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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젬마의 아트 콜라보 수업

한젬마 지음 | 비즈니스북스
아트 콜라보 수업



한젬마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9년 6월 / 432쪽 / 18,000원





Chapter 1 콜라보 선수들에게서 배운 것들



벽은 부숴야 제맛이다. 비즈니스 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



“왜 예술가가 손으로 직접 만든 작품만 예술이라 하는가. 예술가의 시선으로 새로운 개념을 부여하여 새롭게 탄생시키는 것도 예술이다.” 변기 작품으로 유명한 마르셀 뒤샹은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의 경계를 허물었다. 예술의 정의를 전복시킨 그는 예술의 양식을 파괴하고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나갔다. 예술가의 역할과 예술에 대한 개념을 뒤엎으며 혁신을 촉발시켰다. 이처럼 예술이란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경계와 틀을 깨는 것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벽을 부숴야만 그 너머를 볼 수 있다: 뒤샹만큼이나 미술계에 파격을 몰고 온 작가가 있다. “좋은 비즈니스가 가장 훌륭한 예술이다.”라고 발언한 앤디 워홀이다. 그는 친숙한 사물과 상업적 산물을 예술작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했다. 자신의 작업을 ‘팩토리’라 정의하고 스스로 창작의 기계이길 희망했으며, 많은 조수들과 함께 예술품을 대량으로 제작했다. 그동안 공고하게 유지되어온 예술의 정의에 기계를 통한 무한복제와 대량 생산으로 정면 도전한 것이다.

“예술은 손맛이 있어야지. 예술가가 직접 만들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사인을 넣다니.” 당시 앤디 워홀의 작품에 대한 대중의 비판과 독설이 넘쳐났다. 하지만 시대를 반영한 그의 작품은 예술의 역사를 바꾸는 데 한 획을 그었다. “나는 깊숙이 얄팍한 사람이다.”라고, 이율배반적이지만 정확하게 자신을 고백한 앤디 워홀은 분명 세상을 간파하고 미래를 읽어내는 혜안을 가진 이 시대의 예술가다. 그는 당대 가장 유명한 것들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코카콜라, 달러 지폐, 캠벨 수프 등등.

시대의 아이콘에 해당하는 인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마릴린 먼로, 슈퍼맨, 마이클 잭슨, 존 레논, 앨비스 프레슬리, 마오쩌둥, 엘리자베스 타일러…. 이쯤 되면 앤디 워홀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야 유명인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예술가들이 스타들의 이미지를 작품에 담는 일은 초상권, 저작권 시비로 인해 거의 불가능한 편이다. 대단히 애매하고 복잡한 초상권과 저작권 논란으로 나 또한 한류 스타 이미지를 활용한 예술가들과의 아트 콜라보를 포기한 적이 있다. 중소기업들은 스타들의 이미지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막대한 초상권, 저작권료를 지불할 돈이 없다. 반면 스타들 입장에서는 초상권 사용료를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그 접점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문제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지금 앤디 워홀이 살아 있고, 앤디 워홀의 청이라면 스타들도 단박에 수락하지 않을까? 세계적 스타 탄생의 보증수표인 앤디 워홀이라면, 어느 쪽도 손해 보지 않고 시너지를 내는 동행관계가 될 테니까. 앤디 워홀은 충분히 스타를 더 스타로 만들어주는 보증인이니까. 스타들도 원하는 예술가일 테니까. 앤디 워홀은 “예술은 비즈니스고, 비즈니스는 예술이다.”라는 순수예술계에서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하며 ‘비즈니스 아트’라는 단어를 탄생시켰다. 예술과 비즈니스를 동격으로 설정하고 동행을 주장한 그야말로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창시자다.

앱솔루트와 앤디 워홀의 만남: 1985년 앱솔루트 보드카의 미국 시장 유통 담당자였던 미셸 루스가 친분이 있던 앤디 워홀에게 앱솔루트 병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를 계기로 그들의 협업은 시작되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이 보편화되기 전인 1980년대에 이처럼 과감한 용기를 낸 것을 보면, 앤디 워홀도 앱솔루트도 분명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들이다. 약병을 연상시키는 앱솔루트 술병에서 영감을 받은 앤디 워홀은 1985년, ‘앱솔루트 워홀’이라는 콜라보 작품을 탄생시킨다. 앱솔루트 보드카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면서 예술가들과 소통하며 동행하는 것이 하나의 기업 문화로 자리 잡았다.

