튠 인
누알라 월시 지음 | 이든서재
튠 인
누알라 월시 지음
이든서재 / 2026년 1월 / 456쪽 / 22,000원
PART 1 시끄러운 세상 속 잘못된 판단
CHAPTER 01. 흘려듣기, 그릇된 정보 그리고 잘못된 판단흘려듣기는 많은 걸 설명한다. 위대한 예술가와 최고의 전문가가 사기당하는 이유도, 기업이 거액을 편취당하는 이유도 바로 이 흘려듣기에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닿기를 원한다. 그러나 시끄러운 세상에서 타인의 말은 차단되고, 맥락에 귀를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착각과 기만의 위험은 증가한다. 잘못된 정보의 외부적 요인인 초고속 사회, 데이터 과부하, 시각적 자극, 양극화된 구조가 우리의 판단을 왜곡하고 내부 인지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스턴트식품과 빠른 수익을 좇는 초고속 사회에 산다. 로빈후드 앱을 통해 주식 옵션 거래를 하던 스무 살 대학생 알렉산더 컨스는 화면에 표시된 일시적인 마이너스 잔액 73만 달러를 실제 빚으로 오해하고 극심한 공포 속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산 과정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데이터를 잘못 해석했고, 심리적 압박감이 시야를 좁힌 탓이다. 오늘날 조직은 신중함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추구하고 우리는 본능적이고 빠른 시스템 1의 사고방식에 의존하게 된다. 그 결과 장기적 사고인 시스템 2의 사고방식은 자취를 감췄고, 책과 콘텐츠는 짧아졌으며, 기업의 수명 또한 급격히 단축되었다.
데이터 중심 사회의 정보 쓰나미는 과부하와 주의 분산을 낳았다. 요크셔 리퍼 연쇄 살인 사건 당시, 트레버 버드솔은 친구를 범인으로 의심해 경찰에 제보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미 수집된 3만 건의 진술과 수백만 개의 데이터에 매몰되어 결정적인 제보를 놓쳤고, 범인은 5년 동안이나 더 활보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신호와 소음을 구별하지 못하고,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도보다는 자신감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부주의는 치명적인 인적 오류로 이어진다. 나사의 화성 기후 궤도선은 제작사가 야드파운드법을, 나사가 미터법을 사용하는 단순한 단위 차이를 간과하는 바람에 우주에서 공중 분해되었다. 천문학적인 투자 금액과 거대한 프로젝트 규모에 눌려 중요한 세부 사항을 흘려버린 것이다.
또한 시각적 사회에서 우리는 들리는 것보다 보이는 것을 더 신뢰한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허름한 차림으로 지하철에서 연주했을 때, 1,000명이 넘는 사람 중 그를 알아보고 멈춰 선 사람은 거의 없었다. 미술 평론가 아브라함 브레디우스는 위조된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보고 시각적 감동에 빠진 나머지 가짜임을 눈치채지 못했다. 우리의 뇌는 이미지 처리에 훨씬 빠르며, 교육 또한 청각적 해석보다 시각적 지식 습득에 초점을 맞춘다. 강렬한 시각적 자극과 첫인상은 편향된 데이터를 형성하여 중요한 정보를 흘려듣게 만들고 우리를 심리적인 농인으로 만든다.
또한 양극화된 사회는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눈다. 영국 총리 엘리자베스 트러스는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반대 의견과 시장의 경고음을 외면한 채 공격적인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녀의 ‘모 아니면 도’ 식의 이분법적 사고는 미묘한 차이를 부정했고, 결국 경제적 실패를 초래하여 44일 만에 사임하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는 깊이 생각하기를 꺼리고 행동 편향에 빠져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려 한다.
