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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과 연애하기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지음 | 이콘출판
1. 외환시장은 '미인 투표'이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그렇게 된다

외환시장에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외환 시세가 개별 시장 참가자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정해진다는 사실이다. 그 점을 케인즈는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미인투표에 비유했다. 미인투표는 "모두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다같이 맞히는 정보게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예전에 <퀴즈, 100명에게 물었습니다>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예컨대 "외국의 도시 중 어디에 가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을 100명에게 던지고 그 100명의 대답을 퀴즈 참가자가 맞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인 투표는 이와 같다. 즉 시장에 참가하는 많은 선수들이 '이 상황은 달러 하락'이라고 믿는다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 방향으로 가격이 일제히 움직인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그것은 인간이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 속에서 서로 영향을 맺고 살고 있기 때문에 독립된 개인의 생각도 끊임없이 수정된다. 그 결과 개인의 집합인 전체의 움직임은 복잡해지고, 미래의 일은 매우 불확실하여 아무도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외환 시장은 이제 지구 규모로 확산되어 언제 누가 참가하고 있는지 포착할 도리가 없다.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가장 자유로운 시장인 것이다.



외환시장이 예측 불가능하다고 해서 우리가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것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미인 투표에서도 누가 봐도 미인이라고 여길 사람은 몇 명쯤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방향성이랄까 직감적인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미인의 기준은 사람들의 취향과 시대의 유행을 반영한다. 이 모든 요인을 감안해 투표가 이루어지면 적어도 어느 정도의 예측 또는 장기적인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 시장에 있어서도 특정 시점의 환율을 정확히 맞히는 것은 어렵더라도 게임에 참가하는 이상 자기의 정보를 총동원하여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시장에서 남과 다른 취향을 고집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 시장에서 이긴다는 것 또는 돈을 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취향에 동조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인 투표의 결과를 미리 읽어 자기도 이기는 쪽으로 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조지 소로스가 시장을 보는 법

1992년 조시 소로스는 파운드화의 가격을 유지하려는 영국 정부를 상대로 큰 싸움을 벌여 대승리를 거둔다. 이후 그는 국제금융계의 전설적인 괴물로 통하게 되었다. 그가 금융시장의 괴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에게 없는 독특한 시장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Fallibility(오류성)와 Reflexivity(재귀성)라는 개념이었다. 오류성은 인간의 지식은 불완전하므로 다음 전개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고, 재귀성은 기대와 현실 또는 인간과 인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움직인다는 사고방식이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개인과 기업이 서로 독립하여 영향을 미치는 일 없이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 가정하여 이론을 구축한 데에 비해, 그의 사고방식은 시장과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적이 인물이었기에 그는 영국정부와 대립해서도 전혀 움츠러듦 없이 오히려 정책 당국의 잘못과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울 수 있었다.

소로스는 드러켄 밀러, 로디티, 프라가 등 젊고 우수한 부하를 많이 두고 있었는데, 그들은 각각 소로스 밑에서 상당한 재량을 부여받아 커다란 리스크(포지션)를 부담하며 활약했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반사신경을 필요로 하는 현장의 젊은 힘과 경험이 풍부한 소로스의 지혜가 잘 맞물려 세상을 뒤흔든 전설적인 투기의 세계가 이룩되었던 것이다. 외환당국 입장에서 그들과 반대 입장에서 싸워야 했던 필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같은 프로로서 상대의 역량을 인정하는 것은 어느 세계에서나 있는 일이 아닐까?



정보의 비대칭성이 시장을 불완전하게 한다

2001년 스티글리츠는 '정보의 형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고자 하는 새로운 정보경제학'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사실 그가 노벨상을 수상한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이 정보나 개인의 합리성 등을 둘러싸고 완전히 기능한다는 종래의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기초부터 뒤집었기 때문이다. 스티글리츠의 노력으로 이론경제학의 최전선에서 정보와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 행동의 불완전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이론 전개가 한 방향으로 수렴하는 단계가 아니므로 아직도 많은 학자들이 종래의 미시 및 거시 경제학에 따라 정책 제안과 예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론경제학자는 아니지만 경제나 시장의 현실 가운데 깊이 들어갈수록 신고전학파적 사고방식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외환시장의 현실을 읽을 때의 핵심은 정보와 정보의 불완전성, 그것을 둘러싼 하나의 게임이론적 환경이다. 소로스가 오류성의 개념으로 인간의 불완전성을 강조하는 것도 결국 정보의 불완전성과 시장의 게임이론적 성격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완전경쟁의 상황을 가정하여 이것을 눈감아버린다면, 이론과 정책은 경제시스템과 시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시장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취사선택임이 분명하다. "정보를 얼마나 갖고 있는가? 갖고 있는 정보를 새로운 상황이 출현함에 따라 얼마나 수정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현대와 같은 고도 정보사회에서는 사회의 모든 활동이 정보게임의 측면을 갖고 있다. 전쟁에서 정보의 수집능력이 생사를 가르듯이 외환시장에서 승자가 되려면 정보수집에 남보다 두 배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질과 양 모두 남보다 많은 정보를 가진 자가 이긴다는 철칙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모든 타인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는 없다. 다양한 정보의 집적이 있는 가운데 각 개인은 독자적인 조합을 갖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어떤 안건은 A, 다른 안건은 B, 또 어떤 국면은 C라는 식으로 안건과 국면에 따라 유리한 사람이 교대된다. 그것이 시장의 현실인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보가 없으면 진다는 것이다. 일본이 1990년대 내내 경제전쟁에서 패배를 거듭한 것은 정보 부족이 큰 원인이었다. 환율의 세계는 불과 5분 동안에 수백억 엔을 버는 것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그것이 투기 행위로 인식되기 쉽지만 시장에서는 "정보를 얼마나 많이 쥐고 있었을까" 하는 존경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2장 외환거래는 정보 게임이다