앤디 워홀과 앱솔루트 보드카는 첫 만남 후 30년이 지난 2014년, 앤디 워홀 재단을 통해 재결합해 리아트 콜라보레이션 리미티드 한정판을 출시했다. 총 350만 병 중 6만 병만 한국에서 판매되었는데 앤디 워홀의 예술혼에 취한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사실 앱솔루트가 보드카 중 최고급 술은 아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드카 하면 ‘앱솔루트’를 떠올린다. 여타 보드카들도 그들의 가치와 영광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지만, 끊임없는 변화와 아트 마케팅으로 앞서 나가는 앱솔루트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예술품만 남는 시대가 아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 제품 또한 영원할 것이다. 살아생전 앤디 워홀이 너무나 사랑했을 뿐 아니라, 컬렉션을 한 것으로 유명한 샴페인 돔 페리뇽도 앤디 워홀 아트 콜라보레이션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한 바 있다. 유모차 브랜드 부가부 또한 앤디 워홀 재단과의 협약을 통해 ‘앤디 워홀 유모차’ 시리즈를 4회나 출시했다. 최근에는 캘빈 클라인과 유니클로가 앤디 워홀의 작품으로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앤디 워홀의 사후 70년이 되는 2057년 이후에는 저작권이 소멸되어 이후에 쏟아질 앤디 워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홍수를 상상해본다. 장벽이 무너지고 서로 앞다퉈 접붙이려고 몸부림치는 콜라보 물결을. 시대를 앞서간 그는 예술의 한계와 경계를 허물었고, 그런 파격으로 소통을 가로막는 장벽 또한 무너뜨렸다. 그의 예술은 수많은 콜라보를 통해 끝없이 재창조될 것이다. 화폭 안에서 예술로 제품을 그렸던 그의 행위는 그 자체로 아트 콜라보였던 게 아닌가. 팝아트는 결국 아트 콜라보의 시조가 아닌가. 그리고 아트 콜라보 선구자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연결지어 본다.

극과 극은 통한다. 아트 콜라보의 선두주자 백남준



유럽의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 그는 피아노를 때려 부수고, 자신의 머리를 먹물에 담근 후 그 머리를 붓 삼아 바닥에 깔린 긴 종이에 획을 긋는 등 전위적인 예술활동을 했다. 또한 행위예술가이자 존 레논의 부인인 오노 요코도 <컷 피스>라는 행위예술을 선보인 바 있다. 작가는 무대 위에 앉아 있고, 관객은 한 명씩 무대로 올라가 작가의 옷을 자른 뒤 그 조각을 가지고 내려간다. 한결같이 섬뜩하고 강렬한 행위들이다. 이는 모두 ‘플럭서스’ 운동에서 벌어진 아방가르드 전위예술 행위이다. 플럭서스는 변화, 흐름, 움직임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다. 음악, 시각예술, 무대예술, 시 등 다양한 예술형식을 융합한 통합적인 예술 개념을 탄생시킨 탈 장르적인 운동이다. 또한 1962년 독일에서 시작해 1970년대 초까지 활동한 극단적이고 실험적이었던 전위예술 운동이다.

예술의 상품화를 반대한 백남준의 아트 콜라보: 플럭서스는 ‘삶과 예술의 조화’를 표방하며 출발했고, 특히 예술을 상품화하는 경향에 반발하여 자신의 작품을 상품화할 수 없도록 했다. 대표적인 예술가로는 마키나우스, 요제프 보이스, 존 케이지, 백남준, 오노 요코, 레이 존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고급예술, 일상의 레디메이드 일체를 해체하고 부정한다. 기록과 결과가 아닌 그냥 과정, 흐름, 행위에 목적을 둔다. 예술의 틀 안에 갇힌 예술에 대한 항변이다.

아방가르드는 ‘모든 것이 예술이고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사명을 향한 질주이기도 하다. 다다이즘이 큰 획을 그었고, 플럭서스 또한 그 정신을 잇고 있으며, 우리가 상업적이라고 하는 팝아트 역시 놀랍게도 이 정신을 잇는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공장이라는 작업실에서 대량생산 방식으로 대중적인 소재의 작품을 제작한다. 이는 고급예술의 권위와 개념을 무너뜨리는 행위의 일환이다.

