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4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트렌드 코리아 2014
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 2013년 11월 / 432쪽 / 16,000원
1부 2013년 소비트렌드 회고
2013년 대한민국 소비자, 어떻게 살았나?
2013년은 계사년(癸巳年)으로 검은 뱀의 해다. 그래서 『트렌드 코리아 2013』은 2013년 키워드를 COBRA TWIST로 정하고 ‘불확실성의 2013년을 잡아낼 승리의 필살기’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때에 강력한 필살기인 ‘코브라 트위스트’로 필승을 거두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기 때문이었다.
2013년,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비해 경제 지표들이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표상의 성장일 뿐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좋지 않았다. 특히 상반기에는 실질소득 감소와 고용시장 부진 등으로 체감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가계의 월평균 소득이 상반기 중 소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청년들의 취업 상황도 좋지 않아 대졸자 10명 중 4명은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되는 셈이었다. 이렇다 보니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고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은 내수시장에 찬바람을 불렀다.
기업들도 대내외 경기 불안이 지속되고 국내 수요가 장기간 정체되어 있어 투자를 망설이게 되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를 보였지만 체감물가는 그렇지 않았다. 전ㆍ월세 가격 폭등으로 부채에 시달리는 하우스푸어가 늘어난 데다가 우윳값ㆍ택시요금ㆍ공공요금의 인상으로 생활비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한국이 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또한 국정 운영의 첫해가 만만치 않았다. 3월부터 경제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고 취업자 수와 고용률, 경상수지 예상치도 일제히 낮췄다. 2009년 이후 4년 만에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재정 부담으로 인해 복지정책이 축소되는 등 세수는 없는데 쓸 곳은 많은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재정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경기침체의 불확실성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일본 정부의 독도 발언 등 대외적 정치 국면 또한 불안한 상황이다.
City of hysterie 날 선 사람들의 도시: ‘City of hysterie’ 키워드에서 예측했던 ‘날 선 사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는 2013년 어느 정도 현실화되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상당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으나, 일면 소비자와 기업, 정부 모두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에 지혜롭게 대처한 경우도 많아 위험 수위가 상당히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뿜어내는 날 선 에너지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상황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긍정적 에너지로 치환하는 현명함을 기대해본다.
OTL... Nonsense! 난센스의 시대: 이제 기존의 틀을 깨고 전혀 다른 각도에서 생각을 펴는 존재가 더욱 대접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보수적인 언어적 프레임에 갇혀 있던 문화적 틀을 기발한 스토리를 통해 넘어서고 부수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다. 이미지와 스토리가 강조되는 이 시대에 난센스적 상상력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제 기존의 상식적인 시각과 접근법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없다. 기발한 상상력, 허를 찌르는 반전, 기막힌 유머 등의 요소가 중요한 이유다. 기업 간 품질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제품의 기능을 더하고 성능을 높이는 등 품질 그 자체만으로 승부하기란 더 어려운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는 창의적 발상을 바탕으로 한 획기적인 난센스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차별화 요소의 핵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Bravo, Scandimom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부모의 욕심보다는 자녀의 행복을 교육의 최우선에 두자는 사고의 전환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스칸디나비아식 자녀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엄마들은 이제 이상을 실천으로 옮기려 한다. 2013년 스칸디맘 열풍에는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경쟁지향적인 교육관과 생활철학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준 것이 하나의 가능성이지만, 반면 삶의 조화를 중시하는 북유럽적인 철학보다는 해당 지역의 브랜드 제품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소비적인 모습으로 표출됐다는 사실은 우려할 만한 그늘이었다.
Redefined ownership 소유냐 향유냐: 사람들은 이제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해 굳이 소유하지 않으려는 합리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유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한국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선뜻 장담하기 어렵다. 남이 쓰던 물건을 나누어 쓴다는 것을 구차스럽게 여기는 전통적 선입견을 허물 수 있는 사회적 기반과 문화적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뢰를 구축하고 도덕적 해이를 극복하는 협력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향유경제는 한낱 이상에 불과할 것이다. 이제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실천’이 필요한 순간이다.
Alone with lounging 나홀로 라운징: ‘나홀로 라운징’은 개인의 활동 반경을 높여 주고 1인 경제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현대사회의 부실한 인간관계를 반영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다. 문제는 1인 가구의 증가나 나홀로 소비의 확산이 어쩔 수 없는 이유에 의해 강요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곤란해서 결혼이나 취업을 미루고 혼자 생활해야 하는 청년 세대, 이혼이나 사별 후 다른 가족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장노년 세대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싱글에 대한 시각과 만족에 대한 기준이 바뀌고 있다. 홀로 외롭게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자유롭고 즐겁게 온전히 누리는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한 ‘즐거운 왕따’들이 늘고 있다. 사람들은 혼자임을 즐기더라도 고립은 원하지 않는다. 여기에 ‘나홀로 라운징’ 키워드의 미래가 담겨 있다.
