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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뒤에 숨은 사람

정갑영 지음 | 영진닷컴
상류층의 사치와 부패를 거론하자면 프랑스 혁명 직전의 루이 16세 시절을 빼놓을 수 없다. 봉건왕정이라고는 하지만 같은 나라 같은 땅에 발을 붙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귀족과 서민은 완전히 유리된 두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행차길에 귀부인에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죄목으로 수십 년의 형을 받은 서민도 있었다니, 두 계층 간의 벽이 얼마나 높았던가를 알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평범한 의사 마네트는 18년을 바스티유 감옥에서 보냈는데, 그 이유가 가관이다. 우연하게 귀족의 비밀을 알게 된 사실로 죄가 성립되었던 것이다. 18년 뒤에 석방된 마네트는 귀족문화의 부패와 잔인성에 대한 역겨움 때문에 파리를 떠나 런던으로 가게 된다. 이것이 디킨즈 소설 『두 도시 이야기 』가 전개되는 플롯이며, 제도와 문화가 전혀 다른 두 도시를 오가며 전개되는 마네트 일가의 파란만장한 얘기가 소설의 줄거리이다. 그 속에는 귀족 문화의 횡포로 자신들의 생명조차 제대로 보전하지 못하는 서민들의 처연함이 담겨 있다.



그러나 두 도시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발음조차 익숙하지 않은 외국의 명품 제품들, 몇 백만 원을 호가한다는 머리핀, 몇 천만 원 대의 쇼핑,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뇌물 사건…. 세간에 오르내리는 이런 사건들을 보는 나무 뒤에 숨은 사람들의 정서는 어떠할까. 자신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문화에 대한 냉소와 불신, 허탈감만 가득한 것 같다.



두 도시의 경계는 완연히 구별되어왔던 것 같다. 서민들의 세계는 투명했지만, 또 한 도시의 벽은 그렇지 못했다. 그곳은 안에서만 바깥을 볼 수 있게 코팅된 '반사 유리' 속에서 보호되어왔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것도 내부의 갈등으로 작은 창의 코팅이 벗겨지면서 그 도시의 실상이 일부 드러난 셈이다. 우리 모두 마네트처럼 우연히 비밀을 알게 된 불경죄를 범하게 된 것이다.



국민 통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도시 간 불신의 벽을 허물어내야 한다. 거리에 있는 사람이나 나무 뒤에 숨은 사람이나 모두가 신뢰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공유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이미 많은 해답이 나와 있다. 단지 실행하지 않고 있을 따름이다. 더 이상 작은 것에 집착하여 두 도시의 불신을 높이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스코틀랜드에서 유복자의 아들로 태어난 애덤 스미스는 말이 적고 내성적이며 항상 우울한 편이었다. 그가 세인의 관심을 끌며 역사를 바꾼 경제학자로 변신하게 된 것은 부유한 공작의 개인 교수로 프랑스를 여행하며 『국부론』을 저술한 후부터이다. 그의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모든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좇아 행동한다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이 되면서 공공의 이익은 극대화된다." 우울한 성격과는 달리 매우 낙관적인 경제철학을 제시했던 것이다.



이 '보이지 않는 손'이 오늘날 시장경제의 근간이 되었으니, 시장경제는 태초부터 낙관적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한 셈이다. 시장경제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가격을 말한다. 가격이 수요와 공급을 자동적으로 조절하며,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서로의 이해를 조정하여 시장의 균형을 이끄는 것이다. 이 기능으로 경쟁시장에서는 각 개인이 노력하지 않아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스미스의 논리는 법 제도나 국가보다도 개인의 동기가 훨씬 더 중요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의 상충과 갈등은 모두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되어 균형에 이른다. 물론 균형의 개념은 가격과 국민소득, 이자율, 고용과 임금, 국제수지 등 경제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모든 경제학의 문제가 균형을 찾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균형과 달리 '내시의 균형(미국의 수학자 내시가 정립한 개념으로 게임에서 각 경기자들이 어떤 특정한 전략을 선택하여 하나의 결과가 나타났을 때, 모든 경기자가 이에 만족하고 더 이상 전략을 변화시킬 의도가 없을 경우)'은 비록 공공의 이익이 극대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서로가 변화를 원치 않는 평화로운 균형이 성립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때로는 비효율적이거나 사회적 낭비가 많은 상태에서 적당한 타협의 결과로 균형이 성립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실업과 같이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도 오래 지속될 수 있다.경제학의 균형에는 수급이 조화된 균형도 있고, 불균형 속의 균형도 있다. 먼저 애덤 스미스의 전통적인 균형은 수요와 공급이 딱 들어맞는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균형 가격이 1만 5,000원이라고 하자. 시장 가격이 1만 5,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오르면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시장 가격은 다시 떨어지고, 결국은 균형상태(1만 5,000원)를 회복한다. 이때 수요와 공급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균형이 달성된다.



