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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게임의 법칙

박찬희ㆍ한순구 지음 | 경문사
Part 1 전략적 사고의 필요성



왜 이공계는 기피해야만 하는가?

기업들이 이공계 졸업생들에게 높은 급료를 주지 않는 이상 우리 사회가 이공계 졸업생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그러한 현상이 만들어지는가? 한국의 과학자나 공학도는 세계의 과학자나 공학도와 경쟁해서 이겨야만 독점적 위치를 갖게 되는 것에 비해 한국의 영업사원들은 외국의 우수한 영업사원과의 경쟁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기업들은 우수한 이공계 졸업생을 모셔와 세계제일의 신제품을 개발하여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은데 비해 우수한 영업사원을 영입하여 판매하는 방법을 택해 성공할 확률은 훨씬 더 높다. 이것이 이공계가 푸대접을 받는 기본적인 이유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분야를 택해야만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이윤을 높이는가를 생각해야 하고 이것이 전략적 사고이다.



천리마가 되기보다는 천리마를 알아보는 사람이 되라

천리마 같은 명마는 어느 시대나 항상 존재하지만 그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 같은 이는 어느 시대에나 있지는 않다는 말이 있다. 방향의 선택을 정확하게 하면 노력을 덜하거나 능력이 부족해도 훨씬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전략이란 이런 방향을 선택하는 의사결정의 기술이며 게임이론은 이런 전략을 체계적으로 다룬 학문이라고 보면 된다. 제 아무리 놀라운 재능을 가진 천리마라도 다른 평범한 말과 똑같이 키워지면 재능은 묻힌다.



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조련사가 받는가?

세상에는 많은 곰이 있지만, 그 곰을 훈련시켜서 구경시키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전략적인 사고와 노력을 한 사람은 조련사이니 그 대가는 조련사에게 가야 한다. 트로이를 멸망시킨 것은 당대 최고의 용사 아킬레스가 아닌 목마를 이용한 전략을 짜낸 오디세우스였다. 압도적인 군세를 가지고도 항우는 유방에게 패하였고, 원소도 조조에게 패하였는데 이 실패에는 범증과 저수 같은 모사들의 전략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잘못이 있었다.



사자와 농부(이솝우화의 게임 이론적 분석)

인간 아가씨를 사랑했던 수사자가 농부에게 찾아가 딸과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농부는 사자의 이빨과 발톱에 딸이 상처 입을 것이 걱정된다고 하였고, 사자는 이발과 발톱을 모두 뽑았다. 그러자 농부는 사자를 몽둥이로 패서 쫓아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자는 이빨을 뽑거나 안 뽑는 두 가지 선택이 있었고 사자의 선택에 따라 농부도 각각 수락과 거절의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행동을 하기 전에 사자는 먼저 각각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 봤어야 한다. 만약 사자가 이빨을 뽑지 않고 계속 위협하여 청혼을 하였다면 농부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딸을 주었을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고 각각의 상황에서 상대가 정말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미리 예상하여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을 게임이론에서는 '백워드 인덕션(Backward Induction)'이라고 한다. 즉, 현재에서 미래의 순으로 생각해나가지 말고, 미래의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한 후 현재의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는 역순의 사고방법이다.



믿어라! 그러면 망할 것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신의 어린 아들인 히데요리를 도쿠가와 이에야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난공불락의 지형인 오사카성에 재화, 식량, 군대를 마련해 놓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히데요리는 오사카성에서 도쿠가와 측의 공격을 잘 막아냈지만, 식량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도쿠가와는 히데요리에게 난공불락의 주요인이었던 해자(垓字)를 메우는 조건으로 휴전을 제안한다. 히데요리는 앞의 사자처럼 제안을 받아들였고, 도쿠가와는 다시 오사카 성으로 진격하여 해자가 없어 무력해진 성을 함락시키고 히데요리를 죽인다.



화씨벽을 지키는 법

진이 중국을 통일하기 전에 대립하던 조나라가 있었다. 이 조나라 왕이 '화씨벽'이라는 천하제일의 보옥을 손에 넣었다. 진나라 왕은 화씨벽과 성 15개를 바꾸자고 제안한다. 이때 인상여가 화씨벽을 가지고 진나라 왕에게 찾아간다. 그러나 화씨벽을 받은 진나라 왕은 역시 예상대로 15개 성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자 인상여는 화씨벽에 있는 흠집을 핑계로 다시 돌려받은 뒤, 화씨벽을 기둥에 쳐서 박살내고 자신은 자결하겠다고 진나라 왕을 위협한다. 진나라 왕은 화씨벽을 아까워하여 15개의 성을 약속한다. 인상여는 화씨벽을 주면 15개의 성을 주겠다는 게임을 15개의 성을 주면 화씨벽을 주겠다는 게임으로 바꾼 것이다. 살다가 황당한 억지 요구를 받을 경우에 이런 방식으로 받아치는 것이 정답은 아닐까?



