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스페이스
줄리엣 펀트 지음 | 알키
화이트 스페이스
줄리엣 펀트 지음
알키 / 2023년 2월 / 320쪽 / 19,000원
탐욕의 문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요소 - 비어있는 시간을 향한 숨은 열망
과부하 시대: 나의 고객들은 전문직을 비롯해 여러 업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뜻하지 않는 파멸적인 죄책감을 느낀다고 내게 털어놓는다. 바쁨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만 만성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잘못 가정하고, 전자 기기를 애인마냥 사랑하고, 쓰나미처럼 몰아치는 일을 처리할 능력이 없다며 자책한다. 또 가족을 소홀히 대한 잘못을 곱씹어 생각하고, 건강을 해치고 있을까 봐 걱정하고, 열정적으로 달리는데도 성취하는 것이 거의 없어서 길고도 공허한 미래를 맞이할까 봐 두려워한다.
내가 ‘땅콩버터 관리자’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민디도 이런 사고방식의 틀에 갇혀 지냈다. 일반적으로 땅콩버터는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물품이 아니지만, 점심 식사를 하지 않는 일류 영업 사원 민디에게는 손을 뻗으면 언제라도 닿을 수 있는 땅콩버터가 헤드폰만큼이나 중요하다. 민디는 자신의 업무를 매우 좋아하는데, 병세가 깊어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환자들에게 영양제 링거를 공급하는 일이다. 민디는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직장에서는 승진했지만 ‘삶’에서는 오히려 좌천되었다고 하소연했다.
예전에는 신나게 느껴졌던 바쁜 일정이 이제는 숨통을 누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일할 때는 매 순간순간이 중요하다 생각해 그동안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았고, 점심 식사가 시간을 낭비하는 어리석은 일처럼 느껴져서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책상에 늘 땅콩버터 통을 놔두고 일했다고 한다. 이는 필수 영양분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도록 환자를 돕는 일을 하는 전문가에게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렇듯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민디와 그의 팀은 명백하게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민디를 포함해 업무에 전력을 기울이던 팀원들은 피로를 호소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기에 급급했다.
참고로 불쏘시개와 땔감 사이에 공간이 없으면 불을 피울 수 없다. 산소가 넘나들 수 있는 공간은 불꽃을 점화하고 불길을 계속 타오르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삶의 모든 영역, 특히 직장에서 이러한 자연의 법칙을 망각한다. 마치 테트리스 게임 막바지의 블록들처럼 일정은 빽빽하게 차 있고, 머릿속에는 정리되지 않은 메모가 흘러넘친다. 불씨를 일게 할 산소가 들어설 한 치의 공간도 없다. 아무튼 업무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작 필요한 것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짬이다.
이제 피트의 사례를 보자. 피트는 30년 동안 소방과 구조 서비스 분야에서 일했고 응급구조사로 훈련을 받았으므로 불길과 산소의 상호작용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또 생사를 다루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최초 대응자들을 교육시키는 역할을 맡아서 ‘스트레스 면역’ 훈련을 실시했으므로 중압감 관리에 관한 지식도 많이 갖추었다. 피트는 이러한 기술들을 개인적으로 구사하면서 “사람들의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시키는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에 자신이 지역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는 작은 기업이 대기업에 인수되었는데, 인수에 따른 부담은 대단히 커서 피트처럼 웬만한 업무는 거뜬히 처리하는 직원도 감당하기 버거웠다. 피트는 하루에 무려 200통에 가까운 이메일을 받기 시작했고, 새로 배정된 상사는 부하 직원의 개인 사정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요일 밤 11시에 이메일을 보내면서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피트가 표현한 대로 일과 사생활이 “카드를 섞듯 뒤섞였다.” 스트레스를 겪다 못한 피트는 급기야 호흡곤란을 겪고 응급실로 실려 갔다. 나는 상담한 후에 “더 하실 말씀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피트의 대답을 듣고 가슴이 먹먹했다. 피트는 이렇게 대꾸했다. “정말 알고 싶어요. 이러한 생활이 언제 끝날까요?”
