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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포기를 모른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지음 | 현대지성


나는 포기를 모른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지음

현대지성 / 2024년 8월 / 248쪽 / 18,000원





들어가며 - 포기하지 않는 한 결코 끝이 아니다.




사람들의 고통을 이용해 거짓을 퍼뜨리고 분노를 부추기며 불만에 기름을 붓는 집단이 있다. 솔직히 말해 기관과 산업 전체가 그렇다. 금전적, 정치적 이익 때문이다. 이들은 사람들을 계속 비참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어 이득을 취한다. 그들은 불행과 무감동에 맞서는 강력한 무기인 쓸모와 자율성이라는 엄청난 도구가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감추려 한다. 수많은 이들이 팟캐스트, 뉴스레터 등으로 몰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회적 상황이 너무 나빠져 신뢰할 만한 누군가를 찾으려는 것이다. 사리사욕을 위해 거짓말하지 않을 사람, 부정적인 세태에도 굴하지 않고 긍정의 힘을 믿는 사람 말이다.

내가 매일 헬스장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바로 그런 이들이었다. 그들이 호소하는 감정은 내가 2011년 공직에서 물러나고 인생이 무너졌을 때 느꼈던 것과 똑같았다. 그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해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때마다 내가 매우 친숙한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내가 60년간 개발하고 인생의 3막에 걸쳐 성공적으로 활용해온 도구들이었다. 그것들은 10년 전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암흑에서 기어 나오기로 결심하고 불러냈던 것들이기도 했다. 사실 이 도구들은 혁명적이진 않지만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언제나 효과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이것들이 행복하고 성공적이며 쓸모 있는 삶의 청사진 또는 로드맵이라 생각한다.

여기에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떻게 갈 것인지를 아는 것,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려는 의지, 내가 선택한 길의 가치를 타인에게 알리는 것 등이 포함된다. 장애물을 만났을 때 방향을 트는 것, 열린 마음으로 주위에서 배움을 얻어 새 길을 찾아가는 능력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원하는 곳에 이르렀을 때 거기에 오기까지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만큼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Be Useful”은 내 아버지가 내게 해준 최고의 조언이다. 이 책에 담긴 나의 조언도 독자들에게 그렇게 되길 바란다.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마다 원동력이 된 것이 ‘쓸모’였고, 그 결정에 사용한 도구를 정리해준 것도 쓸모였다. 보디빌딩 챔피언, 백만장자, 정치인이 되는 것 모두 내 목표였지만, 그렇게 되기 위한 진짜 동기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좋은 조언의 목적은 정답을 주는 게 아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아니라, 만드는 법과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조언이다. 내 아버지는 내가 지금처럼 세상이 무너졌다고 느끼던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다. 그래서 그때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여쭤볼 수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라면 분명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라, 아놀드.” 아버지의 가르침을 기리고 세상에 널리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아버지보다 더 오래 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썼다. 내가 삶의 모든 단계에서 활용해온 이 도구들이 다른 이들에게도 유용할 것이고, 원하는 삶으로 가는 믿음직한 나침반이 모두에게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힘, 비전




너무도 많은 사람이 인생의 길을 잃었다. 분명한 목적지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건강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전체의 70퍼센트는 자기 일을 싫어하고 인간관계에서도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웃음기 없는 얼굴, 에너지도 없고 자기 자신을 쓸모없다고 느낀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런 사람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어쩌면 당신 자신도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걱정 마라. 당신은 고장 난 것이 아니다. 다만 인생의 비전이 아직 명확하지 않을 뿐이다. 뚜렷한 목표 없이, 그저 막연한 상상만으로 살다 보니 그런 것이다. 이 문제는 바로잡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위대한 변화는 선명한 비전에서 시작되니까. 비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에게 목적과 의미를 부여한다. 분명한 비전이 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세히 그려볼 수도 있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선택권이 없었다고 변명하지 마라 / 크게 바라보고 깊이 파고들어라


그렇다면 어떻게 선명한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작은 것부터 쌓아 올려 점차 크고 또렷한 그림을 완성해가거나, 애초에 거대한 비전을 세워놓고 마치 카메라 렌즈를 조절하듯 점점 초점을 맞춰가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후자였다. 내 인생의 첫 비전은 대단히 광범위했다. 그냥 ‘미국’이었다. 열 살 무렵, 오스트리아 고향 마을의 동쪽에 있는 대도시 그라츠의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다.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두 환상의 나라 미국뿐이었다.

