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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턱

애덤 알터 지음 | 부키


언스턱

애덤 알터 지음

부키 / 2024년 6월 / 404쪽 / 22,000원





구원의 돌파구 - 고착이란 무엇인가



정체는 당연히 일어난다


목표 가속화 효과(퀵-슬로-퀵 행동 패턴):
고착 상태의 역학 관계를 연구한 미국의 심리학자 클라크 헐의 연구를 살펴보자. 헐은 당시의 많은 심리학자들처럼 학습과 행동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수십 년간 쥐가 미로 속을 달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참고로 미로를 이용하면 통제된 환경에서 동물들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측정할 수 있었는데,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패턴이 관찰되었다.

‘쥐들은 미로 끝에 가까워지면 빠르게 움직였지만, 미로 시작 부분과 중간 부분에서는 느리게 움직이거나 완전히 멈췄다. 이런 현상은 미로가 길고 곧게 뻗은 터널 형태든 아니면 주요 통로와 수많은 갈래길로 이루어진 복잡한 형태든 상관없이 똑같이 나타났는데, 헐은 이런 패턴을 ‘목표 가속화 효과’라고 불렀다.

나는 20여 년 전 학부생일 때 헐의 목표 가속화 효과에 대해 처음 배웠는데, 교수님은 자기도 실험용 쥐를 이용한 연구를 하면서 그 효과를 직접 확인한 적이 있지만, 헐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했다. 대부분의 쥐는 미로 끝에 가까워질수록 더 빨리 움직이지만 처음 달리기 시작할 때부터 빠르게 움직이는 쥐들도 많다. 그리고 쥐들은 미로가 계속되는 동안 점점 더 빨리 달리는 게 아니라 빠르게-천천히-빠르게(퀵-슬로-퀵) 달리는 패턴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미로에 처음 들어설 때는 흥분해서 활기차게 움직이지만 예상보다 미로가 복잡하거나 길면 곧 꼼짝 못 하게 된다.

헐의 독창적인 효과에 나타나는 이런 퀵-슬로-퀵 패턴은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뉴욕대 동료 교수인 안드레아 보네치가 고안한 한 실험에서 학생들에게 에세이 9편을 교정하면서 오타를 찾으라고 지시했다. 학생들은 두 번째와 여덟 번째 에세이보다 다섯 번째 에세이에서 오타를 찾는 속도가 20퍼센트 정도 느려졌다. 연구진이 다른 분야에서 이런 목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때도 목표 가속화 효과가 계속 나타났다. 정리하면 분야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작업 중간 지점에서는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고,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되면 속도를 높이는 것처럼 보였다.

고원 효과 - 좋은 것도 반복하면 효과가 사라진다:
고착 상태는 다른 상황에서도 문제가 된다. 클라크 헐의 지적 영웅 중에 헤르만 에빙하우스라는 독일 심리학자가 있는데, 에빙하우스도 헐처럼 무엇이 동물을 움직이는지 알아내려면 그들의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헐은 미로를 달리는 쥐를 이용해서 동기를 측정한 반면, 에빙하우스는 학습과 건망증을 연구했다.

에빙하우스는 “시를 암기한 뒤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경우 반년쯤 지나면 다 잊어버릴 것이다. 아무리 기억하려고 애써도 그 시를 다시 의식으로 불러올 수 없다”라고 썼다. 정보가 사라져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향을 분석하기 위해 그는 자신을 실험용 기니피그로 사용하기로 했다. 에빙하우스는 날마다 세 글자로 된 아무 의미도 없는 음절(트라이그램, trigram) 수천 개를 억지로 외우고 기억해냈다. 그는 자리에 앉아 GOS, FID, CUV 같은 트라이그램이 적힌 작은 카드를 몇 시간씩 응시한 뒤 다음 날 최대한 많이 기억해내려고 애썼는데, 여기에서도 헐의 목표 가속화 효과가 나타나서, 에빙하우스는 긴 목록의 중간에 있는 단어보다 처음과 마지막에 있는 단어를 잘 기억하는 경향을 보였다. 어찌 된 일인지 중간에 있는 단어는 전부 흐릿해지거나 그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헐처럼 에빙하우스도 중간에서 정체된 것이다.

