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왜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나?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1장 글로벌 시장에 절대강자는 없다컬러 TV의 세계적 강자 소니, 삼성전자에서 살길을 찾다소니(Sony) 컬러 TV가 부의 상징이었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강력했던 소니 TV의 지위도 액정(LCD) TV, PDP(Plasma Display Panel) TV와 같은 초박형 TV가 나오면서 그 아성이 무너졌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소니는 2가지 방향 -첫째는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으로 유명한 게임 사업을 키우는 것이고, 둘째는 전자 사업을 흑자로 되돌리는 것- 으로 노력하고 있다. 전자 사업부에서 다시 돈을 벌기 위해서는 LCD, PDP 등 초박형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해야 하는데, 소니는 LCD, PDP 패널을 직접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제휴해야만 했다.
삼성전자의 입장을 살펴보자. 지금 TV용 LCD 패널 생산에서 세계 1위는 LG 필립스 LCD이고, 2위는 일본의 샤프, 3위는 삼성전자인데,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서 1등이 되려면 설비 증설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대형 LCD 생산라인 하나를 증설하는데 2~3조 원의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므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소니와 제휴해 돈도 절약하고, 소니라는 고정적인 판매처도 확보하고자 했던 것이다.
흔히 본질적 변화는 산업 외부에서 온다. 그래서 1등이 되기보다 1등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한다. 브라운관 TV의 절대강자였던 소니는 초박형 디지털 TV 중심으로 재편되는 TV 시장의 새로운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반면 브라운관 TV 시장에서 중·저가품 생산국이었던 우리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적절한 대응함으로써, 차세대 TV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IBM PC 사업부 매각, 컴퓨터 산업의 한 시대가 끝났다컴퓨터 산업은 1980년대 중반까지는 '메인프레임'이라는 대형 컴퓨터를 중심으로 발전했고, 이 분야에서 IBM의 입지는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PC의 보급 과정에서 IBM은 몇 가지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고, 이것은 컴퓨터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즉 컴퓨터 산업이 성숙될수록 PC 제조업은 기술 집약 산업이 아니라 경공업처럼 변화하고, 기술력보다는 마케팅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데, IBM은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PC를 개발하고 시장을 만들었던 IBM이 PC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컴퓨터 산업 재편의 상징이자 불과 20년 전에 태동한 컴퓨터 산업의 생명 주기가 진부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요타 세계 2위로 약진, 자동차 전쟁 다시 불붙다지금 자사 브랜드를 양산하는 자동차 회사는 10개 정도에 불과하지만,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데, 도요타(Toyota)가 포드를 제치고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2위로 떠올랐다. 도요타 자동차가 잘 팔리는 이유는 가격이 합리적이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아울러 벤츠, BMW 등 독일이 장악하고 있던 고급차 시장을 겨냥하여 개발한 렉서스가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 SUV 시장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미국 GM 회장이 예견했듯이, 앞으로 10년 안에 10개 회사가 5~6개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온라인 음악 등장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메이저 음반사들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디지털 음반인 CD(Compact Disc)는 레코드판이라 불리던 LP(Long Play)와는 비교할 수 없는 편리성을 확보하고, 잡음 없는 음악 재생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PC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디지털 음악의 온라인 전송이 시작되면서, 세계 음반 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다. 음반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음악을 돈 주고 사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음반을 돈 주고 사는 사람이 줄어드는 이유는 먼저 해적판 때문으로, CD에 담긴 음악을 불법으로 복제해서 파는 것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또 MP3 파일 형태로 온라인상에서 음악이 떠돌아다닌다는 것도 문제다. 세계의 메이저 음반사들도 온라인 음악의 대세는 인정하고 있지만, 돈 들여서 만든 음악을 공짜로 즐기지 말고, 돈을 내고 즐기라는 입장이다. 그래서 인터넷 파일 교환에 대해 법적 소송을 통해 제동을 걸면서, 동시에 온라인 음악의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 예로 컴퓨터 업체인 애플(Apple)은 온라인 음악 유통 사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음반 업계의 불황은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면서 예전의 산업과 부딪히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뜨는 브랜드가 있으면 지는 브랜드도 있다제품 구입시 과거의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품질을 우선 고려했지만, 요즘은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비슷한 품질의 제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 차이가 천차만별이고, 기업을 사고팔 때도 회사가 보유한 브랜드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주고받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브랜드의 특징으로 '컬트 브랜드(cult brand)'를 들 수 있다. 컬트란 숭배, 유행이란 뜻으로 소수의 사람일지라도 열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종하면서 새로운 추종자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참고로 2003년과 비교해서 1년 사이에 브랜드가치가 많이 올라간 회사는 애플(Apple), 아마존닷컴(Amazon.com), 야후(Yahoo), 삼성(Samsung), HSBC(홍콩상하이은행) 등이다. 반면 브랜드가치가 많이 감소한 회사는 코닥, 닌텐도, AOL, 포드 등이다. 우리나라 브랜드 중 100위 안에 선정된 것은 삼성이 21위로 유일한데, 감성 소비 시대에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코드라 할 수 있다.