그러나 실제 경제에서는 전통적인 균형이 반드시 만족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 시장을 생각해보자. 현재 월급 200만 원에서 200만 명이 고용되어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균형상태에 있다고 하자. 그런데 갑자기 경기가 침체되어 일자리가 줄어들고 기업이 180만 명을 채용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수요가 줄어들었으니 당연히 임금은 낮아져야 한다. 임금이 낮아지면 일하고 싶어하는 노동력의 공급도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180만 명이 180만 원을 받고 고용되는 새로운 균형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일하고자 하는 사람(공급)과 고용하고자 하는 인력(수요)이 일치해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 모두 일자리를 찾는 균형 상태가 된다. 물론 실업자도 없다. 바로 전통적인 애덤 스미스의 조화로운 균형상태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기가 나빠져도 기업이 임금을 낮추기가 힘들다. 우선 노동조합과 협의해야만 하고 임금은 내려가지 않으려는 속성, 즉 하방 경직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줄었는데도 임금이 종전(200만 원)과 같이 높은 수준에 있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임금이 높으므로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공급)이 200만 명에서 줄지 않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180만 명밖에 없으니, 결국 2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한다. 수급이 맞지 않아 실업자가 많은 것이 어찌 조화로운 균형이겠는가? 그러나 임금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실업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균형'이 등장하는 것이다."조국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뺏어야 한다. 남의 것이라도 정복해야만 한다." "만약 히틀러의 수중에 석유 한 방울이라도 들어간다면 자네를 사살하겠어." 전쟁을 즐겨했던 히틀러의 항변과 그의 침략에 맞선 스탈린의 엄명이다. 히틀러는 1941년 7월 세계의 인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러시아를 침략해 불과 몇 달 만에 모스크바 외곽까지 들어왔다. 그러나 스탈린의 전략도 만만치 않았다. 비록 북부는 빼앗겼지만, 남부 유전을 장악하려는 히틀러의 의중을 간파하고 당시 석유상 바이바코프에게 석유 한 방울도 넘기지 말라는 엄명을 내린 것이다. 독일군은 천신만고 끝에 남부의 거대한 유전에 도달하였지만, 그들이 찾은 곳은 소련의 초토화 작전으로 폐허가 된 황량한 벌판이었다.

히틀러는 결국 석유를 장악하지 못했고, 그 석유가 화근이 되어 히틀러 군사는 42년 겨울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고 붉은 러시아군에 무릎을 꿇고 만다. 전세는 역전되어 적군(敵軍)은 베를린까지 진격하며 운명을 갈라놓게 된다. 석유 한 방울이 천추의 한이 되어 히틀러의 독일은 패망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컬러 오브 오일』, 2001, 산해에서 인용)



석유는 군사작전은 물론 모든 경제활동에 가장 필수적인 생산요소이다. 생산요소란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을 말한다. 사람도, 자본도, 토지도, 원자재도 모두 생산요소에 해당된다. 이 중에서도 석유는 가장 중요한 원자재이다. 따라서 인류의 역사에는 석유와 같은 기초적인 생산요소를 둘러싼 전쟁이 많이 있었다.



전쟁으로 인해 석유와 같은 생산요소의 공급이 영향을 받게 되면, 경제적 타격은 엄청나게 크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73년 10월의 중동전쟁이다. 1973년에 1배럴당 2달러 내외에 불과하던 유가는 전쟁의 여파로 두 달 만에 17달러로 폭등했다. 유가는 한때 40달러까지 폭등하였다. 세계 경제가 비용 상승에 의한 인플레를 경험하며, 수년 동안 침체의 늪을 헤맸던 것이다. 전쟁이 공급 측면에 영향을 주어 경제를 침체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총수요와 총공급 중에서 공급 측면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런 전쟁에서는 생산요소를 확보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공급가격의 문제가 발생한다. 전쟁이 생산요소의 공급을 위축시키면 생산활동이 부진하게 된다. 따라서 국가의 정상적인 경제 흐름이 마비되어 총생산이 줄어들고, 소득도 국가의 부(富)도 급속히 감소하게 된다. 공급 가격이 올라가면 원재료 가격이 상승되어 재화 가격도 올라가고, 이에 따라 소비도 줄어든다. 인플레는 극심한데 수요는 줄어드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일으킨다. 생산요소 가격의 폭등은 비용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게 된다.



그러나 전쟁의 피해는 모든 나라에 공통된 것만은 아니다. 한쪽에서는 인플레로 신음하는 사이에 다른 한편에서는 전쟁이 불러온 일순간의 대박을 즐기는 왜곡도 나타난다. 전쟁은 부가 재분배되는 과정을 만들어준다. 비록 인플레는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지만 소비능력과 국부는 생산요소의 공급국과 수요국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나타난다.부시 대통령은 최근 배당세를 폐지하고 소득세를 인하하는 등 무려 6,740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였다. 이번 조치는 향후 3년간 21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0.4퍼센트P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세금 감면은 오히려 재정 적자만 확대시키고, 경기부양 효과는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재정 적자에 대한 전망도 제각각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번 조세감면이 2003년부터 2007년 사이에 3,590억 달러의 적자 확대를 가져올 수 있지만, 경기부양 효과로 인한 세입 증가로 적자 폭은 1,660억 달러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과연 조세감면의 효과는 어떻게 나타나는 것일까?