에빙하우스는 목록 중간에 있는 단어들을 수십, 수백 번씩 암기하면서 기억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했고, 인내심을 갖고 계속했다. 그 결과 특정한 지점을 넘어서면 목록을 한두 번 혹은 열 번 더 암기해도 별로 효과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억지로 외우는 그의 학습 방식에는 한계가 있었고, 처음에는 잘 작동하던 기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인 ‘고원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에빙하우스는 동일한 방식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결국 효과가 사라진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고원 효과도 목표 가속화 효과처럼 어디에나 존재한다. 에빙하우스는 암기에 대해 연구했지만 그의 지적 후손들은 수십 가지 육체적ㆍ정신적 활동에 대한 수백 건의 연구를 통해 고원 효과를 증명했다. 사람들이 정체되는 이유, 그런 고착 상태를 해소하는 방법을 이해하려면 최고의 전략과 접근법도 때로 수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살을 빼거나 근육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언어를 배우려고 할 때는, 계속 같은 음식만 먹거나 똑같은 운동 루틴을 따르거나 새로운 단어 암기에 항상 같은 기술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습관의 노예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삶의 지진:
브루스 파일러는 자신을 개인의 인생 이야기를 수집하는 ‘라이프스토리언(lifestorian)’이라고 설명한다. 참고로 파일러의 삶은 수십 년 동안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엄청나게 성공한 작가 겸 방송인이 된 그는 서커스단에서 일하고, 전설적인 컨트리 뮤지션 가스 브룩스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결혼해서 일란성 쌍둥이 딸을 낳았다.

하지만 곧 위기가 찾아왔다. 희귀한 골암 진단을 받아 16번의 항암 치료와 외과 수술, 몇 년간의 회복기를 거쳐야 했다. 거대한 정체기로 인해 파산의 위험을 겪었고 그의 아버지는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다. 이러할 경우에 사람들이 위안을 찾는 방식은 저마다 다른데, 파일러는 친구들이나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위로를 얻었다.

그는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회복되자마자 3년 동안 미국의 50개 주를 느릿느릿 돌아다니면서 225개의 인생 이야기를 수집했다. 이 이야기는 파일러가 쓴 베스트셀러 《위기의 쓸모》의 토대가 되었다. 각각의 인생 이야기는 독특했지만, 샘플을 충분히 확보한 파일러는 어지러운 소음 속에서 일관성을 발견하기 시작했고, 또 매일 그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떤 패턴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파일러가 전국 각지에서 들은 이야기에 비추어보면 그가 겪은 좌절은 전혀 특별한 게 아니었다. 그는 모든 인생 이야기가 크고 작은 혼란으로 점철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 예외는 없었다. 젊은이와 노인, 부자와 빈자, 전문직 종사자와 육체 노동자,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을 가리지 않고 다들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다. 이런 좌절은 대부분 직장을 잃거나 병마와 싸우는 것처럼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것이었고 다들 원치 않는 일이었다. 어떤 혼란은 대부분 12~18개월마다 한 번씩 발생할 정도로 사소하지만 그런 문제 열 중 하나 정도는 인생을 뒤흔들 정도로 중대한 사건이다. 파일러는 이런 다양한 혼란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용어를 찾으려고 애썼고, 결국 ‘삶의 지진’이라는 말을 쓰기로 했다.

우리는 삶의 지진을 예측하기 어렵고, 삶의 지진에 대비하는 계획을 미리 세울 수는 없기 때문에 원치 않는 변화를 관리하기 위한 전반적인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 파일러는 인생 전환은 우리가 통달할 수 있고 반드시 통달해야만 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그런데 특정한 삶의 지진은 우리를 놀라게 할 수도 있지만 삶의 지진과 인생의 다른 심각한 문제들이 불가피하다는 걸 알고 있으면,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라는 반응부터 보이는 사람들보다 몇 걸음은 더 앞서갈 수 있다.

