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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

린이 지음 | 비즈니스북스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

린이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월 / 388쪽 / 18,500원





말은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끌어들이는 것’



[말의 환경 바꾸기] 나의 영역을 만들어 놓고 말하라


“귤도 회하 이북으로 건너가면 탱자로 변한다고 합니다”:
춘추시대 중국은 140여 개의 크고 작은 제후국으로 나뉜 채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한 나라의 사신으로 타국, 특히 강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많은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일이었다.

기원전 531년 어느 날, 제나라 경공이 상대부 안영을 초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다. 당시 상대부는 오늘날 총리에 해당하는 관직이다. 당시 제는 진과 초라는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환공이 ‘아홉 차례나 제후를 규합하고 천하를 바르게 세웠던’ 백 년 전과는 다르게 국력 또한 쇠퇴해 있었다. 제는 이미 진의 세력 아래로 의탁했으나 두 나라의 관계가 굳건하지는 않았다. 한편 초를 다스리는 영왕은 2년 전 진나라를 멸망시켰던 전쟁광이었다. 만약 제가 초와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맺지 못하면 얼마 못 가 초의 공격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안영은 훗날 안자로도 불리는데, 성씨에 ‘자’가 붙었다는 것은 덕이 높은 인물로 평가받았음을 의미한다. 《사기》 <관안열전>에는 안자의 키가 ‘6척이 채 되지 않는다’라고 나오는데, 대략 140센티미터 정도의 단신이다.

초의 성문 앞에 도착한 안자는 문이 단단히 닫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안자가 주변을 살펴보니 성문 옆에 5척 높이의 자그마한 개구멍이 뚫려 있었다. 영왕이 체구가 작은 안자를 조롱하고자 만든 것이었다. 초의 관리들이 문 옆에 서서는 히죽거리며 안자가 개구멍을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를 바라보던 안자가 돌아서더니 짐짓 물었다. “오늘 제가 개의 나라에 사신으로 왔다면 당연히 개구멍으로 들어가야겠지요. 그런데 만약 초에 방문한 것이라면 다른 문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말에는 ‘꾸짖음’과 ‘치켜세우기’라는 상반된 두 가지 의도가 모두 들어 있다. 초의 무례를 에둘러 나무라면서도 대국답게 행동하기를 요구함으로써 할 말이 없게 만든 것이다. 곧이어 정문이 열리자 안자는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정문을 지나 초로 입성했다. 안자는 왕을 알현하기 위해 궁으로 들어갔다. 영왕은 서 있는 안자의 키가 앉아 있는 자신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타박하듯 굳이 책상다리로 바닥에 앉은 채 말했다. “그대와 같은 자를 사신으로 보내다니, 제에 인물이 그렇게 없는가?”

안자는 영왕을 똑바로 바라보며 반문했다. “제의 도읍인 임치는 칠천 가구가 넘게 사는 대도시입니다. 우리가 일제히 손을 내밀면 소매로 하늘과 태양도 가릴 수 있고, 흐르는 땀을 훔치면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길을 걸으면 서로 어깨가 맞닿고 발끝이 발꿈치에 부딪칩니다. 그런데 전하께서는 어찌 우리 제에 사람이 없다고 말씀하십니까?”안자의 말을 자르듯 영왕이 다시 물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은데 왜 하필 그대가 사신으로 왔는가?”안자는 옷매무새를 다듬고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답을 내놓았다. “우리 제는 사신을 구분해 보내고 있습니다. 현명한 사신은 현명한 임금을 뵙게 하고, 어리석은 사신은 어리석은 임금에게 보냅니다. 저는 가장 무능한 사람이어서 별수 없이 초에 사신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영왕은 미소를 지으며 술과 안주를 가져오라 명했고, 이에 안자도 자연스럽게 예를 갖춰 응했다. 사실 영왕은 안자가 사신으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당시 책사에게 방책을 물었다. “안영이라는 자가 제에서 말을 가장 잘한다고 들었다. 그자를 다스릴 방법이 없겠는가.”책사는 이렇게 답했다. “적당한 때에 사람 하나를 끌고 지나가겠습니다. 전하께서 ‘어느 나라 사람인가?’라고 하문하시면 저희가 ’제나라 사람입니다’라고 아뢰겠습니다. 그리고 ‘무슨 죄를 지었는가?’라고 다시 하문하시면 ‘도둑질을 했습니다’라고 아뢰겠습니다.”

