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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트렌드 읽는 법

박병철 지음 | 원앤원북스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트렌드 읽는 법

박병철 지음

원앤원북스 / 2013년 8월 / 292쪽 / 15,000원





PART 1 T : Transform 혁신



되돌리기 이노베이션, 문제의 본류를 찾아가다

인도의 수도 델리 외곽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에 탑승하면 항상 사이드미러와 에어컨이 없었다. 차량 내부 상태도 오래되어 좋지 않았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가장 대중적인 이동 수단인 ‘릭샤’와 비교할 때 안전하다는 이유 말고는 굳이 자동차를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2009년 인도의 타타그룹에서 ‘나노’라는 자동차를 2천 달러 중반의 놀라운 가격에 출시했다. 이 자동차는 타타그룹의 라탄 회장이 작은 오토바이에 여러 가족이 매달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더 안전한 수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개발 동기다. 깜찍한 사이즈, 색상, 디자인이 매력적인 나노는 이전에 인도에서 탑승했던 차량과 사양이 거의 똑같았다. 청결한 느낌 외에 추가된 편의사항이 없었다. 에어컨이 장착되지 않았고, 원가 절감을 위해 사이드 미러와 와이퍼는 한 개씩만 있었다. 최고 속도도 105km/h에 불과하다. 개발 목적에 충실한 간소화 공학(frugal engineering)의 실현이다.

『리버스 이노베이션』이라는 책에서는 시장을 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언급한다. 선진국에서는 비주류 시장, 즉 경제력이 없어 돈을 쓰지 못하는 시장의 규모가 작아서 매력이 적지만, 신흥국의 경우 저가 자동차 시장 규모가 선진국의 50배를 넘을 수 있다. 12억 인도 인구 중 많은 수가 더 이상 위험한 오토바이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게 한 나노의 출시는 시장의 규모와 구조를 바꾸고 있다. 앞으로 인도의 중산층 65%가 자동차를 소유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므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주인은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 타타모터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경쟁할 때 타타모터스는 반대로 새로운 시장을 개발한 것이다. 위협적인 것은 타타모터스가 나노의 사이즈를 키우고 에어컨, 오디오 등의 사양을 업그레이드해 유럽과 미국에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역혁신은 신흥국에서 먼저 도입되어 선진국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제 이머징 마켓의 시장 규모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3개국의 인구만 합해도 30억 명이다. ‘구매력×인구수’의 매력적인 함수를 고려하고 상품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

Re의 진화, 리뉴Re-new의 발상으로 다시 만들다

전 세계 350개 매장에서 연간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스위스의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을 위한 제품’이라는 콘셉트로 많은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다. 트럭의 덮개로 쓰이는 방수 천을 재활용해 만든 이 가방은 필자도 하나 가지고 있다. 가격은 무려 300달러 이상이다. 비싸지만 독특하고 멋진 매력이 있다. 방수도 되고 내구성도 강한 트럭 덮개 천,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자전거 튜브의 고무를 이용해서 만드는 이 가방은 스스로 만든 가방을 매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던 두 형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프라이탁 형제는 메인 소재인 트럭 덮개 천을 무상으로 얻거나 구매해서 사용하는데, 포장 방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다시 제조에 사용하려면 회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제조(Re-manufacturing)란 사용이 종료된 제품 또는 부품을 회수해 분해, 세척, 보수, 재조립해 재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재제조의 개념이 각 산업마다 강조되는 추세이다. 너무나 많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제품의 출시 간격도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은 기존 제품과 부품이 새것과 다름이 없으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새 제품과 성능은 비슷하지만 원자재 구매 비용이 낮아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도 폐가전 제품의 활용을 위해 미주 지역에 천여 개 이상의 회수 거점을 운영하고 연간 수만 톤을 회수해 재활용하고 있다.

