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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경제학

하랄드 빌렌브록 지음 | 미래의창
하랄드 빌렌브록 지음

미래의창 / 2007년 1월 / 302쪽 / 11,000원

1부 아름다운 환상



꿈을 만드는 물질

1974년 봄 미국에서 아주 이상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경제학자인 리처드 A.이스털린이 약 25년에 걸쳐 24회 이상 실시한 설문 조사의 최종 결과를 내놓은 것이었다.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의 주민들에게 소득과 삶에 관한 만족도를 묻는 설문 조사였다. 결과를 확인하면서 이스털린은 놀라운 현상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모든 설문에서 더 부유한 사람들이 같은 나라의 덜 부유한 사람들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크다는 결과는 예상과는 다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국가들 사이에서는 부의 차이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완벽하게 무시되고 있었다. 그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여러 가지 관점에서 일종의 예언으로 평가될 수 있는 이스털린의 이론은 이제까지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았던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당시 서유럽과 미국은 주기적인 경기 둔화로 인해 잠시 주춤한 적이 있을 뿐, 지속적인 성장의 물결에 흠뻑 취해 있었다. 빌리 브란트 총리가 이끌고 있던 독일은 11퍼센트까지의 임금 상승을 기록했고, 미국인들 역시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부자가 되어갔다. "경제적인 성장이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까?" 이스털린이 그의 논문에서 내세운 이런 문제는 잘못된 시기에 잘못 제기된 문제처럼 보였다.



동료학자들은 그의 논제를 무시했다.《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는 이 논문의 2차 게재를 매정하게 거절했다. 1974년의 부유함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이스털린의 의혹은 괴상한 주문처럼 들릴 뿐이었다. "신경제가 낳은 백만장자들에게 증권이 과연 신의 축복처럼 달콤한 기회이기만 할까?" 이렇게 묻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상황이 그러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도 부유함과 행복 사이의 연관관계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다. 개인들이 각자의 이익을 실현하면, 그것은 자동적으로,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의 조종을 받는 것처럼' 공동의 이익에 기여했다. 1776년 스코틀랜드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가 발표한 이런 생각은 지난 200년 동안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상으로 발전했다(스미스의 대표작인 '국부론'은 성경과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성공의 열매를 더욱 크게 키우기 위해 생산비를 줄이고 직원을 해고하는 사장들, 단 몇 달러를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짜내고, 그래서 지금까지의 표준을 깡그리 바꿔 치우는 컴퓨터광들, 조금 더 저렴한 제품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 진열대에 놓인, 이미 충분히 저렴한 가격의 샴푸를 외면하는 주부들, 성장하는 회사에 재투자하기 위해 잠깐 힘들어하는 기업에서 돈을 빼내는 투자자들, 그들 모두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이용한다.



벼락부자의 행복

그는 말했다. 물론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분명히 건강이나 우정 혹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책임 같은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그러나 그는 이런 말도 했다. "우리가 돈 때문에 제한을 받는 삶을 견뎌내야 한다는 생각, 나아가 그런 것이 고귀한 것이라는 생각은 인간이 저지른 최악의 오류이다." 또 이런 말도 했다. "부자가 되는 것은 우리의 타고난 권리이다." 꽤나 추상적으로 들리는 말이다. 심지어 부유함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소리도 있다. 섀퍼가 청중 앞에서 강연을 할 때 그는 가장 먼저 양복 주머니에서 500유로짜리 지폐를 꺼내 마법을 건다. 손가락 사이에 지폐를 쥐고 마이크에 스쳐 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무대 아래의 청중에게 이렇게 말한다. "멋진 소리죠. 그렇지 않아요?" 아담 스미스와 찰스 다윈이 완벽한 인간을 창조해내기 위해 유전자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크레이그 벤터와 공동 작업을 한다면, 보도 섀퍼는 그 결과로 나오게 될 피조물의 모습일 것이다.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최대한 이용하고, 약점들은 철저하게 거세해버리는 존재, 자신의 삶을 오로지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앞으로'라는 모토로 이해하는 존재, 그 어느 것도 자기 인생에 주어진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기회를 시험해보는 존재이다.



그러나 섀퍼는 돈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그는 돈 세상의 가장 유명한 선구자였다. 그가 만들어낸 것은 놀랍도록 단순한 세계관이었다. 이쪽은 가지지 못한 자,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자가 사는 지옥이고, 저쪽은 사람과 시장을 움직이는 자수성가 백만장자들이 살아가는 천국이다. 그에게 행복은 결국 돈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것이다."누구나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그는 그렇게 확신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누구나 백만장자가 되려고 시도는 해봐야 할 의무가 있다고. "아무것도 감행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고,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그래서 그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 말이 실제 지니고 있는 의미는 분명하다. 정말로 돈에 대해 무언가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보도 섀퍼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2부 돈의 힘 돈으로 할 수 있는 것



