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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쌓이는 집, 돈이 새는 집

시모무라 시호미 지음 | 부키


돈이 쌓이는 집, 돈이 새는 집

시모무라 시호미 지음

부키 / 2026년 1월 / 212쪽 / 17,000원





1장 | 집의 여백이 부를 부른다



여백의 미를 만들자


여러분의 집에는 여백, 즉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 있나요? 옷장, 현관, 주방, 거실, 욕실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공간에 물건이 하나도 없는 상태, 말 그대로 비어 있는 자리가 있는가입니다. “우리 집은 현관이에요. 구두나 잡동사니 없이 항상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요” “수납장 위가 비어 있는데, 굳이 물건을 올릴 생각은 없어요”라고 말할 수 있다면 정말 훌륭합니다. 반대로 ‘옷장 안에 여유가 생겼는데, 뭘 넣으면 좋을까?’, ‘거실에 남는 공간이 있는데 캐비닛을 하나 사서 정리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그건 정리가 아니라 또 다른 ‘채움’일 수 있습니다.

여백은 버려진 공간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남겨두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 공간으로 인해 집이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넓어 보이는 효과도 생기지요. ‘방의 여백은 곧 마음의 여유’라고 생각합니다. “비어 있는 공간이 아까워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지만, 그 여백을 억지로 채우다 보면 오히려 사장품(死藏品)만 늘어나고 진짜 데드 스페이스가 되어버리기 쉽습니다.

저도 집 거실에 일부러 여백을 남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몸 좀 풀어볼까?’ 싶을 땐 어디든 요가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을 할 수 있고, 바닥에 물건이 없으니 청소도 쉬워집니다. 이처럼 진짜 데드 스페이스를 줄이는 일만으로도 집안일이 훨씬 수월해지고 공간이 정돈되며 자유 시간도 늘어나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집니다.

부자들이 물건을 쌓아두지 않는 이유


드라마를 보면서 정리의 비결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실내 장면이 나올 때 그 공간에 물건이 많은지, 적은지를 유심히 살펴보세요. 어느 순간 한 가지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부잣집일수록 물건이 적다는 사실 말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속 뉴욕 상류층 인물들의 집은 언제나 널찍하고 여백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연출됩니다. 넓은 공간에 꼭 필요한 물건만 정갈하게 놓여 있고,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물론 넓은 평수일수록 여백을 두기 쉬운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만, 공간 전체에서 느껴지는 정돈감과 여유가 바로 그 집을 ‘부잣집’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랍니다.

반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인물의 집이나 방은 대체로 물건이 가득 차 있고 좁은 공간이 더 비좁게 느껴지도록 연출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가상이나 우연이 아닙니다. 미술팀이 등장인물의 경제적 계층을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정한 연출입니다. 부자일수록 ‘꼭 필요한 것, 가치 있는 것을 소유한다’라는 기준이 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공간을 무언가로 가득 채우기보다는 삶의 질과 정신적 여유를 중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덜 가진 쪽을 선택하죠. 정돈된 공간은 심리적 풍요로움과 시간의 주도권을 가진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반영합니다. 설령 집이 좁더라도, 가장 먼저 물건을 줄이는 연출부터 시작해보세요. 당신의 집도 그 여백만으로 ‘어쩐지 세련된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습니다.

정리는 이벤트가 아니다


언제 ‘정리해야지!’ 하는 마음이 드시나요? 아마도 시간적 여유가 있고 컨디션까지 좋을 때 의욕이 샘솟을 겁니다. 그럴 때면 들뜬 기분으로 정리를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식의 정리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순간의 기세에 올라타 정리하다 보면 평소보다 과감하게 물건을 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냉정을 되찾았을 때 감정에 휩쓸려 정리했던 물건이 생각나며 ‘괜히 버렸네!’ 하는 후회가 밀려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물건을 버리는 게 더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정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삶 속에서 계속 이어져야 할 생활의 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정리 방식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금씩 정리해도 괜찮습니다! 하루 만에 전부 끝내겠다고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가진 물건을 매일 하나씩 들여다보며 이것이 내게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저는 무조건 버리라고 권하지는 않습니다. 공간에 여유가 있다면 좋아하는 물건을 원하는 만큼 갖고 있어도 좋다는 주의랍니다. 다만 ‘정말 좋아하는 물건’에 한해서입니다. 옷, 신발, 잡화, 가전제품, 여분의 생활용품 등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을 잘 살펴보면, 곁에 두고 싶은 물건이 실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인플루언서가 추천했으니까’, ‘SNS에서 자주 봤으니까’라는 이유로 산 물건이 많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요. 누군가를 따라서 무작정 산 물건이 내 집의 환경과 조화를 이룰까요? 또 많은 물건을 사는 일이 우리 내면을 충족시켜줄까요?