결승선의 과학:
챈들러 셀프는 전국 챔피언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마라톤과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준엘리트급’ 선수다. 2017년에는 2시간 53분 57초의 기록으로 댈러스 마라톤에서 우승했는데, 이 우승에는 매우 특이한 점이 있었다. 셀프는 결승선에서 6.5킬로미터쯤 떨어진 지점에서 아버지를 지나쳤고 아버지는 딸이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걸 알려줬다. 셀프는 의기양양했다. 그녀는 나중에 이렇게 썼다.

“내 기록을 보고는 어쩌면 개인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급수대에서 주는 음료도 거절했다. 너무 잘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물을 마시려고 속도를 늦추고 싶지 않았다. 날씨도 덥지 않았고 땀도 별로 흘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승점에 가까워졌다. 결승선이 눈에 보였다. 그런데 눈앞에 오르막길이 펼쳐져 있는 광경을 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마라톤 코스의 99.57퍼센트를 완주한 그녀의 몸은 이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마침 마라톤 코스 안에서 릴레이 경주를 하던 고등학생이 달리기를 멈추고 고맙게도 셀프가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줬고, 결국 그 고등학생에게 안기다시피 해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주 관계자들은 관중이나 관계자가 아닌 다른 경쟁자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셀프의 우승이 합법적이라고 판정했다.

마라톤이나 지구력을 요하는 경주에서는 수십 명의 선수가 결승선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셀프처럼 도착하기 직전에 무너지는 이들도 간혹 있다. 그런데 그들이 목표 지점에서 수백 미터도 안 되는 곳에서 중단하는 경향을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다가오는 종료 지점에 대한 지식인 ‘목표 예측(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위해 지금 하고 있는 신체 활동이 언제 끝날지 예상하는 것)’의 인도를 받는다. 목표 예측은 정확한 과학이 아니며 이는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알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숙련된 운동선수들도 경기를 마치기 전에 칼로리를 너무 많이 소비하는 경우가 있다. 결승선을 앞두고 쓰러진 셀프의 몸은 고착 상태를 신체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여러 사례에서처럼 정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일을 장기적으로 경험할 때 클라크 헐은 초반에 정체가 발생한다고 생각했고, 그의 제자들은 중간 지점 부근에서 정체가 일어난다고 믿었으며,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후반에 정체가 일어난다고 여겼다. 목표 가속화 효과, 중간 지점에서의 성과 저하, 고원 효과 등으로 인해 우리는 어딘가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브루스 파일러가 말한 피할 수 없는 혼란과 청천벽력처럼 우리를 강타하는 삶의 지진도 겪게 된다.

전체 과정의 99퍼센트를 마친 뒤에도 마라톤 결승선 앞에서 다리가 풀려버린 챈들러 셀프처럼 에너지가 1퍼센트 부족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셀프는 그 경주에 자신을 너무 많이 쏟아 부어서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너무 빨리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 마찰 징후가 보이자마자 아마 다시는 발전하지 못할 거라고 단념한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정체를 해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항상 예상보다 길다는 것, 그리고 결승선을 불과 몇 걸음 앞두고서 포기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key point] ① 광범위한 목표에 도전할 때는 고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② 중간에서 발생하는 정체를 피하는 좋은 방법은 큰 목표를 하위 목표나 작은 덩어리로 쪼개서 중간점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것이다. ③ 정체를 피하려면 단기적인 이익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④ 삶의 지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미리 예측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⑤ 고착 상태에서 벗어나놓고는 목표 지점 직전에서 꼼짝 못 하게 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이런 일은 특히 에너지를 거의 완벽하게 분배했지만 약간 부족한 경우에 발생한다.

끈기 있게 계속 밀고 나가라


[key point] ① 그만두기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 버텨보자. 대부분의 성공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늦게 찾아온다. ② 사람들은 최고의 아이디어, 더 넓게는 최고의 작품이 프로세스 초기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걸 창조적 절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최고의 아이디어는 나중에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③ 사람들은 고난을 실패와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신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느낌은 뻔한 것을 넘어서고 있다는 신호다. 뻔한 것들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그것을 넘어서 고군분투하는 것은 당신이 성공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초기 신호다.