나는 민디와 피트 같은 사람들을 수없이 만났다. 바쁜 생활은 그들이 숨 쉬는 모든 공간에서 산소를 완전히 빨아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에서 자극을 받으면 누구라도 폭발하고 만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일이란 게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면서 따른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렇게 인정하고 따르는 태도가 우리의 숨통을 짓누른다.
전략적 멈춤 실천하기: 민디와 피트를 포함해 피곤에 지친 노동자들은 화이트 스페이스, 즉 ‘과제 없는 시간’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화이트 스페이스란 용어는 달력에 아무 일정도 적혀있지 않은 백색 여백에 아직 발현되지 않은 우리의 잠재성이 담겨 있다는 걸 깨닫는 데서 탄생했다. 화이트 스페이스는 길든 짧든, 계획적이든 즉흥적이든,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든 문이 열려 있는 시간과 같아 우리가 다시 숨을 쉴 수 있도록 산소를 공급한다.
이 놀라운 시간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소지만 너무 빽빽해서 소화하기 힘든 일정, 도착한 메일로 넘쳐나는 받은 메일함, 더 많이 일해야 한다는 압박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 틈이나 공백, 완충 기간 등 어떻게 불러도 괜찮다. 끊임없이 행동하는 사이 틈틈이 ‘화이트 스페이스’를 실천한다면 우리의 모든 것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전략적 멈춤, 즉 일시적으로 일을 중단하기로 선택한 순간 자체가 화이트 스페이스를 실천하도록 부추기는 촉매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멈추면 여백과 같은 시간인 화이트 스페이스가 밀고 들어온다. 하지만 우리가 정지보다 전진에 익숙한 것이 문제이다.
멈춤의 시간을 일로 채우는 습관이 개인과 조직의 내면에 매우 깊이 새겨져 있어 우리는 애당초 화이트 스페이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참고로 피트는 이렇게 말했다. “일정을 꽉 채우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져서 5분이라도 시간이 비면 그 시간 동안 뭔가를 해야 한다는 엄청난 심적 압박감을 느껴요.” 차고를 청소할 때 어떤 감정이 차오르는지 떠올려보자. 장식품과 기념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할 잊힌 보물 같은 물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새롭게 확보된 공간이 주는 만족감이 훨씬 클 것이다. 아마 빈 공간을 채울 온갖 가능성이 떠오르는 즉시 짜릿해질 것이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공간은 우리의 에너지를 해방시키는데, 이 공간을 놓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바쁨이라는 우상 - 해도 해도 일이 끝나지 않는 이유많은 상황이 속속 끼어들며 우리를 바쁜 생활 속으로 밀어 넣고, 주위에서는 과로하며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미화한다. 또 생산성을 높여 준다는 마음을 혹하게 만드는 기술이 등장해 바쁘게 살라고 우리를 유혹하고, 순교자라도 되는 양 자신을 희생하며 일에 몰두하는 팀원들이 공개적으로 보상을 받는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자신에게 화이트 스페이스가 부족한 원인을 파악하고 그럼으로써 치러야 하는 대가에 주목해야 한다.
무엇이 과로로 향하는 무빙워크에 우리를 올려놓는가? 탐욕(insatiability), 순응(conformity), 낭비(waste)다. 이 세 주요 요인은 우리에게서 산소라는 보물을 빼앗고, 삶에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능력을 위협한다. 탐욕은 ‘더 많이 일해야 해’라고 외치고, 순응은 ‘다들 그렇게 하니까’라고 타이른다. 그리고 낭비는 ‘어리석게 일하게 만들어서’ 우리에게 필요한 멈춤을 실천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특히 가치가 별로 없는 일은 멈춤을 위협하는 가장 유감스러운 요인이다.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사람을 몹시 지치게 만든다. 그러므로 바쁨이라는 우상에 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온통 벽돌뿐 모르타르가 없다: 이 책을 읽고 있을 많은 독자들이 이제 깨닫기 시작할 것이다. ‘나와 동료들은 생각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매일 내 최고의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없다. 멈춤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능력 밖이다.’ 자, 이제 당신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주겠다. 일단 당신이 근무하는 조직의 규모가 크다면, 무엇보다 먼저 당신의 좋은 의도를 해칠 수 있는 몇 가지 실수를 피해야 한다.