조세감면은 어떤 경우에 성공하고, 어떤 경우에 실패하는가?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는 재정 정책이 수요를 늘리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경기침체는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재정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 정책은 수요뿐만이 아니라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공급 위주의 경제학이다. 즉, 세금을 인하하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는 현상 이외에도 근로자들을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 인센티브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근로 열의와 생산의 증가로 조세 수입까지도 증가한다고 믿는 것이다.

조세감면의 효과는 궁극적으로 민간의 소비를 통해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민간의 소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세 정책만이 경기부양 효과를 크게 할 수 있다. 따라서 1992년의 부시 시절처럼 일시적인 세금 감면은 아무런 효과가 없고, 장기적으로 자신의 소득이 확실히 늘었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세금 감면이라야 한다. 또한 세금 부담이 상당히 많다고 느끼는 계층에게 감면 혜택이 많이 돌아가야 한다. 세금 감면으로 실질적인 소득이 상당히 늘었다고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을수록 그 정책은 성공을 거둘 수 있다.3. 오렌지와 낑깡



명품이 잘 팔리는 이유인기스타가 매니저와 헤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돈 때문에 헤어지고, 헤어지면 더 잘 된다는 연예가의 법칙은 그대로 경제학의 네 번째 계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은 모두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인센티브가 단지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다. 물질적 인센티브가 주류를 이루지만, 어떤 형태로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경제학의 법칙이다.



따라서 정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경제학의 계명을 잘 활용해야 한다. 전용차선 위반에 대한 과태료나 남산터널의 통행료를 보라. 얼마나 인센티브에 민감한가. 밥그릇 수에 따른 호봉제보다는 연봉제를 채택하는 것도 인센티브에 따라 더욱 열심히 일하게 하는 당근인 셈이다. 쓰레기 종량제도, 여름철의 전력요금 누진제, 심야전력의 할인도 모두 인센티브를 활용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제도이다.



그러나 인센티브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정책은 실패하거나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능력껏 일하고 필요에 따라 보상받는다는 사회주의 제도도 잘못된 인센티브의 대표적인 예이다. 노력과 보상이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의욕을 갖고 일하지 않았던 것이다.



임금이 낮은 기업이 어떻게 유능한 신입사원을 뽑을 수 있겠는가? 임금을 대신할 다른 형태의 인센티브라도 있어야 좋은 인재가 모여든다. 인센티브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어야만 기업도 사회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물론 인센티브는 돈만이 아니다. 다른 형태의 인센티브라도 좋다. 그러나 경제학의 계명을 지키지 않은 조직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내일을 위한 선택짝사랑은 언제나 애달프고 마음 졸이는 열병을 앓게 한다. 서로 다른 기대 때문에 짝사랑은 가슴 설레고, 마음만 아플 뿐 실패로 끝나기 십상이다. 경제에서도 짝사랑의 논리를 생각할 수 있다. 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엉뚱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다. 서로가 다른 방향의 기대를 가진 비대칭적 기대와 같다. 기대는 물론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가 바탕이 된다. 두 사람이 '동일한 정보'를 갖고 '합리적'으로 행동했다면 비대칭적 기대를 가질 이유가 없다.



짝사랑이 가슴앓이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시장에서도 비대칭적 기대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전형적인 사례가 농산물 시장이다. 작년에 양파가 흉년이 들어 가격이 폭등했다면 올해는 어떤 현상이 나타나겠는가. 어떤 농부는 나 혼자 양파를 많이 생산하여 수입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예측에는 다른 농부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적은 양을 생산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그러나 다른 농부 역시 '나만 많이 생산하여 수입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동은 모두 같게 나타나지만, 다른 농부에 대해 서로 다른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나(갑)는 많이 생산하지만 이웃(을)은 적게 생산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을은 반대로 자신은 많이 생산하고 갑은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비대칭적 기대를 갖는다. 결과는 어떻게 되겠는가? 서로에 대한 비대칭적 기대 때문에 모두가 생산량을 늘릴 것이고 가격은 폭락한다. 비대칭적 기대가 1년마다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주된 원인의 하나다.



한쪽에서만 잘 알고 있는 거래는 짝사랑과 같이 실패하기 쉽다. 시장에서도 가슴앓이를 피하려면 거래 당사자가 서로에 대해 충분한 정보와 기대를 갖고 있어야 한다.세상에는 유난히 비싼 것만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려는 속물 효과도 나타나고, 너도 나도 함께 따라가는 편승 효과도 등장한다. 그래서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말도 한다. 같은 명품이라면 싼값에 구입하는 게 더 좋을 텐데 여전히 비싼 것만 고집한다. 값이 내려야 물건이 잘 나간다는 수요의 법칙과는 상충된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현상은 과연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베블렌(Veblen)은 이런 현상이 사람들의 자기과시적인 소비 행태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소비자는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 두 가지의 가격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것이다. 즉, 실제 지불하는 시장 가격 뿐 아니라 '남들이 얼마를 주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가격'까지 감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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