판단력을 무력화하는 현대 사회의 방해 요소 속에서 우리는 의사결정의 고수가 되어야 한다. 교사가 질문 후 3초만 더 기다려줘도 학생들은 훨씬 깊이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 우리는 무의미한 소음 대신 중요한 목소리에 선택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1초라도 더 곱씹어 생각함으로써 흘려듣기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CHAPTER 02. 판단 살인마: 맹점, 농점 그리고 아점그리스 신화에서 카산드라는 진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저주를 받았다. 우리도 때때로 카산드라처럼 아무도 듣지 않는 허공을 향해 소리친다. 1999년, 회계사 해리 마코폴로스는 단 5분 만에 버나드 메이도프의 수익률 숫자가 비논리적임을 간파했고, 4시간 만에 그것이 폰지 사기임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냈다. 그는 9년 동안이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철저히 무시당했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메이도프의 마술 같은 결과를 완벽한 시장 타이밍 덕분이라 합리화했고, 규제 당국은 괴짜 수학자보다 업계 거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결국 650억 달러 규모의 사기극이 무너지고 나서야 세상은 뒤늦게 마코폴로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이러한 판단의 실패는 외부적 상황뿐만 아니라 내부적 인지의 문제에서도 비롯된다. 정신분석학자 루돌프 엣스테인은 이를 맹점(盲點), 농점(聾點), 아점(啞點)이라는 오류의 3요소로 정의했다. 이는 우리가 보고, 듣고, 말하는 능력에 결함이 생겨 건전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만든다.
먼저 맹점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의미한다. 우리는 눈앞에 있는 명백한 신호조차 놓칠 때가 많다. 1989년 니콜 브라운 심슨은 경찰에게 전남편 O. J. 심슨의 폭력을 호소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그녀는 멍이 든 채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었지만, 경찰은 심슨을 체포하지 않았다. 그들은 상처를 보고도 유명인이라는 심슨의 아우라에 갇혀 명백한 위험 신호를 보지 못했다. 이는 부주의 맹시와 연결된다. 대니얼 시몬스의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농구공 패스 횟수를 세느라 가슴을 두드리며 화면을 가로질러 가는 고릴라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우리는 무언가에 과도하게 집중할 때 바로 코앞에 있는 진실조차 놓치게 된다.
다음으로 농점은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시사한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의존하거나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타인을 기본적으로 신뢰하는 믿음 지향 편향이 작용한다. 2012년, 서류 상단에 서명하면 정직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정부와 기관에 널리 인용되었다. 그러나 훗날 이 연구의 기초가 된 자동차 보험 데이터가 조작되었음이 밝혀졌다. 저명한 학자들조차 동료가 제공한 데이터를 액면 그대로 믿었기에 사기를 감지하지 못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형편없는 거짓말 탐지기이며, 권위나 호감에 기대어 의심을 거두곤 한다.
또한 확증 편향은 자신의 믿음을 정당화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게 만든다. 야후의 CEO 마리사 마이어는 재임 기간 53개 기업을 인수했으나 52개가 실패했다. 야후는 과거 구글과 페이스북을 각각 10억 달러에 인수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신들의 판단을 고수하다가 거절했고, 결국 거대 통신사에 헐값으로 매각되는 운명을 맞았다. 우리는 자신의 정서적 사고를 확인해 주는 증거만 들으려 하고, 믿음을 굽히지 않으려 한다.
마지막으로 아점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는 스스로 침묵하거나 타인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현상이다. 과거 아일랜드에서 가톨릭 사제들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졌다. 수많은 어린이가 사제에게 성추행을 당했지만, 교회의 권력과 사회적 분위기에 눌려 피해자도 부모도 침묵했다. 교회는 문제를 은폐하기 급급했고 신자들은 알고도 모른 척 미사에 참석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잉사는 에어버스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737 MAX의 엔진을 재설계하며 안전장치를 누락했다. 엔지니어와 조종사들이 설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연방항공청에 우려를 전달했으나, 경영진은 이를 묵살했다. 조직적인 무시와 침묵은 결국 346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참사로 이어졌다.
우리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들리는 것이 다가 아니며, 말하는 것이 다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편견은 우리를 심리적으로 눈멀고, 귀먹고, 벙어리가 되게 만든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선택적으로 듣되, 내가 본 것과 들은 것 사이의 균형을 끊임없이 재조정해야 한다.
