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지식은 모든 경제지식의 ⅓
최기억 지음 | 거름
제1장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는 키워드, 환율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 환율정보 어디서 얻나70년이 넘도록 투자를 해 대가의 반열에 오른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는 생전에 환율과 원자재, 현물, 선물 등 모든 유기증권에 투자했는데, 그는 '돈 시장이라는 곳은 마치 아름다운 여자나 날씨처럼 변덕스러운 곳이므로, 시장의 변덕에 항상 냉정을 유지해야 하고 변덕스러운 이유에 대해 어떤 논리적인 설명도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아울러 '돈이라는 것은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야 할 대상'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는 키워드인 환율 관련 정보는 외환 관련 국내 사이트에서도 얻을 수 있는데, 일부 사이트에는 실시간 원/달러 환율이 나오고, 어떤 경우에는 달러/엔 시세까지 나오는 곳도 있다. 물론 이 시세를 다른 매체에서 사 와서, 가입자들에게 돈을 받고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는 연합인포맥스, 로이터, 블룸버그 등을 구독하고 있는데, 구독료가 상당히 비싸다.
누가 전 세계 자본을 움직이는가 / 세계경제 커지면 미국은 빚더미에전 세계 자본을 움직이는 것은 미국이고, 미국은 미국의 자본이 움직이며, 미국의 자본은 뉴욕에 모여 있다. 따라서 뉴욕의 주식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미국을 이해하는 것이고, 이는 곧 세계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것이 된다. 뉴욕 외환시장은, 런던에 비하면 그 역사가 짧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미국이 세계경제 주도권을 잡으면서 국제 외환시장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참고로 세계경제가 팽창하면, 미국 화폐 수요는 계속 증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한국 화폐가 증가하고, 한국 화폐가 증가하면 외환보유고로서 달러를 더 갖게 된다. 또 한국 무역이 증가하면 달러 수요가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미국의 외채는 계속 증가하게 된다. 그러므로 원활한 세계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의 외채는 증가해야만 하고, 또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의 외채는 대부분 자국 화폐로 표기되기 때문에, 미국 화폐의 가치절하가 외환 위기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어떤 미국 은행의 100달러의 부채는, 미국 환율의 변동에 관계없이, 100달러로 상환하면 되기 때문에, 1997년 한국의 외환 위기 때 우리가 겪었던 외환 위험 -8만원으로 갚을 수 있었던 100달러의 외채를 갑자기 15만 원으로 갚아야만 하는- 같은 것은 없다. 다만 미국은 자국의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위해 물가 안정을 도모해야 하고 유동성 확보를 유지해야 한다.
위안화와 북핵의 바터 흥정2005년 2월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하고,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위안화의 평가절상은 당분간 어렵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당시 뉴욕타임스에 실린 칼럼이 눈길을 끌었다. 여기 해설을 덧붙여 소개해 본다.
「미국 재무부의 힘이 떨어졌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미국 재무부가 힘이 셌다.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건 미국 국무부가 아니라, 국제신용평가기관과 미국 재무부였다. 그러나 미국의 정권이 교체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스트롱 달러'를 통해 전 세계를 지배했던 클린턴과는 달리, 부시는 '달러 약세'를 통해 미국의 엄청난 빚을 해결하려고 덤비고 있다. 이러다 보니 중국과 유럽, 일본, 아시아 국가에서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그 중에서 중국의 도전이 가장 거세다. 중국은 '미국은 국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국외에서 희생양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도대체 어느 정도로 위안화가 평가절상되어야만 미국 제품의 경쟁력이 생기겠는가?'라고 반격하고 있다.
급기야 2월초 G7회의에서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상당기간 어렵다고 당당하게 목청을 높이기에 이른다. 중국이 이렇게 거칠게 나오는 데도 미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즈음에 평양 정권의 폭탄선언 -6자회담에는 참석할 수 없으며, 이미 핵을 갖고 있다- 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분석기관들의 해설이 뒤따른다. 중국은 미국에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려 하고, 반면에 미국은 중국에게 북핵의 해결을 의뢰하여 반대급부를 얻어내려는 '큰 거래'를 할 것이라는 추론이 그것이다.」
인터넷과 외환시장 / 전염병보다 무섭게 퍼지는 환율 / 주요 통계지표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한 첨단정보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개인들은 이미 미국 월가에서 주식거래를 하고 있고,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고수익 고위험'의 외환시장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인터넷을 이용하여 외환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들의 수가 이미 수천 명에 이르고, 1999년 현재 1조 5,000억 원 정도의 규모가 매매되고 있는데, 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환율의 전파 속도와 영향은 엄청나다. 예를 들어 분쟁 상황이 CNN을 통해 전 세계 외환 딜링룸에 실시간으로 전달되면, 달러/엔의 경우 몇십 분 만에 달러당 1엔이 왔다 갔다 한다. 이 같은 파장은 서울 환시에도 즉각 전달되어 달러/원 가격이 춤을 춘다. 딜러들은 농담삼아 '중동지역에서 딱총 소리 한 방의 값은 몇 십억 달러'라고 말한다.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이것만이 아니다. 한반도 휴전선에서 교전이 발생하면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진다. 동남아 외환 위기는 이러한 외환시장의 전염성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경우다. 금융시장의 세계화, 동조화, 실시간화가 가져다 주는 도전 앞에 각국은 오늘도 외환시장의 환율시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참고로 미국의 통계지표는 최초에 속보로 발표되고, 이번 주, 다음 주, 다음 달, 수 개월 후, 또는 수회에 걸쳐 수정된다. 따라서 미국 통계지표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미국의 주요 통계들은 미국 상무부(Department of Commerce)와 노동부(Department of Labor) 등 해당 부처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최신 자료를 볼 수 있다.