플럭서스는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사이를 자유로이 오갔다. 백남준이 비디오아티스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비디오와 TV라는 매체를 활용해 이러한 융합, 즉 콜라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 대신 텔레비전에 다양한 화면을 담아 그림과 같은 효과를 내보자. 움직이면서 메시지를 주는 그림이라니. 정말 재미있겠는 걸. 게다가 소리까지 나잖아.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백남준의 고백처럼 말이다. 그는 비록 예술을 부정하는 전위행위를 했고, 놀랍게도 예술의 상품화에 반대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선두 주자이기도 했다. 앱솔루트, 스와치, 삼성전자 등 굵직한 대기업들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작품 사용을 승인하고 동행을 승낙했다.

예술과 비즈니스는 대립적 관계가 아니다: 이쯤에서 궁금증이 든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상업 행위인가? 작품의 고유성은 존재하지만, 장르 간의 경계가 없고 융합이 자유로웠던 백남준에게는 콜라보 또한 시대 변화에 따라 확장된 개념의 예술 아니었을까? 기업 입장에서는 상업적 성공을 위한 행위지만, 예술가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작품이 비즈니스 분야와 융합해 전에 없던 것이 탄생하는 또 하나의 창작 기회인 셈이다. 이렇게 각자의 철학과 요구가 명확하다면 그들의 만남, 융합, 창조는 한걸음 더 나아가는 일종의 전위예술이기도 하다.

새로운 결합을 시도하는 신선함에 끌렸을 백남준의 아트 콜라보 행위는 상업적 성공과 상관없이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었다. 전위예술과 비즈니스, 너무도 달라서 양 극단에 놓여 있을 법한 둘의 만남, 어쩌면 극과 극은 통하는지도 모른다. 그토록 순수성을 자랑하던 예술 작품이 세월이 흘러 수십억을 호가하는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보자.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극도의 상업성이 아닐까? 예술의 순수성과 상업성은 결코 대립어가 아니다. 예술과 비즈니스가 대립 구도가 아니듯 말이다.



Chapter 2 명화가 명품을 만든다



드가 : 명화와 제품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



나는 찰떡궁합 찾아주는 그림 뚜쟁이: 나는 제품을 보면 그 제품에 어울리는 그림이 보일 때가 많다. 그림 매칭 무당, 찰떡궁합을 찾는 그림 뚜쟁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몸매관리 의료기기를 보았을 때 비너스가 동행하면 의미를 아름답게 각인시키겠다 싶었고, 낯선 들깨기름이 해외시장에서 소통하기 위해서는 명작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 레이블로 활용되면 익숙함과 친밀도를 높일 수 있겠다 싶었다. 대형 금고를 보았을 때 독수리나 부엉이 그림이면 금고의 의미도 주면서 무게감을 더하고, 액자 역할도 하겠다 싶었다. 하얀색의 하드형 LED 마스크를 보았을 때 그 섬뜩함에서 이탈리아 카니발 마스크를 떠올렸다. 그것을 모티브로 축제, 환상, 신비의 느낌을 주면서 마스크 자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냈고 사용자에게 판타지를 주는 1석 2조의 효과를 줄 수 있겠다는 발상으로 연결시켰다.

어떤 제품이든 제품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일치하는 연관된 그림들이 있게 마련이다. 제품과 그림의 궁합이라고나 할까. 좋다고 아무 것이나 가져다 쓰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 홀짝의 신발 또한 정확한 파트너를 만난 경우다. 신발 자체가 발레리나 슈즈의 형태를 닮아 있고, 여성성과 우아함과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단순 캐주얼화였다. 평생 동안 발레리나를 관찰하고 발레리나를 그려 ‘발레리나 화가’라 불릴 정도인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 에드가 드가의 발레 작품을 홀짝은 신발 깔창으로 도입했다.

드가가 평생 주로 그린 그림은 발레리나뿐 아니라 경마, 모자 상점이다. 그의 그림이 어떤 소재를 대상으로 하든 그는 공연, 경기 등 주요 테마에 대한 관심이 아닌 경기와 공연 이전 혹은 이후의 상황과 순간을 포착하는 데 대가였다. 현실의 고뇌와 일상의 상황에 대한 포착이라고나 할까. 발레리나의 완성된 모습이 담긴 무대 위의 풍경보다는 연습 장면, 쉬는 장면 등 탈의실이나 대기실, 연습실의 풍경을 담은 것도 그런 맥락이다. 지쳐 있는 모습, 자유롭게 연습하는 모습, 위에서 내려다본 컷, 뒤에서 훔쳐다본 컷 등 마치 파파라치 사진 컷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오히려 비디오 다큐 스케치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가장 잘 나온 대표 컷이라기보다 본방송에는 내보내지 않을 것 같은 B컷, C컷의 풍경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뒷맛의 즐거움을 한껏 흡족하게 전한다.

