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성공 DNA
백석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1. 한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한국은 5천 년 역사 동안 주변 이민족의 크고 작은 침략을 1천여 회에 걸쳐 당했다. 긴 세월 동안 무수히 당한 치욕과 탄압, 수탈은 한국 민족의 기질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우리는 걸핏하면 단일민족을 내세우지만 많은 전란을 겪으며 인종적으로는 북방의 다양한 인종과 많은 혼혈이 일어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 민족의 뿌리가 훈족과 같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과거 서유럽에서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을 촉발시키고 로마 제국을 위기로 몰아넣은 훈족이 한국 민족의 일파라는 것이다. 이런 정황으로 보아 한국인은 다민족의 혈통을 이어받으면서 다양한 국제문화를 수용, 융합해 오면서 독자적인 문화를 다져온 역동적인 민족이라는 사실을 유출할 수 있다.
우리는 한국을 이스라엘과 비교하는 일이 많다. 이스라엘은 678만 명의 인구에 국토 크기는 한반도의 1/10에 불과하지만, 주위 아랍 국가들의 인구는 약 1억 5천만 명에 달한다. 20배가 넘는 잠재적군과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높은 교육수준에 최신 과학기술 인프라를 갖추고 첨단 병기로 무장하여 주변 아랍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또한 해외 유태인 네트워크는 세계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은 어떠한가. 일본, 중국, 러시아가 한반도의 100배가 넘는 광활한 영토로 에워싸고 있다. 인구만도 한국의 30배가 넘는다. 게다가 이들 3국은 초강대국의 반열에 올라 있는 나라들이다. 이 속에서 우리는 5천 년 동안 끈질기게 제자리를 지켜왔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시련을 겪으면서도 민족의 생존과 문화전통을 잃지 않고 살아왔다. 이스라엘도 민족해체로 1,800년을 유랑하며 생존근거를 잃었지만 민족문화만은 잃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내성이 강한 질긴 생명력의 문화를 가졌기 때문이다. 평범하고 밋밋한 역사와 문화라면 쉽사리 잊혀지거나 다른 문화에 동화되어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수천 년 역사를 통해 줄기찬 침략과 저항 속에서 축적되고 단련된 독자적 문화는 뿌리가 너무 깊어 쉽게 마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과 이스라엘의 차이는 무엇인가. 문화의 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일신에 대한 관념이 강해서 지배자인 로마의 다원종교를 용납하지 않았다. 때문에 로마는 이스라엘의 문화적 우월의식이나 극단적 저항문화에 대해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보았다. 반면 한국은 방법론에서 모든 종교와 권위를 수용하는 유연성으로 공존의 길을 열어놓았다. 그래서 정체성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은 위기상황이 와도 양보와 타협, 융합과 조화를 추구하면서 강대국의 정복욕을 자극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결전에 임해서는 민족생존과 주체성에 대한 강렬한 집착을 보여왔다. 이처럼 얼룩진 역사 속에서 터득한 생존의 지혜가 계승되어 온 결과 우리는 5천 년을 버틸 수가 있었다.
2. 한국, 어디쯤 왔나
2005년 1월 20일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 초청된 미국과 세계 각국의 유명 인사들은 식장 요소요소에 설치된 TV를 통해 취임식 장면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이 자리에 설치된 TV는 모두 한국제품이었다. 이날 엘지전자의 PDP TV는 대통령 취임식의 공식 중계 TV로 선정되어, 식장은 물론 이어 열린 리셉션과 축하 연회장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자랑했다. 세계 최강의 기술선진국이자 강대국 서열 1위인 미국의 안방에서 한국산 IT 제품이 주목받는 순간이었다.