생각의 복제, 불법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 되다

국내 한 패션 기업이 이탈리아의 명품 가방을 수입, 유통했다. 시즌 품평 과정에서 그 기업의 임원이 브랜드 관계자에게 명품 가방을 벤치마킹 해보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너무나 비슷한 상품이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이탈리아 본사에서 온 방문팀이 매장에서 자신들의 상품과 거의 같은 벤치마킹 상품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일이 화근이 되어 결국 계약이 파기되었다. 다른 사람의 디자인이 내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잘못된 상상에서 비롯된 사건이다. 머천다이저와 디자이너는 소재, 컬러, 디자인을 벤치마킹하고 시장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에 본인의 영감을 더해 상품 개발을 한다. 하지만 벤치마킹이라는 목적 아래 똑같은 디자인으로 물건을 제조하면 안 된다. 이런 것이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같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복제 불감증’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의도적인 경우도 있다. 전 세계적인 SPA 브랜드 중 하나는 유명 디자이너에게 소송당할 것을 알지만 계속 의도적으로 복제를 한다. 소송에 패소해 벌금을 내는 규모보다 복제한 상품의 판매를 통해 창출되는 이윤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PART 2 R : Restructure 구조



시장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1위도 없다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목표는 본인의 상품 또는 브랜드가 고객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고객의 관심과 사랑의 결과로 많은 상품이 판매되어 시장 점유율 1위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모든 수험생이 명문 대학교에 입학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상품과 브랜드가 1위가 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라면은 상당히 긴 제품 수명 주기를 갖고 있다. 국내 1호인 삼양라면은 1963년부터 1984년까지 약 20년간 시장 점유율 1위였다. 1991년 농심에서 신라면을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는 신라면이 부동의 1위이다. 하지만 건강 트렌드가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하는 요즘 상황을 보면 인스턴트식품의 시장 자체가 줄어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장기적으로 라면의 수요가 유지될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두 가지 변화의 방향성이 예상된다. 건강과 편의를 함께 주는 신상품이 나타나는 경우와 다른 산업 영역에서 신상품이 나타나 고객의 수요가 라면에서 신상품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경우다.

음료업계에서는 여전히 콜라의 아성이 굳건하다. 최근 코카콜라가 주목하는 시장은 미네랄워터, 주스, 스포츠 음료 같은 새로운 상품 그룹이다. 콜라의 경우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소비와 햄버거, 피자, 치킨과 연결된 보완 수요로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건강이라는 소비 트렌드와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 그룹을 통한 방향성이 모색되어야 한다. 펩시콜라로 유명한 기업 펩시코는 새로운 접근 방식, 즉 리노스 이노베이션으로 스포츠 음료 게토레이를 만들어낸 바 있다. 이에 코카콜라도 제로 칼로리 제품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콜라 매출이 급감하고 비만이 국민 건강 문제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정부 규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생존 전략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경험의 셔틀,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진행된다

마케팅 활동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소비자 눈앞에서 계속 광고를 하면 매출이 꾸준히 성장할거라는 생각이다. 소비자를 물가로 인도할 수는 있지만, 얼마나 물을 마실지는 모를 일이다. ‘입소문(WOM: Word of Mouth) 마케팅만이 살 길이다.’는 생각도 오해다. 마케팅 담당자가 낸 소문이 단 몇 사람에게만 전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바이러스에 전염되는 것처럼 계속 옮겨지는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도 정보를 접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은 욕구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고객이 경험을 통해서 이를 전하고자 하는 동기가 발생해야 한다. ‘사용-경험-전달’의 고리가 사람마다 이어져야 한다. 또한 고리가 중간에 끊어지지 않도록 말뚝을 박아줘야 한다. 대중 매체를 통한 노출이 적절하게 보완되어야 하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 속의 간접광고를 통한 제품 노출 역시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 대신 연예인이 상품을 사용하다가 우연히 노출한 것에는 열렬히 반응한다. 같은 소비자로서 경험하고 만족하는 것이 확인되어야 하는 것이다. 2008년 이후 국내 시장에서 특별한 성장을 보인 화장품 브랜드 키엘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를 하지 않는다. 이 브랜드는 동네 약국에서 출발했지만 효능이 좋아 사람들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지난 160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이 회사가 유명 스타를 통한 이미지 사용을 지양하는 이유는 주목을 끄는 매체 마케팅으로는 고객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대신 매년 1억 개의 샘플을 잠재 고객에게 나누어주는 방법을 택했다. 고객의 만족 경험이 입소문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늦더라도 견고한 성장을 하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브랜드가 괜찮습니다.”라는 권유는 경험에서 나온다. 경험을 공유하는 입소문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셔틀 역할을 한다.

