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프레젠테이션
이경모 지음 | 원앤원북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프레젠테이션
이경모 지음
원앤원북스 / 2010년 3월 / 312쪽 / 13,000원
Chapter 1 프레젠테이션 다시 보기_ 사랑을 설득해서 얻던가요?
마음이 움직여야 몸이 움직이죠몇 해 전 여자들의 마음을 꽤나 흔들었던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지요. 30대인 평범한 노처녀 삼순이와 재벌 2세의 진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보통의 여성들에게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둘의 대화 가운데 인상적인 대사가 하나 나옵니다. "난 한 번도 사랑을 쉽게 해본 적이 없어요, 알아요? 마음이 움직여야 몸이 움직이죠." 남자들은 대개 급한 마음에 뭐든지 빨리 가려고 합니다. 머리가 바로 몸에게 명령을 하는 것이죠. 반면에 여자는 머리에서 가슴을 지나면서 마음이 명령해야 몸이 움직입니다. 삼순이는 진헌의 외모나 재력에 흔들린 것이 아니라 마음이 그리로 간 것입니다.
이 대사는 프레젠테이션의 속성을 참 멋들어지게 대변하고 있습니다. 설득이든 공감이든 '이성과 감성' 혹은 '뇌와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같은 이치입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싸움꾼은 상대가 마음을 열지도 않았는데 몸을 먼저 열기 위해 달려들게 마련입니다. 반면에 공감을 이루려는 동반자는 몸보다는 마음을 향해 먼저 달려가고, 마음을 먼저 움직이는 데 집중합니다. 일단 마음을 움직이게 해서 이성적인 판단을 이끄는 것입니다. 어느 곳에 목표점을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이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득과 공감, 일단 마음을 요동치게 하라: 프레젠테이션의 이치도 이와 같습니다. 담겨 있는 내용, 곧 콘텐츠는 자기가 팔고자 하는 상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내용은 대개 엇비슷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를 가지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쉽지 않습니다. 서로 '도토리 키 재기' 식의 싸움이 될 경우 마음을 먼저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장치가 필요합니다.
프레젠테이션 현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늘 2가지의 공기 흐름이 있습니다. 발표를 하는 사람 쪽에서는 어떻게든 자기의 주장을 관철시켜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지만, 듣는 사람은 '어디 뭔 이야기를 하나 보자' 하는 식의 기대감과 경계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점에서는 늘 이상적인 입장에서 서로 대치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대방의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나의 주장에 대한 기대감을 살려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상황을 풀어가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여러 스킬이 필요한데, 논리적인 혹은 감성적인 설득 기법들이 힘을 발휘합니다.
프레젠테이션은 내용별로 보면 크게 2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하나는 정보 전달형 프레젠테이션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전하고자 하는 정보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그리고 얼마나 흥미롭게 의미를 담아 발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다른 하나는 설득 프레젠테이션으로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주로 다루고 있는 부분입니다. 설득을 목적으로 할 때는 정보 전달을 할 때와는 다른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즉 듣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움직이게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설득에 대한 발표 과제를 줄 때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자유롭게 주제를 선택하고 자료를 구성해보라는 잣대를 줍니다. 설득을 목적으로 할 때는 이와 같은 원칙을 갖고 자료를 만들어 검증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학생이 설득 주제로 선정한 것은 '국제구호단체에 재정적인 후원자가 되자'였는데, 발표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충격적인 사진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에게 2천 원은 커피 몇 잔 값이지만, 그들에게는 한 학급의 어린이들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돈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쉽게 소비하는 돈으로 아프리카의 많은 어린이들에게 먹을거리를 줄 수 있고, 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비해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을 돕는 일이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며, 우리의 작은 정성이 그들에겐 큰 도움이 될 터이니 국제단체에 후원하자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발표를 듣는 사람들의 메시지 수용 태도는 어떠했을까요? 시작 단계에서 발표자에게 주목하며 이미 경계심은 무장 해제되었습니다. 발표 초반에 집중함으로써 기대감이 상승해서인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때도 사람들은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그는 이어지는 본론에서는 아주 간결하지만 감성적인 방법으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했고, 사람들은 '내가 돈 만 원만 후원하면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던 마음이 서서히 움직입니다. 이젠 몸도 따라 움직여 국제구호단체에 실제로 기부해야겠다는 행위로 이어집니다. 