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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머니

조현재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그린머니

조현재 외 4인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 2008년 4월 / 241쪽 / 12,000원

1장. 기후 변화, 재앙인가 기회인가



1. CO2 감축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2007년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 13차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가 발리로드맵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발리로드맵은 그동안 기후 변화 협약을 거부해왔던 미국의 참여로 진정한 범세계적 기후대책 기구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15차 총회에서는 모든 국가가 CO₂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세계 9위 CO₂배출국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협약을 이끌고 있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고 있다. 독일은 환경 친화적 조세 개혁으로 25만 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CO₂감축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할 날이 멀지 않았다.



세계 9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는 발리 총회에서 제시했던 감축량 규모가 25~40%인 것을 감안하면 10% 이상 감축(한해 약 2,260만 톤) 의무를 져야 할 것이다. 발리 로드맵은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있어 자국의 능력 범위에 따라 감축 목표와 방법을 차등화하기로 결정하였다. 대신 감축안은 측정, 보고, 검증이 가능한 방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 논의는 교토의정서 상 의무 감축국의 2012년 이후 추가 감축 문제와 교토의정서에 포함되지 않은 선진국과 개도국 감축 문제도 따로 논의된다.



발리 총회에서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기후적응기금'을 누가 관리하느냐의 문제였다. 기후적응기금은 CO₂배출을 줄이는 데에 따라 직접 피해를 보는 개도국 지원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격렬한 논의 끝에 관리주체로 지구환경기금(GEF)과 세계은행이 참여하도록 했다. 기후적응기금은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규정되었다. 2007년 말 현재 거둬들인 돈은 약 6,700만 달러. 그러나 2013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강화되면 기금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엔은 2015년 기준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개도국의 재해방지와 대체에너지 개발, 빈곤 퇴치 등에 연간 860억 달러의 기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는 "개도국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기후환경 변화 사업에 참여하면 한국기업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CO2를 많이 발생시키는 산업계에 온실가스 감축은 생존이 걸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산업계에 어떤 피해가 있을지에 대한 정량적 분석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전체 산업 CO2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 철강업체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규제가 시작되면 기술경쟁력이 없는 회사들은 도태되며 철강업계에 한 차례 혼란기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비 일부 철강사들은 자체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한 물밑 움직임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석유화학 등 다른 분야도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다. 자동차는 유럽이 주도하는 까다로운 배출가스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아예 수출 길이 막힐 수도 있다.

1997년 세계 각국은 교토의정서를 맺고 각국별로 온실가스 강제 감축 할당량을 배정했다. 2005년 발효된 강제 감축의무에는 OECD 27개국 등 총 39개국이 참여했다. 이들 국가는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1990년 CO2 배출량과 비교해 평균 5.2%를 줄여야 한다. 감축할당량은 국가별로 차이가 크다. 캐나다와 일본은 6%이지만 EU는 평균 8%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2년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막대한 벌금을 내거나 감축목표에 벌점이 부과되는 엄청난 페널티를 받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토의정서는 선진국 간 또는 '선진국-개도국' 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투자를 위해 탄소배출권을 사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하지만 미국 등 교토의정서 비준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들은 "강제할당이 지구온난화 방지에는 기여하지만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국 세계 경제 침체를 가져온다"는 입장이다. 한국도 강제할당을 받을 경우 피해가 만만치 않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 배출량 대비 5% 감축 시 규모는 3억 6,600만 톤에 달하며 이는 탄소배출권 가격으로 70억 달러 어치"라고 설명한다. 정부는 이런 논리로 2015년까지 CO2 배출량의 5%를 감축할 경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이것이 온실가스 의무부담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온실가스를 상품으로 거래할 수 있는 제도(교토 메커니즘)는 환경을 축으로 한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을 예고하면서 새로운 경제전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각국은 할당된 감축량을 줄이지 못하면 벌금을 내든가 배출권 거래소에서 그만큼 배출권을 사야 한다. 만일 다른 나라에서 사업을 벌여 온실가스를 줄이면 그것도 실적에 포함된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배출권을 사는 것이 유리한지 벌금을 내는 것이 유리한지 국익차원에서 따져야 할 문제"라며 "결국 환경문제가 경제문제"라고 말한다. 이렇듯 교토의정서를 바라보는 세계 각국의 시선은 바로 국익이다. EU는 내심 CO2를 둘러싼 세계 경제 재편을 이용하여 2차 대전 이후 빼앗겼던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찾아오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EU가 가장 관심을 갖고 노리는 분야는 배출권 매매 시장과 관련된 제도다. 런던의 금융 인프라를 이용해 중개와 거래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 각국이 배출권을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금융의 중심지는 시카고, 뉴욕에서 런던으로 옮겨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EU는 벌써 환경을 무기로 한 무역장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EU에 수출하는 자동차는 탄소배출량 규제를 적용한다. 사라 헨드리 영국 환경노동부 국장은 이와 관련 "개도국 입장에서 무역장벽일지 모르지만 EU 입장에서는 시장의 새로운 스탠다드를 만드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일본도 교토 메커니즘을 통해 무섭게 떠오르는 중국으로부터 아시아 경제의 주도권을 지켜내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새로운 신기술을 무기로 동남아 경제권을 지켜내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첨단기술과 탄소배출 거래시장을 장악하는 나라가 향후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다소비국으로 전 세계 CO2 배출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반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대신 신기술을 개발해 자율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고 신기술 공유 및 이전을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논리를 펴고 있다.