서프라이즈를 주라

외환시장이 정보게임에 비유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시장 참가자는 누구나 새로운 정보를 내놓아 다른 사람을 끌어들임으로써 새로운 흐름을 만들려고 하거나 그 흐름에 편승하면서도 남들보다 빨리 벗어나려고 하는 허허실실의 정보게임에 열심이다. 우리는 대중매체의 뉴스와 같이 누구나 알고 있는 정보는 가볍게 흘려듣는다. 정보의 총량과 질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는 망설이면서도 지금까지의 판단을 최종적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 정보를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새로운 것인가 아닌가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움에는 모두의 예측을 넘어선 것도 포함된다. 정부가 새로운 경제정책을 발표해도 주가가 오르기는커녕 거꾸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때가 있다. 이것은 정책이 정식으로 발표되기 전에 일부 인사들이 정보를 미리 흘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5조 엔의 대책을 10조 엔으로 부풀려 얘기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시장은 희미한 기대를 품게 된다. 그러나 정식발표에서 5조 엔임을 알게 되면 실망감에 주가는 이전 수준 이하로 내려가 버리기도 한다. 정보의 본질 측면에서 새로움이 결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전의 정보보다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 효과를 기대한다면 절대로 사전에 누설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누설하지 않는 것을 암묵적인 규칙으로 준수해야 할 것이며,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정책 결정과정에서 발표에 이르는 시스템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필자가 국제금융국장을 지낼 때의 경험이다. 1995년 8월 2일 엔고를 시정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협조개입을 한 적이 있다. 두 나라가 동시에 기관투자가의 해외자산 취득에 관한 규제 완화, 공적기관에 의한 자금 협력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긴급 대책을 한꺼번에 발표했다. 외부에 전혀 사전에 누설되지 않도록 했고, 또한 예외적으로 그것이 지켜졌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예측을 넘어 소위 서프라이즈를 주는 데 성공했고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정보게임으로서의 외환개입

신고전학파 이론에서는 외환시장 개입은 효과가 있어도 극히 단기적, 예외적이며 이익보다 손실이 많다고 보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와 상당수 외환 정책 담당자들도 이 정통적 이론을 신봉하고 있다. 그러면 과거 여러 차례 실시되었던 통화당국의 개입은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서프라이즈가 동반되면 대체로 성공한다. 단 효과가 지속되는 것은 아니며 장기에 걸쳐 환율을 동일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토 다카토시 교수는 1991년~2001년 동안 재무성의 개입성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매매이익, 평가익, 금리차를 감안하면 통화당국의 10년간의 개입은 9조엔 가까운 이익을 올린 셈이 된다. 개입이 의도했던 방향으로 환율이 움직였는가 여부를 검토하면 대체로 기대한 효과를 얻었다." 전직 외환정책 담당자로서 과분한 평가를 받아 황송하지만 이토 교수의 지적은 필자의 기억에 비추어 보아 대체로 납득이 가는 내용이다.



제도적인 부분을 짚어보면, 개입의 결정권은 재무성에 있으며 일본은행은 대리인으로 개입의 사무를 담당할 뿐이다. 개입의 형태는 일본 단독 개입 또는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협조 개입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단독 개입의 경우에도 위탁개입이라고 해서 뉴욕시장에서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런던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이 일본의 돈으로 개입하는 방법이 있고, 우리가 직접 일본 및 구미의 은행에 부탁하여 뉴욕시장이나 런던 시장에서 달러 매매 등을 하는 방법이 있다. 그 경우 시장에 이름이 나가는 것은 은행이므로 시장에서는 일본의 통화당국이 배후에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는 없다. 물론 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에 소문이 나게 되지만, 의심하는 가운데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면 개입을 공표하지 않아도 목표한 대로 전개되기도 한다. 이른바 이면 개입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국제금융국장 시절이던 1995년 8월 2일 미일 협조 개입을 실시하여 1달러=90엔대로 올려놓았다. 그 후 8월 11일에 일본이 단독 개입을 한 후, 8월 15일에는 독일이 가세하여 3국 협조 개입을 실시하였다. 그보다 8일 앞선 8월 7일 필자는 외환딜러들의 모임에서 의례적인 강연을 하였는데, 그때 딜러들에게 "휴가를 가려면 반드시 휴대폰을 가지고 가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 날은 독일이 협조 개입에 참가할 것이라는 확답을 얻은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볍게 잽을 넣는 차원에서 일반론으로 이야기했던 것이고 딜러들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15일에 3국 협조 개입이라는 믿기 어려운 뉴스에 직면하게 된다.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가 된 것이다. 그때부터 "사카키바라가 하는 말은 반드시 주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정설이 되었다. 이후 외환당국의 이른바 구두개입이 먹혀들게 된 것은 실로 뜻밖에 행운이었다.