그리하여 영왕과 안자가 술을 마시는 중에 미리 짜둔 궁정 촌극이 시작되었다. 관리 두 명이 밧줄로 꽁꽁 묶은 죄인 한 사람을 끌고 두 사람 앞까지 온 것이다.영왕은 짐짓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도대체 누구이기에 지금 과인이 사신을 맞는 줄 알면서도 이리 끌고 왔는가?”그러자 옆에 선 신하가 바로 대답했다. “저 자는 제나라 사람으로 도둑질을 했습니다.”

영왕은 웃음기를 거두더니 안자를 흘겨보며 말했다. “제의 백성들은 모두 도둑질을 좋아하는가 보오?”이에 안자는 과일 쟁반에서 귤 하나를 집어 들더니 찬찬히 보다가 이렇게 답했다.

“소신이 듣기에 이 귤이 회하 이남에서 자라면 귤이 되지만, 회하 이북에서 자라면 탱자가 된다고 합니다. 잎의 모양은 비슷해 보여도 먹어 보면 맛이 전혀 다릅니다. 바로 땅과 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백성이 제에서는 평안하게 지내다가 초에 와서 도적이 되었으니, 이 땅과 물이 도둑질을 가르친 것이 아니겠습니까?”영왕은 재빨리 술잔을 들고서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과인이 어찌 현자를 모욕하려 했단 말인가. 이야말로 자업자득이요, 내가 놓은 덫에 내가 걸리고 말았소!”이후 영왕은 안자에게 후한 선물을 내리고, 제로 돌아가는 길에도 사람을 보내 돌보게 했다.



내 환경 속으로 상대를 끌어들인다:
이 일화에서 안자는 대화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자신이 설정한 말의 환경으로 상대방을 유도했다. 이처럼 ‘의사환경(pseudo-environment)’을 설정해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화술을 가리켜 ‘말의 환경 바꾸기’라고 한다.

‘의사환경’은 미국의 사회학자 월터 리프먼이 제시한 개념으로 타인이나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세계를 의미한다. 또한 ‘설정’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내린 가설을 뜻한다. 다시 말해 ‘말의 환경 바꾸기’란 논쟁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상대방의 말을 자신의 말이 설정한 환경 속으로 집어넣는 기술이다.

스티브 잡스는 ‘현실을 뒤틀어버리는 힘’이 있는 사람으로 묘사되곤 한다. 예를 들어 잡스는 아이폰을 출시하며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 없는 새로운 휴대폰이라고 단언했다. 이전 핸드폰들과는 다르게 아이폰의 뒷면에는 배터리 교체용 덮개가 없었으니 잡스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다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가 없는 아이폰에 스스로를 맞춰가며 휴대폰만큼이나 무거운 보조 배터리를 따로 챙겨야 했을 뿐이다.

이처럼 ‘말의 환경 바꾸기’는 사실을 재설정해 대화의 초점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는 화술이다.



틈이 있고 유연해야 말이 단단해진다



[입증 극대화하기] 말이 꽂히는 최적의 순간은 따로 있다


“지금의 결정으로 아버지께서 서러워하지 않을는지요”:
이필은 당 시기 현종부터 숙종, 대종, 덕종까지 네 황제를 섬겼다. 군주를 섬기는 일은 호랑이 돌보기와 똑같다 하니 이 내력만 봐도 그가 보통사람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755년 12월, 당시 절도사였던 안녹산이 사사명 등과 함께 15만 대군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켰다. 바로 안사의 난이다. 이듬해 6월, 반란군이 장안으로 쇄도하자 현종은 성이 무너지기 전에 도망쳐 파촉 땅인 성도로 피신했다. 한편 삭방으로 망명한 태자 이형은 다시 진용을 정비해 영무에서 황제로 추대되었다. 훗날 숙종으로 칭해진 그는 당나라의 일곱 번째 황제이자 도성 밖에서 즉위한 첫 번째 황제다. 숙종은 군사를 일으켜 반란을 평정한 다음 아버지 현종을 성도에서 모셔와 태상황으로 삼았다.