제2장 뉴스와 환율
국제 외환시장을 보는 창 / 쏟아지는 외환시장 뉴스오늘날 국제 외환시장을 구경하려면 미디어를 통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금융시장 뉴스는 신문과 방송, 통신, 각종 인터넷 매체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합인포맥스 경우도 국내외 금융관련 기사를 하루 평균 300건 정도 실시간으로 금융시장에 전송하고 있고, 국제적인 통신사인 다우존스와 로이터, 블룸버그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각각 하루에 1,500건 정도의 금융뉴스를 리얼타임으로 토해 내고 있다. 그 외 CNN을 비롯한 CNNFN, CNBC, CBS마켓워치, 블룸버그TV 등 국제적인 경제전문 케이블방송이 24시간 위성으로 방송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MBN, 한경TV 등 금융증권채널이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실시간 뉴스의 시대 / 실시간은 '양날의 칼'외환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인 화두는 '실시간'이라는 개념인데, 실시간이란 뉴스와 정보의 전파, 그리고 환율시세의 변동이 전 세계에 시차 없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국내외 정보 전파가 실시간화 되면서, 장 중의 등락과 호흡은 더욱 빨라지고, 예상치 못한 사태로 치닫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실시간의 개념은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일반 생활에도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는 2003년 대통령 선거에서, 실시간 인터넷 채팅과 메신저 모임이 선거 당일날에도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험했다. 그런데 실시간으로 시장 정보가 전파되면서, 정보의 유통속도가 만들어 내는 저항(비용)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시장 정보의 실시간화는 좋지 않은 소식의 경우, 더욱 증폭되어 상황을 악화시키는데,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은 루머나 정보의 감지를 위해 추가비용을 들이게 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운영해야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우리 시각으로 보는 국제 외환시장1980년대 후반만 해도 국제 금융시장 소식이 우리나라 전체 뉴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고, 무역 규모가 세계 11번째에 이르자 상황은 완전 달라졌다. 이로 인해 국제 경제ㆍ금융 뉴스의 양적ㆍ질적 변화가 촉발되었다. 그러나 과당 경쟁과 일천한 국제 금융시장 보도 경력으로 인해 많은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뉴스 전달 시에 발생하는 각종 오역과 상황의 침소봉대, '에이전트 세팅'의 혼란, 분석ㆍ해설의 비전문성 등의 시행착오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의 경우, 국제 금융시장의 한복판에 우리나라 기자를 직접 파견해, 우리의 시각과 취재력으로 생생한 시장 현장의 소식을 전달하는 곳은 아직 없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국제금융 외신을 번역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서 국제 금융시장 뉴스를 전달받다 보니, 어떤 경우에는 선진국의 시각과 해외시장의 이해관계가 여과 없이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 미디어들의 시각과 편견을 어느 정도 분별해내는 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제3장 기초부터 탄탄하게 배우는 환율지식
딜링룸 구경하기 / 외환 딜러가 되어 보자인사를 해도 모두 바빠 누구 하나 아는 척하는 사람이 없다. 한 젊은 딜러가 전화기를 잡고 "탐 비드 오공에 천!"이라고 외치고 있다. 옆 사람은 열심히 전화에 대고 원/달러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맞은편의 몇 명은 컴퓨터 앞에 앉아 뚫어져라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은 '서울에 소재한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의 각 딜링룸과 중개기관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전산망과 전화상으로만 이루어 지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시장이다. 독자들이 이 시장을 이해하려면 각 은행들의 딜링룸을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위의 예에서 전화를 들고 암호 같은 알 수 없는 용어로 외치는 딜러는 은행간 딜러이고, 전화기에 붙은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비행장 관제탑에 근무하는 요원처럼 누군가에게 뭔가 설명하는 사람은 대고객 딜러, 즉 코퍼레이트 딜러(corporate dealer)이다. 딜러들은 거래 주문을 중개회사에 전화로 내고, 체결 확인은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서 한다. 이제 외환 딜러가 되어보자. 지금 딜링룸에 있는 연합인포맥스 단말기 화면을 보니 달러/원 환율이 1020.10/1020.20으로 게시되고 있다. 흔히 "1020.10원 비드(bid), 1020.20원에 오퍼(offer)"라고 읽는데, 이것은 현재 시장에서 1020.10원에 사려는 금융기관이 있고, 1020.20원에 팔고자 하는 금융기관이 있다는 의미다.