돌이켜보면 저 또한 한때 인터넷 쇼핑의 재미에 빠져 사이즈나 소재가 맞지 않는 옷을 충동적으로 구매한 적이 많았어요. 공간도 낭비하고, 돈도 낭비했답니다. 물건이라는 건 정말 아차 하는 순간에 금세 불어나버린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정리 전문가가 되고 나서는 의식적으로 물건을 줄이고 나에게 정말 필요한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신중하게 구매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과도하게 절제할 필요는 없지만 정말 소중한 물건만 곁에 두고 그것들을 정성스럽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삶의 태도를 조금씩 바꿔보세요. 공간이 말끔해지면 집안일이 줄고, 물건을 사야 할 필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적게 가져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은 결국, ‘무엇을 가지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2장 | 돈이 모이는 습관



나만의 질서에서 가족의 질서로


지금은 정리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저도 처음부터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깔끔함과는 거리가 멀던 시절도 있었지요. 이번 장에서는 제가 정리수납전문가 자격증을 따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예전보다 제 주변 환경이 쾌적해졌을 뿐 아니라 함께 사는 가족과도 더 편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비결도 함께 말해보겠습니다.

어릴 적부터 학창 시절까지 저는 ‘남에게 보여주기식 정리’를 좋아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물건을 잘 정리하는 사람처럼 행동했지만, 가방 안에는 프린트물이 뒤죽박죽 들어 있었죠. “정리를 못 하면 시집 못 간다”, “여자답지 않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던 시대였기에 책상 위나 사물함처럼 남의 눈에 보이는 공간만큼은 항상 정돈해두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이 습관은 이어졌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 엄마들끼리 친해지면서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정리가 안 된 집에 누군가를 부르는 게 늘 꺼려졌지요. 그래서 주방, 세면대, 개수대 주변은 보기 좋게 정리했지만 자잘한 물건은 잘 쓰지 않는 방에 몰아넣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찾는 물건이 자꾸 없어지고 그걸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반복됐고 불편함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정말 자주 쓰는 물건들만이라도 제대로 정리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고, 사용 빈도가 높은 물건들을 분류하고, 라벨을 붙여가며 세세하게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딸은 제 기준에 맞춰주지 않았고, 금세 다시 집안을 어지럽히곤 했지요. 짜증이 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 집은 가족 모두가 함께 사는 공간인데 저 혼자만 편한 집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걸요.

그래서 정리정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정리가 어려운 사람의 눈높이에 맞춘 시스템 만들기’라는 개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에게는 서랍 안을 세세히 나누는 정리는 오히려 불편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충 넣어도 되는 상자’를 마련해주었더니 물건을 찾느라 헤매는 일이 줄고, 집 안에 물건을 흩어놓는 일도 현저히 줄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정리를 못하는 사람은 게으르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보기에만 예쁜 정리’를 하려고 애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모두가 자기 물건을 소중히 여기며, 편하게 정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그 단순한 깨달음 덕분에 우리 집은 지금, 가족 모두가 안락하게 머물 수 있는 진짜 ‘우리만의 아늑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꼭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하기


저희 집은 수납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물건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여러 개를 사서 곳곳에 배치한 물건도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가위입니다. 현관, 복도, 세면대, 거실, 주방, 방마다 가위를 비치해두었어요. 덕분에 어디서든 택배를 개봉하거나 포장을 제거하고 바로 뒷정리까지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충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곳에만 두면 늘 찾게 되니까, 방마다 준비하는 편이 훨씬 편리하지요. 또 소비기한, 제출 마감일, 사용 시작일 등을 적을 수 있도록 라벨지나 네임펜을 집 안 곳곳에 두었습니다. 이 세 가지는 ‘여러 개를 준비하면 오히려 생활이 편해지는’ 대표적인 물건입니다.

반대로, 애초에 들이지 않기로 정한 물건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선물이나 보상을 받을 때도 물건 대신 ‘체험형 상품’을 선택하면 불필요한 물건을 집에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선물로 고기 같은 식자재나 새 가전제품을 받으면 기분이 좋긴 하지만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면 수납공간이 넘치기 시작하지요. 실제로 “명절 선물로 받은 식자재를 다 둘 곳이 없어요”라며 곤란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해 부모님 칠순 기념으로 가전제품 대신 가족 여행을 선물했어요.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함께한 시간과 추억은 오래도록 남거든요.

또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만 입는 옷도 되도록 사지 않습니다. 친구들과의 연말 파티에서도 드레스코드에 맞추기 위해 굳이 새 옷을 사지 않고, 스카프나 액세서리로 분위기를 맞춥니다. 생활의 편리함을 위한 물건은 기꺼이 들이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미련 없이 내려놓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리된 삶’을 위한 소비의 기준입니다.

물건 정리는 주변 사람을 위한 배려


여러분은 혹시 이사를 앞두거나 장기간 집을 비워야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또는 예상치 못한 병원 입원이나 출장을 준비하면서 집이 너무 어지럽다는 생각이 든 적은요? 조금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찾아오면, 결국 누군가는 집 안을 들여다보고 물건을 정리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혼자 사는 사람도,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 집이 정돈되어 있다면 불필요한 걱정 없이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겠죠. 반면 물건이 복잡하게 쌓여 있다면 내가 없을 때 남겨진 사람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집 안 정리는 단지 ‘오늘의 편리함’을 위한 일이 아니라 미래의 누군가를 위한 작은 배려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나 대신 집을 살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집에서는 필요한 물건을 금세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작은 물건 하나를 찾느라 온 집안을 뒤져야 하기도 합니다. 정리는 단지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사람의 부담까지 덜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결국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배려인 것이지요. 저희 집도 아직 완성형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자 가족들 마음에도 왠지 여유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집이 좀 더 편안한 공간이 된 것이지요.