2. 피할 수 없는 변화 '기후 변화 협약'



지구온난화 문제가 지구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면서 1988년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은 세계기상기구와 공동으로 국제과학자그룹 IPCC를 설립했다. 이어 1989년 UNEP 각료 이사회에서 조약교섭, 1990년 세계기후회의 각료선언으로 이어졌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회의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채택되어 1994년 3월 발효되었다. UNFCCC에 가입한 국가는 190여 개국에 달하며 우리나라는 1993년 가입하였다. UNFCCC는 차별화된 공동부담 원칙에 따라 가입당사국을 부속서1 국가와 비부속서1 국가로 구분해 각기 다른 의무를 부담시킨다. 부속서1 국가는 2000년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1990년 수준으로 안정화시키되 강제사항은 아니다.



기후변화 협약이 전 세계 국가들이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한 약속이라면,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 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누가, 얼마나, 어떻게 줄이는가에 대한 문제를 합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교토의정서는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선진국에게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부여한 구체적인 강제의무 지침으로서 탄생했다. 교토의정서는 부속서1 국가 38개국과 EU의 차별화된 감축목표와 온실가스 대상물질 등을 명시했다. 또한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경제적이고 유연성 있는 수단을 인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토의정서는 무역규제 조치를 포함한 대표적인 다자간 환경협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토의정서는 1998년 3월부터 1년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서명을 받아 채택, 각 협약 당사국들이 의정서가 발효될 수 있도록 비준을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2001년 3월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이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 자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교토의정서는 미국의 탈퇴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EU와 일본이 중심이 되어 협상을 지속하여 2005년 2월 16일 마침내 발효되었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선진 38개국은 1990년의 CO2 배출량과 비교해 전체의 평균 5%를 감축하되 각국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차별화된 감축량을 할당받았다.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는 국가가 감축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다. 독일의 환경세처럼 각종 규제나 세금 등을 부과하거나 기업이나 가계 등에서 규제나 보조금 제도를 통해 온실 가스가 적게 드는 연료로 전환, 또는 풍력이나 태양력 등 대체에너지를 이용하여 각종 설비의 효율향상을 유도하는 방법 등이다. 이 방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교토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수밖에 없다.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 공동이행제도(선진국 사이에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와 청정개발체제(개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수행해 달성한 실적의 일부를 선진국의 감축량으로 허용하는 것) 그리고 배출권 거래제도(온실가스 감축의무 보유국가가 의무 감축량을 초과해 달성할 경우, 초과분을 다른 국가와 거래할 수 있게 한 것)를 도입했는데 이를 교토 메커니즘이라고 한다. 이러한 체제의 도입은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자국 내에서 모두 이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2장. 환경+경제=?



1. CO2가 돈이다



영국은 제11회 당사국 총회에서 '기후변화를 이용한 사업 만들기'를 발표했다. 교토 체제에 의한 배출권 거래 등에서 한 발 앞서 나가는 영국이 CO2 비즈니스가 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당시 영국 환경장관은 "청정에너지 시장은 매년 20~25% 성장하며 2020년에는 1조 9천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환경부는 CO2가 비즈니스가 되는 5가지 이유로 "(1) 기후변화는 대세 (2) 저탄소 경제체제 변화 (3) 기존 경제에 큰 타격 없음 (4) 수많은 CO₂저감 방법 (5) 법적 근거를 가진 장기간에 걸친 정부 정책"을 꼽았다.