CHAPTER 03. 들리는 모든 말을 믿을 수는 없다1978년 11월 18일, 가이아나의 존스타운에서 909명이 집단 자살했다. 시체 옆에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그것을 반복한다’는 불길한 문구가 걸려 있었다. 스탠퍼드대 출신 변호사 티머시 스톤조차 한때 매료되었던 짐 존스의 인민사원은 외부와 격리된 정글 속에서 비극을 맞았다. 존스는 평소 화이트 나이트라 불리는 충성 테스트를 통해 신도들을 길들였다. 그는 가짜 독약을 마시게 하는 리허설을 반복하며 신도들의 복종심을 시험했고, 막상 진짜 독약을 마셔야 할 순간이 왔을 때 신도들이 이것이 연습인지 실제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따르도록 만들었다. 하원 의원 레오 라이언이 조사를 위해 방문했다가 피살되자, 존스는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지시를 내렸고 304명의 어머니가 자식에게 청산가리를 먹이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우리는 흔히 그들이 우리와 다른 잃어버린 영혼이라 치부하지만, 그들은 생각보다 우리와 비슷하다. 우리의 결정은 우리가 어디에, 누구와 있는지, 그리고 머릿속에 어떤 목소리가 있는지에 달려있다. 불확실하거나 압박받는 상황에서 권력, 자아, 위험, 정체성 등 무의식적 요소가 시야를 좁히는데, 이를 PERIMETERS 함정이라 한다. 권력(Power), 자아(Ego), 위험(Risk), 정체성(Identity), 기억(Memory), 윤리(Ethics), 시간(Time), 감정(Emotion), 관계(Relationships), 이야기(Stories)로 구성된 이 함정들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작동시키는 방어기제이자 인지적 맹점이다. 존스타운 신도들은 소속감을 위해 독립적 목소리를 포기했고, 존스의 과대망상을 맹신했다. 물리적, 심리적으로 고립된 정글은 집단사고를 강화하는 거대한 반향실이 되었다. 이는 동기화된 추론, 즉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과 연결된다. 우리는 자신의 믿음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며, 반대 증거보다 지지 논거를 찾는 데 몰두한다.
조직이 명백한 결함을 무시하는 귀먹음 증후군 또한 치명적이다. 위워크의 창업자 아담 노이만은 기이한 행보와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가렸다. 그는 자신이 세계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 호언장담하며 기행을 일삼았지만, 투자자들은 그를 전략적 천재로 오판했다. 손정의 같은 노련한 투자자조차 희망적 사고 편향에 빠져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거액을 투자했다. 사람들은 약해 보이거나 틀린 것처럼 보이기 싫어 전략적 의사결정을 재창조하기보다 기존의 오류를 반복한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탐욕과 고의적인 무지가 합리적 판단을 마비시킨 것이다.
사실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석이다. 1953년 영국 경찰은 한 서툰 무장 강도 사건의 용의자로 문맹인 19세 청소년 데릭 벤틀리를 체포했다. 경찰은 소년의 공범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명령했다. 붙잡힌 소년은 친구에게 “Let him have it!”이라고 소리쳤다.그가 말하려던 바가 “그냥 줘 버려!”였을까 아니면 “혼쭐내 줘!”였을까??분명하지 않았다. 그런데 친구는 총을 쏴 버렸고, 경찰 한 명이 죽었다. 데릭 벤틀리는 살인 교사 혐의로 기소되었고 그는 영국에서 교수형을 당한 마지막 인물이었다. 분명 성급하게 내린 잘못된 판단이었고, 법원은 무려 45년이 지난 후 벤틀리의 사후 사면을 허가했다. 소년의 말은 ‘항복하자는 발언’으로도, ‘폭력을 부추기는 발언’으로도 해석될 수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이 같은 비명, 같은 음, 같은 말, 같은 대화를 듣더라도 각자의 전후 사정, 어디서 들은 소리인지, 그리고 주변 세계를 인식하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Get on the floor”라는 말을 DJ에게서 들으면 “다 같이 무대 위로!”가 되고, 소방관에게서 들으면 “자세를 낮추세요!”, 은행 강도에게서 들으면 “바닥에 엎드려!”가 된다. 의사소통은 언제나 어렵다. 특히 주의가 흐트러졌을 때는 내가 들었다고 믿는 말을 모두 신뢰할 수는 없다. 전후 사정을 따져봐야 한다. 들리는 모든 것을 믿지 말고, 맥락을 재해석하며, 불편한 진실에 의도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PART 2. PERIMETERS 판단 함정
