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산업의 멸망
김인성 지음 | 북하우스
한국 IT산업의 멸망
김인성 지음
북하우스 / 2011년 3월 / 392쪽 / 15,000원
1. 한국 인터넷을 규정하는 키워드: 촌스러움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었던 것이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 올라선 결정적 계기였다. 젊은이들이 벤처기업을 창업했고, 좁은 국토에 아파트가 많아 단기간에 전국적인 초고속 인터넷이 형성될 수 있었던 특이한 조건이 그들이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도록 부추겼다. 제약이 많은 전통 산업과 달리 규제가 아직 없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에서 그들의 상상력은 날개를 얻었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현실화 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아이디어들이 속속 등장했다. 지금 전 세계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는 모든 서비스는 10년 전에 이미 한국에서 다 나왔던 것들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자유로운 분위기는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인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인터넷의 언론자유를 방종으로 보고 실명제를 통해 사용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마음대로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기 위해 법까지 제정했다. 규제에 순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았고 성공한 업체일수록 집중 감시 대상으로 전락했다. 존재 이유가 의심스러운 각종 규제가 만들어지면서 인터넷조차 점차 촌스러워지기 시작했다. MS 웹 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한 결제 시스템, 바이러스보다 더 극악한 보안 프로그램, 아무 의미 없이 비용만 들게 하는 공인인증서까지 만들어졌다. 국내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외국 진출을 시도했던 업체들이 줄줄이 실패하고 돌아오면서 국내시장만이라도 독점하려는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다. 포털들은 사용자 수를 무기로 각종 서비스를 자기 사이트 안으로 끌어들였다. 인수와 합병은 시너지보다 경쟁 서비스를 죽이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최종적으로 몇몇 포털이 국내 인터넷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가 고착되었다.
얼핏 생각하면 개방적인 인터넷에서 국내 기업을 보호하려면 철저한 규제가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국내시장 보호를 위한 폐쇄적인 정책을 인터넷까지 연장하는 것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와 해외시장이 구별되는 제조업과 달리 인터넷은 열린 시장이기 때문이다. 열린 시장에서 승부하는 데 필요한 것은 글로벌한 정책이다. 여기에는 한국적인 특수성이 자리할 곳이 없다.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전 세계에 통용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기본인 것이다. 문제는 인터넷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 입안자들, 언론 자유를 두려워하는 권력자들, 그리고 규제 안에서 이익을 보고 있는 몇몇 상위권 업체들이 한국 인터넷 산업의 미래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2. 한국 전자상거래의 극악한 현실컴퓨터로 은행거래를 하려면 MS 윈도우 운영체제가 깔린 컴퓨터가 필요하다. 웹 브라우저로는 MS의 익스플로러가 있어야 한다. 물론 그전에 은행에 가서 인터넷으로 거래를 하겠다고 서류를 작성하고 은행 보안카드를 받아온 다음 공인인증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준비되면 은행 거래를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은행 사이트에 들어가면 거기서 편리함을 느끼기는 힘들어 보인다. 우선 무차별적인 프로그램 다운로드를 강요한다. 여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사용자들은 은행거래와 전자상거래를 할 때 언제나 액티브 엑스 다운로드에 대해 허용버튼을 누르라고 강요당하고 있다. 그 결과 그들은 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이트에도 액티브 엑스 다운로드를 별 거부감 없이 허용한다. 이 허점을 틈탄 악성 코드들이 오늘도 컴퓨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여기에 은행마다 다른 보안 모듈 프로그램과 키보드 감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야 한다. 이것들이 무엇이고 왜 다운로드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컴퓨터를 느리게 만드는 것은 확실하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결제 과정의 보안 시스템은 복잡하다. 그렇다고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언제나 운용에 있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는 하드디스크에 일반 파일 형태로 저장되어 있지 않다. 누구나 쉽게 복사해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 파일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되어 있지 않다. 외국의 보안 방식에 비해 한국의 공인인증서 방식이 우수하다는 근거로 제시되는 장점들은 인증서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장점으로 내세울 수가 없다.