지금 달러화의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1,000만 달러어치의 달러를 사는 거래를 한번 해보자. 먼저 금융단 핫라인 전화(서울외국환중개 또는 한국자금중개 직원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전화)의 수화기를 든다. 수화기를 들면 직접 중개사 직원과 연결된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사고파는 거래를 지속하고 있으며, 환율 또한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빨리 의사전달을 해야 한다. 1026.00/1026.30에 거래가 제시되어 있다면, 멋진 암호를 써 "탐 비드 공공에 천" -탐(TOM)은 영문 '투모로우(tomorrow)'의 앞머리 세 글자를 줄여서 표현한 것이고, 공공은 1026.00의 마지막 00을 의미하며, 천은 1,000만 달러를 의미함- 이라고 말하면 된다. 팔고자 하는 경우에는 "탐 오퍼 삼공에 천"이라고 하면 된다.
정부와 외환 딜러 / 환율 읽는 법 / 환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 외환 포지션이란 무엇인가환율은 앞서 말한 딜러라는 직업을 가진 민간인이 결정한다. 서울 외환시장의 경우는 80여 명의 딜러가 있는데, 이들은 각 은행을 대표해 딜링룸에서 하루 종일 달러화를 매매하고, 이들이 매매한 거래대금을 총 평균해 다음 날 매매기준을 비롯한 주요 환율이 정해진다. 간밤에 달러가 엔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은 간밤에 외환 딜러들이 일본의 엔화보다는 미국 달러를 더 사고 싶어 했다는 뜻이고, 달러 값이 오르는 것을 '달러 강세'라고 표현한다.
외환시장에서 가격 제시는 보통 매입환율(bid rate, buying rate)과 매도환율(offer rate, ask rate)이 동시에 고시된다. 매입환율은 환율을 제시하는 고시은행이 외환을 사겠다는 가격을 의미하고, 매도환율은 반대로 팔겠다는 가격을 말한다. 그리고 환율의 종류는 다양한데, 크게 은행간 매매율과 대고객환율로 나뉘고, 여기서부터 모든 환율이 파생된다. 매매기준율(basic rate)은 서울 환시에서 양대 브로커를 통해 매매된 당일 장중 거래량을 모두 합산해 가중 평균한 시세를 익일 매매기준율로 고시한 것이다. 전신환 매매율(T/T:telegraphic transfer rate)은 수표나 실제 돈이 왔다 갔다 하지 않고, 전산(전신)상으로 처리되는 환전을 할 때 적용하는 환율이다. 일반 고객과의 외환거래 시에 은행의 자금부담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의미의 환율이며, 여타 대고객 환율의 기준이 된다.
여기에는 전신환 매입율(T/T buying rate,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전신환으로 처리된 외환을 매입할 때 적용되는 환율을 뜻한다. 즉 고객이 외화를 팔 때 적용하는 환율)과 전신환 매도율(T/T selling rate, 은행이 고객에게 전신환으로 처리될 외환을 매도할 때 적용하는 환율로, 고객이 외화를 살 때 적용됨)이 있다. 현찰 매매율(cash rate)은 외국환 거래시, 외화를 현찰로 매매할 때 적용되는 환율로, 현송 및 보관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비수익성 자산으로서 큰 환위험이 수반되므로, 수수료율 폭이 제일 넓다. 전신환율과 마찬가지로 현찰 매도율과 현찰 매입율이 있다.
외환시장에서 포지션 관리란 외국환 은행이 외환시장에서 산 외화와 판 외화의 차액을 일정 범위에서 유지토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결국 외화자산과 외화부채 간의 차액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보유외화자금과 자국통화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외국환 은행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고, 외환시장의 안정과 국내 유동성 조절을 위한 제도이다.
수수료 낮은 은행 고르는 재미기업들이 수출입 거래로 외환을 사고팔 때 수수료를 적게 내는 방법은, 은행에서 우대환율을 적용받는 것이다. 수수료율이 적정한지 여부는 시장 여기 저기를 체크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결제 하루 전날이나 결제일 오전 10시까지 은행별로 환율을 알아본 뒤, 가장 유리한 은행에서 결제용 달러화를 매입하면 된다. 수출거래도 수입거래 때와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이 때 은행이 제시하는 환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환율 네고(negotiation)를 할 필요가 있다.
제4장 외환, 환율 전문가가 되자
파생금융상품 / 파생상품 거래의 3가지 목적모든 사물은 근간이 되는 기본에서부터 변화하고 파생되어 간다. 금융상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에서 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이유는 첫째, 투기(speculation)를 위해서다.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투기거래가 파생상품시장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투기거래자가 전체 거래의 70퍼센트 이상이 되어야, 헤지(hedge) 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즉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안는 투기거래자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