미니미 룩, 또 다른 나를 만들고 싶다

<오스틴 파워>라는 코믹 히어로 영화가 있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악당 ‘닥터 이블’은 자기와 똑같이 생긴 분신을 항상 대동하고 다니는데 그 이름이 ‘미니미(Mini Me)’다. 이 미니미는 외형만 작을 뿐 성격은 닥터 이블과 똑같았다. 미니미는 ‘작은 나’라는 뜻이다. 이렇게 또 다른 나를 만들어보려는 욕구는 사람이 창조된 때부터 있었다. 바로 부모가 되어 자신과 닮은 아이를 갖는 것이 또 다른 나를 창조하려는 욕구가 아닐까? 필자가 머천다이저로 일하던 때였다. 옆 부서의 동료 디자이너가 회사를 그만두고 ‘아빠가 만든 옷’이라는 브랜드를 직접 런칭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아빠가 아이들에게 입히고 싶은 테마와 당시 유행하던 ‘트레디셔널’ 패션의 정서를 담은 것이다. 이는 클래식과는 다른 것이다. 클래식은 정통 복식의 근원을 반영하는 키워드다. 유사한 느낌을 주지만 트레디셔널은 가문에서 내려오는 패밀리룩, 학교 동창들이 입는 유니폼, 함께 활동하는 스포츠 룩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트레디셔널은 가족, 동창, 부부, 아이들이 닮은 모습을 지향한다.

일요일 밤 <아빠! 어디가?>라는 TV 프로를 보면 아빠와 같은 옷차림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동일한 브랜드로 잘 차려 입은 아빠와 아이들이 참 보기 좋다. 최근에 이런 미니미 룩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아웃도어 캠핑 장소다. 아이들이 아빠, 엄마와 같은 옷을 입고 싶어 할지는 확신이 들지 않지만, 부모 입장에서 똑같은 옷을 입히고 싶어 하는 것은 분명하다. 부모 정체성의 일부를 아이들에게 공유하고 나눠주는 것이다. 이렇게 어른을 줄여놓은 것 같은 미니미 룩이 어색해 보이지 않는 것은 개성적인 소비가 단체적인 소비로 전환되는 신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러한 유행을 반영한 것인지 아동화의 유행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누가 봐도 아이들 것으로 보이는 디자인이 주류 상품이었다면, 지금은 어른들의 스니커즈를 축소한 디자인의 상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부모의 취향을 거절할 수 없는 아이들을 미니미로 만들고 싶은 것은 ‘또 다른 작은 나’를 통해 계승과 상속을 이루고 싶은 흔들리지 않는 욕구가 드러난 것이다.



PART 3 E : Evolution 진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머천다이징에 집중하다

머천다이징이라는 개념은 개발부터 시작해 생산, 원가계산을 거쳐 판매가 결정되기까지 상품화 전반의 구조를 의미한다. 머천다이저는 디자인, 소재, 수량, 가격 등 상품에 관련된 모든 절차를 컨트롤하고 책임진다. 디자인이 디자이너의 몫이라면 수량과 가격이 머천다이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강서구 소재의 한 식당은 고위직이나 VIP라도 예약을 받지 않는다. 누구나 와서 자리가 있으면 평등하게 먹어야 한다. 누구에게도 특별한 대접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회주의형 머천다이징’이다. 반면에 특별한 소수의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예약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매장이 있다. 특정한 고객에게 맞춘 개인형 서비스로 현재 국내 백화점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가 대표적인 ‘개인형 머천다이징’이다. 한편 다수의 고객에 대해 경쟁적으로 다수의 상품이 출시되는 상황은 수요와 공급에 대한 이해, 가격과 수량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시장 경제형 머천다이징’으로 정의된다.