한국의 공인인증서 방식과 세계 표준으로 사용하는 안전 전송 규약 중 어느 것이 보안상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이론상으로는 공인인증서 방식이 안전하다. 하지만 운영상의 허점 때문에 두 방식의 실질적인 차이는 없다. 대신 표준 결제 방식은 매우 편리하다. MS 익스플로어가 아니라도 거래를 할 수 있고, 추가로 다운로드하는 프로그램도 없다. 안전 전송 규약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서버에 미리 저장되어 있는 내 카드 정보를 사용하여 비밀번호만으로 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관료와 보안업체 관계자들은 이 방식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비밀번호만으로 어떻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냐고 불안감을 조성한다. 그러면서 보안을 위한다는 핑계로 가장 심각하게 보안을 해치는 방법을 사용한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지만 그들은 개선 의지가 없다. 마케팅적인 의미밖에 없는 논리를 내세우며 현 체제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수많은 업체와 위원회들의 이권이 얽혀 있는 공고한 체제라서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바람은 다른 곳에서 불어오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그들의 구매력을 무시하지 못하게 되자 은행과 쇼핑몰이 앞 다투어 전자상거래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표준을 지키는 한 가지 방식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가장 많은 플랫폼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은 것이다
3. 인터넷 진화의 역사와 소셜 네트워크오늘날 MS는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을 위협하는 적을 만나고 있다. 바로 구글이다. 구글은 모든 분야에서 MS와 부딪치고 있다. 검색분야, 메일 서비스, 오피스 프로그램과 각종 유틸리티, 웹 브라우저, 윈도우 모바일에 대항하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윈도우를 대체하고자 하는 크롬 운영체제, 이 모든 것이 MS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MS은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와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MS는 페이스북의 지분을 인수하고 오피스의 온라인 버전을 페이스북 안에서 무료로 쓸 수 있도록 개방했다. MS는 페이스북을 구글의 강력한 대항마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이렇게 각광을 받는 이유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단어로 설명이 가능하다.
구글은 모든 작업을 프로그램에 의존한다. 인간의 개입을 최대한 배제해야 가장 공정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구글의 이런 장점을 단점으로 만든 것이 소셜 네트워크이다. 페이스북은 데이터 가공에 대해 아무 작업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회원들의 몫이다. 소셜 네트워크 환경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와 기호뿐 아니라 일상적인 경험까지 모두 데이터화한다. 이 모든 데이터는 광고주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가 중시되는 미국에서 자발적인 실명제와 개인정보 공개라는 거의 불가능한 성과를 거두었다. 페이스북에서는 나이, 성별, 지역, 인종, 취미, 기호에 따라 정교한 분류가 가능하고 효과가 확실한 타깃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몰리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여기에 더해 구글처럼 인터넷 플랫폼이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자신들의 웹 페이지 안에 타 업체가 프로그램을 올리고 홍보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 정책으로 순식간에 페이스북 사이트 안에 수많은 프로그램을 확보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붙은 소셜게임을 하고 중고물품을 거래하면서 쇼핑몰을 이용한다. 페이스북 안에 들어온 스카이프 덕분에 클릭 한 번으로 친구와 전화도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5억 명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며 사용자에게는 한곳에서 모든 것이 가능한 편리한 공간이 되고 있다.
4. 한국 인터넷의 미래는 있는가한때 한국 인터넷 업체들은 국내에서 독특한 서비스 모델을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험부족으로 인해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업체들은 국내 시장만을 상대로 하게 되었다. 좁은 시장에서 과도한 경쟁이 발생했고 중복투자도 심해졌다. 선두에 서지 못한 포털들은 자본을 가진 업체에 흡수, 합병당했고, 포털 업계는 몇 개 업체만 남게 되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포털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서비스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원스톱토털 서비스를 지향하면서 인터넷 사용자들이 포털을 떠나지 않고 오래 머무르게 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검색 관문을 장악한 포털은 내부 사용자를 가두어놓고 내부 데이터를 외부 검색엔진에 개방하지 않는 폐쇄성을 보이고 있다. 포털들의 과욕이 인터넷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인터넷 사용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인터넷 실명제와 사이버 명예훼손법 등을 도입했고 포털들은 이를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일정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런 규제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규제와 금지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이미 확보한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와 금지는 외국 인터넷 서비스가 한국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언론 자유를 당연하게 여기는 외국 업체들은 이런 법을 지키면서까지 한국에 진출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포털, 검색엔진이라 부를 수 없는 불공정한 검색 사이트, 원칙을 훼손하고 권력과 야합한 인터넷 업체들이 각종 규제의 도움을 받아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까지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왜곡된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 이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개방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그리고 그 후 계속해서 밀려오는 외국 서비스들에 조금씩 한국 시장을 뺏기다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5. 콘텐츠를 죽이는 불법 복제세계적으로 불법 복제가 문제인데 한국은 더 심하다. 음반 시장은 죽어버렸고, 비디오 대여점도 깡그리 없어졌다. DVD 판매는 부진하고, 만화는 출시되는 날 스캐너에 읽혀서 공유된다. 만화도, 영화도, 자막도, 노래도 전 세계에서 단 한 명, 즉 60억 분의 1만 수고하면 된다. 그 한 명이 만든 불법 콘텐츠는 인터넷을 타고 지구 전체에 공유된다.