물질의 언어

새로이 사랑에 빠지고 있는 사람의 머리와 몸속으로 잠시 들어 가보자. 우리는 지금 어떤 사람을 막 알게 되었다. 삶 전체를 한순간에 뒤흔들어 놓는 사람이다. 손바닥이 촉촉하게 젖어 온다. 서 있기 힘들 만큼 무릎에 힘이 빠지고, 마음은 곡예라도 부리려는 것처럼 공중으로 둥둥 떠오른다. 사랑에 빠진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신경 생리학자는 이 순간 일련의 호르몬이 극도로 기분 좋은 비상 상황으로 돌입해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진화심리학자는 이제 짝짓기의 초기 단계가 시작되었다고 설명할 것이고, 철학자라면 고독의 극복을 향한 태고 이래의 동경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는 달리 경제학자의 말은 단순 명료하다. 결산 중이다. 우리의 무의식은 생겨날 수도 있는 관계의 손익을 냉정하게 추산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우리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 검토하고, 우리는 상대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계산한다. 그리곤 그 두 가지 계산 결과를 비교 평가한다. 양쪽의 손익 계산이 모두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면 우리는 가까이 다가간다. 우리는 입을 맞춘다.



영 낭만적인 느낌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돈의 시대에 그런 손익계산은 은행 계좌를 규칙적으로 점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당연한 일이 되었다. 우리는 매순간 겪어왔던 일과 경험을 자신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면서 결정을 내린다. 대부분 우리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의식조차 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실제로는 삶이라는 슈퍼마켓 안을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주어진 모든 상품에 보이지 않는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어떤 것 혹은 어떤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지, 거부하고 말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는 우선 그것 혹은 그 사람이 우리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그것 혹은 그 사람에 대해 우리 스스로 얼마를 지불할 마음이 있는지 알아내야 하는 것이다.



싼 게 최고야

그들은 모든 것을 얻었다. 직업 생활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들은 고도로 전염되기 쉬운 바이러스를 복제했다. 어떤 경쟁자도, 어떤 캠페인도, 어떤 대응 수단도 더 이상 그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세상에 한 발을 내딛자마자 최강의 힘을 얻은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전염병으로 발전했다. 우리는 버스정거장에서, 신문 가판대에서, 광고판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그 바이러스와 마주친다. 광고주에게는 평생 꿈꾸는 최고의 꿈이다. 그의 고객들에게는 고맙고 귀중한 만남이다. 광고제작자에게는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증거가 된다. 그렇지만 오늘은 어쩐지 그 바이러스의 주인이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그것은 일종의 팀워크였습니다." 벤트 로진스키는 원작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은근슬쩍 피해 갔다. "우리는 많은 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십 개, 어쩌면 수백 개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딱 이것 하나만 남았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싼 게 최고야." 2002년 10월 이 카피를 담은 광고가 독일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 반응은 광고주, 자툰의 표현 그대로 청천벽력이었다. 전자제품 판매업체인 자툰은 융 폰 마트가 제작한 이 광고로 고객의 관심을 유발하고 기업 이미지를 혁신했다는 의미에서 기록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게다가 이 광고는 독일에서 격렬한 저가 논쟁을 불러일으켜 제작자인 벤트 로진스키를 바쁘게 만들었다. 로진스키는 그 시기에 《슈테른》, 《슈피겔》, 《타즈》 등 여러 잡지와 30차례가 넘는 인터뷰를 가졌다. 한편으로는 꽤 피곤한 일이었지만, 동시에 아주 즐거운 일이기도 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언론의 관심을 통해 광고효과를 다시 한 번 배가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물론 로진스키는 언론의 관심이 그렇게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 문장을 발견했을 때, '야, 이거 물건이네.'이런 생각은 했습니다." 그는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말했다. "물론 그렇게까지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지요. 우리도 크게 놀랐습니다."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싼 게 최고야"라는 광고 문안은 왜곡된 형태로 끝도 없이 추락하는 가격을 의미했고, 위기감에 휩싸여 곧바로 직원들을 해고하는 상점들을 의미했다. 한 기자는 로진스키에게 시장 경기를 죽인 당사자로서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기도 했다. 그리고 로진스키의 동료이며 미술감독인 오베 글레이는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싼 게 최고야"라는 광고로 화제가 이어지면서 자기 입장을 변호하느라 무려 세 시간을 애써야 했다.



