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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은 어떻게 인류를 구원하는가

김대식, 다니엘 바이스 지음 | 중앙북스



창조력은 어떻게 인류를 구원하는가

김대식, 다니엘 바이스 지음

중앙북스 / 2017년 4월 / 268쪽 / 14,800원





생존을 위한 몇 가지 질문



미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몇십 년 안에 기존 인류의 50퍼센트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한다. 사라질 것이라 추정되는 직업 중 다수가 고소득 지식 노동자들이 속한 직종이다. 혹자는 기술 발달로 인해 먹고사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거라고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데서 발생하는 자괴감이나 무력감 등 ‘심리적 쇼크’다. 즉, 육체적 생존이 아닌 정신적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다. 중동의 몇몇 부유국은 풍부한 자원으로 국민 대부분이 국가로부터 기본 소득을 보장받고 있고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지만, 젊은 세대 중 상당수가 스스로 공부하거나 경제 활동을 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사회를 과연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는 우리에게 닥칠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며, 인공지능 사회에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과거의 창조력이 생산성의 관점에서 부각되었다면, 현재와 미래의 창조력은 단순한 생산성을 뛰어넘은 무형의 가치, 분야와 분야를 잇는 연계성과 혁신의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결과를 도출해내기보다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잃어버린 창조력의 고리를 찾아서



한 인간이 창조적 성장을 이루려면

[김 - 김대식을 줄여 ‘김’으로 표기, 이하 동일] 이 대담에서 우리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해서 창조력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다룰 텐데요. 먼저 ‘잃어버린 창조력의 고리’를 찾는 여정을 시작해보죠. 먼저 창조력과 관련하여 교수님 인생에서 흥미로운 지점들을 짚어보고 싶습니다. 보내주신 개인사를 읽어보고 충격을 받았거든요. 특히 어린 시절에 눈길이 가는 부분이 여럿 있더군요. 한 인간의 창조적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ㆍ환경적 요인들이 읽혔기 때문입니다. 먼저, 교수님이 이스라엘이 아닌 중국에서 태어난 데는 어떤 사연이 있나요?[바 - 바이스를 줄여 ‘바’로 표기, 이하 동일] 제 부모님은 오스트리아 빈 출신입니다. 1930년대 후반 빈을 점령한 나치는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인 사람들을 체포했습니다. 아버지도 체포되어 강제 수용소에 갇혔고요. 그곳에서 빠져나오려면 다른 나라로 가는 비자가 있어야 했습니다. 부모님은 당시 빈 주재 중국 영사 허펑산으로부터 중국으로 가는 비자를 받아 피신했습니다.

[김] 중국에서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있나요?

[바] 아버지는 빈 의과대학에서 강의하셨어요. 중국 상하이로 탈출한 뒤에는 구이린의 한 병원을 운영해달라는 제안을 받으셨고요. 전 그 병원에서 태어났는데 구이린에서의 기억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1943년인가 44년인가에 일본군의 폭격으로 도시가 쑥대밭이 되었고, 많은 사람이 피란을 떠났지요. 우리 가족은 미국 공군의 도움을 받아 윈난 성 쿤밍 시로 갈 수가 있었어요. 그곳에는 미군 전투비행단인 플라잉 타이거스(Flying Tigers)가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쿤밍에 머물며 다시 병원을 열었죠.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전부입니다. 그때 전 3~4세 정도였어요. 그리고 제가 7세가 됐을 때 우리는 그곳을 떠났지요. 전쟁이 끝난 뒤, 저희 가족은 상하이로 옮겨 갔다가 중국 공산혁명이 일어난 1949년 무렵 이스라엘에 왔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창조력이나 적응력은 근육과 같아서 쓰지 않으면 퇴화하는 법이거든요. 모든 게 안전하고 편안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의 경우, 창조력을 키우고 발휘해야 할 동기 부여가 강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어요. [김] 창조력의 비밀 중 첫 번째 요소가 제시된 것 같군요. 최악의 상황이라면 곤란하겠지만, 삶이 어느 정도는 고달파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창조력을 자극하는 환경과 경험