프랑스 깨스 데빠뉴 은행 8층 작은 방 앞에 유러피안 카본펀드(ECF)란 푯말이 붙어 있다. 여기가 민간자본으로 형성된 최초의 탄소투자펀드를 움직이는 헤드쿼터다. 직원 서너 명이 전부지만 이곳에서 굴리는 돈이 1억 5백만 유로(1,260억 원)에 달한다. 이 펀드는 유럽 유수 은행 9곳이 참여해 2005년 6월 출범했다. UN은 교토의정서를 체결하면서 CDM(청정개발체제)라는 사업을 고안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선진국들을 위한 제도로 후진국에 온실가스 저감투자를 한 후 여기서 거둔 감축분을 시장에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자국의 감축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CF는 이 제도를 이용해 수익을 내고 있다. 투자금으로 CDM 사업에 3년 정도 투자를 한 후 '탄소배출권'이라는 온실가스 감축실적으로 확보해 이를 유럽시장에 내다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온실가스 규제가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만들어낸 하나의 사례다. 교토의정서의 중심지인 유럽연합에서는 아직 초기상태지만 탄소배출권 거래가 가동되면서 CO2 거래를 위한 크레디트 인증업체, 컨설팅 업체, 배출권 획득 대행업체 등 새로운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06년 300억 달러인 탄소시장 규모가 2010년에는 1천 5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은 교토의정서를 주도하는 유럽연합이다. EU는 2005년부터 역내 국가들이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는 '유럽배출권 거래제도(EU ETS)' 시스템을 가동했다. 참여 기업 수는 25개국 1만 5천 개에 이른다. EU에서 CO2 거래는 주식만큼 역동적이다. 2005년 초 8유로에 거래되었던 CO2는 2005년 7월 29유로까지 급등했다.



영국은 EU보다 3년 앞선 2001년 배출권 거래를 실시했다. 검증된 자국 회사들이 온실가스 통계 시스템을 구축해 EU 배출권 거래시장을 선점하고 전문 컨설팅 회사를 구성하는 등 기후변화협약의 최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를 보듯 우리나라에도 배출권 거래제 도입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2012년까지는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없지만 그 이후에는 감축의무가 부여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배출권 거래제가 실시되면 다양한 부수 효과가 발생한다. 먼저 기업들이 배출량에 대한 보고체계를 갖추어 앞으로 실시될 거래제도에 대한 선행학습을 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 민간전문가를 탄생시켜 새로 만들어지는 기후 시장 내 컨설팅업계를 한국이 주도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다만 규제방식 보다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다양한 보상체계와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04년 11월 말까지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인해 발생한 손실액은 2천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이 기후변화에 더욱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단순히 자연 재앙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보험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영국, 헝가리 등에서는 허리케인에 대한 재앙 채권이 만들어지는 등 다양한 보험이 생겨나고 있다. 교토 체제의 핵심 시스템인 청정개발체제(CDM)나 배출권 거래제도(EF) 등도 새로운 보험 상품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선진국의 기술을 개도국이나 후진국으로 이전시키는 메커니즘인 CDM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자금을 필요로 하는데, 그 자금은 상당한 위험을 내포한다. 이러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보험을 동반해야 한다.



2. 새로운 엘도라도, CDM



덴마크 환경부는 세계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체제) 시장의 큰손 중 하나이다. 덴마크는 교토의정서에 따라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21% 줄여야 한다. 자체적인 감축 노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덴마크 정부는 다른 국가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투자를 한 후 감축실적을 사오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토 메커니즘이라 불리는 감축실적 달성방법에는 첫째, 온실가스 의무감축국 간에 서로 상대국에 투자해 감축 실적을 나누어 갖는 공동이행제도 둘째, 의무감축국인 선진국이 후진국에 투자해 감축실적을 가져오는 청정개발체제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도록 배출권 거래 제도를 만들었다. 덴마크는 대체에너지 확대와 기술개발 등의 내부 활동으로 2천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거두려면 5억 3천 8백만 유로의 투자가 필요하다. 반면 CDM을 활용해 해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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