한국의 경제상황은 수치상으로는 순항의 돛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총 교역량이 5천억 달러를 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 규모는 세계 12위(2005년 기준)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29위, 외환보유액은 4위, 자동차 생산량은 5위, 인터넷 이용자 수는 3위이다. 여기에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2050년 1인당 국민소득이 8만 1,462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제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부국이 되었다. 그러나 급히 이룬 성공의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발표한 2006년 세계경쟁력 조사에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38위를 차지했다. 정부 및 행정효율성, 기업경영 효율성이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한국 경제가 역동적인 데에 비해 경쟁력이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정치, 행정, 기업 경영의 효율성이 크게 낙후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부패감시 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는 한국을 심각한 부패국가로 지목하고 있다. 국가청렴도 순위도 매년 세계 40위권을 맴돌고 있다. 한국인이 자체 평가하는 부패지수 순위는 의회, 정당, 경찰, 세관, 법조계, 매체, 교육 시스템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계와 정부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보여준다. 미국 미시간대학이 세계 82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 행복과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은 49위로 나타났다. 경제적 풍요와 국민의 행복이 불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세계 11위의 교역규모를 자랑하는 무역에서도 우려할 만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제품 중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제품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 등 후발경쟁국의 맹추격과 위기의식을 느낀 선진국의 분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 보이는 곳은 인적 잠재력이다. OECD에 따르면 한국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해외 유학생의 급증으로 국제수준의 경쟁력 있는 인재양성이 급증하고 있다. 유학생의 증가는 한국의 국제화와 기술개발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1세기의 중심산업으로 떠오르는 문화산업에서도 한국의 잠재력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정보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영상, 게임, 음반, 만화)에서 놀라운 성과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에 몰아치는 한류열풍은 한국의 문화산업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늦은 산업화를 교훈 삼아 정보사회에서는 선진국이 되려는 의욕으로 불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 민족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여기에 국력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지혜로운 국가전략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3. 새로운 세계 질서와 한국의 기회
21세기 사회체제는 기존 산업사회와는 성격이 완연히 다른 사회이다. 지금까지는 부와 권력의 크기가 유형적, 양적으로 나타났다. 국가는 얼마나 넓은 땅에 많은 국민과 군사력,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졌는가에서 그 강약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부분의 부가 지식에서 나오게 되어 있다. 미국 MS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세계 최고의 부호가 된 것도 유형의 제조업이 아닌 무형의 기술에 사운을 걸어 지식경쟁에서 선두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식사회가 본격화되면 사회 모든 분야의 발전 정도는 그 분야의 지식수준으로 결판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자질도 고도지식사회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느냐에 따라 우열이 갈라진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국제 분업 추세에 따라 선택과 집중정책으로 선명한 목표를 선정, 일관성 있는 경쟁력을 기르는 한편, 관련 지식의 전문주체인 전문 인력양성에 온 힘을 쏟는 수밖에 없다.
100년을 주기로 국운이 바뀐다는 모델스키의 주기설을 따르면 한국은 21세기 초반 번영의 세기를 맞도록 되어 있다. 역사상 최초로 근대화의 몸부림을 시도했던 갑신정변(1884년) 이후 한국은 지지부진한 산업화로 혼돈의 100년 세월을 허비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는 발 빠른 정책을 앞세워 잃어버린 세월을 만회하고 있다. 어떤 학자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 "기"라는 동양적 이론을 과학적 시각으로 조명한다. 일반적으로 전기 스파크는 뾰족한 데서만 일어난다. 한반도는 남쪽으로 갈수록 지형이 뾰족해서 강한 기가 모여 있다. 따라서 한국인은 평소부터 기가 넘쳐서 행동이 폭발적이고 역동적이다. 데모를 해도 화염병이나 돌을 닥치는 대로 던져야 직성이 풀린다. 공부에도 한번 맛을 들이면 너무 도전적으로 빠져들어 정부가 나서서 처벌할 정도가 되어야 제동이 걸린다. 이런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그의 결론은 고무적이다. "한반도로 밀려드는 '기'를 전기 현상론적 아날로지 관점에서 분석하면 21세기야말로 한국 민족의 시대가 되리라는 신념을 얻었다."
한국은 지금 좋은 기회를 만난 것이 확실해 보인다. 과거 한국의 역사는 언제나 세계사의 뒷줄에서 허덕이면서 쫓아온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모처럼 맞이한 유리한 국제조류를 능동적으로 수용할 수만 있다면 기회를 잡는 것이 가능하다. 세계최고 수준의 정보망이 구축되어 있고, 정보화 열풍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전 산업에 불어대고 있다. 정보화 추진과정에서 축적한 자신감과 발전리듬으로 내부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면 우리는 일찍이 만난 적이 없는 21세기 중심국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4. 한국인의 기질
인간의 기질은 유전자보다 문화적 요인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민족의 기질도 오랜 세월 형성되어온 집단성격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의 기질과 민족성도 한반도에 갇혀 살면서 생성된 고유의 특성이다. 한국인의 기질에 대한 평판은 학자마다, 보는 관점에 따라 각양각색이지만 두 개의 큰 축 즉 "정체성과 유연성"으로 압축해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정체성은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계속성을 유지시켜 주는 버팀목이다. 정체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 안에는 오랜 전통 속에 녹아 있는 거대하고 미묘한 질서의식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정체성은 두부 모 자르듯 정형화되어 있지 않지만 뿌리는 의외로 강하고 질기다. 그래서 정체성에 의심이 가면 아무리 강한 힘 앞에서도 마음으로 승복하지 않는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직된 노사대결국가로 정평이 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형적인 근로조건보다는 유산자에 대한 노동자의 정체성 갈등이 잠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국사회에 뿌리 깊은 반 기업정서나 노동단체들의 짙은 정치성향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박정희 정권이 이 땅에 경제기적을 쌓은 확실한 치적이 있는데도 반세기가 넘도록 정통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을 보면 한국인이 얼마나 이념에 대한 집착이 큰지 알 수 있다. 한국인의 기질 속에 있는 국민 정체성을 상징하는 특성으로는 전통문화와 유교적 가치관, 천명사상, 평화정신, 대의명분, 도덕법규, 민주적 기본질서 등이 있다.