그의 그림은 인상주의라기보다는 사실주의에 더 가까운 시선이다. 그중에서도 <발레>는 가장 완성도 있는 발레리나 그림이며 대표작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것이 리허설임을 알리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커튼 뒤에 서 있는 정체불명의 신사. 등장을 준비하는 발레리나들이 대기하는 동선의 앞쪽에 서 있는 그는 권위와 자본의 냄새를 풍긴다. 드가가 집중한 대상이 발레리나가 아닌 그러한 상황, 연습의 풍경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덕분에 그림 감상자는 더불어 그 신사의 시선에 이입되어 발레리나를 훔쳐보는 동질감을 갖게 되기도 한다. 발레리나의 아름다움을 보는 시선은 비공개 상황을 엿보는 프라이빗한 시선일 수 있기 때문에 더 흥미롭고 강도 높은 것 아닐까? 바로 이것이 드가 그림의 맛이다.

이런 발레리나의 그림을 홀짝이 신발 깔창으로 깔아버린 것도 드가의 시선을 닮았다. 시선이 신발의 몸통이 아닌 바닥으로 갔으니. 신발을 신으면 안 보이고 쉴 때야 비로소 그 바닥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신발을 신으면서 발레리나를 바라보게 된다. 마치 그녀의 가볍고 우아한 포즈처럼 신발이 나를 이끌 것 같은 동질감을 훔친 후 발걸음을 챙기게 된다. 홀짝의 신발은 신발 깔창이 많이 보이는 디자인이다. 이는 드가의 명화를 빌려 신발이 가진 성품을 명품으로 둔갑시킨 멋진 전술이다. 어차피 모든 신발에 깔창은 깔아야 하고, 레이블을 포함한 간단한 디자인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이를 그림으로 대체하여 명시성과 작품성, 예술성과 가치를 상승시킨 경우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제조 단가에 큰 변동 없이, 네이밍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격과 판매율을 높일 수 있으니 아주 특효의 전략이다.

이 정도의 궁합이라면 아트 콜라보를 안 하는 것이 손해다. 저작권료가 드는 것도 아니요, 제조 단가가 상승하는 것도 아닌데 신발 디자인과 정체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니, 명화를 활용한 콜라보레이션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이 케이스는 제품에 명화를 맞췄지만, 명화를 보면서 발상을 할 수도 있다. 그림을 감상하는 이유는 영감을 얻기 위해서 아닌가. 사업이나 일과 연관된 아이디어, 신선한 자극과 영감을 얻기 위해 명화 사냥을 떠나보면 어떨까? 생각이 꽉 막혀 답답할 때 예술에서 자극을 구해보기를 권한다. 나와 어울릴 명화 파트너 찾기로 당신도 명품이 될 수 있다. 명화 속에서 생각지 못한 마법 같은 기회를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Chapter 3 혼자서는 멀리 갈 수 없다



선한 소비가 선한 세상을 만든다



나는 ‘우리농’이라는 마켓에서 장을 본다. 직거래 유통방식의 마켓으로 주문을 하면 정해진 요일에 배달되는데 더욱 특별한 점은 배송 박스를 다시 수거해간다는 점이다. 덕분에 포장 비닐과 박스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양은 엄청나다. 매일 나오는 저 많은 쓰레기들은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재활용과 쓰레기 처리는 잘 되고 있는 것일까?

지구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도외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유통배달 서비스의 발달과 더불어 과대 포장으로 쓰레기가 급증하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의 재사용을 위한 비용 역시 점점 더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의 리사이클, 에코로 오히려 추가 소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할 일이다. 친환경이란 애초에 쓰레기를 줄이는 행동이 먼저 있어야 하고, 가능하면 생활 속에서 친환경 재료와 리사이클링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리사이클링 제품을 또다시 소비하는 유혹에 대해서 엄격히 자각해볼 필요도 있다.

패션 브랜드들의 에코 콜라보레이션: 이와 관련해서 지각 있는 브랜드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제고를 위한 리사이클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리사이클 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 아트 콜라보레이션이라 더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리사이클에서 업사이클이라는 용어로 진화했다. 업사이클이란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의 합성어로, 버려진 물품이나 쓸모없는 상품에 디자인을 가미하고 활용성을 더해 기존보다 가치 높은 새로운 제품을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작업에 아트 콜라보레이션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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