감수성 예민한 어린 시절의 내게 미국은 꿈을 위한 강력한 흥분제였다. 그런데 미국에서 뭘 하고 살지? 알 리가 있나. 너무 막연하고 모호했다. 이미지 자체가 흐릿했다. 고작 열 살짜리가 뭘 알겠는가? 후에 알게 되었지만, 강력한 비전은 종종 이렇게 시작된다. 어린 시절 막연한 동경에서, 외부 영향에 물들기 전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참고로 너무 이른 구체화는 복잡함과 조급함만 낳는다. 처음엔 큰 그림을 그리되, 어디에서 어떻게 초점을 맞출지는 천천히 찾아가는 게 좋다.

그렇다고 해서 비전 자체가 작아지는 건 아니다. 구체성이 더해질 뿐이다. 이미지는 점점 또렷해진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세계 지도를 클로즈업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 경우 미래상이 선명해지면서 보디빌딩을 중심으로 계획이 구체화되었다.

10대 시절, 조 웨이더가 창간한 보디빌딩 잡지 표지에 실린, 미스터 유니버스 레그 파크를 보게 되었다. 그해 여름, 레그가 헤라클레스로 출연한 영화 《헤라클레스와 포로들》도 봤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영국의 가난한 노동자 출신으로, 보디빌딩을 통해 미스터 유니버스가 되고 배우로 변신했다. 순간 깨달았다. 내 미국행 티켓이 여기에 있음을. 아마 당신의 길은 다를 것이고 목적지도 다를 것이다. 취미를 업으로 삼거나 평생의 소명으로 여길 대의가 있을지도 모른다. 정답은 없다. 중요한 건 비전과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생각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라


비전 찾기는 몇 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여정이다. 영영 찾지 못하고 사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 뭘 원하는지 아직 모른다고 해도 괜찮다. 지금부터 찾아 나서면 된다. 당장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첫째, 작은 목표를 세워라. 운동 목표도 좋고 식단 목표도 좋다. 그런 일들을 작은 목표로 삼아 매일 해내면서 당신의 관심사가 어디로 향하는지 눈여겨보라. 그러면 어느새 사물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이 달라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루의 목표가 자리 잡으면 주간, 월간 목표로 넓혀라. 큰 그림에서 좁혀오는 대신, 작은 것에서 시작해 점점 시야를 넓히는 거다. 그러면 자신이 쓸모없다는 생각도 서서히 옅어질 것이다. 바로 그때, 두 번째 일을 실행하라. 디지털 기기를 치우고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영감이 깃들고 발견이 일어난다.



한계를 정하지 마라



나는 목표를 크게 잡는다


꿈 하나를 이루면 더 먼 곳을, 더 세세히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지평선 너머 새로운 가능성과 자신의 잠재력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좀처럼 은퇴 후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대부분 계속해서 한계를 뚫고 더 큰 꿈을 좇아간다. 어려운 일을 해내고 뿌듯함을 맛본 순간을 떠올려보라. 그 후 당신은 도전을 멈췄는가?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목표를 높이 세우고 이뤄내면 우리는 분명 달라진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그 기분은 중독성마저 있었다. 한계란 오직 내 마음 안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장벽을 뚫고 새 길을 개척하는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잠재력의 위대함을 일깨운다. 이 영향력 또한 엄청나다. 내가 큰 꿈을 이루면 다른 이들의 꿈도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니까.

1953년 5월 29일,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마침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기 전까지 32년 동안 9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들의 쾌거 이후 불과 3년 만에 스위스 출신의 산악인 4명이 다시 정상을 답파했다. 최초 등정까지 32년이 걸렸지만, 그 후 32년간 무려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뒤를 이어 성공했다.