<쌉니다. 천리마 마트>라는 웹툰에 식품 구매에 관한 인상적인 스토리가 있다. 새 거래처를 찾고자 한 도토리묵 공장 사장이 천리마 마트의 사장에게 일반 납품가보다 싸게 납품할 테니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다. 천리마 마트의 사장은 도토리묵을 현재 납품가의 3배로 구매하겠다고 한다. 이에 감명받은 도토리묵 공장 사장은 가문에 숨겨져 있던 비밀 제조 기법을 사용하여 최고의 상품을 납품한다. 결국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도토리묵은 천리마 마트의 대표 상품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 웹툰 내용에는 다소 과장이 섞여 있지만 최고의 품질을 끌어내 기존에 없던 상위 시장을 형성한다는 머천다이징의 사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격이 50만 원인 명품 브랜드의 바지와 5만 원인 SPA 브랜드의 바지는 품질과 용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름 가치가 있다. 각각 이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가격대와 품격으로 머천다이징의 질적 우수성이 검증되는 것은 아니다. 머천다이저가 출시한 상품이 소비자의 마음속에 심어지고,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단단히 뿌리를 내리면 그보다 더 좋은 성공은 없다.

대한민국 남성 시니어, 변함없는 매력의 클래식을 입자

디자이너와 함께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을 찾아서 스포츠 매장 앞에 계신 60대 부부와 인터뷰를 했다. 남편에게 현재 착용하고 있는 구두에 대한 질문을 드리자 갑자기 부인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신지 말라고 하는데 몰래 막 신고 다니세요. 내가 함께 여행가서 멋진 명품 구두를 몇 개나 사드렸는데 꼭 저런 싸구려를 신으신다니까요.” 남편은 머쓱해하며 “나는 편한 게 좋아요. 해외 명품 구두는 발바닥이 아파서 못 신겠어요.”라고 말했다. 요즘 젊은 남성들은 캐주얼 차림에는 편안함과 패션 감도를 충족하는 멋진 스니커즈를 신고 정장 차림에는 정통 드레스화를 신는다. 이처럼 실버 세대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50~60대의 남성 시니어도 캐주얼에 어울리는 편안한 신발과 정장에 어울리는 드레스화가 필요하다. 가볍고 편안하고 가격도 저렴한 구두는 부인에게 무시당하고, 부인이 선물한 구두는 불편해서 신을 수 없다면 남성 시니어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시니어 세대가 싸구려 구두를 신는 이유는 패션에 관심은 있으되 표현하기가 부끄럽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남성들의 사무실 드레스 코드가 많이 바뀌어 노타이 차림인 경우가 많다. 셔츠와 재킷을 입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옷을 더 잘 입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나름대로 화려한 색상의 셔츠 같은 과감한 시도를 하지만 어색해서 본인이 못 견딘다. 게다가 주말 복장은 마트에 갈 때도 친구들을 만날 때도 항상 아웃도어 스타일이다. 남성 시니어는 조금이라도 멋을 부린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되었다. 멋 부리는 것이 잘못인 것 같은 남편의 기분을 부인은 잘 알지 못한다. 어느새 부인의 취향이 강제로 내 취향이 되어버린 지금이다. 하지만 남성 시니어에게 트렌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적합한 취향이라고 할 수 있는 클래식이 있다. 변함없는 매력의 증거가 바로 남성 시니어들의 젊은 시절 사진이다. 몸에 맞추어 재단한 정장과 클래식한 구두, 포마드를 바른 사진 속의 매력적인 남성을 보라. 어떻게 지금의 통 넓은 바지, 품이 큰 재킷과 싸구려 구두를 신고 있는 내 눈앞의 남성과 동일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가? 남성 시니어가 미래의 패션 트렌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이들에게도 분명한 영역 표시가 필요하다. 그들이 직장 초년부터 가장 익숙했던 클래식한 스타일은 지금도 손색이 없다. 클래식은 유행에 좌우되지 않는다. 젊은 남성들과 시니어 세대 간에 서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감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멋있다는 공통점도 존재한다. 클래식은 분명히 트렌드를 넘어서는 힘이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한 그들에게 클래식을 선물하고 싶다. 브라보! 대한민국 남성 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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