Taste your life out 미각의 제국: 앞으로 미각 열풍은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창조성과 능동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소비자들이 주어진 레서피나 제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의 상상력을 가미해 특별한 요리를 창조하고 그러한 결과들이 제품에 반영되는 케이스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더불어 건강한 음식과 프리미엄 식품 시장의 성장세 역시 가속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미각 열풍은 다른 감각경험과 공유되면서 보다 공감각적으로 진화될 것이다. 다채로운 경험과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감각들이 결합된 공감각적 미각 체험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Whenever U want 시즌의 상실: 시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즌의 상실’이라는 트렌드를 이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계절에 맞춰 유행에 따르는 장사꾼이 아니라 계절을 파괴하며 유행을 선도하는 사냥꾼, 이름하여 ‘시즌 헌터’의 활약이 기대된다. 예측이 어려울 만큼 변덕스러워진 기후변화는 이제 ‘시즌리스’를 가속화시키는 장본인이다. 하지만 기후가 변하듯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시즌의 상실은 이제 기후의 영향이 달라졌음을 지적하는 키워드다. 소비자들의 행동이 시즌을 따르지 않고 점점 더 수시화ㆍ상시화되어 가고 있는 오늘날 언제, 어디서 어떠한 수요가 창출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기업이 시즌리스를 새로운 경쟁우위 창출의 전략적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창의적 변화수용 능력에 달려 있다.
It’s detox time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 즉각적인 만족과 쾌락을 추구하는 도파민적 사회로의 이행 추세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도파민 호르몬 대신 느리고 조용한 행복을 추구하는 세로토닌적 삶으로의 방향 전환을 위해서는 해독과 정화가 꼭 필요하다. 도파민을 향한 과도한 집착은 인간을 끊임없이 쾌락의 쳇바퀴를 돌리는 실험쥐처럼 만들 수 있다. 이미 사람들의 뇌는 점차 즉각적이고 빠른 반응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이처럼 중독 문제는 앞으로 인간의 뇌를 변형시킬 정도로 강력한 파급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마치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자는 환경운동처럼 정신적 디톡스 운동도 사회 전반에서 구체적으로 다양하게 시도될 것이다.
Surviving burn-out society 소진사회: 습관적으로 밤을 새우거나 체력을 단련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진문화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과로사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등 부작용도 크다. “불가능은 없다”, “무조건 할 수 있다”와 같은 불굴의 정신만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는 결국 개인의 탈진으로 이어지기 쉽다. 소진사회적 성향은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잠시 나타나는 트렌드일 뿐, 결코 지속되어서는 안 되는 현상이다. 당장 눈앞의 성과에 현혹되지 않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갈 때이다. 모든 것을 불사르는 열정이 그저 소모되어 없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부드러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Trouble is welcomed 적절한 불편: 고객을 왕처럼 모시다 못해 과도하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해당 직원에게도 곤욕스러운 일이지만 소비자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적절한 불편’이 소구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과잉친절의 시대에 오히려 소비자에게 적절한 불편을 안겨 주는 것은 또 다른 생존전략이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적절함’에 있다. 불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너무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면 그 과정은 즐거움이 아닌 일거리가 될 것이다. 또한 불편을 감수하고 얻은 제품이 그만큼의 만족을 주지 않는다면 굳이 편의성을 포기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앞으로 ‘적절한 불편’을 통해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고 싶은 기업이라면 ‘어디까지가 적절한 것인가’와 ‘불편을 감수할 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고민이 선행된 기업만이 편리함을 내려놓고 참여의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소비자의 발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2부 2014년 소비트렌드 전망
2014년의 전반적 전망
안타깝게도 2014년 대한민국의 경제와 사회도 크게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각종 경제 지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위축된 소비심리는 쉽사리 기지개를 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간 신경전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가운데, 우리 사회 안에서 발생하는 집단 간 분쟁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희망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수많은 불안요소를 안고 2014년을 맞이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새로운 기대가 꿈틀거린다. 2013년 말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출기업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한국의 화폐가 그만큼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여러 신흥국의 경제위기설이 팽배하는 가운데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나라의 각 주체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욱 현명한 방법으로 가계를 꾸려 나갈 것이고, 기업은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발맞춰 빠른 템포로 변화에 적응할 것이다. 정부는 소비자와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기나긴 위기상황을 견뎌오는 동안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위기 역시 담담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학습했다. 바야흐로 급격한 성장도, 대단한 변화도 기대하기 어려운 ‘대감속의 시대’다. 고속성장이라는 1막은 내렸지만 무대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새로운 2막을 준비하며 방책을 강구하다 보면 예상 밖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명쾌하게 극복할 당신만의 ‘DARK HORSES’를 기대하며, 그 간절한 바람을 『트렌드 코리아 2014』의 10개 키워드에 담았다.