마음이 움직여 몸도 따라 움직이고, 구체적인 행동도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성패를 구분 짓는 것은 발표 후 수신자의 인식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Chapter 2 프레젠테이션의 출발점_ 해법, 작업의 정석그저 열심히만 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긴다: 기획과 프레젠테이션은 어떤 과제와의 만남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것은 지식의 형태일 수도 있고, 필요에 의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오리엔테이션처럼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일단 사람들을 모읍니다. 그러고는 부여받은 과제를 설명하고, '누구는 조사를 하고, 누구는 기획서를 쓰라'며 서로 할 일을 나누겠죠. 그 후 뿔뿔이 흩어져 자신이 맡은 일을 마치고, 어느 날을 정해 다시 모입니다. 마침내 모아진 데이터를 통해 방향을 정한 뒤에는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모두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일하며 달리고 있는데 '이게 맞나?' 싶습니다. 게다가 시간은 자꾸 흘러갑니다. 아무래도 과제에 대한 정확한 해법이 아니다 싶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마음도 따라 급해집니다. 어찌어찌 해서 기획서를 다시 고쳐 쓰고, 그간에 고생해 모은 자료로 겨우 시간에 맞춰 기획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이 맥을 빠지게 합니다. "어, 내가 원했던 것은 이게 아닌데…." 다들 열심히 달렸고, 한 번에 끝낼 일을 두세 번에 걸쳐 다시 하면서 고생했는데, 그것마저도 헛고생한 꼴이 되고 마는 셈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런 상황들을 직ㆍ간접적으로 자주 겪곤 합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동상이몽의 속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과제를 부여한 사람과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사람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서로 생각하는 것과 기대하는 것의 차이가 엄연하게 존재합니다. 즉 속마음이 서로 다릅니다. 그런데 이를 도외시하고, 그
저 자신의 주장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서로 엇갈리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결국 포레스트 검프의 이야기처럼 잘못된 초콜릿을 선택함으로써 인생을 망치는 것과 다름이 없죠. 포레스트 검프는 그저 열심히 달리고 달려 자신의 삶을 감동적으로 만들었지만,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는 이런 이치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짚어내기 위해 힘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을 찾고 절차를 밟아라: 오직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야겠다는 근시안적 사고에 빠져 전후 상황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만 한다면 그 과정은 엉키기 십상입니다. 또한 이런 방식으로 성공을 보장하기도 극히 어렵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마라톤 선수가 42.195km를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달리지는 않지요? 역도 선수도 상대방 선수에 따라 바벨의 무게를 달리 정합니다. 또 계단을 오를 때 어떻게 오르나요? 몇 계단씩 한꺼번에 밟으며 서둘러 오르지는 않습니다. 큐빅을 맞출 때는 어찌하던가요? 바로 달려들어 이리저리 돌리지는 않죠. 그리 해봤자 잘 맞추어질 리 만무합니다. 큐빅을 멀리 떨어뜨려 놓고 먼저 사방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구조를 살피고 맞춰나갈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니던가요.
어느 경우든지 간에 모두 최종 목적지를 향해 나갈 때는 나름대로의 순서와 절차를 반드시 밟아나가야 합니다. 이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름의 전략을 먼저 세운 후 게임에 임해야 함을 일러줍니다. 무조건 달리는 자세는 아직도 발신자 중심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상대방은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기본적인 속성을 도외시한 채 여전히 자기중심의 사고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집니다.
절차와 순서를 생각한다는 것은 달리기 전에 상대방이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를 먼저 헤아리는 일입니다. 또한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에 어떻게 초점을 맞추어나갈지를 고민하는 일입니다. 이처럼 어떤 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해 자기가 원하는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려면 달리기 전에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좀더 치밀한 작전을 세우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지요. 필자가 직원들에게 회사 워크숍을 어떻게 할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어느 한 팀장이 '지리산 워크숍 계획서'라는 거창한 보고서를 가져옵니다. 저는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떤 방향에서 무엇을 논의할지를 물었는데 장소와 세세한 계획까지 세워온 것이었습니다. 그는 크게 2가지 실수를 범했습니다. 우선 제 생각을 좀더 깊게 파악하지 않았습니다. 언제 어디에서가 아니라 '어떻게'를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해 결과물을 만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어떤 사안에 대해 합의를 이루어가는 절차를 무시하고 '이렇게 하면 될 것이다'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빠져 그릇된 판단을 한 것입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계속 단추를 채웠으니 빤한 결과가 나온 것이죠. 상황의 핵심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전략으로 풀어갈 것인지를 정한 다음 순서와 절차를 밟아 풀어나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겼으니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로 인해 나타난 치명적인 결과를 피할 수 없었던 셈입니다.
Chapter 3 프레젠테이션 콘텐츠와 스타일 만들기_ 내공 있는 칼잡이는 무엇으로 사는가?
