀 주니어꽉 막힌 도로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도로의 비효율적인 사용은 오염의 원인이자 부족한 자원의 환경적 남용이 되고 있다. 짜증나는 교통 정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교통 체증 문제에 대한 표준적인 해결책, 즉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도로를 건설 및 유지하는 것은 늘어나는 교통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정체 해결에 기여하는 바도 거의 없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도로 사용자들이 피크 시간대에 도로를 이용하는 실제 가치에 맞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여기에 책무성과 한계비용 가격책정의 원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해결책을 시도하고 있다. 차선을 늘리고, 카풀을 장려하고, 경전철을 만들고, 대중교통을 확대하고, 간선도로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수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출퇴근 러시아워 자동차 수를 줄이기 위해 피크 요금제(peak pricing)라는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특정 피크 타임에 통행료를 올림으로써 꼭 그때 그곳에 가지 않아도 되는 운전자들은 다른 길로 가거나 다른 시간대에 이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거둬들이는 통행료는 간선도로를 유지하고, 필요한 곳에 새로운 차선이나 도로를 건설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1998년부터 전국적으로 피크 요금제를 시도한 최초 국가이다. 전자식 도로 요금제(ERP)라는 통행료 체계는 피크 시간대에 중심 업무지구 안에서, 그리고 도시를 출입하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에 걸쳐서 시행된다. ERP 통행료 체계는 도료에 무료로 진입할 권리가 있다고 느끼는 운전자에게는 인기가 없지만 결과는 긍정적이다. ERP 적용 시간에 교통량이 13% 줄어들었고 평균 차량 속도는 약 20%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세계 전역에서 통행료와 피크 요금제 기법이 간선도로와 일반도로에 들어가는 비용을 조달하고, 교통의 원활성과 안전성을 꾀하는 보다 나은 방법이라는 증거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사교육을 억제하면 공교육이 살아날까?_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과 경쟁의 경제 원칙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공립 교육은 정부가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1970년 이래 학생 1명당 지출액은 2배 늘었지만, 학업 성적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밀턴 프리드먼은 정부가 주도하는 미국 교육 체제는 획일적이고 비용이 많이 들고 고도로 중앙 집중화 된 유사 독점 체계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안으로 부모들이 국공립 및 사립학교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학교를 선택하고, 거기서 쓸 수 있도록 바우처(일종의 교육비 상환권) 형식으로 일정 자금을 매년 그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바우처나 세금 공제를 통해서든 또는 차터스쿨(운영이 자유로운 공립학교)을 통해서든 학교를 선택한다는 아이디어는 길고 긴 싸움 끝에 점차 큰 힘을 얻어가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자녀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 및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 노조와 행정 관리자 집단은 풍부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과시하며 그 어떤 형태의 급격한 변화에도 반대하고 있다.
다행스런 것은 경쟁과 선택이 교육에 안겨주는 혜택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이 경제학자들에 의해 꾸준히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론은 학부모로부터 직접 돈을 받는 사립학교가 바우처 지원을 받는 사립학교나 정부 운영 학교보다 더 효율적이고, 학문적으로 더 효과적이며, 시설 관리도 더 낫고, 커리큘럼에 대한 부모들의 요구에 더 잘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