이후 숙종은 이임보의 무덤을 파헤쳐서 그 유골을 불태우려고 했다. 태자 시절에 이임보가 현종에게 자신에 대한 악담을 늘어놓으며 해를 끼쳤기 때문이다. 소식을 접한 이필이 황급히 나서서 만류했다. 오랜 원한을 갚으려는 황제의 앞을 감히 가로막고 반대하는 신하라니, 이는 초인적인 용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천자가 되어 넓은 마음을 천하에 보이지 못한다면 이전에 미움을 샀던 자들이 반드시 놀라 두려워하며 화를 자초하게 될 것입니다. 어리석은 신은 그저 이번 일로 감히 맞서는 자들이 천자를 따를 생각을 떨쳐 버리고 끝까지 저항하게 될까 봐 염려할 따름입니다.”

현종 시기부터 조정의 노신으로 여러 차례 태자를 감쌌던 이필이 나서서 설득하니 사람들은 이쯤에서 숙종의 복수가 흐지부지 끝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숙종은 이필의 말을 듣고 더욱 격노하며 말했다. “이 도둑놈이 온갖 모략을 저질러 짐의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짐이 오늘까지 살아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하늘이 보우하셨기 때문임을 그대도 알 것이다. 이 사악하기가 이를 데 없는 놈에게 어찌 자비를 베풀 수 있겠는가?”

숙종의 말에는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하나는 이임보에 대한 증오이고, 다른 하나는 이필에 대한 의문이다. 이 두 가지 감정이 결합하면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었다.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분노한 황제 앞에서 보통은 입을 다물어야 했으나 이필은 지혜로운 말로 상황을 진정시켰다.

“이임보가 한 짓을 신이 어찌 모르겠습니까? 선제께서 천하를 반백 년 동안 다스리시다가 단 한 번의 실수로 파촉까지 가셨습니다. 자신의 신하를 증오해 무덤을 파고 유골을 불태우려는 것을 선제께서 아신다면 이전에 내린 결정들을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혹여 선제께서 회한으로 몸져 눕기라도 하시면 세상은 천자가 천하를 껴안으면서도 정작 어버이는 돌보지 않는다고 여길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숙종은 계단을 내려와 이필을 껴안고 흐느꼈다. “짐이 그대처럼 깊이 생각하지 못했구나. 어리석게도 증오에 눈이 멀었어.”

순식간에 상대의 마음을 휘어잡아야 한다:
이필은 격노에 휩싸인 황제를 정면으로 타이르다 실패하자 말머리를 돌려 정신을 차리게 했다. 이는 그가 사용한 화술인 ‘입증 극대화하기’가 일으킨 효과다. 당시 그에게 주어진 것은 고작해야 단 몇 마디를 전할 짧은 시간뿐이었다. 이성을 잃기 직전인 사람한테는 절절한 진심을 담아 백만 가지 이유를 제시해 봤자 어차피 제대로 닿지도 않는다. 누가 설득해도 소용이 없을뿐더러 괜히 말을 건넨 사람만 적으로 오해받기 쉽다. 하물며 상대방이 황제라면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입증 극대화하기’는 이성을 잃어가는 상대방이 그래도 ‘아직은 듣는 척이라도 하는’ 골든아워 안에 가장 강력한 이유를 재빨리 선택해서 의사를 전하는 화술이다. 이 고사에서 이필이 여러 논거 중에서 선택한 가장 강력한 논리는 다음과 같다.첫째, 당신의 분노에 공감한다. 그러나 당신이 분노하는 사람은 당신의 아버지가 선택한 사람이다.둘째, 당신의 아버지는 현재 건강이 좋지 않다. 그리고 당신이 분노하는 사람은 이미 사망했다.셋째, 당신이 그자의 시신을 파내 훼손하면 당신 아버지의 체면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넷째, 사람들이 이 일을 알면 당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필은 이렇게 집안일, 나랏일, 천하의 일까지 모두 아우르는 가장 강력한 명분을 들어 분노에 휩싸인 숙종의 광기를 가라앉혔다. 다행히 숙종은 이필의 말을 듣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곧 이성을 되찾았다. 이필이 재빠르게 내세운 명분이 강력하지 않았다면 황제의 분노는 그에게도 쏟아졌을 것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자의 무덤을 파서 시신을 훼손하는 일은 어느 시대에서나 극악무도한 행위로 비난받기 마련이다. 만약 숙종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복수를 감행했다면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아주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했을 것이다.



보통의 말로 비범하게 말하는 것이 화술이다



[규칙에서 벗어나기] 규칙을 존중하고 나서야 규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사자를 차마 벌할 수 없으니 대신 마부를 베겠다: 전씨 가문의 시조는 전완으로 진나라의 군주였던 진려공의 아들이다. 전완은 왕족이나 궁궐 암투에 말려들어 급히 제나라로 떠났으며, 전양저는 그의 방계 후손이다. 전완 일가는 대대로 제에서 벼슬을 하며 살았다. 제는 강태공의 영지였으므로 제의 국군(임금)은 모두 강태공의 후손들이다.