[바] 이건 또 다른 문제와도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은 분리해서 교육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전 이게 좋은 방식인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재능 있는 아이들이 좀 더 다양한 요소가 있는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여러 수준의 사람들을 만나고, 보다 도전적이고 창조력을 유발하는 관심사들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김] 물론 창조력을 키우려면 어느 정도는 다양한 환경이 필요할 겁니다. 다만 이 문제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수님은 원래 꿈이 과학자였나요? [바] 꿈에 대해 얘기하려면 제 개인적인 일화가 또 하나 필요하겠네요. 3~6세 무렵 제게 플라잉 타이거스 공군 기지는 놀이터였습니다. 조종사들이 저와 함께 노는 것을 좋아했어요. 비행기에 태워주기도 했지요. 그들이 제게 커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물으면 비행기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김] 바로 그거네요. 교수님은 어린 시절에 완전히 브레인워싱(brainwashing, 세뇌)을 당한 겁니다! 제가 신경과학자로서 말씀 드리면 3~4세 무렵 인간의 뇌는 완전히 유연한 상태입니다. 교수님이 조종사들과 보낸 시간이 시냅스의 변화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어요. 쉽게 표현하지만 어린 시절 경험이 새로운 길을 열게 한 거죠. 사람은 유도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화, 환경, 그리고 사람들이 인생 무대의 토대가 되는 것이죠. 교수님의 경우 특히 어린 나이에 전투기를 타봤던 경험이 큰 의미가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테크니온 대학에 입학해서 항공공학을 전공하게 됐군요?

[바] 그렇죠. 그때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은 항공기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수입했기 때문에 매우 작은 분과였어요. 그런데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에 드골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고마운’ 일을 해줬어요. 드골 정부가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한 비행기 수출을 금지해버린 겁니다. 이스라엘의 방위 산업과 항공우주 산업이 당장 위기에 처했어요. 그때부터 이스라엘은 스스로 항공 산업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창조적 성과로 이어지는 질문의 힘

[바] 일화가 있습니다. 초기의 미라지 전투기는 미사일 두 발을 탑재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죠. 이에 우리 공군의 엔지니어들은 “좋아. 그러면 두 발을 쏜 뒤에는 어떻게 하지? 기지로 귀환해야 하나?” 하는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그 해결책으로 전투기에 별도로 기관총을 실었지요. 그런데 전투기에 기관총을 탑재하자 이상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총을 발사하면 배기가스가 엔진으로 들어가서 엔진이 꺼져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던 거예요.

그래서 제가 초기에 맡았던 전투기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배기가스 배출 방향이 바뀌도록 기관총을 다시 고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질문 하나가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요. 질문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일찍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아이가 더 이상 생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테니까요.



창조력은 어떻게 자라나는가



사소한 불만이 혁신을 만든다

[김] 창조력의 개념을 정의해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바] 창조력을 정의할 때 첫 번째 전제는 ‘필요성(니즈)을 파악하는(느끼는) 능력’입니다. 기존 이론에 어떤 허점이 있는지, 또는 기존 제품이나 아이디어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니즈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파악한 니즈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창조력이 활발히 발휘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현재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모든 면에서 만족하는 사람이 창조적일 리가 없습니다. 이는 곧 어떤 필요나 결핍이 창조적 사고의 원천이라는 이야기로 연결되지요.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압박감 같은 것을 느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게 필요하다, 혁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야 해요. [김] 교수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사람들은 많은 문제를 느끼고 있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니즈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곧 혁신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그저 불평만 늘어놓을 뿐 혁신은 포기합니다. [바] 물론 대다수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조치를 취하려는 의지가 솟구치는 ‘경계선’은 어디쯤에 있는 걸까요? 거기에는 아마도 문화적 차이가 작용할 겁니다.

인생의 골든 링크, 불완전을 인정할 것

[김] 이제 창조력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요? 창조적인 작업의 첫 단계로 삶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을 때, 창조적인 사람은 그 사실에 압도되기보다는 “내가 이 문제에 대해서 뭘 할 수 있을까? 뭘 해야만 할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일찌감치 현실에 던져지는 이스라엘 청년들과 달리, 한국 청년 대부분은 교육열 넘치는 부모의 보호를 받습니다. 그러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그제야 인생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불공정한가를 깨닫고 충격을 받게 되죠. 그런데 그 충격이 창조력이나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문화적ㆍ심리적 차이가 창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하나의 해석이 될 수 있겠죠. [바] 한국 청년들도 군복무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본격적인 사회생활이 시작되기 전에 하는 군복무가 그들에게 어떤 자각의 계기가 되지 않나요? 남녀 구분 없이 이스라엘 젊은이들에게는 군대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이스라엘에서는 18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해야 합니다. 복무 기간 동안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전략을 구축하며 이를 실행할 권한과 의무를 갖습니다. 즉각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면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고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지요.