어느 고승이 제자에게 이빨 빠진 입을 크게 벌리고 물었다. "내 입 안에 무엇이 보이느냐?" "혀가 보입니다." 그러자 고승이 엄숙히 말했다. "그렇다. 딱딱한 이빨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러나 유연한 혀는 이 나이가 되도록 남아 있지 않느냐." 세상사 유연함이 경직된 태도보다 생명이 길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일화이다. 국가나 민족의 생명도 이와 동일하다. 한국인의 유연성은 역사적으로 익혀온 생존수단이다. 한국인은 무수한 외세침략에 대해서도 이 유연성으로 저항과 협력을 반복하면서 둥지를 지켜왔다. 국가적 시련의 농도에 따라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면서 역경을 헤쳐온 것이다. 한국인의 유연성을 대표하는 특성은 많다. 뛰어난 적응력, 감성과 인정주의, 풍류정신, 즉흥성과 속도감,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창의 정신, 조화와 융합 정신, 강력한 경쟁과 모험정신에다 광대한 포용력까지 낳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남북한이 타협하기 어려운 정체성 대립 속에서도 한국인의 혈연과 인정적 동질성이 현실적 접근을 가능케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유연성이 지나치면 정체성까지 뒤흔드는 역기능이 있다. 감상적 민족주의, 친소에 의한 파벌의식, 계급대립과 불신풍조, 지속성과 일관성 부족, 부화뇌동과 향락문화, 감성적 포퓰리즘 등은 민족적 기질의 뿌리가 되는 정체성을 흔들어 놓을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기질 깊은 곳에는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특별한 융합력이 있다. 용서와 화해라는 민족을 하나로 묶는 질긴 운명의 끈이 기질 저변에 면면히 이어오지 못했다면 우리는 세계역사에서 사라진 민족으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5. 동조산업 - 따라 하고 참견하는 기질로 남들보다 반 발자국 앞선다
한국 관광객 20명이 방콕 어느 관광지의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종업원이 다양한 먹거리를 소개하자 관광객 중 지위가 높아 보이는 사람이 메뉴 중에 희귀한 음식을 청했다. 그러자 일행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똑같은 음식을 청했다. 더 난처한 것은 주문한 지 겨우 몇 분 만에 음식이 빨리 안 나온다고 난리를 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날 그 식당은 비상이 걸렸다. 재료가 모자라 근처 음식점을 돌면서 수집을 하느라 부산까지 떨어야 했다. 그 날 이후 근처 식당들은 한국 관광객의 따라 하기에 맞추기 위해 재료의 공유체제를 구축했다고 한다.
한국인의 성향은 유별나다. 남이 자동차, 집, 가전제품을 새로 사면 나도 사야 하고, 남이 명품을 들고 다니면 짝퉁이라도 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남의 자식이 학원 다니고 외국연수 나가면 내 자식도 같은 코스를 밟아야 마음이 놓인다. 기업 활동에서는 남이 발굴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좀 된다 싶으면 순식간에 모방홍수를 부추겨 난장판을 만들어 버리는 예가 허다하다. 이 모두가 남의 일에 사사건건 참견하고 싶어 하는 관여의식과 이를 집단적으로 따라 하는 동조현상에서 나온 역기능 사례이다.
한국에는 5대 수출상품이 있다. 반도체,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이 그것이다. 이는 일본의 5대 수출상품과 같다. 이처럼 한국의 산업화는 일본의 기본모델을 따라 한 것이 대부분이다. 비슷한 문화를 가진 일본이 하니까 우리가 해도 승산이 있다고 낙관했기 때문이다. 따라 하기 풍조는 국내기업끼리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더 극성스럽다. 잘못했다가는 투자 중복에 출혈경쟁으로 함께 망할 텐데도 막무가내다. 물론 이런 풍조가 국내기업에 내성을 길러주어 강인한 대외경쟁력을 갖게 한 원동력이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이런 따라 하기가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세계시장이 양의 시대에서 품질과 브랜드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과거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 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한국인의 기질에서 우러나온 순발력을 최대한 동원, 특유의 역동성과 속도문화로 승부를 거는 새로운 모델개발에 나서야 한다.
한국인의 관여정신 끝자락 부분에는 만사를 선과 악으로 단정 짓는 이분법적 사고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한번 휩싸이면 구체적 법적 효력도 맥을 추지 못하게 된다. 지난 2005년 국적법 개정과 관련해 합법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자에 대한 세상의 시선이 대표적이다. 언론이 한번 문제를 제기하자 국회, 사회단체, 인터넷 여론의 질타가 봇물처럼 터져 나와 당사자들은 얼이 빠져 버렸다. 국적 포기자가 범죄자가 아닌데도 개개인의 사정을 무시하고 부도덕한 변절자로 몰매를 가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이기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다. 6.25 때 지역주민들에 의해 감정적 인민재판이 성행한 이유도 아마 이와 같을 것이다.
남을 용납하는 데는 인색하면서 자기만은 당연히 참견하고 단죄할 수 있다는 관여주의와 감성주의 논리는 오랫동안 억눌림을 통해 쌓여온 사회, 집단, 개인적 울분과 실체회복을 위한 몸부림의 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자유와 기회의 확대, 왕성한 사회참여의 장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또 사회통합과 건강한 사회구축을 위해서라도 자율과 자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