④ 어떤 일을 계속할 경우에 드는 비용이 기대 수익보다 더 클 때는 그만두는 법을 배우자. ⑤ 속도를 늦추자. 선점자가 되면 그만큼 위험 부담도 커진다. ⑥ 좋은 아이디어가 너무 늦게 떠오르는 것도 좋지 않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너무 일찍 떠올라도 정체에 빠지기 쉽다. 이 경우 기술적ㆍ정치적ㆍ문화적ㆍ경제적 맥락을 고려해서 적절한 시점을 파악하는 법을 익히자.

나는 다르다는 함정에서 벗어나라


[key point] ① 어떤 함정은 너무 깊은 데다 그 영향력이 엄청나서 우리가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다. ② 어떤 분야에서든 정말 새롭기란 어렵다. 이를 최적의 차별화 함정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적당한 차이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게 더 현명하다. ③ 서로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다고 전제한다면, 일반적으로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인한 문제를 피할 수 있다.

④ 큰 문제에 집착하여 작은 문제를 무시하다 보면, 더 큰 문제로 변하기 쉽다. 그러므로 작은 문제를 빨리 처리하거나 최소한 나중에 처리할 계획을 세워두자. ⑤ 원활하고 느린 진보와 중간중간 난제가 도사리고 있는 빠른 진보 사이에서 최적의 지점을 찾는 법을 배우자. ⑥ 대부분의 정체는 중장기적인 문제를 너무 근시안적으로 접근할 때 생긴다. 그러므로 머릿속으로 미래에 대한 그림을 생생하게 그리는 법을 배우자.

아무튼 때로는 고착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차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를 가로막는 함정과 유혹을 식별하고 극복해야 한다. 왜냐하면 가장 미묘한 함정이 우리를 끈질기게 유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



감정의 돌파구 - 불안하다면 불안해져라



강박에서 벗어나라


한발 물러설 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신체적인 함정에 대처할 수 있도록 훌륭하게 설계되어 있다. 신체의 모든 시스템은 “지금 당장 뭔가를 하라”라는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이 쿵쾅거리고 눈앞은 캄캄해지며 이성을 잃는다. 이제는 생각을 멈추고 움직여야 한다. 어떤 사람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괴력이 생겨서 무거운 물체를 움직이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1960년대 초에 헐크를 탄생시킨 만화가 잭 커비는 차에 깔린 아이를 구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마 당신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지역 뉴스를 통해 ‘차를 번쩍 들어 올려 아버지를 구한 슈퍼히어로 여성’ 같은 소식을 접하곤 할 것이다.

좋은 소식은 그런 신체적인 함정에 빠지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정신적인 함정은 항상 발생하는데, 우리 몸과 뇌는 그 2가지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두 경우 모두 불안을 느끼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시야가 좁아지면서 당장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호르몬이 급격하게 분비되면서 근력이 세질 수도 있지만 정신적인 함정에 빠지면 그와 반대되는 반응을 보인다. 정신적인 함정에 빠진 사람은 갑자기 힘이 솟는 게 아니라 무력해진다.

그런데 이런 마비 상태를 극복하는 비결은 당장 행동을 취하려는 본능을 무시하는 것이다. 대개는 행동을 줄이는 것이 정신적인 고착 상태에 대처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무튼 혁명만이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포기하는 순간 진화의 가능성이 열린다. 음악이나 미술 작품을 만들든, 수학 퀴즈나 대학 입학 시험을 치르든, 더 높은 연봉이나 승진을 요구하든, 우리 인생에는 거의 항상 ‘내일’이 존재한다. 성공으로 향하는 괜찮은 길이 말도 안 되게 비현실적임에도 이를 혁명 행위로 취급한다면 결국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때로는 주위를 살피는 동안 완전히 멈추는 것이 가장 좋은 전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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