착한 왕은 나라를 잃고 악한 왕은 나라를 얻는다

결국 앞의 이야기들의 교훈은 상대가 신의를 지키는 것은 당신이 무서워서이지 당신의 호의가 고마워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나라 왕 부차는 월나라를 침공하여 완승을 거두고 구천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오나라의 신하들이 구천을 죽이라고 간하였음에도 부차는 구천을 죽이지 않았다. 부차로부터 목숨을 부지하여 월나라로 돌아온 구천은 복수심을 불태우며 국력을 키워서 오나라를 멸망시킨다. 그리고 옛정을 생각하여 목숨을 살려달라는 부차를 가차 없이 죽인다. 게임이론의 입장에서는 부차는 기회가 왔을 때 구천을 죽이든지 아니면 구천이 월나라로 돌아가더라도 군사력을 가질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사람의 선한 품성에 막연한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 게임이론과 전략적 사고의 출발점이다.



배수의 진(Burning the Bridge Behind, 건너온 다리를 불태우기)

게임이론에서 보면 배수의 진을 치는 목적은 아군의 사기를 올리는 것이 아니고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려 전투의욕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기 711년 이슬람의 타릭 이븐 지야드(Tariq Ibn Ziyad) 가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스페인을 침공하여 단시간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손에 넣었을 때 그는 단 7,000명의 군사를 데리고 해협을 타고 건너온 배들을 모두 불태우고 전투를 개시하여 승리한다. 이슬람 군이 타고 온 배를 모두 불사르는 것을 보고 적들은 "이 독한 놈들을 다 죽이지 않는 한 전쟁은 끝나지 않겠군." 하며 항복을 통한 휴전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배수의 진

당신이 20만대 생산규모를 갖춘 보일러 회사 사장인데,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려고 한다. 경쟁이 붙으면 가격이 하락하므로 보일러를 놓는 사람이 많아져 30만대쯤 수요가 된다고 하자. 경쟁자는 10만대쯤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때 만약 당신이 설비를 늘려서 30만대 생산규모를 갖추었을 때 경쟁자가 당신에게 시장을 나누어 달라고 하면, 당신은 '과도한 설비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망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만일 당신이 들어온다면 나에게 주어진 선택은 당신과 죽기 살기로 싸워서 당신을 쫓아내든지 아니면 내가 망해서 회사 문을 닫든지 둘 중의 하나가 되지, 사이좋게 시장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메시지를 주게 된다. 상대는 타협할 줄 모르는 당신의 배수의 진을 보고 진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신을 사지에 몰아넣는 배수진을 적절히 이용하여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면 살 길이 보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Part 2 협동과 배신



게임 상황이란?

타인의 행동이 자신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기 나름대로 인생의 계획을 세워서 살아나가면 되지만, 타인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이익이나 복지상태가 크게 좌우되는 상황에서는 타인의 행동을 미리 예상하고 대책을 세우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스톱 판에서처럼 소수의 사람이나 기업들이 서로 남이 가진 패에 영향을 받으며 경쟁하는 상황, 즉 타인의 행동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을 경제학에서는 게임 상황(game situation)이라고 한다.



제대로 그려야 제대로 풀린다

일단 게임 상황을 정확히 묘사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게임을 풀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의사결정의 시작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명확히 묘사하는 것이다. 게임 또는 게임 상황에는 세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첫째는 게임의 참가자들(players), 둘째는 참가자들의 전략(strategy), 셋째는 게임이 끝나면 참가자들이 획득하는 보상 또는 이득(payoff)이다. 서부개척 시대에 빌과 톰이라는 카우보이가 결투를 벌이기로 하였다고 할 때, 두 사람은 총을 들고 결투에 나가거나 맨손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하자. 빌은 톰이 총을 가져올지 맨손으로 올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톰이 총을 가져오든 맨손으로 오든 빌은 항상 맨손보다는 총을 가져가야 유리할 것이므로 톰의 전략에 관계없이 항상 총을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상대가 어떤 전략을 택하든지 상관없이 자신에게 항상 유리한 전략을 택하는 것을 게임이론에서는 도미넌트 전략(dominant strategy)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각 참가자들이 어떤 전략을 택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을 '게임의 균형을 구한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를 택하는 이유

자연분만의 경우 총비용 10만원에서 자신이 부담하는 2만 5천원을 제하면 의료보험이 부담해 주는 부분은 7만 5천원이 된다. 그러나 제왕절개는 총비용 35만 원 중 자신이 부담하는 25만원을 내면 의료보험이 부담해주는 부분은 10만원이 된다. 이 경우 의료보험에서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제왕절개를 택한다는 논리가 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상황을 '공유의 비극'(strategy of commons)이라고 한다.