위에서 소개된 내용 외에 이 장에는 '한국 기업의 도전 때문에 할인점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소니', '미국 문화의 상징인 픽업트럭까지 넘보는 일본' 등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2장 글로벌 시장에 산업 간 경계란 없다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컨버전스 세상'컨버전스'란 말이 디지털 시대의 키워드가 되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업 모델과 제품의 융합화, 복합화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업, 기술 간의 컨버전스에 따라 다양한 신사업 모델이 등장하고 경쟁 구도 역시 광역화, 글로벌화 되면서, 언뜻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 간에도 융합이 일어나 새로운 사업 모델이 탄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영국의 유통 기업과 금융 기업이 제휴해 통신 시장으로 진출한 컨버전스 사업 모델을 사례로 살펴보자.
2003년 10월에 영국의 대형 소매 업체인 테스코(Tesco)와 금융 기업인 로이즈(Lloyd's)가 합작하여 영국 통신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었는데, 1차 진출 목표는 유선전화 시장이라고 했다. 테스코는 영국 전역에 2천 개의 점포와 충성도가 높은 단골 고객은 400만 명, 그리고 이 점포들을 연결하는 고속 통신망을 가지고 있고, 로이즈는 전통 깊은 금융 회사인데, 두 회사는 강점 -테스코의 통신망과 로이즈의 브랜드파워- 을 결합시켜 통신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단순한 제휴가 아니라 양 사의 역량을 결합해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든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9월부터 국민은행과 LG텔레콤이 제휴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가 시작되었는데, 점점 확산되고 있다.
융합화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가속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디지털 컨버전스, 비즈니스 컨버전스라고 하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찾고, 예기치 않은 곳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하는 것을 잘 지켜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기업에게 있어 융합화, 복합화 경향은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폰 열풍에 유탄 맞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카메라폰은 일본에서 개발되어, 2000년에 처음으로 판매되기 시작하여, 4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8천400만 대가 팔렸다. 현재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의 30% 정도가 카메라폰인데, 카메라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디지털 카메라 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상도가 떨어지는 중저가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배경에서 소니는 중저가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장기적으로 아예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참고로 삼성전자가 휴대폰 시장에서 3위이고, LG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이 10위권인데, 카메라폰 시장의 1, 2위는 일본의 NEC와 파나소닉이다. 여기에 산요, 샤프, 소니에릭슨(Sony Ericsson)을 합치면 전 세계 카메라폰 시장의 70%을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카메라폰 시장에서 일본 업체의 약진은 디지털 카메라의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유인데,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카메라폰의 핵심 부품 또한 거의 전부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형편이다. 원천 기술이 부족해서 실제 이익은 일본 부품 업체가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영화 개봉에서 DVD 판매로 수익 모델이 바뀌는 영화 산업요즘은 DVD로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형화면 TV와 홈씨어터(Home Theater)가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영화사의 주요 수입원이 개봉관 수입에서 DVD 판매로 바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차세대 광대역 통신망이 상용화 되면 온라인으로 영상물을 받아 볼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그보다 번거로운 DVD도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세계 영화 산업계의 관심사는 온라인 유통에 있다.