한국에서는 가정까지 초고속 광케이블이 들어와 있어 인터넷 공유가 활성화되어 있다. 사람들은 그냥 영화를 작은 PC 모니터로 본다. 그들에게 블록버스터는 현장감이 중요하다느니 불법 파일은 원본에 비해 화질이 조악하다느니 하는 말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들은 어떻게 인코딩되었는지 의심스런 MP3 파일을 조악한 하드웨어 음원칩이 달린 MP3 플레이어를 통해 싸구려 이어폰으로 듣는다. 손실 압축된 영화 파일을 작은 LCD 화면과 열악한 PC 음원칩과 구색으로 달아놓은 모니터의 내장 스피커를 통해 감상한다. 불완전한 디지털 시대에 불법복제는 콘텐츠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만화가는 아무리 인기를 얻어도 만화를 그리는 것만으로 생계를 잇기 힘들다. 극장 수입에만 의존해야 하는 영화인들은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인다. 가수들은 앵벌이처럼 하루에도 여러 곳의 행사를 뛰어야 겨우 다음 음반을 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불법복제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불법복제를 근절하여 창작자들이 수익을 올리면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6. 이동형 무선인터넷 시대를 거부하는 그들전 세계 이동통신 회사들이 음성 통화 위주로 시간당 사용료를 받는 정책으로 일관할 때, 이미 한국은 정부 주도로 차세대 이동형 무선인터넷 통신을 구상했다. 이것이 와이브로이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와이브로는 처음부터 인터넷 접속 위주로 설정했기 때문에 음성통화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너무 앞선 이 최첨단 기술은 장사 잘되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을 뺏기고 싶지 않은 통신사들의 태업으로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
통신사들은 와이브로가 활성화되지 못하게 해야 할 절박한 이유가 있었다. 와이브로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인터넷 전화이기 때문이다. 와이브로가 전국에 서비스되는 순간 사실상 휴대폰 시장이 사라지게 된다는 뜻이다. 때문에 그들은 사업에는 참여하되 와이브로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정책을 써 왔다. 와이브로는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원천 기술이 사장되고 있다. 오늘날 경쟁국에서는 LET(long term evolution)를 밀고 있다. 와이브로와 LTE 두 기술은 모두 4G 표준으로 채택되었으나 국내 통신사들은 LTE가 대세이기 때문에 와이브로에 투자할 수 없다는 논리로 전국 망 구축을 미루고 있으며 오히려 LTE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음성이든 인터넷이든 결국 데이터 전송일 뿐이다. 인터넷 전화는 음성전화를 디지털로 전환해서 조금이라도 싸게 전화를 쓰겠다는 것일 뿐이다. 이를 못 하게 막는 것은 한국 통신 업체들이 음성통화만 특별한 것인 양 따로 취급하여 폭리를 취하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답답하게도 한국 통신사들은 한 발 더 나가 무선인터넷을 통한 인터넷 전화마저 막으려 했다. 외국에서 다 쓰는 서비스를 현지화하면서 막겠다는 말인데, 실효성도 없을 뿐더러 사용자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고, 전 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바람에 조용히 방침을 철회했다.
1위 기업인 SK 텔레콤이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는 동안 KT는 아이폰을 도입하여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KT가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남으려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유선전화 보호 정책을 포기하고 인터넷 전화 사업에 적극 나서 전 세계를 상대로 인터넷 전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판매해야 한다. 와이브로를 최우선 정책으로 전환하여 무선 인터넷 생태계를 활성화하여야 한다. 이동형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업체를 적극 후원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웹 환경도 무선인터넷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혁명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7. 통신 스마트 폰의 역사와 애플의 등장아날로그 이동 통신이 디지털로 바뀔 무렵 유럽 통신 시장은 GSM 방식이 대세였다. 뒤늦게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든 한국은 이런 대세를 따르지 않고 기술적으로 우수하지만 상용화되지 못한 미국식 CDMA 방식을 개발하는 모험을 시도했다. 전 세계 이동통신 관계자들이 실패를 예측했지만 한국은 단기간에 CDMA 교환기 국산화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고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여 결국 기술수출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국산 휴대폰은 경쟁력을 갖추게 되어 전 세계로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였다.
문제는 CDMA 상용 서비스에 성공한 이후 통신사들이 점차 보수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완성해놓은 CDMA 망에서 오랫동안 사용료를 챙기기를 원했다. 모험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3세대 이동통신 표준 전쟁이 일어나자 모두 이미 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갖고 있던 WCDMA로 돌아섰다. 한국 이동통신 업체들은 WCDMA 사업권을 받은 후 설비투자를 빨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4G로 전환되는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기가 애매해졌다. 3G 투자 자금도 회수 못한 상태에게 4G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G 표준으로 확실시되는 와이브로에 이미 수조 원을 사용한 상태에서 또 다른 4G 표준으로 대두되는 LTE에 투자를 하는 낭비까지 발생하고 있다.
사실 한국은 4G 이동통신 규격으로 와이브로를 선택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와이브로는 한국이 원천 기술을 갖고 있고 막대한 설비투자를 통해 이미 상용 서비스를 실시 중이기 때문이다. 장비개발도 완료했고 운영 노하우도 습득하여 수출도 가능하다. 와이브로를 통해 한국은 다시 한 번 이동통신 강국으로 부상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와이브로에 아무 관심이 없다. 그들은 새로운 기술로 모험을 하기보다 시장에서 대세가 되고 있는 안전한 기술(LTE)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