내 돈을 노리지 않는 부하들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따라서 이유 없이 내게 충성하고 잘해주는 사람은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을 나에게 원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언젠가 본 미국 영화에서 조직의 보스가 "나는 내 돈에 관심이 없으면서 충성하는 애들은 믿음이 가지 않아"라고 하는 대사가 나온다. 돈에 관심이 없으면서 몸과 마음을 바쳐서 일하는 부하가 과연 보스의 인격에 감동하여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어쩌면 부하는 힘을 키워서 보스를 제치고 자신이 보스 자리에 오르려는 마음에서 그러는 것인지도 모른다.



유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처벌하라

인간이 협동하는 이유는 배신의 경우 따르는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복 또는 복수를 아끼지 말고 마음껏 남발하는 것이 협동을 굳건히 하는 유일한 길이다. 보복을 하지 않으면 상대는 이를 나의 약점으로 알고 자주 배반하는 행위를 할 것이므로 결국 담합 또는 협동이 깨지게 된다. 여기서 게임이론이 주는 교훈은 보복은 철저히 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상대편의 투수가 자기편의 타자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면 그것이 실수였을 지라도 상대편의 타자에게 고의로 몸에 맞는 볼을 던져서 보복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일반적으로 재판에서는 범죄의 여부가 확실치 않으면 무죄로 간주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다. 하지만 뒷골목 현실 세계의 재판에서는 무죄라는 것이 밝혀지기 까지는 유죄로 간주하는 유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마피아를 고용해서라도 막아야 하는 재협상

게임이론이 주는 또 한 가지 교훈은 일단 약속을 했으면 그 약속을 이행하는 단계에서 다시 만나서 그 약속을 변경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재협상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던 것이 제 삼자의 개입이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 영화에서 기업들이 카르텔을 결성할 경우 마피아를 참가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마피아의 역할은 배반한 참가자를 재협상의 여지없이 바로 처벌하는 것으로, 그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 담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재협상이 항상 가능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담합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배신 방지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비법들

담합은 경기가 나쁠 때보다는 경기가 좋은 경우에 붕괴하기 쉽다. 배반을 할 경우 더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담합을 하는 경우 높은 담합가격을 책정하여 이익을 올릴 수 있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다소 낮은 가격에 담합을 하여 참가자들이 배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줄여 줄 필요가 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담합은 유지하기 어려워지는데, 담합에서 배반하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시장 전체의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담합 시에는 모든 구성원들이 적절한 수준의 이익을 올릴 수 있도록 신경 써주어야 보복의 채찍이 효과를 발휘한다.



PART 3 선동, 첩보, 교란



뷰티풀 마인드의 존 내쉬 교수는 무엇으로 노벨상을 받았는가?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존 내쉬 교수를 유명하게 만든 논문 중 하나가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이다. 경제학에서 균형을 찾는다는 것은 마루를 구르던 공이 어디서 멈출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과 같다. 게임의 참가자들이 일단 어떤 상황에 합의하고, 아무도 그 합의를 어겨서 현재의 상황보다 이득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합의는 모든 참가자들에 의해 지켜질 것이 분명한데 이런 합의를 우리는 내쉬 균형이라고 부른다. 어떤 상황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내쉬 균형이 존재할 수도 있는데, 모든 참가자들이 그 중 한 균형을 선택한 후에 서로의 의견을 조정하여 모두가 만족하는 균형 상황을 달성하는 상황을 우리는 코디네이션 게임(coordination game)이라고 한다.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Win-Win전략이라는 것도 원래 게임이론의 코디네이션 게임에서 나온 것이다.



기상천외한 전략으로 상대를 속여서 이득을 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여러 사람이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고 사전 조율을 하는 것도 당신의 이익을 올릴 수 있는 훌륭한 전략이다. 모두에게 불리한 내쉬 균형에서 모두에게 유리한 내쉬 균형으로 가는 것은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쉬운 전략이고 아무도 속이거나 속을 필요 없는 싱거운 전략이지만, 어떤 오묘한 전략 못지않게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음에는 틀림없다.



기선을 제압하고 네트워크의 중심에 서라

발생 가능한 여러 가지 균형들이 존재하는 경우에 게임의 참가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균형이 일어나도록 재빨리 손을 쓰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물건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의 가격과 품질이겠지만 한 가지 더 고려할 것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렇듯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라고 한다. 그 한 예로 초창기 PC 운영체제로서 매킨토시가 기능면에서는 윈도를 앞섰으나 비싼 가격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다. 이에 비해 윈도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보고 아주 싼 가격 또는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여 사용자수를 늘림으로써 매킨토시를 누르고 PC 시장을 석권하게 되었다.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이렇듯 사람들은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하는 경우 제품의 가격이나 품질보다는 현재 다른 사람이 그 물건을 얼마나 사용하는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현대사회로 올수록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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