결별하라! 익숙한 그 모든 것들과악보에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연주곡이 있습니다. 청중들은 웅장한 연주를 기다리지만 오케스트라는 그저 침묵할 뿐입니다. 다만 우리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바람 소리, 사람들 소리, 자동차 소리 같은 일상의 소음들이 그냥 어우러져서 들려올 뿐입니다. 이는 존 케이지라는 작곡가가 실제로 공연장에서 4분 33초 동안 연주한 것입니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지요. 그렇게 실체가 없는 연주곡에는 '4분 33초'라는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도 시장의 무리한 요구에 지휘자인 강마에가 저항의 표시로 이렇게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는 '4분 33초'처럼 종래의 관점으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을 종종 만나곤 합니다. IT 기술이 하나로 집약된 스마트폰이나 입체로 보는 3D 영화 등은 모두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것들인데, 기본적으로 자기가 처한 현실에 대한 의구심과 부정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문제의식으로부터 새로운 것이 태어나 세상과 만나는 셈이죠.
광고업계 생활을 하면서 '크리에이티브란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 늘 익숙한 무언가에 대한 생각을 바꿔 새롭고, 낯설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익혔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행동과 실질적인 방법상의 변화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지금까지 대해왔던 방식에 의문을 던져보면 뭔가 새로운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제가 다녔던 광고회사 TBWA KOREA는 'what if'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인데, 관행과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창조하자는 의미입니다. 좀더 풀어보면 '지금까지 왜 이런 방식으로 했을까?', '이것이 과연 맞는 방식일까?', '익숙한 방법과는 다른,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고방식입니다.
관점의 전환을 끊임없이 시도하면 개념적인 부문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전과 관련된 부문 역시 지속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훈련을 거듭하면 좀더 나은 방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TBWA KOREA에서 'what if'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관습적인 상식을 뒤엎어라(change the rules)', '기존의 틀을 부수고 단절하라(disruption)' 등의 슬로건 역시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를 다루는 광고회사이다 보니 당연히 요구되는 자세이지만, 종합해보면 지금까지의 '익숙한 것에 도전장을 던지며 문제의식을 갖자'는 의미로 모아집니다.
상상하라!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을 상상해 역방향으로 콘텐츠를 준비하라: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 그 목적과 청중을 제일 먼저 생각하라. 그 현장을 상상하면서 준비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만은 꼭 기억해두셨으면 합니다.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합니다. 물론 콘텐츠의 질은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지만 콘텐츠의 생산 과정과 절차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이 문제는 퍼팅을 할 때 홀 컵을 바라보거나 육상선수가 결승선을 상상하며 작전을 짜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의 최종 목적지는 현장입니다. 다시 말해 그 현장에서 자기가 얻고자 하는 목적과 그 자리에 있는 청중들을 먼저 상상하면서 가장 적합한 방법과 절차를 구상하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최종 목적지인 현장의 모습을 먼저 상상하라'는 이야기는 그 상황에 맞는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구하는 데 힘을 쏟고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은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는지, 발표 방식인지 혹은 기획서 제출 방식인지, 누가 그리고 몇 명이 참석하는지, 이 프로젝트에 대한 그들의 이해 정도는 어떠한지, 그들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등을 미리 정확히 확인해 그 상황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 구성 방법을 가늠하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승부를 가르는 데 있어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그 상황과 어긋나는 곳에 힘을 허비하기 쉽습니다. 그러니 과정도 비생산적이고, 내용도 정곡을 찌르지 못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즉 자신이 그 현장에서 프레젠터로 섰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상상하면서 준비 과정에서부터 무엇에 중심을 맞추고 이끌어나갈 것인지 그 좌표를 정확히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야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산만해지지 않고, 설정한 좌표를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진행됩니다.
뒤집어라! 시간을 역으로 써라
사이사이를 고리로 연결시켜야 한다: 물론 그저 물리적인 시간 배분을 바꾸는 것만으로 일이 잘 되리라고 볼 수 없습니다. '기획의 중심은 콘텐츠인데 이 과정의 시간을 절대적으로 줄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방향을 잡는 데 시간을 다 잡아먹고, 허약한 콘텐츠를 가지고 별 내용도 없는 상태로 발표하는 데만 집중한다는 것은 모순이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요.
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일이라는 것은 어디에서 어디까지 하면 된다고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는 법입니다. 또 공장에서 순차적으로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이 일이 끝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지도 않습니다. 개별적인 공정 자체가 효율화되고, 공정과 공정이 서로 연결되어 동시에 잘 돌아가야 효과적인 시간관리가 가능하고 생산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쓰지 말고 앞과 뒤에 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말에 대한 반론은 콘텐츠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데서 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콘텐츠의 생산과 다음 프레젠테이션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뒤이어 말할 가설 지향의 사고방식입니다. 내공 있는 칼잡이는 역방향으로 사고하고, 역으로 시간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