3장 | 돈이 쌓이는 지갑, 새는 지갑



부자의 지갑처럼


‘부자의 지갑’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고급스러운 명품 지갑일까요? 어떤 브랜드든 외관은 깔끔하고 내부는 단정하게 정돈된 모습이 그려질 겁니다. 실제로 제가 상담했던 40대 후반 여성 의뢰인 한 분은, 돈을 모으고 싶은데 자꾸 어디론가 새는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분의 지갑 안에는 각종 멤버십 카드, 사용하지 않는 백화점 카드, 유효기간이 지난 할인권들로 가득했죠. ‘지갑 정돈’이 정리의 첫걸음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자주 가는 마트와 주유소 카드를 1~2장으로 줄이고, 백화점 포인트는 앱으로 통합하는 방법을 조언했어요. 이후 그 고객은 불필요한 지출도 줄고 정리된 지갑을 볼 때마다 ‘돈의 흐름을 내가 통제하고 있다’라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죠.

부자의 지갑 안은 의외로 단출합니다. 필요한 것을 쉽게 꺼낼 수 있게 정리되어 있지요. 포인트 카드, 사은품을 받으려고 만든 신용카드, 유효기간이 지난 쿠폰, 바스러진 영수증, 넘칠 듯한 동전까지…. 이런 것들로 빵빵하게 부푼 지갑과는 거리가 멉니다. 우선, 부자의 지갑 흉내부터 내보는 겁니다. 명품 지갑을 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갑 속에도 ‘여유’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옷장과 마찬가지로 지갑 안에도 돈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마치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나 비즈니스 클래스처럼요.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처럼 정돈된 지갑을 상상해 보세요. 그런 지갑에는 영수증이나 포인트 카드를 아무렇게나 쑤셔 넣고 싶지 않겠지요?

물욕에 냉정해지려면


홈쇼핑, 잡지, SNS를 들여다보면 눈길을 끄는 신상품과 세련된 옷 광고가 쉴 새 없이 등장합니다. 특히 이미지와 영상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구성된 SNS 속 상품 소개에 눈을 떼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틈날 때 무심코 들여다보면 “이 수납 용품 정말 편리해 보이네”, “앞으로 자주 입기 딱 좋겠는걸?” 하고 마음이 흔들리는 물건들이 줄줄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쇼핑라이브나 인플루언서의 공동구매 링크가 퍼질 때면, ‘나만 안 샀나?’ 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불안) 심리까지 자극되며, 자기도 모르게 결제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이런 소비는 ‘축제에 참여한다’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결국 할인을 핑계 삼아 평소라면 사지 않았을 물건까지 사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지죠. 타인의 소비가 나의 소비를 정당화해주는 시대, 그래서 더더욱 자신의 기준과 예산 안에서 통제하는 힘이 중요해졌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구매 이력을 AI가 분석하는 시대. 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신상품 정보가 SNS 메시지로 자연스럽게 도착합니다. 이렇게 ‘사고 싶다’는 마음을 자극하는 장치가 우리 일상 곳곳에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쇼핑이 곧 나쁜 행동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예산에 여유가 있고, 진심으로 갖고 싶은 물건이라면 사도 괜찮습니다. 다만 한 가지 원칙만은 꼭 세워두면 좋습니다. 바로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처분하자”라는 원칙입니다. 저 역시 최근 입소문을 타고 좋은 평을 받은 커트러리 세트를 인터넷에서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젓가락과 포크를 비스듬히 넣을 수 있게 되어 있어 공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았지요.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우리 집에서는 활용도가 낮았고 사용하기 불편했습니다. 결국 바로 정리해버렸지요.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닙니다. 정리 전문가인 저조차 입소문 좋은 제품을 종종 시도해보고 실패를 겪으며 배워갑니다.



4장 | 넘치는 옷장, 숨은 비용



하의는 바지 세 벌과 치마 두 벌


제가 가진 옷은 아주 적고, 스타일도 심플합니다. 하의는 바지 세 벌, 치마 두 벌뿐이에요. 그것도 한 계절용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입는 옷이 이게 전부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 정도로 줄인 것은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3~4년 전, 옷 정리를 하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산 지 오래됐는데도 입지 않고 그냥 둔 옷이 정말 많구나.’ 그때부터 옷을 줄이기로 마음먹었지요. 통이 넓거나 신축성이 없는 바지, 길이가 애매한 치마…. 시간이 흐르면 유행도 바뀌고 나이와 함께 체형이나 취향도 달라집니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변화한 생활 방식도 옷장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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