3부 성장의 한계 우리는 왜 돈을 믿는가



내 집, 내 차, 내 요트

몇 년 전에 광고회사인 융 폰 마트는 독일 텔레비전의 황금시간대에 상당히 관심을 끄는 광고를 내보냈다. 30초 짜리 이 광고는 두 명의 학교 동창생이 긴 세월이 흐른 뒤에 우연히 레스토랑에서 만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두 사람은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말쑥한 차림의 40대로 성공한 삶의 증거를 온 몸으로 내뿜고 있다. "어이구, 이게 웬일이야, 쇼버!" 한 남자가 옛 동창생을 알아보고 레스토랑이 떠나가라 큰 소리로 외쳐댄다. "슈뢰더!!" 다른 남자가 조금도 뒤지지 않는 목소리로 맞받아 소리친다. "어이, 이 사람 이게 도대체 얼마만이야! 여기 앉아!" 슈뢰더가 쇼버에게 기분 좋게 자리를 권한다. "그래, 어떻게 지내나?" 쇼버가 차분하게 대답한다. "잘 지내고 있지. 그럼 자네는?" "좋지,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슈뢰더는 활짝 웃으며 세상을 모두 품에 안으려는 듯 팔을 활짝 벌렸다. "잠깐만!" 슈뢰더는 과장되게 팔을 휘두르며 저고리 안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더니 자랑스럽게 사진 세 장을 탁자 위 에 내려놓는다. "내 집, 내 차, 내 요트!" "쾅!" 순간 시간이 멈췄다. 정지한 시간 속으로 불안을 머금은 음악이 흐른다. 슈뢰더와 쇼버는 갑자기 그들의 전부를 놓고 결투를 벌이는 전사의 모습으로 굳어 있다. 이제 결전의 시간이 도래했음이 느껴진다. 마침내 쇼버가 자기의 카드를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카운터블로를 시도한다. "내 집, 내 차, 내 요트!" 쇼버의 사진은 슈뢰더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럭셔리한 집, 자동차, 요트를 보여준다.



그리고나서 쇼버는 연속적으로 강펀치를 날린다. "내 말들!" 그리고 이어지는 세 장의 사진, 환상적인 금발 미녀들이 웃고 있다. "내 말들을 돌보는 여자들!" 슈뢰더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더듬거린다. "그렇지만 자네는 학교에서… 그때 자네는…." 단 한 마디 대꾸도 없이 쇼버는 마지막 결정타를 날리기 위해 승리의 카드를 꺼내든다. 빨간색 은행 로고가 찍힌 명함이다. "내 개인 자산 관리사!" 융 폰 마트는 은행 광고들 중 이것을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 실제로 이 영상은 독창적이고 기발하다. 이 광고는 30초의 짧은 시간 동안 인간의 깊은 동경과 근원적인 두려움을 동시에 표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한편으로는 가치를 존중받고 경탄의 대상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드러난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성공하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받게 된다는 두려움을 극명하게 잡아냈다. 슈뢰더처럼 이름도, 존재도 없는 'Nobody'로 남느냐, 아니면 쇼버처럼, 혹은 그를 능가하는 'Somebody'가 되느냐가 바로 이 광고가 품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이다. 다시 말해 사회적 위치가 중요한 것이다. '사회적 위치' 혹은 '지위'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좁은 의미에서 보면 직업이나, 가족상황 혹은 계급 구조 속에서 한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사회적 위치라는 말은 무언가 더욱 큰 개념, 더 깊은 인간의 내면과 관련된다. 다시 말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자신감과 관련된 개념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가지는 관념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우리가 자신을 비추어 보는 거울인 셈이다.



네가 가지면 나도 가져야 한다

오늘날에 와서 우리의 상황이 정말로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정말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부에 대해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너무 높고 럭셔리한 수준을 바라보며 지레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부유함이라는 것에는 객관적인 척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석유 재벌인 폴 게티는 자기 재산이 더 이상 얼마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되어야 비로소 정말 부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유럽 연합은 평균소득의 200퍼센트 이상을 버는 사람이면 이미 부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독일이라면 연간 총소득이 6만 유로 이상이면 부자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평균 소득의 60퍼센트 이하를 번다면 가난한 것으로 분류된다. 독일에서는 약 1천만 명이 그 분류에 포함된다. 사회보조금으로 생활하는 4인 가족은 집세와 그 밖의 모든 보조금을 포함해서 월 1,550유로를 국가로부터 수령한다. 5인 가족의 경우에는 약 1,840유로에 이른다. 이는 미숙련 노동자의 순임금보다 많은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얼마나 가난할까? 그리고 사회의 반대쪽, 부자들의 세계로 넘어가는 문턱은 정확히 어디에 있는 것일까? 빈자와 부자에 관한 그런 질문들에 대해 가장 현명한 대답은 미국의 작가인 H. L. 멩켄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부자에 대한 그의 정의는 이렇다. 부유한 남자란 처형이나 처제의 남편, 즉 동서보다 1년에 100달러라도 더 많이 버는 사람이다. 실제로 '부'와 '가난'은 완전히 상대적인 개념이다. 독일의 일인당 소득이 증가하면 가난한 사람의 숫자도 자동적으로 증가한다. 예를 들어 착한 천사가 밤사이 전체 국민의 소득을 두 배로 늘려주었다고 해도, 유럽 연합의 공식적인 규정에 따른다면 다음날 아침이 되었을 때 여전히 전날과 똑같은 수의 가난한 자와 부자가 있을 것이다. 부와 가난에 대한 공식적인 규정처럼 우리의 개인적인 관념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다섯 개의 침실과 그만큼 많은 수의 욕실이 있는 토스카나 스타일의 개인주택에 살고 있다. 실내는 이탈리아 사람들이나 제대로 발음할 수 있는 이름의 디자이너가 만든 가구로 꾸며져 있고, 멋지게 가꾼 정원이 집 주위를 사방으로 두르고 있다. 이런 집이 마그데부르크의 콘크리트 슬라브 주택들 한가운데 있다면, 우리는 매일 아침 테라스에 앉아 아침식사를 하면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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