CHAPTER 04. Power, 권력이라는 함정“경제 생태계는 정교하지도,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지도 않다.” 앤트 그룹의 마윈이 상하이 번드 서밋에서 던진 이 말은 서양에서는 평범한 비판으로 들렸을지 모르나, 중국에서는 신성 모독에 가까웠다. 며칠 뒤 사상 최대 규모가 될 뻔했던 앤트 그룹의 IPO는 중단되었고 마윈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첫 번째 교훈은 당신보다 덩치가 큰 곰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권력을 좇거나 이미 손에 쥐고 있을 때, 우리는 자기 파괴의 확률을 낮추기 위해 경청해야 한다. 권력에 의한 편견은 판단을 흐리는 가장 파괴적인 함정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이 있다. 권력을 좇는 리더는 비전을 잃고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웰스 파고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경영진은 8이 위대한 숫자라는 이유만으로 고객 한 명당 계좌 여덟 개를 개설하라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강요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허위 계좌를 개설하는 부정행위를 저질렀고, 은행은 막대한 손실과 함께 신뢰를 잃었다. 리더가 압박을 가하면 사고는 퇴화하고 합리적인 시각은 사라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권위의 목소리에 순응한다. 스탠퍼드 감옥 실험에서 평범한 학생들이 제복을 입자마자 포악한 교도관으로 돌변했던 것처럼, 권위 편향은 본능적이다. 우리는 제복, 직함, 그리고 위계질서 앞에서 사고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복종을 택한다. 나약한 리더는 주변에 고분고분한 아첨꾼을 두기를 좋아하며, 이는 조직의 판단력을 더욱 흐리게 만든다.
세상은 공정하지 않으며, 권력 다툼은 냉혹하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데이비드 콜터는 합리적이고 온화한 리더였음에도 불구하고, 권력 게임에서 패배해 축출당했다. 세상이 정의롭다는 믿음은 망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권력을 잃는 것이 끝은 아니다. 테니스계의 악동 존 매켄로는 코트 위에서의 권력을 잃은 뒤에도 해설자이자 자선가로 자신을 재창조했다. 그는 승리만이 마법 같은 일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더 넓은 시야를 통해 존경받는 인물로 거듭났다.
결국 중요한 것은 책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인 래리 핑크는 시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투자를 이끌어냈다. 그는 권력이 있는 곳에 책임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권력은 일시적인 특권이며, 이를 선한 방향으로 사용할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의사결정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권력이 주는 환상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경청하고 자신의 위치를 자각해야 한다.
CHAPTER 05. Ego, 자아라는 함정벤처 캐피털 회사 세쿼이아 캐피털은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를 메시아적 용어를 사용해 묘사했다. 그의 지성이 위협적일 만큼 굉장하다는 것이다. 블랙록이나 소프트뱅크 같은 평판 좋은 투자회사들이 비트코인 열풍에 뛰어들었고, 유력 정치인들과 유명 인사들이 그에게 몰려들었다. FTX의 가치는 32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뒤 뱅크먼-프리드는 파산을 신청했다. 겁에 질린 그는 트윗을 통해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너무 자만해서 부주의했다고 변명했다. 그는 고객 자금 유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불법 정치 기부금을 인정했다. 결국 미 법무부는 그를 기소했고 그는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가짜 천재성에 도취되거나 아첨에 둘러싸이면 사람은 스스로를 불사신처럼 느끼기 쉽다. 자아는 권력자에게 가장 위험한 단어다.
인정과 보상을 갈구하는 과도한 자기중심주의는 커리어에 치명적이다. 자신의 판단이 틀림없다는 타당성의 환상, 견해가 정확하다는 과신, 남들보다 낫다는 우월함에 대한 환상, 그리고 오류가 없을 거라는 불멸의 환상은 판단력을 무너뜨린다. 프랑스 사업가 르네-티에리 마공 드라 빌르위셰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그는 버니 메이도프의 펀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을 때,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수익 구조와 낮은 상관관계를 지적하는 경고를 무시했다. 그는 자신이 본 것, 즉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보이던 수익 그래프와 메이도프의 명성만 믿었을 뿐, 들려오는 경고는 믿지 않았다. 결국 그는 전 재산을 잃고 고객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안긴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장 어리석은 태도는 스스로를 가장 똑똑하다고 믿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