보통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은 단순화, 효율성 향상, 생산성 훈련을 앞세워 목표를 언급하고, 업무 조직과 관련한 예측 가능한 사항부터 조정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먼저 조직 개편을 반복해 실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사이동만으로는 근무 방식을 바꿀 수 없다. 다음 단계에서 리더들은 기술 향상, 자동화, 린 식스 시그마나 표준 작업 등 업무를 단순화하는 방법들을 검토하고 선택한다. 이런 조정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우리 회사에서는 업무 조직상의 변화를 가리켜 효율성의 집을 쌓는다는 맥락에서 벽돌(bricks)이라 부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업무 조직의 변화들 사이에, 즉 벽돌과 벽돌 사이에 모르타르(주로 벽돌을 접착시킬 용도로 사용하는 반죽)를 채워 넣지 않는다. 모르타르는 행동 변화를 가리킨다.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은 집은 전체적으로 불안정하다. 팀원이 불필요한 요청을 거절하거나, 글을 간결하게 쓰거나, 방해받지 않고 집중하는 능력을 서로 지켜주기 위해 충동을 억제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매우 오랫동안 업무 조직을 개편하더라도 효율적인 상태에 도달할 수 없다. 그런데 기업들이 모르타르를 간과하는 것은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모르타르의 중요성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클라이언트 기업의 주민이 아니라 구경꾼이다. 그 기업의 직원으로 일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조직 내부의 ‘주민’과 함께 일하며 깊은 공감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었고, 그 능력은 시간과 더불어 계속 풍부해졌다. 덕택에 직원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바쁨에서 벗어나는 번쩍이는 출구 표지를 식별할 수 있는 객관성을 갖출 수 있었다. 따라서 나는 계속해서 더욱 바람직한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당신도 곧 그럴 것이다. 이제 모든 사람을 결집시킬 수 있는 기준이 되는 틀을 제공하는 동시에 행동 변화를 가리키는 모르타르를 채워 넣어 벽돌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아 소개할 것이다.
화이트 스페이스로 향하는 길화이트 스페이스로 향하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을 전진시킬 다음과 같은 4가지 중추적 변화를 마주할 것이다. 첫째, 화이트 스페이스를 사용해 전략적 멈춤을 실시함으로써 업무의 속도를 늦추고, 자신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법을 깨달을 것이다. 둘째, 내가 지닌 최대 강점이 어떻게 업무의 품질을 최선의 상태로 수행하지 못하게 방해하는지 인식하고 이와 같은 시간 도둑에 맞서 강점의 형태를 띈 도둑의 가면을 벗길 것이다. 셋째, 요점을 예리하게 꿰뚫도록 하는 단어들을 사용해 정말 중요한 사항에 신속하게 초점을 맞추게 해줄 단순화 질문들을 배울 것이다. 넷째, 긴급하다는 환각을 일소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위기가 주변에서 발생하더라도 평정심을 찾고 유지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전략적 멈춤 - 현실이 되는 매일 누리는 비어있는 시간대니엘 비숍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파인허스트리조트에서 홍보 담당 이사로 일했다. 만족할 만한 직책이었고, 대니엘의 화려한 직장 생활이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고 많이들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대니엘은 20대부터 줄곧 미래가 불투명할지라도 언젠가 창업을 하겠다는 속내를 품어왔다. 그래서 성공을 다짐하고 열심히 뛰었고, 아이디어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다 화이트 스페이스의 힘을 발견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전략적 사고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녀는 샤르도네를 담은 잔을 들고 자리에 앉아 생각했고, ‘진정으로 정신을 집중하면서 나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마음속에서 무엇이 끓어오르는지 알아내는 시간을 자신에게 허락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몇 달 후 대니엘은 자신의 꿈을 믿고 휴대전화와 스프레드시트만 달랑 든 채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에이치비하스피텔리티를 창업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브로드무어나 페블비치리조트와 같은 일을 하는 곳으로, 리조트를 운영하는 다국적기업들을 대상으로 그곳에서 근무하는 회의 기획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행사를 개최하는 회사였는데, 이를 통해 대니엘은 업계에 화이트 스페이스를 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사를 연간 20회를 개최하겠다고 목표를 세울 때도, 연간 75회를 개최하는 쾌거를 이루겠다고 결심할 때도 대니엘은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할애해 자신의 열망을 스며들게 했다. 그러면서 “이때 바로 마법이 일어납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2020년 경제 위기로 수입의 대부분이 증발하자 대니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화이트 스페이스로 눈을 돌렸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내 정신이 자유롭게 사고하도록 내버려 두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관찰하기만 했습니다. 개중에는 좋은 아이디어도, 그렇지 않은 아이디어도 있었어요. 좋은 아이디어를 취해 팀에 전달했죠.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서 사업 모델을 더욱 개선해 회사를 완전히 탈바꿈시킬 수 있었어요. 덕분에 회사는 더욱 튼튼해졌습니다.” 대니엘이 특별한 사람이라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이 아니다. 필요할 때마다 거듭해서 ‘멈춤’을 자신에게 허락했을 뿐이다.