일본의 경제정책은 왜 효과가 없는가

어떤 정책을 세울 때는 시장의 반응이 가장 중요한 법인데 일본은 그러한 인식이 상당히 부족하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세계 주요국의 국가원수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미 국민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일본은 고이즈미 수상이 아니라 후쿠다 관방장관이 첫 회견을 열었기 때문에 뜻하지 않게 테러에 임하는 자세가 약하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심어주었다. 정부의 정책 발표는 중요한 PR로 일종의 정보전쟁 개시를 알리는 봉화와 같은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반응이 예상되는 시장과의 싸움에 이제부터 정부가 들어간다는 신호인 것이다. 총체적으로 본다면 정부의 권력이라는 것은 언론이 평가하는 것만큼 강하지 않다. 제한된 권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언제 무엇을 공격할 것인지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일본 사회는 이전부터 정보에 둔감했다. 2차 대전 때는 일본군의 암호가 미국에 포착되어 해독되어 싸우기 전부터 정보전에서 지고 있었다. 미일의 명암을 가른 미드웨이 해전의 패배도 정보전의 패배로 인한 필연적 결과라는 설이 유력하다. 2차 대전 패인의 원인이 된 정보 전략의 부재는 그대로 전후사회로 이어져 오늘날도 여전히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화를 숭상하는 일본의 집단주의 조직은 정보를 축으로 전략성을 기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성장 과정에서 집단주의의 특징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은 필자도 인정한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해나갈 경우 개인의 재량권을 인정하고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하는 풍토가 없다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시장이 급변하는 데도 사내의 합의를 기다려야 했던 생보사 등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이 결국 상투를 쥐고 손해를 보아야 했던 사례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정보 감도와 기동성, 전략성, 이 세 가지를 극복하지 못하는 이상 일본의 트레이더와 기관투자가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주목받는 존재가 되기는 힘들 것이다.

3장 환율의 예측은 맞을 수가 없다



로런스 서머스의 IQ 조크

대장성에서 외환정책을 담당하던 시절 미 재무성의 카운터파트너는 로런스 서머스 부장관이었다. 그는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28세에 같은 대학 경제학부 교수가 된 천재이다. 그는 환율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다음과 같은 독특한 조크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고 한다.



천국에 간 아인슈타인이 새로 천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직업을 정해주는 일을 맡았다. 처음에 들어온 사람에 게 아인슈타인이 물었다. "IQ가 얼마입니까?" "200입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상대성이론을 연구하시오." 다음 사람은 IQ가 150이었다. 아인슈타인은 그에게 세계경기를 예측하는 일을 맡겼다. 마지막을 나타난 것은 IQ 60인 남자였다. 아인슈타인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환율예측이나 하고 계시죠."

서머즈는 미래의 환율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조크를 빌어 전하려고 한 것이다. 자유로운 시장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고 세계의 온갖 정보가 반영되고 있는 환율은 서머스의 말대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렇다고 환율을 예측하는 것이 전혀 의미 없는 작업은 아니다. 예측이라는 지적 작업 없이 외환시장에 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예측이라는 중요한 작업을 할 때에는 무엇보다 "예측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음모론으로는 시장을 읽을 수 없다

오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서머스가 환율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조크로 이야기한 것은 외환시장의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의 정직한 고백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얼핏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은 정말로 오만하고 불성실한 것이 바로 국제 금융 해설서 등에 자주 등장하는 음모론적 견해이다. 다음은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에 관한 음모론이다.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부터 아세안 국가들의 정부 경제통계는 에셜론(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통신 가청 협력체제)에 의해 감청되어 월스트리트로 흘러들었다. 아세안 각국 정부가 그 통계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미국의 헤지펀드가 이미 그 통계를 손에 쥐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각국 경제는 취약한 경제체질 틈새로 구미의 단기자금이 들어와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버블 경제화되어 있었다. 이 정보를 얻은 헤지펀드가 태국 등에서 일제히 투매를 하여 투입했던 자금을 회수하자 통화위기가 일어났다. 이때 미국은 소로스 등의 투기적 행동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었다. 당시 아세안 국가들은 정치, 군사적 자립을 위해 미국과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었고, 미국은 이를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헤지펀드를 이용하여 아세안 국가의 경제를 괴멸시킨 후 IMF의 관리하에 두고 미국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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