그리고 힐러리 등정 하루 전, 캐나다 출신 역도선수 더그 헵번은 세계 최초로 벤치프레스 500파운드(약 227킬로그램)를 들어 올렸다. 그때까지 수십 년간 벤치프레스 500파운드는 신화에 가까운 기록이었다. 그러나 새 기록이 수립된 지 10년도 안 돼 브루노 삼마르티노가 565파운드(약 256킬로그램)로 헵번의 위업을 뛰어넘었다.

내 삶에서도 이런 과정이 있었다. 내가 떠나기 전까진 오스트리아에서 미국행을 감행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독일의 공장으로 일하러 가거나, 좀 모험을 즐기는 이들이 런던에 취직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미스터 올림피아를 연이어 석권하고, 《코난》에 출연한 후로는 LA 곳곳에서 오스트리아인과 독일인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들은 한때 내가 레그 파크의 기사에 매료됐듯, 이제는 나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미국 피트니스 업계나 영화계에 진출하고자 건너왔다. 어느새 내가 그들에게 미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셈이 되었고, 그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그 길을 걸어갔다.

목표에 전력을 다해 반드시 성공하고야 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강렬한 영감을 준다. 꿈을 갖고 노력하면 못할 게 없다는 교훈을 남기는 것이다. 레그 파크는 영국의 작은 공업 도시 출신으로 미스터 유니버스이자 영화배우가 됐다. 내가 못 할 이유가 있을까? 수백만 유럽 이민자들은 꿈과 여행 가방만 가지고 신대륙에 건너가 원하는 삶을 살았다. 내가 못 할 이유가 있을까? 로널드 레이건은 영화배우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변신했다. 내가 못 할 이유가 있을까? 그리고 내가 이 모든 것을 해냈는데, 당신이라고 못 할 이유가 있을까?

물론 내가 약간 미쳤다는 건 인정한다. 무슨 일을 하든 평범하게 하지 않으니까. 꿈도 평범하진 않다. 아무리 큰 위험이 따르더라도 거대한 목표와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나는 뭘 하든 크게 한다. 보디빌더 시절에는 하루에 두 차례, 4~5시간씩 훈련에 매달렸다. 배우가 되어서는 도박 수준의 블록버스터 영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치인으로서 첫 임무이자 유일한 과제는 세계 6위 규모의 경제 시스템을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었다(캘리포니아주의 2022년 명목 GDP는 약 3조 6천억 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크며, 국가별 순위로 포함한다면 2022년 기준으로 세계 5위에 해당한다). 자선사업가로는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주력해왔다. 병든 지구를 치유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내가 목표를 크게 세우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오스트리아에 남아 아버지처럼 경찰이 되었다면? 보디빌딩을 하지 않았거나 천직이 아닌 그냥 취미로만 즐겼다면? 영화배우의 꿈을 고백했을 때 기자들의 조롱에 마음이 흔들렸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알고 싶지도 않다. 목표를 낮게 잡고, 전력투구하지 않고, 다른 이들의 의견에 좌우되며 사는 것 자체가 나에겐 느리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난 절대 그런 삶을 원치 않는다. 당신도 그래야 한다.

왜 어중간한 목표를 세우는가? 온 힘을 다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기도 전에 왜 ‘그런대로 괜찮은’ 정도에서 타협하는가? 어차피 잃을 것도 없지 않은가? 목표를 높이 설정한다고 해서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자신의 비전을 적어보라. 그리고 지운 뒤 배로 키워 다시 써 보라.

더 힘들었는가? 크게 생각하는 건 작게 생각하는 것보다 전혀 어렵지 않다. 크게 잡아보라고 내가 허락하겠다. 아니, 어쩌면 명령이다. 인생의 목표와 비전을 세우는 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아갈 때, 모르는 사이에 다른 이들이 따라올 길을 만든다. 가장 중요한 건 원대한 꿈을 꾸고 전력을 다해 매진하는 것이다. 걸림돌을 만났다고 쉽게 포기해선 안 된다. 자신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지만, 이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기도 하다.