[김] 한국에서도 군복무가 의무이긴 하지만, 이스라엘과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자각의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한국 청년들은 군대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군복무가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비판을 받고요. 젊은이들은 모든 게 이미 구조화되어 있는 군대 체제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군말 없이 기존 질서를 따라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이들이 사회에 복귀했을 때 자기 자신이나 인생에 대해 잘못된 사고방식을 갖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바] 군대라는 특성상 위계질서가 있긴 하지만 그 정도로 딱딱한가요? 이스라엘 군대에선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도록 북돋아줍니다. 포인트는 ‘질문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상급자에게 문제 해결책을 바라지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앞으로 살아갈 비즈니스 세계에서 큰 도움이 되고요. 혹시 ‘골든 링크(golden link)’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하나의 사슬에는 가장 값비싸면서도 가장 약한 부분, 즉 골든 링크가 하나 있습니다. 18세라는 나이가 바로 골든 링크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이스라엘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나 군복무시기에 부모가 자식 일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골든 링크, 즉 가장 값지면서 또 가장 약한 그 시기는 보다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로 다른 영역의 접점을 확보하라

[바] 창조력에는 진짜와 가짜가 있습니다. 때로 몇몇 연구자는 기존 분야에서 약간 진전하는 것에 만족하곤 해요. 이것이 ‘가짜 창조력’의 한 사례가 아닐까요? 가짜 창조력은 언뜻 새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김] 그렇다면 교수님이 생각하는 진짜 창조력이란 무엇입니까?

[바] 진짜 창조력은 서로 다른 영역의 사실과 아이디어를 연결할 때 발현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로 두 개 이상의 영역을 넘어선 무언가가 만들어져야 하고요. 예컨대 저는 동물과 생물의 활동을 자세히 살피는 분야인 생체모방 기술을 연구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공기역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현재 우리가 설계하고 있는 항공기보다 더욱 효율적인 항공기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거죠. 그렇다고 두 개의 다른 영역이 꼭 전제되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같은 분야에서도 두 개의 다른 견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이야기하려는 창조력은 이런 거예요. 두세 가지 다른 영역의 것을 응용해서 그 결과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죠.



창조력을 가로막는 적들



창조력을 제대로 발현하려면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식과 함께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과 목표를 향한 열정, 성취동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씨앗들이 제대로 열매를 맺으려면 그에 부합하는 환경과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즉, 창조력이 발현될 조직 문화를 갖추는 한편,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를 제거하거나 바로잡아야 한다. 실패하면 안 된다는 강박, 열정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등은 개인이나 조직 모두에서 창조력을 가로막는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그런데 이런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조직의 규모가 커질 경우, 회사의 성장이 오히려 창조적 업무 환경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조직이 성장 궤도에 오른다면 창조력을 해치는 기업 문화나 관리 단계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민해야만 한다. 또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창조적인 사람들의 지위는 보장되어야만 한다. 실패에 대한 강박이나 위계질서에 대한 부담 없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될 때, 비로소 창의적인 공동 작업이 가능하다. 이것이 다양한 수준에서 창조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방안이 필요한 이유다.



질문이 사라진 사회



창조력도 훈련을 통해 습득이 가능할까?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생산적인 논쟁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는 3~4세부터 고급 논쟁을 위한 훈련을 시작한다. 각기 다른 견해를 펼치는 과정에서 유연한 사고를 하게 되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깨치는 것이다. 이를 볼 때, 시험 성적에만 급급한 한국의 교육이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것. 이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중요한 지침이다. 왜냐하면 모든 창조력은 작은 질문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린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 조직은 결코 창조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참고로 많은 기업이 사일로 효과(Silos Effect), 즉 조직 간의 장벽과 부서 이기주의로 골치를 썩고 있다. 어렵더라도, 지휘 고하를 떠나 자유롭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열린 토론을 통해 논쟁에 노출될수록 유연한 사고를 하게 되고, 이는 곧 창조적 발상으로 이어진다.



실패와 회복탄력성



첫 번째 실패와 세 번의 기회

[바] 이번 장의 주제는 ‘창조력에서 실패가 왜 중요한가’입니다. 실패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처음 실패한 이후 포기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들었거든요. [김] 맞습니다. 한국에서는 실패로 인해 체면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지나치게 큽니다. 교수님이 2015년 9월 서울에서 창조력을 주제로 강연했을 때, 이스라엘에서 실패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설명하신 부분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처음 시도하면 90퍼센트가 실패하게 되는데, 그때 그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어서 성공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다음 세 번째 기회를 주면 그들 중 다수가 성공하게 된다고 하셨죠.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바] 흥미로운 사례가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미사일에 들어갈 소형 카메라를 개발했는데, 그들 중 한 사람이 이 카메라가 작기 때문에 사람의 소화기관을 통과할 수 있다는 관찰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은 이 결과에 착안해 기븐 이미징(Given Imaging)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위암과 대장암 검사를 위한 비침습성 센서(non-invasive sensor)를 생산했습니다. 미사일에 장착하기 위해 개발한 소형 카메라를 의료 분야에 접목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아이디어 대부분은 실행되지 않거나, 실행된다고 해도 상업적인 성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실패는 아이디어가 잘못된 탓이 아닙니다. 실패 이유는 둘 중 하나인데, 너무 앞서가거나 또는 기존 제품에 비해 충분히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두 경우 모두 경제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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