멈춤의 사용: 과학적 상식에서 휴식을 취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멈춤은 에너지, 창의성, 문제 해결력을 향상시키는 길이라고 말하는데, 이에는 다음과 같은 4가지 형태가 있다. ‘① 회복하기(recuperate) 위한 전략적 멈춤 ② 줄이기(reduce) 위한 전략적 멈춤 - 추후 뒤에서 자세히 살펴볼 이런 유형의 멈춤은 오늘날과 같은 과부하 시대를 살아갈 때 중요함 ③ 깊이 생각하기(reflect) 위한 전략적 멈춤 - 이 멈춤은 영업 팀에 매우 중요함 ④ 건설하기(construct) 위한 전략적 멈춤 - 이는 고찰을 위한 시간이자 새로운 사업을 생성하는 도구이며, 성장하고, 혁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임’
[핵심포인트 - 전략적 멈춤에 관해 생각할 시간을 가져라] ①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멈춤은 수행력, 창의성, 지구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 ② 많은 성공한 리더들은 집중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자신들의 성공에 핵심적인 요소였다고 꼽는다. ③ 회복하고, 줄이고, 깊이 생각하고, 건설하기 위해 전략적 멈춤을 사용할 수 있다. ④ 업무와 활동 사이에 쐐기를 끼워 넣는 것은 깊이 생각하고 침착함을 되찾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쐐기는 두 활동 사이에 끼워 넣는 짧은 화이트 스페이스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쐐기가 없다면 서로 이어졌을 행동이나 사건을 ‘분리’하는 용도로 쓰인다. 쐐기는 생각하거나 계획을 세우거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짬을 제공한다. ⑤ 부정적인 생각이 화이트 스페이스를 강탈할 수 있지만, 약속을 정하고 걱정과 만나는 것을 통해 걱정을 억제할 수 있다.
시간 도둑 - 우리에게 대항하는 세력 감지하기회사, 팀, 일하는 개인을 이끄는 4가지 주요 동인은 추진력, 탁월함, 정보, 부지런함인데, 나는 이러한 동인을 ‘시간 도둑’으로 부른다. 시간 도둑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이고 유용한 영향을 끼치는 성질을 가졌지만, 화이트 스페이스를 고사시키는 최대 원인이기도 하다. 나는 시간 도둑 하면 나팔꽃 덩굴이 떠오른다. 나팔꽃 덩굴은 생동감을 발산하면서 보는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당신의 소유물에 손길을 뻗자마자 배배 꼬인 덩굴손으로 의자를 휘휘 감고, 창문이며 처마 사이를 파고들고, 급기야 개집 문까지 막아버린다. 이웃은 나팔꽃 덩굴이 자기네 정원을 침범해 장미의 숨통을 누리기 시작했다고 투덜댄다. 잎을 뽑아버리더라도 뿌리는 여보란 듯 뻗어내려 살충제를 뿌려도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다.