▲ Dear, got swag? 참을 수 있는 ‘스웨그’의 가벼움
언제부턴가 ‘스웨그(swag)’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젊은이들은 이 단어에 열광한다. “Got swag!” 미국의 젊은이들이 최근 즐겨 쓰는 핫한 단어 중 하나다. 스웨그는 힙합에서 왔다. 원래 ‘약탈품ㆍ장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이 단어는 래퍼가 자신의 스펙이나 능력 등을 자랑하기 위해 만든 랩이나 멜로디를 부를 때 느껴지는 감정을 표현한 말이다. 스웨그는 한마디로 ‘멋지다’, ‘뻐기다’라는 의미인데, 명사이자 형용사이고 그 자체로 감탄사가 되기도 한다. 2014년을 여는 첫 번째 트렌드 키워드인 스웨그는 일부 젊은 계층의 전유물이던 문화 현상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대세로 스멀스멀 퍼져 나갈 수 있는지를 무섭도록 정확하게 보여 준다.
스웨그의 문화적 특성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자신감을 담보로 한 자기만족이다. 정도에 따라서는 자아도취도 포함된다. 수수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수입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용감함 종결자, 이런 스웨그한 행동은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하다. 둘째, 본능적인 자유로움이다. 스웨거들은 원초적인 매력에 열광하고 동물적인 감각을 탐닉한다. 강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동물적 감성과 이성적 감성을 매끈하게 컨트롤하며 현실과 이상을 오가는 등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논리정연하지는 않지만 끌리는 매력, 그래서 스웨그에는 반전이 주는 긍정적인 충격이 있다. 셋째, 기성의 것들과의 선 긋기이다. 이제까지 해오던 것, 관성의 법칙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며 고유하고 낯선 것을 동경한다. 스웨거들에게 타투는 패션의 일부다. 문신을 골칫거리로 생각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그들에게 타투는 내 몸에 개성을 새기고 나를 나답게 만들어 주는 소품과 같다. 한마디로 스웨그는 ‘모순이 있는 만족과 멋’이랄까? 스웨그 문화를 즐기는 사람은 이 모순과 반전의 매력에 빠져 있다.
이러한 스웨그는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웨그 문화는 명품보다는 내가 뻐길 수 있는 스타일을 원한다. 한국 시장 진출 이래 최근 루이비통의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하는 국면을 맞이했다. 이러한 현상은 ‘절대강자’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는 스웨그 현상의 한 단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에르메스의 버킨백이 고스란히 프린트되어 있는 헝겊 가방은 버킨백의 이미지만 취하고 나머지는 모두 타협한 것인데, 속임수를 썼다는 의미로 ‘페이크 백(fake bag)’이라 불린다. 지나치리만큼 경박한 말과 행동이 넘쳐나고, 페이크패션과 스냅백이 열풍을 일으키며, 말장난과 희화화가 만연하고, 디스전과 섹스코미디가 인기를 얻는 작금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로 스웨그만 한 것이 없다. 가벼움, 여유와 멋, 약간의 허세와 치기까지 겸비한 스웨그는 자유분방한 소통과 아슬아슬한 수위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시대에, 때로 참기 어렵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회의 한 흐름이다. 이 ‘경박단소’의 흐름은 개인은 물론 기업과 정부 모두가 여기에 동참할 것을 ‘스웨그하게’ 요구하고 있다.
▲ Answer is in your body 몸이 답이다
영화 <쉘 위 댄스>에서 중년 남성이 우연히 댄스 교습소의 문을 두드린다. 로봇 같은 성실함만 있을 뿐 생명력은 찾아볼 수 없었던 그에게 춤은 일상에서 잃어버린 생의 충만함을 되찾기 위한 회생의 몸짓이었다. 이처럼 만지고, 느끼고, 움직이고 싶은 열망이 사회 곳곳에서 관찰된다. 휴식과 같은 정적인 힐링은 더 이상 매력이 없다. 만들고 춤추고 뛰어라. ‘몸이 답이다’는 갈수록 기계화ㆍ정보화ㆍ정신노동화하는 현대사회의 육체적 무력감 속에서,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고 지적 노동과 육체적 노동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트렌드를 말한다. 몸으로의 회복을 추구하는 이들은 달리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치유하고 물리적 결과물로 성취감을 느낀다. 음악에 맞춰 추는 춤으로 몰입을 경험하고 소통의 갈증을 해소한다. 이러한 현상은 직업 트렌드의 변화로 이어진다. 스스로 ‘브라운칼라’를 자처하는 신 노동계층의 등장은 직업군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몸으로의 회귀는 과잉의 시대에 난무하는 전략과 처세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치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