경공시대에 들어 진과 연이 함께 군사를 일으켜 제를 공격하자 제는 속절없이 당하기만 했다. 이때 상대부 안영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경공에게 전씨 집안의 서자 전양저를 추천했다.“양저는 비록 첩의 소생이나 문필에서 재능이 뛰어나 따르는 자가 많습니다. 병법에도 조예가 깊어 충분히 적을 위협할 수 있으니 한번 시험해 보시지요.”이에 경공이 전양저를 불러 이야기를 나눠 봤더니 과연 대단한 인재였다. 경공은 즉시 전양저를 대장군으로 임명한 다음 진과 연을 무찌르라고 명령했다.

전양저는 명령을 받들며 이렇게 말했다. “신은 원래 출신이 비천한데 전하께서 중용하시니 갑자기 신분이 여러 대신보다도 높아졌습니다. 장병들은 이런 제게 복종하지 않을 것이며 백성들도 저를 신뢰할 리 없습니다. 자격이 부족한 사람은 위신을 세울 수 없는 법입니다. 바라옵건대 그동안 전하의 총애를 받고 모두에게 존경받는 신하를 보내어 군을 감독하게 하시옵소서. 그렇게 하면 신이 명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경공은 이를 허락하고 장가를 감군으로 보내기로 했다.

전양저는 장군이 내린 명령을 기록하는 영부를 받아 출정을 준비했다. 경공에게 출정 인사를 올린 전양저가 장가에게 말했다. “내일 정오에 군문에서 만납시다.”

이튿날, 전양저는 먼저 군문에 도착해 시간을 재는 해시계와 물시계를 세워 놓고 장가가 오기를 기다렸다. 사실 장가는 이전부터 국군의 총애를 믿고 교만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감군으로 나설 때에도 환송하러 온 사람들과 함께 낮까지 술을 마셨다.

전양저는 아무리 기다려도 장가가 오지 않자 해시계를 넘어뜨리고 물시계는 깨뜨려 전부 치워버렸다. 그리고 혼자 군영으로 들어가 순시하며 병사를 점검한 뒤에 자신이 만든 각종 규정과 군령을 선포했다. 장가는 이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만취한 상태로 군문에 도착했다.전양저가 “어찌하여 약속한 시각보다 늦었습니까?”라고 묻자 장가는 “친척과 친구들이 주는 송별주를 몇 잔 마시다 보니 그만 지체했소.”라고 대꾸했다.

이 말을 들은 전양저는 정색했다. “군을 다스리는 장수로서 명을 받으면 그날로 가족을, 군법이 선포되면 사사로운 관계를, 북을 치고 돌격할 때는 생사를 잊어야 합니다. 지금 적의 대군이 국경까지 쳐들어왔으니 나라에는 소란이 일어나고, 전선의 장병들은 비바람을 피할 곳이 없으며, 국군께서는 편히 주무시지 못하고 수라를 드셔도 맛을 모르십니다. 나라와 백성의 안위가 모두 귀하에게 달려 있는데 어찌하여 송별주를 마실 수 있습니까?”이어서 전양저는 군법을 관장하는 군정을 돌아보며 말했다. “군정은 말하라, 군법에 약속된 시간을 어겨 도착한 사람은 어떻게 처벌하라 되어 있는가?”군정이 답했다. “참형에 처합니다.”



장가는 그제야 덜컥 겁이 나 급히 사람을 보내 경공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공에게 일을 알리러 간 사람이 미처 돌아오기도 전에 장가는 군법에 따라 처형되었다. 전양저가 잘려 나간 장가의 머리를 들어 모두에게 보이자 삼군이 모두 놀라고 두려워했다.

한참 뒤에 경공이 보낸 사자가 장가의 사면령을 들고 왔다. 수레 하나가 쏜살같이 군영 안으로 들어오더니 사자가 엄숙한 목소리로 황제의 명을 읽었다. 전양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장수가 밖에 나가 있을 때는 군주의 명령도 받지 않소!” 이어서 그는 군정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군영 안에서는 수레를 몰고 함부로 달릴 수 없다. 군정은 말하라, 군법에 따르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군정은 얼어붙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참형에 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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