전자 기기로 변신하는 자동차와 업계의 대응 전략복합화, 융합화가 진행되면서 전자, 정보통신 기술은 모든 제품의 기본 인자가 되었다. 자동차도 과거에는 기계 장치일 뿐이었지만 이제는 전자공업 제품이 되었다. 따라서 자동차 관련 전자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자동차 회사의 생존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막대한 현금 보유로 은행 역할을 하는 도요타도요타는 웬만한 은행보다 현금 보유가 많아 '도요타 은행'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협력 중소기업들의 일시적 자금 경색을 풀어주는 해결사 역할을 기꺼이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어려움에 빠진 은행에게 유동성을 터주며 '은행의 은행'역할까지 하고 있다. 도요타가 현금이 많은 이유는 인수, 합병을 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걸어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과는 다른 일본의 독특한 문화도 일조 했다. 즉 미국 회사의 경우 보유 현금이 많으면 주주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또 회사의 대규모 투자, 합병 계획이 없으면, 주주들은 배당 압력을 강하게 행사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회사의 보유 현금이 많다고 해서 주주들이 비난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우리나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사업생태계에 상생의 발전 모델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디지털 TV 시장을 둘러싼 가전 업체와 PC 업체 간의 본격 승부초박형 디지털 TV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되고,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PC 회사들의 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두 업체 간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디지털 TV의 주력은 초박형 TV인데, 초박형 TV 시장은 TV를 생산하던 가전 업계가 주도해왔지만, PC 업계의 시장 참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은 단연 PC 업계가 앞서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디지털 TV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전 업계와 PC 업계의 경쟁은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가전제품의 지능화가 진전될수록, PC에 가전 개념이 도입될수록, PC 제조기업과 가전 기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휴대전화의 변신휴대전화의 변신은 끝이 없다. 음성 통화에서 시작해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방송 수신 등의 기능을 갖춘 휴대용 멀티미디어로 진화하면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변신했고, 금융 거래, 원격 검침, 원격 의료, 원격 교육 등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휴대전화의 진화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유비쿼터스(Ubiquitious)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중심에서 교육, 의료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유비쿼터스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정보통신 강국인 우리나라는 이 부문에서도 앞서가고 있는데, 이동통신 회사들은 당뇨, 스트레스 측정 서비스를 2005년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모바일 전자책 시장은 2004년 30억 원에서 2005년 70억 규모가 예상되는데, 우리나라에도 휴대전화 교육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위에서 소개된 내용 외에 이 장에는 '소니, DVD 차세대 표준 전쟁의 필승 전략으로 영화사 인수', '할인점 때문에 동네 가게 망하는 것은 동서양이 마찬가지' 등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3장 글로벌 시장에 국경이란 없다서비스에도 원산지 표시를 한다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서비스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이제는 서비스 업종에도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 "서비스에도 원산지 표시를 하자"라는 기발한 공약을 내걸었던 적이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강한 미국 민주당이 인건비가 낮은 외국으로 서비스업의 일자리가 자꾸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내세운 공약이다.
서비스에 어떻게 원산지 표시를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인터넷으로 개인대출 사업을 하는 e-론(www.eloan.com)이라는 미국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에서는 대출 신청을 할 때 대출 업무 처리를 미국 내에서 할 것인지, 인도에서 할 것인지 묻는다고 한다. 그러면 고객의 80%가 인도에서 처리할 것을 신청하는데, 이유는 인도에서의 업무 처리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니 고객에게 콜센터는 인도에도 있다는 것을 알려서 올바른 선택을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서비스의 원산지 표시'개념이지만, 사실은 미국의 일자리가 인도에 뺏기는 것을 막아보자는 의도이다. 아직까지는 콜센터 같은 단순 서비스업이 주종이지만, 점차 전문 서비스 업종까지로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JP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는 2003년부터 증권분석 업무 중 일부를 인도로 이전시키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라는 언어 장벽 때문에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아웃소싱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중국에는 200만 명의 조선족이 있어 2003년에 국민은행에서 콜센터를 중국 연변으로 옮기려는 구상이 나온 적도 있다. 글로벌 시대에는 제조업은 물론이고 서비스업에서도 국제적으로 비교 우위를 가지지 못하면, 일자리 자체가 급속히 외국으로 빠져나간다. 이런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브릭스의 부상을 우리의 기회로브릭스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의 4개국의 나라 이름 영문 첫 글자를 붙여서 만든 신조어로,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4개 국가를 함께 일컫는 말이다. 브릭스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많은 인구와 넓은 국토,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는 대국으로, 앞으로 세계 경제에서 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도 수출로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