완벽을 향한 집착




단언하건대, 당신과 나에게는 많은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가장 똑똑하거나 가장 부유한 사람도 아니다. 가장 빠르지도, 대단한 인맥도 없다. 또 가장 잘생기거나 예쁘지도 않고, 가장 재능이 뛰어나거나 최상의 유전자를 타고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우리에겐 많은 이들이 갖지 못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노력하려는 의지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당신이 어떤 이든, 어떤 목표를 좇든 이것은 절대불변의 법칙이다. 내 인생 전체가 이 법칙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최고의 보디빌더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15년간 매일 5시간씩 훈련에 매진했다. 미국에 건너온 후에는 훈련 강도를 한층 높이고 이중 분할 훈련법을 고안해냈다. 아침과 저녁으로 나눠 하루에 2시간 30분씩, 전체 루틴을 두 차례나 소화한 것이다. 그렇게 하루에 두 번씩 전력투구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아침에는 프랑코와, 저녁에는 에드 코니나 데이브 드레이퍼와 호흡을 맞췄다.

나만큼 보디빌딩에 미친 사람이 없었다. 절정기에는 단 한 번 운동할 때 드는 전체 웨이트가 4만 파운드(약 18,100킬로그램)에 달했다. 대형 트럭 무게에 필적하는 수준이었다. 대다수는 그 정도까지 고통을 감내하며 노력하길 꺼린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고통을 갈망했고, 훈련에 매달리는 시간 자체를 즐겼다. 오스트리아 시절 첫 트레이너는 고통을 즐기는 내가 마치 괴물 같다고 했다.

어쩌면 그 말이 맞았을 것이다. 보디빌딩 은퇴 후 영화배우로 전향하면서, 매일 운동에 투자하던 5시간을 이제는 주연급 배우로 성공하기 위한 노력에 쏟아부었다. 연기와 영어, 스피치, 악센트 교정 수업을 받았다. 그중 악센트 교정 수업 비용은 아직도 환불받고 싶을 정도로 허탕이었지만 말이다.

셀 수 없이 많은 미팅에 참석하고 무수히 많은 대본을 읽었다. 나쁜 대본, 좋은 대본, 훌륭한 대본을 가려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 제안을 받은 작품은 물론, 손에 잡히는 대본은 모조리 탐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매 영화 촬영 시 기본적 각본 이해와 대사 암기를 넘어, 그 작품에 특화된 구체적 노력도 병행했다. 《트윈스》를 찍을 때는 춤과 즉흥연기를, 《터미네이터》에서는 기계적인 동작을 연마했다. 총을 이용한 액션을 눈감고도 할 수 있도록 눈가리개를 하고 연습했고, 총 쏠 때 눈 깜박임 없이 견딜 때까지 사격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근육질 보디빌더라는 과거의 틀을 깨고 주연급 배우이자 액션스타로 거듭나려면 그 모든 게 필수적인 과정이었으니까.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내 원칙은 변함없었다. 2003년 선거운동 당시, 캘리포니아주의 모든 주요 사안과 관련된 브리핑 자료를 닥치는 대로 탐독했다. 각 브리핑 자료에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작성한 상세 보고서가 빼곡했다. 평소 한 번도 고민하거나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고, 심지어 의사결정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한 사안들이었다. 이를테면 지역별 간호사 대비 환자 비율 같은 것 말이다.

LA 베니스 언덕에서 아침 운동을 마치고 나면, 국정 운영과 정책, 주민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그 어떤 분야라도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인사들을 집으로 초청했다. 그렇게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새로운 스타일의 정치인이 되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다. 언젠가는 보디빌딩에, 그다음엔 연기 수업에 투자했던 그 5시간이, 이제는 정치와 정부의 언어에 몰입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나는 매일 마치 타국 언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 온 학생처럼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메모한 내용을 몇 번이고 복기했고, 자연스럽게 입에서 털털 튀어나올 때까지 외워서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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